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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랄라! 1 - Yami 먹고 그리다
얌이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품절
이 책의 주인공은 코알라. 유칼리나무 잎을 먹는 그 코알라와 달리 진화한 변종 코알라. 맛있는 것을 만났을 때는 황홀한 표정으로 '코알랄라!'라고 외치는 단순한 녀석이다.
다음에서 연재된 것으로 아는데 가볍게 볼 수 있는 내용이 주로 담겼고, 추억을 자주 자극하는 특징도 갖고 있다.
사진을 크기에 견주어 합쳐 놓았더니 순서가 조금 섞여 있기는 한데 그냥 진행하기로 하자..;;
대공원에서 가장 재미없는 놀이기구가 대관람차라고 생각했다. 너무 느리고, 한 바퀴 다 돌기 전에 나갈 수도 없고, 그야말로 속 터지는 놀이기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드라마나 만화 등, 남녀의 데이트 코스로 등장하는 놀이공원에서 대관람차는 그야말로 '키스 타임'의 공식 자리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걸 알고 나니 어쩐지 더 못마땅해짐...;;;;
그런데 작품 속에서 에버랜드 대관람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참 섭섭하다. 추억과 로망의 대상은 될 수 있었어도 상업적 돈벌이에는 적당하지 않은 기구였으니 말이다.
뭐, 에버랜드 말고도 놀이공원은 더 있으니까...;;;
첫번째 에피소드가 바로 저 소세지였는데, 완전 재밌었다.
소세지 껍질 까느라 이빨 나갈 뻔했던 기억이라든가, 빨간 줄이 주는 편리함에 황홀했던 기억, 치즈 소세지의 짭쪼름한 유혹 등등.
그리고 오른쪽 사진의 티라미수는 직접 만들어보고픈 욕망을 끓게 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게 얌이의 설명이고, 해보진 않았지만 내 생각에도 비교적 쉬워 보였다.
얌이의 첫번째 작품과 두번째, 그리고 프로의 솜씨를 비교해 놓았는데 사진을 보니 그냥 사먹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며칠 전 형부 생일에 먹은 케이크는 티라미수였는데 생크림 케이크에 비해서 버리는 부분(생크림)이 적어서 좋았더랬다.
혹시 내가 케이크를 만들게 되면 가족 생일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설칠지도 모르겠다. 식구들은 반가울까, 괴로울까???
웹툰 연재다 보니 독자 반응들도 재밌다.
대개는 한밤중에 보는 바람에 기껏 운동한 보람도 없이 뭔가를 먹고 말았다는 성토 아닌 성토가 많을 것 같은데, 저렇게 재치있는 반응들도 곧잘 올라오나 보다.
오른쪽의 보라돌이는 진정 우주 색감이 아닌가!
며칠 전 읽은 마녀 위니와 우주 토끼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 색깔이기도 하다.
얼마나 맛있으면 내 안의 우주를 느낄 것인가? 궁금타!
여러 에피소드에 걸쳐서 등장한 딸이 아저씨도 참 재밌었다.
자기 키가 작은 것은 제 종족의 숙명이거늘,
때는 21세기여서 개량된 우월한 기럭지의 딸기들이 속출! 퇴물 딸기로 낙인 찍혀 버린 안타까운 아저씨다.
결국 어리버리 코알라의 손에 들어가 딸기 잼이 되었고, 그것도 끝까지 먹히지 못하고 병 바닥에 남아 뚜껑에 먼지 앉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코알라의 일과를 지켜보며 속 끓이는 아저씨.
원래 코알라라는 동물이 하루 20시간을 잔다고 한다. 하핫, 아저씨 속 그만 끓이세요. 게으른 게 아니라(어쩌면 게으를지도!) 본성이래요!
오른쪽 그림은 봄나물 캐러 간 4인의 에피소드였다. 나물 캐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는데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나니 다듬기가 남았던 것. 이때의 효과음은 그야말로 '두둥!'
어머니의 포스가 제대로 느껴진다.
그렇게 힘들게 다듬은 나물들이 대변신을 했다. 아유 봄냄새가 파릇파릇하네.
게다가 옆의 비빔밥은 끝내 나의 식감을 제대로 자극해서 어제는 오곡밥에 갖은 나물을 다 섞어서 비빔밥을 해 먹었다. 밥이 찰져서 잘 안 비벼졌고, 계란은 반숙으로 한다는 게 실패해서 완숙이 되었지만, 그래서 역시 잘 안 비벼져서 더더더 매웠지만, 그래도 어찌나 맛나던지! 내일쯤 한 번 더 해먹을 생각이다. 이렇게 하니 나물도 잘 먹힌다.
엄마표 밥상 편!
만화가들의 생체 리듬은 몰아서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밥때를 잘 놓치곤 한다.
그럴 때 일주일에 한 번 들러주시는 엄마는 그야말로 신의 손이자 은총!
미리 준비해 온 3색 찬합을 내려놓고 새로 밥을 짓고 김치찌개를 끓인다.
달걀은 적은 노동으로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요리계의 필수 아이템!
진정 엄마의 권능은 무한하달까!
사진 속 계란찜과 황태 콩나물국에 군침이 돈다.
엄마표라 더 따뜻하고 맛있는 저 식단은 게다가 사랑까지 담아 건강까지 챙겨준다.
바나나 쇼크라는 게 있었다.
바나나가 뭐예유? 라는 책도 있는데 처음 우리나라에 바나나가 소개 되었을 때의 열풍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어릴 때 바나나 먹어보질 못해서 난 그런 기억이 없음..;;)
코알라네 집이 동남아로 여행갔을 때 바나나가 식단에 왜 없냐는 질문에 너무 싸서 취급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1차 쇼크였고, 큰 바나나는 코끼리에게나 준다는 말에 2차로 쇼크를 받는다.
아마 이 바나나 충격은 많은 사람들이 받았을 것이다. 지금은 참 흔해졌고, 싸졌음에도 금세 물러서 한송이 사려면 고민스러운 과일. 아, 나의 실패해버린 바나나 다이어트가 생각나는구나...ㅠ.ㅠ
책을 무척 재밌게 읽었다. 하루에 한 편씩 가볍게 읽다가 어제는 신나서 몰아서 다 읽어버렸다. 공감가는 이야기도 많고, 재생되는 추억도 즐겁고, 해보고 싶은 음식도 막 생긴다. 2편도 날 기다리고 있으니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