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60807

 

≪누운 배≫

 

건너 아는 A씨에 관해 안해가 이야기를 했다. A씨는 고등학교 때 학교 성적이 top이었다고 했다. (아마 여러 번 전교 1등도 하지 않았을까.) 대학 서열 1위인 S대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입학 후에도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전공과목과 상관없는 사법 시험을 준비하고 응시했지만 합격하지 못했다. (사법 고시 성격상 생각이 많은 사람은 통과하기 어렵다고 나는 생각한다.) A씨는 얼마 후 결혼을 해서 솥뚜껑 운전사가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다.

 

나는 안해에게 만약 A가 여자가 아니고 남자였다면, 남자는 솥뚜껑 운전사를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어느 직업을 가지던지, 어느 직장을 가지던지 뭔가 직장에서의 업적(이를 사회적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제조업체에 취직을 했던지, 전자 부분 벤처 기업에 취직을 했던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지. 혹시 모르는 일이지 중국에 있는 조선 회사에 취직해서 일을 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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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와 솥뚜껑

 

주말과 휴일에 인터넷에 접속을 하지 않아, 알라딘 지인의 재미있는 글을 늦게 봤다.

 

* 솥뚜껑이 자라에게 묻는다
http://blog.aladin.co.kr/myperu/8657839

  

(내가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던 이야기인데,) 논리적으로 시험 성적은 공부의 결과이어야 하지만, 실제에서는 시험 성적이 공부의 동기로 작용한다.

 

* 감기와 발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이고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독감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치료법도 (신종 플루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감기의 치료는 발열의 증상을 없애는 해열제의 복용이다. 어느 가상의 의사가 항바이러스제는 투여하되 해열제는 투약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원인을 치료하면 자연스럽게 현상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느 환자가 40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 (Hyperthermic injury.) 환자의 가족은 의사에게 항의를 하지만 의사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 가상의 의사가 아닌 보통의 의사들도 원인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환자들은 항암치료에서 부작용이 없고 환자가 그 효과, 생명 연장을 실감할 수 있는 치료법을 원한다. 빅 데이터의 감시를 피하면서 전자 기기의 편리함을 사용하기를 대중들은 요구한다.

 

티셔츠 한 장, 뭣이 그리 중헌디 : 내가 보기에 티셔츠 한 장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한겨레 컬럼은 문제가 있다. 이미 어느 정도 반론들이 인터넷에 있어 중언부언하지 않겠다.

 

어느 여성이 자라(성추행범) 보고 놀랐으니 세상의 모든 솥뚜껑(남성)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 나 자신 역시 자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동감했다. 나는 자라를 외면하지 않는다.

 

메갈리아는 감기의 발열이다. 고열이 아니라면 해열제는 필요 없다. (갑자기 알리딘의 어머니들은 아기가 감기 걸려 열이 났을 때, 어느 정도로 자주 해열제를 먹이나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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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8-02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러(mirror)에 빠지면 미로(迷路)에 빠진다
http://blog.aladin.co.kr/bluefox/8663600

현 사태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이면서 그 자체로 논쟁적입니다. by 한겨례 편집자

마립간 2016-08-02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irls do not need a prince`

메갈리아와 별도로 위 영어 문장은 멋있다. 내가 양성 평등 가치관에서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왕이면 단복수를 맞추지 그랬나. 일부러 그랬나.)

2016-08-08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6-08-09 07:3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 님.

a prince의 해석에서 제가 살짝 웃었습니다.

파란여우 님의 글은 논쟁과 상관없습니다. 메갈리안에게도 금언이 되고 저 자신에게도 금언이 되기에 메모해 둔 것입니다.

더운 날씨이기는 하지만 입추도 지났으니, 시간 앞에서 여름은 고양이 앞에 쥐죠.

2016-08-08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6-08-08 18:53   좋아요 0 | URL
별 내용은 없습니다만, 비밀글로 남기셨기에 비밀댓글로 남겼는데, ^^ 공개로 바꿀까요, 아니면 나중에서 PC에서?

