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개인적으로 특정 브랜드 두 가지 정도 불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스타벅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롯데'입니다. 이 두 브랜드를 불매하는 이유는 다른 분들이 불매하는 이유와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롯데의 경우 이번 정권이 들어섬과 동시에 불매에 들어간 경우고요.(쓰고 보니 세가지군요 삼성제품도 여간하면 불매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 분들을 욕하진 않습니다. 어쩌다 스타벅스 매장을 지나가다 거기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 하여 나오는 분들께 '당신이 마신 커피 한잔이 팔레스타인 어린아이들의 사지를 찢는 총알과 폭탄이 되는 줄 알아라!!' 거나 '갈아내는 원두 조각이 아프리카 극빈층의 살점이라고 생각해라!'라고 독설을 퍼붓진 않습니다. 그 분들이 그 브랜드 커피를 선호하는 이유는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또 '스사모(가칭 스타벅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진짜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회원들이 어느 날 저를 납치에 지하 골방에 묶어놓고 입에 깔데기를 꼽고 스타벅스 커피를 부어 넣으며 '불매를 철회하고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란 말이야! '라는 행동이 일어날 리가 만무하겠죠.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에 따라 행동이 틀려지는 것뿐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하나가 발생합니다. 제 주변의 지인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커피를 즐겨 마시는 친한 친구들이 존재합니다. 이들과 모임을 가질 때 스타벅스에서 모일 때가 있습니다. 이때 저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1. 친구들에게 스타벅스 커피의 잔혹함을 설파하고 불매에 동참하도록 선동한다.
2. 그래도 친구들하고의 모임인데 개인적인 불매 때문에 분위기 망치는 건 민폐다.
3. 절충안을 낸다. 그곳에서 모이더라도 커피만 안마시면 된다.
4. 친구들과의 약속장소 1시간 전에 도착해 스타벅스 매장에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다.

전 3번을 택합니다. 지극히 회색적이며 박쥐같은 모습이지만 제 나름대로의 절충안을 내 논 거죠. (그렇다고 남들 커피 마실 때 맹물을 마시진 않습니다. 별다방 그린 티 프라푸치노 제법 맛납니다.) 그래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지인들 대부분 내가 왜 별다방 커피를 안 마시는지 이유는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걸 불편해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사실 오래 알고 지내다 보니 이런 문제점은 소소해집니다. 그들 역시 내 행동을 인정하고 저 역시 그들 행동이나 취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쩔 땐 스타벅스에서 그린 티 프라푸치노를 시키며 수다를 떨기도 하지만, 그 친구들이 알아서 모임장소를 별다방으로 잡지 않는 모습도 종종 보여줍니다. 사실 스타벅스 커피 맛 보다 저와의 수다가 즐거우니까 그랬겠지만.(닥쵸!) 

그러다 보니 저의 개인적 불매가 그 친구들에게 불편함을 주던가. 아님 그 친구들의 취향에 내 마음 한구석에 불신감이 생기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사회적 이유로 불매를 하더라도 그 친구들이나 저나 별다방 커피보다 서로가 더 소중한 존재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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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09-12-15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4번을 택하겠습니다.
그런데 도시락 폭탄이 터지면 도시락은 못 먹게 되는 겁니까? 그렇다면 심각하군요.

Mephistopheles 2009-12-15 01:38   좋아요 0 | URL
도시락은 2교시 끝나고 까먹어 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레이님.

Forgettable. 2009-12-15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사지를 찢는 총알과 폭탄....... 스타벅스 카드할인에 홀딱넘어가 스타벅스 애용하는데(그마저도 맨날 카드 바꿔결제해서 결국 할인은 못받고)

저도 이제 스타벅스 안갈래요.. 할인 또 못받았다며 털썩하는것도 이제 지겹고.
암튼 이 페이퍼는 제게 1번이네요. 몰랐어요.

Mephistopheles 2009-12-15 01:54   좋아요 0 | URL
어...이게 아닌데...그렇게 후다닥 1번 택하시면 전 뭐가 되요..흑흑..결국 제가 선동한 꼴이 되잖아요...^^

웽스북스 2009-12-15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와중에 메피님 또래 친구분들이 종종 스타벅스에서 모이기도 한다는게 놀라운 건 정녕 저뿐인겁니까 ㅋ

Mephistopheles 2009-12-15 01:5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이리 좀 가까이 와봐요...저에게 친구란 성별이나 나이의 터울보다 교감이 중요해요..몇 살이 차이가 나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존재해요..굳이 동생이나 후배라는 칭호는 생략하고요..오호호호(젊게 살고 싶은 아저씨의 발버둥입니다.)

