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병 치래 잘 하지 않는 나도 편도선이라는 놈이 부어버리면 꼼짝없이 몸져 누워버린다. 1년에 많게는 2번 적게는 꼭 1번씩 걸고 넘어가는 녀석인지라 이젠 슬슬 수술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증상은 저번 주 토요일부터 오기 시작했다. 침 삼킴이 따끔거리고 목구멍 왼쪽 부분이 까끌까끌한 게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그날 밤 상갓집 가서 찬바람 좀 맞아주고 일요일은 알게 모르게 이리저리 운전하러 다니며 조금 혹사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일요일 저녁에 대뜸 봄바람 맞은 처녀가슴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만 결국 일요일 수면시간을 죄다 날려 버릴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비인후과 찾아갔더니 나이 드신 선생님이 내 목구멍을 들여다보며 한마디 하신다. '주말스키 열심히 타다 왔나?' 웬 팔자에도 없는 스키..아니다..라고 하니 주말에 무리하게 스키 탄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상태로 병원에 나타난다고 하더라. 그리고 증상을 말을 하는데. 염증이 생겼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기에 당분간 병원은 계속 나와야 한단다. 아울러 무리하지 말고 푹 쉬고 물 많이 먹으란다.
그리하여 자의 반 타의반 월요일부터 곡기를 끊고 살고 있더랬다. 주식은 죽과 스프로 대체되었고 그것마저도 삼키는 것이 여의치 않아 몇 수저 들고 나면 그냥 통증 때문에 먹기 귀찮아져버린다.(세...세상에..먹는게 귀찮다니..!)
이렇게 3일이 지나니...
얼굴살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마님은 얼굴을 어루만지며 '이야....총각때 그 섹쉬했던 턱라인이 살아나기 시작하는걸!' 라며 감탄을 하기 시작한다. 편도선염으로 귀까지 통증이 오긴 했지만 총각때 섹쉬한 턱라인을 찾았다면...이것도 역시 등가교환의 법칙인가. 아무리 그래도 통증이 심하니 섹쉬한 턱라인따윈 안중에도 없다.
뱀꼬리 : 짬뽕 먹고 싶어 환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