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름이 닥쳐오니 수영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 새로 편입된 회원들이 많아지다 보니 기존 회원들은 자연스레 자리 이동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우리 반도 그렇게 되었는데 실력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순전히 자리가 부족해서 상급반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다음 주부터~ 선생님 왈, 지금 운동량에 익숙해져서 칼로리 소비가 되지 않고 있으니 좀 더 빡센 데서 수영하라신다. 내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말씀하시던데,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씀??? ㅡ.ㅜ
2. 그래서 오리발을 샀다. 생각보다 비싸더라. 아직 써보진 못했는데 무척 재밌을 것 같다. 커서 들고 다니기는 꽤 불편하겠지만.... 오리발 사면서 귀마개도 샀는데 한 번 써보니 너무 불편해서 다음부턴 못 쓸 것 같다. 귀에 물은 안 들어오지만 엄청 먹먹해서 사람 말소리도 안 들리고 그 이물감과 압력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3천원이나 줬는데 아깝네...
3. 여름이 다가왔고, 칼로리를 더 소비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새겨들으며 훌라후프를 주문했다. 작년에 쓰던 게 망가져서 버렸기 때문이다. 때마침 언니가 훌라후프 소개 페이지를 메일로 보내주지 뭔가. 언니가 보기에도 운동이 절실해 보였나보다. 흑..;;;;
무게가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전에 쓰던 게 얼마의 무게였는지 모르기 때문에 내게는 기준이 없었다. 무거운 게 운동효과가 좋겠거니 싶어서 주문한 것은 2kg짜리.
열라 크고, 열라 무거웠다. 처음에 허리에 대어보고는 이걸 돌릴 수 있을 것인가 고민스러워 한 번 시도하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누가 들어서다가 잘못 맞으면 제대로 다칠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
돌려보니 너무 무겁고 아파서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무릎팍 도사 염정아 편을 보면서 안 떨어뜨리고 잘 버텼다.
문제는 다음 날이다. 멍은 들지 않았지만 엄청 쑤시는 거다. 허리에 각이 잡힐 때마다 비명이 새어나온다. 목요일에 하루 해보고 금토는 시도 못해봤다. 자리 많이 차지한다고 벌써 엄니가 치워 놓으셨다. 내 그래도 자주자주 찾아주리. 불끈!!
4. 1일에 주문하려던 것은 화장품들이었다. 눈화장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가득 담아놨었는데, 지난 부여답사 때 나의 야곱이 가져온 스텐 텀블러에 넋이 나가 모두 비우고 책으로 다시 담았다. 텀블러를 받으려면 지정 도서 포함해서 책으로만 5만원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중고도서는 제외!
뚜껑도 옆으로 돌리게 되어 있어서 기존의 위로 열리는 형태보다 더 마음에 든다. 스텐으로 되어 있어서 설거지도 더 쉬울 것이고 플라스틱보다 마음에 더 안심이 된다. 고양이 친구도 무척 예쁘고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그림을 바꿔끼울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ㅎㅎㅎ
5. 책 주문하면서 dvd도 같이 주문했다.
역사 영화반 애들에게 보여주려고 로빈훗을 골랐다. 리들리 스콧 작품 말고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로. 수요일에 주문하고 편의점 배송을 시켰는데 금요일 밤까지는 도착할 줄 알았다. 하지만 토요일에 도착했고, 나는 토요일 오전에 필요했고... 별 수 없이 집에 있는 다른 걸로 대체했다. 최근에 정조 수업을 했기 때문에 '영원한 제국'을 골랐다. 책은 고3 수능 끝나고 졸업하기 직전에 읽었으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주요 내용은 기억이 났지만 세부 과정은 깜깜했는데 오랜만에 차분하게 볼 수 있었다. 책 읽던 시절에는 미처 몰랐는데 작품에 '유신'이란 단어가 엄청 나온다. 그게 영화에서만 그런 건지 원작에서도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원작자의 의도도 거기에 있었을 거라고 짐작한다. '개혁 군주'라는 이름을 앞세워 정조의 도전을 박정희의 유신과 연결시킨, 개혁을 위해선 독재도 불사해야 한다는 은연 중의 논리가 무척 불편했다. 가만 보면, 안성기는 임금 역으로도 대통령 역으로도 곧잘 출연했다. 뭐, 잘 어울리긴 한다.^^
6. 책 주문할 때 선택 주문한 또 다른 선물은 어린이 용 썬캡이다.
