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애인과 친해지는 법

  부제 ; 수학 공부 잘하기


- 다음 문제를 풀어봅시다.


문1) 11+27=?

문2) 배 11개와 배 27개를 합치면 모두 몇 개인가?


두 문제 중 어느 문제가 쉽습니까?

(모두 다 쉽다... 그러면 이야기 진행이 안 되죠. 상상의 나래를 펴서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 1번과 같은 문제를 계산문제(calculation problem)이라 하고 2번과 같은 문제를 서술형 문제(story problem)이라고 합니다.


- 수학문제를 푸는 단계는 4단계가 있는데


첫째, 문제를 이해한다.

둘째, 풀려는 목표와 자료의 관계를 찾고 그것을 눈에 보이게 표시한다.(관계식을 구한다.)

셋째, 관계식을 풀이한다.(계산한다.)

넷째, 문제와 답을 음미한다.


- 문1)은 문2)에서 문1)로 진행하는 첫째 단계를 이미 생략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문1)같은 문제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데, 그것은 수학기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위 공식은 게이지 변환(gauge transformation)에서 나오는 공식입니다. (게이지 변환 : 전기를 띤 하전입자와 전자기장 사이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이론에서 사용되는 변환) 삼지창 같은 그리스 문자와 몇 개의 알파벳, 그리고 화살표 등이 있다는 것 외에 무엇을 뜻하지 모릅니다. (저도 모릅니다. 묻지 마십시오.) 단지 장황한 말로 설명할 것을 매우 간결하게 알아보기 쉽게 표현했다는 것은 압니다.


- 초등학교 때 산수문제 중 아이들에게 공포를 주던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응용문제


문3) 50% 농도의 50ml의 식염수와 25% 농도의 100ml 식염수를 혼합하면 몇 %의 식염수가 되는가?


 이 문제는 농도 식염수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간단한 계산문제에 혼돈을 주고 있는 서술형 문제입니다.


* 수학 시험에서의 수학 재능이란


 위 네 단계를 모두 잘해야 수학 시험을 잘 보는데, 첫째 단계와 둘째 단계를 선천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수학에 재능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문1)을 읽고 문2)과 같다고 생각하며, 문2)를 읽고 문1)로 쉽게 전환되는 것을 이릅니다. 하지만 이 과정도 학교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물론 네 단계를 모두 쉽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저의 이야기를 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수학의 본질로 생각하는데,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비본질적인 것으로 생각하여 정신의 집중이 느슨해지면서 실수를 많이 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 방정식의 정수의 해의 곱은?’이라는 문제에서 해를 1, 2, 1/2로 구해 놓고 정수해라는 함정에 주의하지 않아 정답은 2인데, 저는 1로 답을 표시합니다. 틀린 것을 보고 별로 속상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수학 본질의 문제를 해결했으므로. (그래서 점수는 그저 그랬습니다.)


- 애인(수학)과 친해지는 법은 우선 두려움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네 단계 중에서 어느 것에 취약한가를 생각한 후 그것에 집중하십시오. 문1)과 문2) 모두 쉽지 않습니까? (문3)과 함께 풀어보세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랑녀 2004-06-0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립간님의 애인과 친하지는 않았지만, 어릴 때 1단계와 2단계에서는 별로 헤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 아들도 상당히 즐기구요. 그런데 제 딸은... 그게 참 안 되는 모양입니다.(그게 왜 안 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해 가르치지 못하겠어요 -.-;;)
초등학교 2학년인데, 어려운 모양이에요. 왠만한 강훈련으로는 아니되는군요. 한숨 푸욱=3=3

갈대 2004-06-0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까지는 괜찮았는데 대학교에 오니 수학이 두려운 존재가 됐습니다.
이뻐해주려고 하는데도 자꾸 까탈스럽게 구네요^^

진/우맘 2004-06-0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려워요 두려워요 두려워요...... 두려움을 버릴 준비도 안 되어 있고, 아마도 지금은 계속 두려워 하면서 살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인 듯. -.-;

마립간 2004-06-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결혼을 해도 장단점이 있고, 미혼으로 살아도 장단점이 있습니다. (미혼으로 살아도 절대로 안 불편함.) 결혼하기 전에 내 아이가 주는 기쁨을 몰랐듯이, 수학과 친해지고 나면 다른 것에 절대로 느낄 수 없었던 희열이 있습니다. 한번쯤 시도해 보심이 어떨런지.

진/우맘 2004-06-0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단계부터...막히는 것 같은데....-.-;;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흑.
 
 전출처 : kimji > 5


 

 

 

 

 

 

세상의 힘겨운 사람들은 다 어떻게 이기고 살까.

 

이 곳까지 나의 우울을 전염시켜 놓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는 정말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고작 글자를 적어내리는 일로 스스로를 삭히는 일 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 Kurt Bestor, Prayer Of The Children
::: 어느 2004,2월의 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04-06-09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는 (아주 어렸을 때) 세상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나 혼자인 줄 알고 매우 서글펐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사는 것이 나 혼자가 아니며, 고민하는 것이 나 혼자가 아님을 알고... 이 세상에 어딘가에서 나 처럼 고민하는 사람을 친구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 저편에, 그리고 100년전에, 그리고 100년 후에... 여전히 괴롭고 힘들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

*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성경 마태복음 5:4)
 
 전출처 : 물만두님의 "만두는 궁금혀..."

