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자가 우물 판다고...불안감 떨쳐보자고 집에 전화 걸었습니다.
다행히도 아버지가 계시더군요..그러나 울 아버지 기계치이십니다. 형태만 보고는
뭣에 쓰이는 물건인지도 잘 모르십니다.
그러나 울 아버지 전직 수학교사십니다. 그 연세에 요즘도 가끔 교육방송에서 하는
수학풀이 즐겨 보십니다. 그리하여 메피스토 전화 설명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버지 제 방 그러니까 책이 잔뜩 쌓여있는 방에 가보세요.."
"오냐...(잠시 후) 왔다.."
"거기 보시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주니어 서랍장 하나 있죠..거기 위에 봐보세요.."
"봤다..."
"거기 보시면 파란색 조그마한 가방 보이실 껍니다.."
"있다"
"열어 보세요..."
"(잠시 후) 열어 봤다.."
"안에 뭐 있나요..?"
" 렌즈 달린 녀석 하나 있다..이게 뭐냐...?"
"아 그건 켐코더..그러니까 비디오 촬영용이고요 그 가방안에 혹시 조그마한 회색가방 있죠.?"
"(뒤적거리는 소리 후)...회색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마한 가방 있다.."
"그러니까 그 가방 지퍼방향이 가로지요..??"
"그렇다...(지퍼 여는 소리)"
"안에 투명한 플라스틱 에 쌓여져 있는 직육면체 보이시죠...?"
"아니..직육면체는 없다.. "
순간 뜨끔...카메라 사라진 걸로 착각했습니다...그러나
"이걸 정확히 직육면체라고 말하긴 힘들지........"
쿠당....!!

하긴 이 모양을 깐깐하신 전직 수학선생님 눈에는 직육면체라고 보긴 힘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