2016-08-08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讀書記錄 160801

 

새로 태어난 여성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엘렌 식수 Helene Cixous라는 이 책의 글쓴이에 대한 소개 때문이다. 이 책은 여성적 글쓰기 대표 사례로 소개되었다. 여성적 글쓰기가 뭘까?

 

<까마귀-고슴도치 입말 사전>

1) 철학적 유희 ; 의문의 제기

2) 수학적 유희 ; 답의 완결성

3) 물리학적 유희 ; 답의 완결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의 새로운 진리

4) 문학적 유희 ; 애매모호

5) 예술적 유희 ; 표현의 다양성

(위 단어에 대한 해설은 아래 페이퍼에)

 

* 아이와 수학의 조합

http://blog.aladin.co.kr/maripkahn/4658857

 

수학에는 완결성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표현이 공식적인 수학 용어인지, 정의되지 않은 사회 언어인지 모르겠다.

 

덧셈, 뺄셈, 곱솀, 나눗셈에 관해, 유리수는 (거의) 완결성을 보인다. (0으로 나누는 것을 제외해야 한다.) 다차 다항 방정식의 근은 복소수에서 완결성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분법 레비스트로스사르트르’ ; 나의 삼분법 플라톤-노자주의’,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 ‘디오게네스-양주주의를 벗어나는 글쓰기, 이 들의 완결성의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글쓰기가 과연 존재할까?

 

** 정보의 소실消失

언어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남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쓰기는 언어와 대비하여 보다 남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플라톤(-노자)주의다. 이에 대비되는 것이 언어의 한계를 지적한 사람들인데, 디오게네스와 양주는 저작물이 없다. 그러나 양 극단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경에서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이라 하였다. 힌두교나 불교의 경전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류시화 씨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도 그런 에피소드를 모아 놓았다.

 

* 볼수록 신기한 착시현상

https://www.youtube.com/watch?v=Q-izKOA_CLc

 

위 동영상은 Youtube에서 착시현상이란 검색을 통해 찾은 것인데, 이와 같은 착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3차원( 정보)2차원( 정보)으로 기록하면서 일부 정보를 잃어버려 나타나는 것이다. 언어, 글쓰기 역시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 여성적 글쓰기란 무엇일까? 만약 는 여성적 글쓰기여성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한다.”라고 정의한다면, 엘렌 식수 Hélène Cixous와 다른 여성 페미니스트 (예를 들면, 정희진 씨나 리베카 솔닛, 스테퍼니 스탈 등)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최초? 아니면 자신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핵심을 잡아내지 못한 느낌. 눈동냥위해서 알라딘 서재에서 찾아봤으나 독후감 한 편도 없다.

 

이 책은 밑줄긋기를 포스팅하지 않고 시 한편을 소개한다.

 

* 백옥섬 白玉蟾 지음

 

내키지 않으면 노자도 읽지 않는다,

는 책 속에 있지 않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장구 章句도 보지 않는다,

장구는 도보다 깊지 않으므로.

 

도의 묘한 진리는 허 에 있고,

에 있고, 에 있다.

 

그러나 나는 종일 어리석은지라,

또 어디서 허를 구하랴.

 

내키지 않으면 시서 詩書도 펴지 않는다,

펼치면 시신 詩神이 떠나므로.

 

내키지 않으면 칠현금도 뜯지 않는다,

노래는 현 위에서 죽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술도 마시지 않는다,

강호 江湖가 절로 술잔 밖에 있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장기도 두지 않는다,

승패는 행마 行馬 밖에 있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산천 山川도 보지 않는다,

풍경의 정취는 마음 속에 있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풍월 風月도 대하지 않는다,

선경 仙境이 스스로 마음속에 있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속세와도 연을 끊는다,

갈건 葛巾과 모든 것이 내 마음에 있으므로.

