엄청나게 퍼붓는 장마빗줄기를 가르면서 정문이 무참하게 깨져나간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현판이 붙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래이십사라는 간판은 온데간데 없이 그 비어진 공간이 우중충한 날씨와 더불어 더욱 더 을씨년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무림의 양대문파의 한 산맥을 이루고 있는 그래이십사 도장의 모습은 불과 6시간 전만해도 이런 적막하고 삭막한 분위기가 아니였었다. 언제나 시끌시끌 문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수많은 문하생들의 왕례가 빈번했던 이곳이 지금 단 한사람의 출현으로 인해 처참한 폐허로 변모해 버린 것이였다.
콰콰콰콰콰 쿠쿵 번쩍..!!
빗소리를 꽤뚫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하늘의 고함소리와 함께 비춰진 한줄기 번개 섬광이 이 도장의 중심부에 조용히 서있는 인영의 모습의 명암을 슬쩍 비춰주었다. 도장내부에는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이름모를 육체들이 돌아올 수 없는 이승을 뒤로하고 황천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공통적인 것은 널부러져 있는 시신들은 모두 눈이 반쯤 튀어나와 있는 상태...이모습 하나로도 도장의 중앙에 외롭게 서있는 이름모를 한사람에 의하여 멸화의 업을 당했을 것이라고 추측되어 진다.
스스스스스윽.........
이름모를 인영앞에 좌, 우 한명씩 연기처럼 두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전호인... 사형의 명을 받겠습니다 존명..!!'
`비자림... 사형의 명을 받겠습니다 존명..!!'
아....무림을 공포로 물들었던 이 두명의 성명....화미남전호인과 지면살수비자림.....
빼어난 외모로 극악 분신술로 상대의 혼란에 빠트려 결국 자신의 외모를 저주하게 만들어 자멸을 길을 걷게 만든다는 자뻑분신의 대가...화미남 전호인....그의 손에 사라져간 수많은 무림고수들은 확인된 것만해도 하루 알라딘 주문자의 수를 육박한다고 한다.
언제나 두꺼운 보자기를 얼굴에 가리고 있어 외모가 확인이 안되는 지면살수비자림은 두툼한 두루마리를 옆구리에 끼고 있다고 해서 지어진 예명인 것이다. 확인된 바에 의하면 그의 두루마리에 특정인물을 넣어 글짓기를 하면 그 인물은 어김없이 3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바뀐다고 한다. 독살의 흔적 암살의 흔적도 없이 상대를 제거하는 그 신출귀몰한 솜씨는 후일 수세기가 흐른 뒤 일본으로 건너가 `데쓰노트'라는 코믹스의 주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초절정 고수들이 무릎을 꿇고 사형이라고 부르는 인물은 대체 누구인가...?? 사파최고의 무림고수 두명을 좌우로 거느린 이 고수가 누구이건 간에 사파의 거대 문파 그래이십사를 단 수분만에 도륙을 내버린 솜씨로 보아 알려지지 않은 초절정 고수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이윽고 나즈막한 숨고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중앙에 우뚝 선 수수께끼의 인물이 입을 열었다.
`다음 목표는 태클도장이다...!!!.'
꽈꽈꽈꽝 번쩍.....!!!!!
때마침 사정없이 지면을 때리는 번개에 그 고수의 얼굴이 얼핏 스쳐지나갔다....아.......밀가루 반죽같은 하얀 피부.....정수리 부분을 중심으로 질끈 묶은 독특한 머리모양...입을 열때마다 조금씩 튀어나오는 두부조각과 부추조각..그리고 돼지고기 조각.......!!!! 수십년전 고강한 내공과 더불어 인술과 체술의 절대경지까지 올라선 무림의 초극강 고수......!!! 결국 그 힘을 두려워한 사파, 정파 동맹에 의해 저 깊숙한 한진산맥 유벡스기슭에 봉인이 되었던 추리마황 물만두...!!!!!!!
그렇다...그래이십사도장에 널부러진 사체들의 반쯤 튀어나온 그 두눈은 추리마황물만두가 구사하는 수많은 무공중 중하하레벨 위치에 있는 전집류후두부파쇄 권법이였던 것이다. 셜록홈즈나 아가사크리스티 같은 씨리즈 전집류를 묶은 책으로 교묘히 상대방의 뒤통수를 가격해 결국 두 동공이 튀어나오게 하여 유명을 달리하게 하는....극강의 살수권법.....!!
뒷처리를 맡긴다....스스슥......
좌전호 우비자...사형의 명을 받듭니다..존명..!!!