며칠 전에 언니가 다현양 가방 사달라고 메일을 보내와서 주문한 키티와 나란히 두니 하나씩 선물하기 좋겠다 싶은데, 세현군 머리에 저 캡이 맞을런지.... 뒤가 고무줄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쨍기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둘 다 여름 생일인데 나중에 생일 선물 줄 때 더불어 줄 것인가, 당장 내일 줄 것인가 좀 생각해 봐야겠다.ㅎㅎ
7. 어제는 만화가 김지은 샘이 대장암 투병 중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무척 황망했다.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2년 가까이 투병 생활을 하신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잡지 원고를 계속 하셨나보다. 5월에 재차 입원했다가 6월 2일에 퇴원하면서 약이 없다고, 오래 걸릴 것 같다고 글을 쓰셨는데, 당일 저녁에 돌아가셨다. 1970년 생이니까 이제 마흔 조금 넘겼을 뿐인데 이렇게 금세 가시다니.... 2011년 6월호 잡지 표지가 유작이 되어버린 셈이다.
최근 작은 거의 접하지 못했지만 과거 엑스트라 신드롬 그리실 때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즐겨 읽었더랬다. 기사를 보다 보니 얼마 전에 이보배 선생님도 돌아가셨지 뭔가. 향년 58이면 김지은 샘보다는 오래 사셨지만, 그래도 요즘같이 장수하는 시대에는 너무 이른 죽음이다. 남편 되시는 이진주 샘도 안쓰럽고... 두 분 선생님 모두 안녕히 가세요...
8. 며칠 전에 연극 '저승'에 당첨되었다. 때마침 전화가 온 친구가 만나자고 해서 같이 연극을 보기로 했다. 오전과 오후 일을 보고 3시 반에 만나기로 했는데 이 친구가 4시에 온 것이다. 연극은 4시에 시작하는데 말이지...ㅜ.ㅜ 결국 1분 지각했지만 입장할 수 없다고 해서 급 좌절했는데 극단 측에서 7시 공연으로 바꿔주었다. 휴, 다행다행....
연극은 가오싱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버스 정류장을 인상 깊게 보았던 터라 관심이 갔고 경극을 옮겨온 거라고 해서 또 흥미가 갔다.
정사각형 넓은 무대의 양 옆에 반주와 음향 효과를 담당하는 연주자가 앉아 있고, 코러스와 뮤지컬의 앙상블 역할을 해줄 이들도 가장자리에서 극을 시작했다. 내용은 이렇다.
장자의 호접몽에 나오는 그 장주가 미녀 아내의 정숙을 의심하며 자신을 죽은 것으로 위장한 채 초나라 귀공자로 아내 앞에 나타나 그녀를 희롱한다. 오래도록 독수공방했던 그녀는 초나라 귀공자에게 마음을 주고, 그가 병을 고치기 위해서 갓 죽은 자의 뇌수가 필요하다는 말에 남편의 관에 도끼를 꽂는다. 때마침 남편은 관 속에 들어가 있다가 뛰쳐 나오고 모든 것이 남편의 계략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장주의 부인은 스스로 도끼를 찍어 죽고 만다.
저승에 도착한 그녀는 자신이 속아서 이렇게 죽게 된 억울한 사연을 말하지만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고 공정한 재판은 진행되지 않는다. 도리어 혀를 잘리고 연옥에 갇혀 긴긴 고통 속에서 허덕이면서 작품은 끝이 난다. 저승에서조차도 불합리하고 억압받는 여성의 삶이 잘 묘사되었다.
초반에 장주의 아내 희롱하는 장면은 무척 코믹스럽게 진행됐지만, 저승으로 들어간 이후로는 웅장하면서 공포스런 느낌을 잘 조화시켜냈다. 어찌 보면 뮤지컬 같고 또 마당극 같고 경극같기도 한, 여러 가지 공연 예술이 조화롭게 섞여서 진행되었다. 조연들이 마치 관객인 것 마냥 무대를 향해 야유도 보내고 지지도 보내고 경고도 보내는 모습이 재밌고 신선했다.
다만 한 가지 옥의 티라면, 내 옆에 앉은 남자가 지나치게 오버하며 웃어댔다는 거다. 아직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고 아무 대사도 없는 때에도 못 견디겠다는 듯 꺽꺽 소리를 내며 웃는데 짜증나서 혼났다. 배우들 중에 지인이 있어서 응원하는 티를 내려고 그런 것인지, 바람잡이 용으로 극단측에서 투입한 사람인지, 순수한 관객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당신의 오버스런 반응이 여러 사람 관람 분위기를 망쳤다는 것을 제발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9. 친구랑 늦은 저녁을 먹으며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눈화장 얘기를 했다. 스모키 화장을 해보고 싶은데 친구의 다음 말이 나를 갈등케 했다.
"스모키 화장에 걸맞는 옷도 입을 거야?"
아, 그건 생각 못했는데... 그간의 패션을 고려할 때 스모키 화장과 어울릴 수가 없구나. 곤란해....
게다가 내가 생각하는 의미의 스모키 화장은 스모키가 아니라 그냥 아이라인 찐한 거라고 친구가 수정해 준다.
그런가? 그럼 스모키 말고 아이라인에 도전해 보겠소.
10. 높은 굽 구두 신고 종일 다녔더니 발에 물집 잡혔다. 아프다. 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