 

내키지 않으면 춘추 春秋도 알 바 아니다,

천지운행이 마음 속에 있으므로.

 

소나무는 마르고 바위는 썩으리라.

그러나 나는 나, 영원한 나로다.

이 집을 불러 마땅하리,

'나재당 懶齋堂'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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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記錄 160729

 

효창숲에 가면 그 나무가 있다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서양의 원소 4원소는 물질의 5상태 중, 기체, 액체, 고체, 플라즈마 plasma를 은유한다고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다. 나머지 상태, 초유동 superfluid에 관한 은유는 동양의 5행의 금속을 비유했다. 서양에는 초유동이 빠져있고, 동양에는 기체가 빠져있다. 그러면 나무는 뭘까?

 

나는 을 생명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나는 생명을 수학, 물리, 정신과 더불어 4번째 단자 monad라고 생각한다.

 

나는 식물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만은,) 동물보다 좋아한다. 사람과의 밀당을 싫어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굳이 주장을 하자면 식물과 공감능력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효창숲 근처에 살았으면 엄청 좋아했을 책이다. 아마 주말, 휴일마다 이 책을 들고 나무 하나 하나를 확인하고 다녔을 듯. 효창숲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무 도감의 역할 밖에 못하는 것이 아쉽다.

 

* 밑줄 긋기

p13 예를 들어 입춘은 26일 전후의 하루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다음 절기까지의 15일을 지칭하기도 한다.

p27 이때의 에는 낮춰 보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개나리는 그렇게 하잘것없는 나무가 아니다. 봄을 인도하는 토착종 나무의 으뜸이다. 그래서 가지꽃나무라는 옛 이름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p28 매화는 꽃 이름이자 나무 이름이다. 매화뿐만 아니라 목련이나 모란처럼 꽃이 유명한 나무는 종종 꽃 이름이 곧 나무 이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실수는 사과나무나 밤나무처럼 대개 열매 이름 뒤에 나무를 붙여 부르는 게 보통이다.

p30 떨기나무(관목)는 대개 4미터 이하, 작은키나무(아교목)4~8미터, 큰키나무(교목)8미터 이상까지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p39 ‘오리과 통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p41 풀은 나무보다 조심스럽다./나무에는 낮의 길이가, 풀에는 기온이 더 중요하다.

p50 벚나무처럼 꽃과 열매가 많이 달리는 나무들은 대체로 수명이 길지 않다./벚나무는 100년 정도 산다고 보면 된다. 벚나무가 도시공원과 전국 거리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수 십년이 됐으므로 앞으로 수십 년 안에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꽃을 피지 않는 많은 벚나무를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해진다.

p59 목란은 북한이 1990년대 초반에 법으로 정한 국화다. 지구상에서 이런 법정 국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무궁화도 우리나라 꽃이긴 하지만 법정 국화는 아니다.

p64 등나무는 대개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는 덩굴나무다. ... 반면 칡은 오른쪽으로 감는다.

p73 꽃잎처럼 보이는 게 모두 독립된 혀꽃이다.

p89 게다가 불두화 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없다. 모두 장식화(무성화).

p91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사막에서 생겼다면 불교는 숲에서 나왔다.

p101 이 찔레나무가 들장미다.

p101 장미 열매는 찔레나무와 달리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는 헛열매(위과). 장미 재배기술은 중국 당나라 때 크게 발달했지만 영국이 중국에서 기술을 배워 장미 강국이 됬다.

p106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카시나무다.

p114 화피는 꽃잎과 꽃받침이 구별되지 않는 경우 이 둘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p125 무궁화는 인내와 저력의 상징이다.

p137 칡은 대표적인 망토식물이다. 망토를 입은 것처럼 지역을 장악해 생태계를 양쪽으로 갈라 버린다.

p149 언젠가 메꽃 식구들을 구별하게 됐을 때는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세상에 들간 듯했다.

p186 감나무-고욤나무와 비슷한 관계가 귤나무-탱자나무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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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身邊雜記 160728

- 성희롱

 

내 초등학교 시절의 여자와 폭력 사건을 글로 정리하다보니 성희롱 사건도 떠올랐다. (누군가의 이야기로 시작하려 했으나 사실) 내 이야기다. 2000년 초반으로 10년이 조금 넘은 이야기다.