마립간에 대하여

제가 왕족이었다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그만이고 (저의 성씨는 우리나라 최초 국가의 왕족과 같음), 왕이 되고 싶지만 정치적 왕이 아닌, 한 학문적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고 역사에 업적을 남겼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마립간의 신라왕의 우리말이고. 신라는 대륙의 끝까지 온 기마민족이 세운 나라입니다. 아마도 몽고, 중앙아시아를 달리던 기마민족 중에서 가장 진취적인 민족이 세상의 끝까지 다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라의 기마민족의 문화(북방문화)와 한반도의 문화, 해양문화(남도 문화) 혼합이 신라의 매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cf 마태우스님이 마립간을 몽고에 비유했을 때 내심 놀랐습니다. 틈틈이 초원에서 말달리는 저를 상상하기도 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4-05-3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뜻은 차치하고라도, 단어가 주는 깊이 있는 울림이, 제가 느끼는 마립간님과 참 잘 어울립니다.
수학하고는 평생 친해질 수 없지만, 수학 좋아하는 분과(라도TT) 친해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호흡呼吸의 정의

- 초등학교 때의 개념으로부터 고등학교 때의 개념으로


1. 아주 어릴 때 - 숨을 쉬는 것으로 알고 있다.

2. 어릴 때 - 코, 폐 등의 기관이 관여하며 기체gas의 교환으로 알고 있다. 들숨과 날숨이 있다는 것을 안다.

3. 조금 배우고 나서 - 기체의 교환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인 것으로 알고 있다.

4. 공부를 시작하며 - 호흡이 개체뿐만 아니라 기관organ, 조직tissue, 세포cell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안다.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세포까지 도달함을 안다.

5. 공부를 하게 되면 - Kreb's cycle을 통해 ATP 생성하는 것으로 안다.

6. 공부를 하고 나서 - ATP 생성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물질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랑녀 2004-05-2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제 수준은... 비밀입니다. 밝히면, 다시는 아는 척도 안 하실까봐...

마립간 2004-05-2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적당히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갈대 2004-05-27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 좀 하라는 소릴 들을 때 - 호흡 = 운동이라고 우긴다..-_-;;

물만두 2004-05-2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아버지가 호흡 건강법이란 책을 주셨는데... 넘 어렵습니다. 숨 쉰다는 걸 생각하며 하면 이상하게 힘들더라구요. 참...
 

*  수학자들은 왜 수학을 할까?  - 姜 錫 眞 고등과학원 수학과 교수

얼마 전 어느 국립대학교 수학과 학생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올라왔다.

“수학자는 수학을 합니다. 수학자들은 왜 수학을 할까요?”

학생들의 다양한 답글이 올라왔다.


“더 좋은 이해를 얻기 위해서” “남이 나보다 수학을 잘하는 게 싫어서” “아름답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니까” “어려운 거 해야 폼 나니까” “깔끔하잖아요?” “자랑하고 싶어서”…. (그 밖에 “어느 수학 교수님의 생명력이 흘러넘치는 목소리에 반해서” 같은 믿기 어려운 이유도 있었다. )


덕분에 나까지 왜 수학을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내게는 위에 나온 이유들이 전부 해당되는 것 같다. 문제는 그것들을 나 자신이 실현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나보다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고, 내 목소리에 생명력이 흘러넘치지도 않으며, 폼이 날 만큼 심오한 수학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 것이다.


아니다. 이런 회의와 의문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하루에 열두번씩 느껴온 것이고, 나는 나 자신을 설득시키는 대답이 있다. (이건 아무에게나 함부로 가르쳐 줄 수 없다. ) 진짜 문제는 내가 이런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던 학창 시절의 풋풋함을 잊고 있다는 것 아닐까?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가 있다. 예술가이며 요리의 대가 우미하라와 그의 아들인 지로가 ‘최고의 메뉴’와 ‘완벽한 메뉴’를 앞세워 치열한 요리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지로의 결혼식을 앞두고 우미하라와 지로는 ‘결혼 피로연’을 주제로 감동적인 요리 대결을 벌인다. 우미하라는 최고 중의 최고의 요리로서, 소박한 그러나 정성이 가득 담긴 가정 요리를 내놓는다. 1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천재 우미하라가 세간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불우하게 지내던 시절에 아내가 만들어 내놓은 음식이다. 밥, 무절임, 정어리, 닭간과 모래주머니, 두부, 된장국….


우미하라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해도 지혜를 짜내기에 따라 이처럼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가난을 두려워할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일절 타협 없이 가난을 오히려 즐기며 스스로의 길만 추구해 가면 될 일 아닌가?”


내 능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뛰어난 수학자인 걸로 착각하고 있지만, 내가 존경하는 위대한 수학자 몇 사람과 나와 함께 공부해 온 내 제자들은 보잘것없는 내 실력을 잘 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갈수록 공부하기가 싫어지고 나태해지는 내 모습을 보며 나는 이미 수학자로서의 생명이 끝난 게 아닌가 두려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수학이 멋있고 아름다워서 이 길을 선택한 이후 언제나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내 자신이 얼마나 수학의 아름다움에 감동할 수 있는가, 나는 얼마나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였다.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처음 수학을 시작할 때의 소박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돌아가면 될 것이 아닌가?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권위에 떨고 타인의 비평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자유분방,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 일간지에 실린 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4-05-22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실수! 전 이 글이 마립간님 글인 줄 알았잖아요. 참 지적이다. 생각해서 칭찬해 드릴려고 했더니...암튼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