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가위"라는 것에 눌려 보았다.
요즘 날이 더워 방이 아닌 마루에서 대자로 누워 자곤 하는데
알게 모르게 쌓인 피로가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둥굴둥글한 외모와는 다르게 자타가 인정하는 예민,까칠한
성격 탓에 요즘 도통 잠을 못 이룬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끽
해야 4시간에서 5시간..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언제나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보니 결국은 올게 온 듯 했다.

혹자는 유령을 봤다던지, 혹자는 유체이탈의 경험을 했다느니..
라는 여러 경험담이 올라오지만 나의 경우 청각으로 오게 되더라.
새벽 3시를 넘어 4시 즈음에 겨우 잠이 들었고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바깥날씨와는 다르게 서늘한 느낌이 들더랬다. 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버릇에서 조금 몸을 돌려볼까 머리속에서 명령을
내리고 몸을 움직일려는 순간...몸이 빳빳하게 굳은 채로 움직이질
않는 것이다. 손과 발은 커녕 손가락 발가락까지도 꼼짝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울러. 점점점 커지는 귓속을 울리는 소리....

처음엔 선풍기소리인가 했더니. 이게 점점점 커지면서 흡사 헬리콥터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로 확장되기까지 한다. 아울러 몸이 움직이지
못하니 시야는 좁아진 상태에서 내 시야 밖에서 나를 응시하는 무언가
를 감지하며 순간 으스스한 분위기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한참을 꼼지락
거리면서 수많은 잡음과 소음에 시달리다 겨우겨우 몸을 180도 돌려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아니 자는 시늉만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몰골이 말이 아니더라 다크서클 턱밑까지 내려오는
분위기에 쾡한 눈동자에 푸석푸석한 피부...잔디인형처럼 사방으로 뻣친
머리까지...

참으로 징한 첫경험을 접하고야 말았다. 두번째 경험은 여간해선 접하고 싶지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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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요즘은 어케 태그가 더 웃겨요. 본문보다. 저도 얼마전 가위눌린 경험있는데
나중에 함 적을게요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

Mephistopheles 2007-08-24 01:49   좋아요 0 | URL
왠지 대충 짐작이 가는듯한 경험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분명 총각귀신이 나왔을 듯....=3=3=3=3=3

다락방 2007-08-2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위를 눌린적이 있는데-좀 많은데-한번 가위 눌려본 사람은 다음에 또 눌리더라구요. 저 같은경우에는 대부분의 경우처럼 악몽이었어요. 한번은 귀신이 올라타고 앉아 목을 조르고, 한번은 커다란 쇠창살에 독수리가 꽂혀서 피를 흘리고, 한번은 천장에서 귀신이 나를 내려다보고..아, 전 정말 가위눌리는게 싫어요.

두번째 경험 접하고 싶지 않으시면,
맛난거 잔뜩 드시고 많이 많이 주무세요. 휴~

향기로운 2007-08-22 15:51   좋아요 0 | URL
저는 그저 눌린정도가 아니라 뺨까지 맞았더랬어요. 흑흑...

Mephistopheles 2007-08-24 01:5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 살...쪄....요...다락방님....이상하군요 다락방님이 가위가 눌린다면 당연히 에니스톤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
향기로운님 // 뺨까지요....이것참...뺨까지 맞는 다는 분은 향기로운님이 처음입니다..^^

해적오리 2007-08-22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낚시도사로 임명할꺼에욤. ^^

Mephistopheles 2007-08-24 01:50   좋아요 0 | URL
이미 낚시지존입니다.핫핫핫

무스탕 2007-08-2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부할수 없는 제목이었어요 ^^

제가 유일하게 가위눌리는 경우는 꿈에 '거미'를 봤을 때라지요... -_-;;

Mephistopheles 2007-08-24 01:51   좋아요 0 | URL
혹시 그 거미가 빨간색파란색이들어간 전신쫄쫄이 타이즈 입고 있지 않나요...그런데 손목에서가 아니라 진짜 거미처럼 뒤쪽에서 거미줄을 폴폴 내뿜기도 하고요..??

보석 2007-08-2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한번도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네요..^^; 무서우셨을듯.