웽스북스 2009-12-15 02:04   좋아요 0 | URL
아. 그러니까 메피님이 그 유명한
'아는 오빠' 되시는 분이십니까?

Mephistopheles 2009-12-15 02:10   좋아요 0 | URL
이거 왠지 불륜의 냄새가 모락모락...
절대 “니가 아는 오빠는 교회 오빠고, 내가 아는 여자는 양다리냐"거나“그냥 아는 오빤데 왜 하트 문자를 주고 받으며, 교회 오빠인데 왜 평일에 만나냐” 이런 거 아닙니다 웬디양님..

Joule 2009-12-15 03:00   좋아요 0 | URL
놀라는 제2인.

무해한모리군 2009-12-15 08:49   좋아요 0 | URL
마이 놀라는 제3인 ^^

Mephistopheles 2009-12-15 10:29   좋아요 0 | URL
이 싸람들이..중년을 늙다리로 생각하는 드러운 세상..!!

바람돌이 2009-12-15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메피님을 회색분자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09-12-15 10:02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늘 회색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하이드 2009-12-15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스타벅스에 앉아서 스타벅스 불매하지 말라니깐요 - 그러기만 하면 불매 하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이랍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덧붙이면,
친구만남과 상관없이 매일같이 스타벅스에 들러서 스타벅스에 있는 책도 읽고, 물도 마시면서 불매피켓 들고 있는 일같은건 하지 말라는 이야기지요. ^^

Mephistopheles 2009-12-15 10:02   좋아요 0 | URL
엥...그런 사람이 있나요. 한손에 스타벅스 카라멜 마키아또를 들고 한 손엔 불매 피켓 들고..에이 ...그건 좀 아니다..무슨 아수라 백작도 아니고..ㅋㅋ

하이드 2009-12-15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남자들끼리 스타벅스에서 만나서 ... 수다인가요?

Mephistopheles 2009-12-15 10:26   좋아요 0 | URL
스타벅스 매장에서 장이야! 멍이야! 하면서 장기두는 인간들이 제 친구들입니다...ㅋㅋㅋ(그리구..제 친구들이 꼭 남자만 있을꺼란..고정관념은 버리세요..메롱)

2009-12-15 0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09-12-1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색인... 반갑습니다. 저도 스스로를 회색인, 경계인으로 생각하며 삽니다. 아시고 계시겠지만.
http://blog.aladdin.co.kr/maripkahn/783297

Mephistopheles 2009-12-15 10:26   좋아요 0 | URL
아유..마립간님에 비하면 전 그냥 날라리 회색인이며 경계인입니다. 전 아직 갈길이 멀어요..^^

Arch 2009-12-1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글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좀 느끼하죠? ^^) 전 스타벅스 텀블러가 무려 두개나 있지만 그곳 커피는 맛이 없어서 잘 가지 않습니다. 가만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불매를 하게 되면 자급자족을 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어요.

Mephistopheles 2009-12-15 10:32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텃밭에..커피콩을 심진 마세요(우리나라에선 재배불가라고 하더군요.) 제가 얼마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로컬푸드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자급자족과 식량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하더군요..^^ 그리고 제 글이 중요하기 보단 전 이런저런 의견들을 내놓는 알라디너들이 소중합니다. 그들을 통해 많이 배우니까요. 좋은 것이던 나쁜 것이던간에..ㅋㅋ

chika 2009-12-1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하십니다. ^^
메피님처럼 하는 것이 실제로는 그리 쉽진 않지요. 회색이 아니라 지혜로움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요하지도 않고, 메피님의 행동을 보면서 한번쯤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수도 있으니까요. 그건 좋은거 아닌가요? ^^

저는 '친구'의 범주에 들어가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1번처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제 성향을 아는 녀석들은 민폐를 피해 제 의견을 존중해주지요.(제가 좀 더 성질이 드러운가봅니다. 친구들이 저를 따라주는거니까. ㅎ)
그런데 제가 아무리 떠들어도 서로 감정만 상하겠다.. 싶으면 저도 별 얘기꺼내지 않습니다.
이런 제가 진짜 회색인 아닐까요? ㅎㅎ

Mephistopheles 2009-12-15 12:43   좋아요 0 | URL
근데......서재지기님은 제가 올린 글에 답변도 안해주고....적립금도 회수 안해가고 있어 무지 뻘쭘한 상태입니다..
'적립금 회수 가능하다더니 회수해달라고 하니 먼 산 차다보는 서재지기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2009-12-15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