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가위"라는 것에 눌려 보았다.
요즘 날이 더워 방이 아닌 마루에서 대자로 누워 자곤 하는데
알게 모르게 쌓인 피로가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둥굴둥글한 외모와는 다르게 자타가 인정하는 예민,까칠한
성격 탓에 요즘 도통 잠을 못 이룬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끽
해야 4시간에서 5시간..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언제나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보니 결국은 올게 온 듯 했다.
혹자는 유령을 봤다던지, 혹자는 유체이탈의 경험을 했다느니..
라는 여러 경험담이 올라오지만 나의 경우 청각으로 오게 되더라.
새벽 3시를 넘어 4시 즈음에 겨우 잠이 들었고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바깥날씨와는 다르게 서늘한 느낌이 들더랬다. 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버릇에서 조금 몸을 돌려볼까 머리속에서 명령을
내리고 몸을 움직일려는 순간...몸이 빳빳하게 굳은 채로 움직이질
않는 것이다. 손과 발은 커녕 손가락 발가락까지도 꼼짝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울러. 점점점 커지는 귓속을 울리는 소리....
처음엔 선풍기소리인가 했더니. 이게 점점점 커지면서 흡사 헬리콥터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로 확장되기까지 한다. 아울러 몸이 움직이지
못하니 시야는 좁아진 상태에서 내 시야 밖에서 나를 응시하는 무언가
를 감지하며 순간 으스스한 분위기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한참을 꼼지락
거리면서 수많은 잡음과 소음에 시달리다 겨우겨우 몸을 180도 돌려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아니 자는 시늉만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몰골이 말이 아니더라 다크서클 턱밑까지 내려오는
분위기에 쾡한 눈동자에 푸석푸석한 피부...잔디인형처럼 사방으로 뻣친
머리까지...
참으로 징한 첫경험을 접하고야 말았다. 두번째 경험은 여간해선 접하고 싶지 않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