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34
-항개도 안닮았거든...
몇 칠전인가 마님이 자다 깨서 부스스한 눈으로 일어나 횡설수설한다.
또 개꿈을 꿨나 보다 싶어. 왜 또 개꿈 꿨어..?? 라고 슬쩍 핀잔을 줬더니
배시시 웃으며 무지 흐뭇한 표정으로 한마디 하신다..
" 나 꿈에 강마에랑 뽀뽀했어..!" (뚜뚱!)
그러니까 베토벤 바이러스 엘리트주의, 독선주의자 강마에가 꿈속에 나타나
똥.덩.어.리.를 외치며 뽀뽀를 했다는 건데... 사실 난 베토벤 바이러스를
닥본사 하지 않은 입장에서 어느 정도 바쁜 사무실 일이 끝나고 다운받아
봐 버렸던 드라마였다.
얼기설기 만든 티가 좀 나긴 했지만, 김명민씨가 연기한 "강마에"라는 캐릭터
만큼은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차가운 분위기에 가슴 속엔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을 가진 싸나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아마 분명 꿈속에서 또 다시 강마에를 찾아 해맬 마님을
바라보며 조근조근 강마에와 나의 공통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공통점..
1. 핸드폰이 같다.
그래 얼마 전 핸드폰 밧데리의 이상조루 현상으로 눈물을 머금고 핸드폰 교체를
감행했더니만... 나중에 드라마 보니 똑같은 물건을 강마에가 들고 거만한 문자.
"사무실로..", "어디야!"를 뚜루미쒸에게 남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리고....
약간 과대포장해서.. 그의 독설을 2로 나누면 내가 열 받았을 때 내뱉는 수위가 될 거고..
그리고 그리고.....
더.이.상.없.다.
그래도 내 딴엔 거만하고 건방진 성대모사 좀 흉내내봤지만
나처럼 다정한 사람이 구사할 화술이 아닌지라 영 어색하고 불편하고.....(재수 없어!)
어쩌다 한번 마님께 맞을 각오로 강마에 발신 뚜루미쒸 수신식의 "집으로!", "어디야!"
란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봐도 마님의 반응은 "항개도 안닮았거등!"이란 핀잔뿐이다..
한번은 하도 똑같지 않다고 강조를 하기에...
"그래요? 그럼 마님은 뚜루미쉬 정도의 미모와 기럭지를 소유하고 계신가요.. 아니죠??"
했다가 아주 초상날 뻔 했다는..
그냥...생긴 대로 사는 게 제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