 

그 때 나는 직장일로 미국을 방문 중이었고, 동행한 사람 중에는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국제 대학교 교수님도 계셨다. 어느 날 업무를 마치고 숙소에서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다음 날을 상의하던 중에, 교수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낮에 그 미국 여성이 한 말이 어느 정도 성희롱 내용을 가진, 동양인을 얕잡아 보고 한 말이라고 하셨다. 교수님은 상대 여성에게 항의를 할까 말까 주저하시다가 적절한 시기를 놓치셨다고 하셨다.

 

나는 영어가 짧아 사전적이 의미도 겨우 알아듣는 실력에 사전 외적인 맥락을 통한 의미를 알아 챌 수가 없었다. 그 여성은 나보다 나이가 어렸고, 직급도 낮았다. 나이 어리고 직급이 낮은 여성이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남성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측면에 있어 권력 관계가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의 권력 관계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있어서 언어 능력이다.

 

내가 알라딘에서 페미니즘 논쟁을 하면서 일부 남성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서 남자로 살면서 여성에게 성희롱 당하지는 않잖아요.내 생각은 좀 다르다. 나는 여성에게 남성이 성희롱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 때 당사자인 남성은 그것이 모르거나 무시하거나 심지어 즐기기까지 한다. 그러니까 한국의 남자(는 또는 남자)는 자신에 대한 성희롱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하면서 남자에 대한 성희롱이 없는 사회에서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성희롱이 피해자의 주관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피해자로 여겨져야 하는 남자가 피해를 못 느낀다는 점에서 또는 즐기는 상황을 성희롱으로 정의해야할 지는 의문이다.

 

내가 미국에서 경험한 사건이 피해자?로서의 유일무이한 성희롱 사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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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6-07-2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한국의 여성으로 당해야 하는 성희롱, 성폭력이 지나치게 남성보다 많다는 점이 문제일 것 같아요. 남성들이 악의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요즘 논의대로 사회가 그렇게 형성되어 그렇게 보고 자랐기 때문일테죠. 때로는 저를 아껴주는 사람들조차 그럴 때가 있으니까요.

제가 당한 성희롱과 성폭력의 역사가 갑자기 떠오르는데,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 한 그것들이 정말 상당하구나, 책 한 권 넘겠구나 싶었어요.

길 가다가 모르는 이들에게 고등학교부터 당한 것들을 빼더라도,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때 남성 위주의 금융권 대기업에서 홀로 회식 자리에 참석하여 부르스를 대부분의 선배들이나 상사들과 추는 상황에 들어가거나, 커피를 안 타주겠다고 거부해서 회의에서 이름이 거론된거나, 회식 2차에서 ˝oo아, 넌 이제 가라, 여자들 부를 거다˝ 라고 선배가 말했던거나...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지만, 우리들에게는 그게 유리 천장이었죠. 아마 코알라 세대만 해도 상상도 못 할 것 같지만, 그렇게 버텨낸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한 발 한 발 넘어갔죠. 그렇다고 그 남성 선배들이 못 돼 처먹었냐, 그건 아니였어요. 저를 아껴주고 가르쳐주고 많이 챙겨주고, 그저.... 몰랐던 거죠. 최근 대학 동기들(공대 졸업이다 보니 거의 남자)과 밴드를 하는데, 후후, 이대로 나두면 모두 성희롱으로 고소당하겠네 싶을 때가 있어요, 아직도. ^^ .......... 그래도 전 그들을 아낍니다. 서로 배우고 변화하는 과정이다, 이해하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마립간 2016-07-28 10:50   좋아요 0 | URL
한국의 여성으로 당해야 하는 성희롱, 성폭력이 지나치게 남성보다 많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단지 해석하는 방식이 권력으로 매개로 합니다. 제 해석은 한국에서 권력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권력가진 여성과 없는 남성, 권력가진 남성과 없는 여성과의 성희롱(성폭력)의 발생 빈도가 더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렇게 분석해도 남성 가해자의 빈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생리학적 문제도 바탕에 있죠. (남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성희롱도 만만치 않은데, 여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성희롱은 ... 아는 바가 없군요.)