Mephistopheles 2007-08-24 01:52   좋아요 0 | URL
처음 경험이였습니다 여간해선 무서움 안타는데....그 당시 상황은 정말 머리가 쭈삣서버리더군요..^^

물만두 2007-08-22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위남이라는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 책을 가위 눌리신 님께 권합니다=3=3=3

Mephistopheles 2007-08-24 01:53   좋아요 0 | URL
어찌 "위"자만 들어가면 경기가 들릴 판국이에요...ㅋㅋ

chika 2007-08-2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낚시줄인줄은 알았는데... 설마 가위가 걸려있을줄을!

Mephistopheles 2007-08-24 01:53   좋아요 0 | URL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들어오셔서 역시나 하고 낚이신 분이 대부분인데 치카님은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아영엄마 2007-08-2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랑 비슷한 경험... 한 번은 저 자신이 위쪽에서 저를 내려다 보고 있는 걸 자각한 경우, 또 한 번은 뭔가가 올라 타고 내리 누르는 통에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도 못 움직일 정도로 몸을 옴쭉달싹 못하고 있다가 겨우 겨우 엄마 불러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네요. -.-;;

Mephistopheles 2007-08-24 01:54   좋아요 0 | URL
그게 다 기가 허해지면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유난히 가위가 만히 눌리는 사람은 알게 모르게 "신기"가 있다고 하네요..^^

turnleft 2007-08-2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위 눌려서 뭘 본 적은 없고, 들은 적은 있어요.
대학교 때, 그니까 아직 모뎀으로 통신하던 시절이었는데, 자다가 잠이 깼어요.
잘 때 그 자세 그대로, 창 밖에서 비쳐 들어오는 푸르스름한 빛까지 잠들 당시 그대로였는데, 몸을 전혀 움직일 수가 없는거에요. 그래서 잠시 당황하며 몸을 움직이려고 애를 쓰는데 몸은 움직일 수 없고, 갑자기 발치에 있는 제 책상에서 누가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모뎀 접속음이 삐~ 하면서 울리는 소리까지 들리더라구요.. @_@

조금 더 버둥대다가, 아 가위눌렸구나 생각하고 얌전히 잠들었습니다;;

Mephistopheles 2007-08-24 01:54   좋아요 0 | URL
아니......버둥대다가 얌전히 잠이 들을 상황이였을까요...주기적 상습적으로 가위 눌리지 않는 이상은..^^

비로그인 2007-08-2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왜 이럴까요...

Mephistopheles 2007-08-24 01:55   좋아요 0 | URL
가위 눌리는 우리를 말씀하시는 건지요..아니면 낚이는 우리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프레이야 2007-08-22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체셔님을 겨냥한 태그!!!!
뭐, 저도 걸렸구만요..

Mephistopheles 2007-08-24 01:55   좋아요 0 | URL
저정도의 제목이라면 체셔님은 미끼를 안써도 낚이실꺼라 예상했었는데..재미없게 딱 적중하다니..말입니다..

코코죠 2007-08-2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혹해서 왔다가 첫 문장 보고 "에이~" 하고 한숨 내쉰 대어 1마리

Mephistopheles 2007-08-24 01:56   좋아요 0 | URL
에불바디 퍼덕퍼덕~~=3=3=3

마노아 2007-08-2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위를 자주 눌려봐서 이 페이퍼 보는 게 또 어찌나 무섭던지요.
보통 시각적인 얘기를 많이 하는데, 청각적인 가위라니, 상상으로도 무서워요.
오늘은 푹 주무셔요ㅠ.ㅠ

Mephistopheles 2007-08-24 01:56   좋아요 0 | URL
예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운 법이잖아요..다음날은 다행히 조용히 넘어갔다지만...모르죠 언제 올지.^^

네꼬 2007-08-2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메피님, 저도 가위 눌리면 딱 메피님 같아요. (뭔가 무서운 걸 보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함.) -- 잔디인형은 모습을 공개하라! 공개하라!

Mephistopheles 2007-08-26 16:23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네꼬님 사실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 무섭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가 네꼬님 앞에 떡 하니 나타나서 전기톱을 위이이잉~거리는 것과 칠흑같은 어둠속에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의 거칠은 숨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지근거리에서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면 둘 중 어느게 더 무서울까요 네꼬님..?? 이미 다 정돈된 잔디머리이기에 공개를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메롱

짱꿀라 2007-08-2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시시한 내용인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네요.

Mephistopheles 2007-08-24 01:59   좋아요 0 | URL
스탠다드한 산타님의 댓글이십니다. 일조의 낚시성 페이퍼입니다 산타님...산타님은 낚이신 분들 중에 한분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