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자가 우물 판다고...불안감 떨쳐보자고 집에 전화 걸었습니다.
다행히도 아버지가 계시더군요..그러나 울 아버지 기계치이십니다. 형태만 보고는
뭣에 쓰이는 물건인지도 잘 모르십니다.

그러나 울 아버지 전직 수학교사십니다. 그 연세에 요즘도 가끔 교육방송에서 하는
수학풀이 즐겨 보십니다. 그리하여 메피스토 전화 설명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버지 제 방 그러니까 책이 잔뜩 쌓여있는 방에 가보세요.."

"오냐...(잠시 후) 왔다.."

"거기 보시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주니어 서랍장 하나 있죠..거기 위에 봐보세요.."

"봤다..."

"거기 보시면 파란색 조그마한 가방 보이실 껍니다.."

"있다"

"열어 보세요..."

"(잠시 후) 열어 봤다.."

"안에 뭐 있나요..?"

" 렌즈 달린 녀석 하나 있다..이게 뭐냐...?"

"아 그건 켐코더..그러니까 비디오 촬영용이고요 그 가방안에 혹시 조그마한 회색가방 있죠.?"

"(뒤적거리는 소리 후)...회색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마한 가방 있다.."

"그러니까 그 가방 지퍼방향이 가로지요..??"

"그렇다...(지퍼 여는 소리)"

"안에 투명한 플라스틱 에 쌓여져 있는 직육면체 보이시죠...?"

"아니..직육면체는 없다.. "

순간 뜨끔...카메라 사라진 걸로 착각했습니다...그러나

"이걸 정확히 직육면체라고 말하긴 힘들지........"

쿠당....!!

 



하긴 이 모양을 깐깐하신 전직 수학선생님 눈에는 직육면체라고 보긴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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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12-2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부전자전이셨군요. 쿠후후후후

반딧불,, 2006-12-2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명에 기절..ㅠㅠ;
저같음, 주니어방 서랍장 위에 가방에 사진기 있나요?가 다일텐데..ㅋㅋㅋ

춤추는인생. 2006-12-2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역시 수학선생님의 눈은 예리하시죠..^^

paviana 2006-12-2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아버님이 매우 정확하신 분이시군요..

해적오리 2006-12-2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저하고 디카가 같아요. 참 제껀 ixy 600 암튼 사양은 같사옵니다. ^^

날개 2006-12-26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고새를 못참고 전화하신것도 대단하고.. 아버님의 고지식한 직육면체 정의도 참....ㅋㅋㅋ

물만두 2006-12-26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만쉐이!!!ㅋㅋㅋ

다락방 2006-12-2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아버님 만세 2

클리오 2006-12-2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이미지의 포즈가 아주 적절하군요. 푸하핫... 아버님 만세, 글고 부전자전..ㅋㅋ

바람돌이 2006-12-26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선생님의 아들답습니다. 그냥 네모짜리 카메라라고 할걸 직육면체라고 하는 메피님이나 정확한 직육면체는 아니라고 대답하는 아버님이나 수학적 감각이 탁월하신 분으로 사료되옵니다. ^^

짱꿀라 2006-12-27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잘하시는 아버님을 두셔서 좋으시겠어요. 저는 너무 수학하고 담을 쌓고 산지가 오래되어서 수학 잘 하시는 분만 보면 존경을 한답니다.

무스탕 2006-12-2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만쉐~3
정말 정직하신 아버님이십니다 ^__^

Mephistopheles 2006-12-2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 ㅋㅋㅋ 전 왠만하면 아버지 안닮을려고 하는 아들 중에 하나랍니다.^^
반딧불님 // 논리적인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해를 안할려고 하십니다...ㅋㅋ
춤추는 인생님 // 거기다가 장기간 학주까지 역임하셨으니...할말 다했죠..ㅋㅋ
파비님 // 예 제 아버지는...복권을 안믿으시죠..그리고 도박도요...확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요..ㅋㅋ
해적님 // 600이면....750 유럽형 모델로 알고 있는데...똑같은 놈이죠..ㅋㅋ
날개님 // 예 고지식과 원리원칙면에서는 최첨단을 걸으시다 보니..ㅋㅋ
물만두님 // 만쉐이라니요~! 설명하는 저는 피곤하다고요~
다락방님 // 아뉘 다락방님마져..!!
새벽별님 // 아....웃기만 하기에는 좀 그래요 매사에 저런 방식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니까요...
클리오님 // 허걱 부전자전....아닌데....그건 아닌데....ㅋㅋ
바람돌이님 // ㅋㅋ 그만큼 앞뒤 꽉 막힌 외통수적인 면이 단점이기도 하답니다..
뒤집어진다고 속삭이신 분 // 혹시...거북은 아니시겠죠..??
산타님 // 글쎄요...고등학교때 전 정석이나 해법수학을 돈주고 산적은 없었지만...
으...집에 와서 풀어야 하는 수학문제는 정말 끔찍했어요...
무스탕님 // 정직은 좋게 말씀하신 것이고...좀 고지식하고 완고하신 분이시죠..ㅋㅋ

무스탕 2006-12-2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메피님께서 이공계, 그것도 수학을 엄청스레 이용(할것 같은...)하는 건축설계분야에 종사하시는, 알게모르게 어려서부터 뇌리에 파바박~! 박힌 뭔가의 근원이 아버님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

sayonara 2006-12-2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유교수의 생활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하찮은 사물을 보는 진지함이라고 해야 하나... ^^;

Mephistopheles 2006-12-2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 사실 이공계 건축과는 수학에서 사칙연산과 이항만 잘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공학계산기와 구조사무실이 알아서....=3=3=3=3
사요나라님 // ㅋㅋ 글쎄요 위대하신 유교수와 비교된다는 자체가 영광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