홀연히 사라진 그녀가 있었던 자리에는 반파가 된 그래이십사의 도장현판이라고 추정되는 나무조각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아씨 댄장 언제까지 뒤처리만 해야 하는 거야...!!
조용히 도장에 널부러진 시신을 수습하던 화미남전호인이 불평의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쉿...조용하세요...그렇게 불평하다가 사라져 간 사매가 있었잖아요...
그렇다. 불과 2개월전 또 다른 무림고수 책사재기치카치카는 추리마황물만두에게 흔히 말하는 대들고 까불다가 결국 옥상행만두소라는 추리마황의 상상상 인술에 의해 한줌의 만두소로 전락해버린 사건이 있었다. 그 일을 생각한 화미남전호인은 흠짓 몸서리치면서 조용하고 신속하게 뒷처리를 깨끗하게 진행해 나갔다. 한시간이 흘렀을까 깨끗하게 뒷처리를 완료한 두명의 고수 역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밤의 살육의 멸화를 겪었던 그래이십사도장에도 동이 터오고 있었다. 동이 터오름과 동시에 매우 빠르고 신속한 움직임으로 하나의 백색인영이 도장안으로 스며들었다.
스스스스스스윽.....
불룩한 배를 가진 고혹적인 미모를 가진 한명의 여성이 이 백색인영의 정체.....
너무..늦은 건가.....?? 이런....씨를 말려 버렸군...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정체는.....마로백호조선인.....!!!
정파와 사파 어느 곳에도 소속감을 가지지 않고 언제나 중간의 입장에서 양측의 중재를 맡아오던 그녀..고강한 권법이나 무술을 연마하진 않았으나, 이런 모든 권법과 무술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강력한 소환마법이 그녀의 무기라면 무기랄까...특히 그녀가 마로소환이라는 소환마법은 살기등등한 무림인들을 일순간에 평화와 동심의 세계로 빠트린다고 하여 소문나지 않은 고수 중에 고수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사제...어서 상황을 보고해 보세요....!!
이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도장의 한구석에서 조용히 뱅글뱅글 돌면서 나타나는 분홍색의 정체모를 인영...
아씨...그만 좀 돌고....보고 좀 하라니까요..!!
그제서야 회전을 멈추고 모습을 드러내는 분홍색의 인물....( )메피스토..!!
사형....너무 잔인무도하고 끔찍했습니다...으..윽....!!
별반 가진 무술과 권법은 쥐뿔도 모르지만 무림 최고의 은닉술과 잠입술을 자랑하는 ( )메피스토...
태클도장 근위대장인 야클의 여가선용이 코파기라는 비밀스런 사실을 무림에 퍼트린 인물도 이 인간이였다는 소문이 있다. 그렇다..은닉술과 잠입술의 고수인 ( )메피스토는 새벽에 일어난 그래이십사도장의 살겁의 현장에 몸을 숨기고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였다.
자초지종을 들은 마로백호조선인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었다.
큰일났군요 사제...그동안 조용했던 무림에 혈풍이 몰아치겠어요...
그런데 어쩌다가 추리마황물만두의 봉인이 풀린거죠.?
그 사항도 미리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사형... 그 봉인이 풀인 이유는 벤트마신바람구두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만 금단의 이벤트를 3회 연달아 열어버린 까닭에 추리마황물만두의 봉인해체의 결정적인 요인을 줬다고 합니다...이제 어쩌죠 사형..??
또다사 곰곰히 생각하던 마로백호 조선인은 조용히 해결책을 말해 주었다.
지금의 나의 소환마법으로는 추리마황물만두의 혈겁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어요..
나는 지금부터 백호소환을 익히기 위해 산후조리계곡에서 미역국을 들이키면서 면벽수도에 들어갈 껍니다.
완벽히 익히는데 아무리 나라도 한달은 족히 걸릴 꺼에요...그동안 사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추리마황물만두를 최대한 저지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실려면 지금 칩거 중이신 추천지존로도무비님께 제 이름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세요..아셨죠.??
이말을 남기고 황당하게 입을 해벌리고 있는 ( )메피스토 앞에서 스스슥 사라져 버리는 마로백호조선인..
아아....이제 무림의 존폐여부는 고강한 무술과 권법은 커녕 기껏해야 은닉술과 잠입술이 전부인 ( )메피스토에게 달렸으니.....과연 추리마황물만두의 혈겁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쿠쿠궁......
뱀꼬리1 : 알라딘 특정인물과 전혀 상관없는 페이퍼 입니다..=3=3=3=3=3
뱀꼬리2 : 괄호안에 알맞은 말을 넣어보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