고등학생 이하의 성희롱은 완력腕力이 권력의 매개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남학생이 얼굴에 칼자국있고 문신 새겨진 여학생에게 성희롱을 할까요?

남자가 스스로 당한 성희롱에 무지, 무관심하다는 것은 남자가 (또는 자신이) 여자에게 가하는 성희롱에도 무지, 무관심할 수있기에 역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마녀고양이 2016-07-28 11:36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궁극적으로 힘을 가진 자가 누구냐의 문제로 귀결되지만,
한편으로는 힘을 갖고 싶어하는 욕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느냐, 자신의 아래에 놓을 수 있느냐의 테스트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립간님의 초등학교 경험 역시 이런 것일 가능성도 있겠네요.

여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성희롱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제가 중간 관리자로 있었던 시절에 신입 남직원에게 뒤태가 이쁘다는 등의 성희롱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저 역시 장난이고 재미였지, 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으나 역시 힘과 통제, 상하 관계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만일 그때 그 친구가 팀장님도 뒤태가 예쁘세요 라고 했다면, 저는 이렇게 건방지고 위아래 없는 녀석이 있나 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희롱이란 주로 힘의 논리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까. 힘이 더 센 자나, 자리가 더 높은 자.
혹은 마립간 님 같은 경우는 언어 사용권자의 우월성`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립간 2016-07-28 14:16   좋아요 0 | URL
생각해 보니, 제가 여성이 당하는 성희롱에 예민하지 않는 것에 직무에 대한 무게를 둔 것도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풀이해서 이야기하자면,

제가 여자인데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당장 사표내죠. 그리고 더 나은 조건으로 다른 직장에 이직합니다. 위 마녀고양이 님의 언급한 통제, 누군가의 아래에 있지 않는 것, 또는 이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직무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가 완화되겠죠.

그런데, (남녀를 떠나) 이런 직무는 거의 사라지고, (산업, 상업, 금융, 토지의) 자본만이 힘을 가지게 되니 ... 남자로서도 피해자 입장에 설 것이냐, 더 약한자를 착취할 것이냐의 기로에 있군요.

페크pek0501 2016-07-28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희롱, 성추행. 이런 것들 때문에 딸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고 느껴요. 그런 세상입니다. 좋은 세상이 아닌 거죠.
그래서 한때 여성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실제로 대통령 선거에선 지지하지 않았지만...)
유능함과 권력이 (남자들과 똑같이) 여자에게도 주어지길 기대하는 마음이었어요.
미국에서 처음으로 힐러리- 여성이 대선 주자로 나오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새삼 놀랐어요. 처음이라니...
아직도 미국에선 여성 대통령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
저는 남자들에게 쏠려 있는 권력 때문에 성희롱도 생긴다고 보는 쪽이에요.

직장에서든 어디서든 남녀관계가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가 되는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는 걸까요?


마립간 2016-07-28 15:10   좋아요 0 | URL
저는 딸을 키우면서 아들보다 키우기 쉽다거나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이 있는 이 사회에서 딸아이에게 최선의 육아가 무엇인가만 생각합니다.

저는 인간관계에서 수평관계가 되는 시대는 영원히 (최소한 저와 아이의 생애에는)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녀관계 역시 형식적 평등과 실질적 불평등은 지속되리라 봅니다.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의 나머지 영역에서는 아이가 감당할 몫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