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전에는 조금 울적했다. 어제 올린 글이 신경쓰여서 소심한 인간이 시무룩했고, 이력서를 한 통 쓰면서 또 잠시 울컥했고, 괜시리 마음이 허해서 이리저리 방황 모드.
2. 그러다가 원어데이를 클릭했다. 며칠 전에 웬디님의 구이 돋는 페이퍼에서 본 사이트. 오늘의 물품은 직소 퍼즐이다.
야광 기능도 있다 하니 훌륭하지만 별로 땡기지 않았고, 그 아래 클림트 게 무척 구미가 당겼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다. 전에 나무 그림 팔 때 가운데 토막만 사뒀는데 퍼즐로 만들어 놓으면 더 멋질 것 같았다.
3. 내친 김에 예전에 사서 딱 한 번 맞추고 다시는 손 못댄 세계지도 퍼즐을 위해서 액자만 따로 구입했다. 그게 벌써 5년도 더 전의 일인데, 남친 생기면 같이 사이좋게 맞추겠다는 포부는 이제 포기. 하긴, 이승환 DVD에 들어 있더 에그로봇 입체 인형도 같은 이유로 남겨놨지만 여태 완성하지 못했다. 그냥, 나 혼자 하자. 치매 예방에 좋다니 엄마께도 추천하면 좋겠다. 허리 아프다고 싫다고 하실 것 같지만... 하여간, 빨리 도착했음 좋겠다. 유치해도 궁금한 마이 프린세스를 틀어놓고 한 조각 한 조각 장인 정신으로 맞춰주리라!
4. 허한 마음에 자꾸 군것질을 했다. 오늘따라 평소답지 않게 집에 먹을 게 많았다. 주섬주섬 먹다가 팝콘 생각이 났다. 봉지째 전자렌지에 넣고 2~4분 돌리면 되는 거라고 적혀 있다. 오, 쉬운 걸!
톡톡 터지는 소리가 3초 이상 들리지 않으면 전자렌지를 끄란다. 그래서 톡톡 소리가 계속 나니까 계속 돌렸다. 꺼내보니 이렇다.
털썩!
드물게 타지 않은 게 있어서 먹어보았지만 쓰다. 몇 개 더 먹어보았지만 역시 쓰다! 버렸다.ㅜ.ㅜ
주방에 탄내가 진동을 해서 몇 시간을 환기시켰다. 욕만 먹었다...;;;;
5. 며칠 전에 '달출판사' 주문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내가 뭘 주문했다는 거지? 하고 의아해 했는데 그날 도착한 책은 '신과 함께'다.
신과 함께는 '애니북스'인데 달출판사와 관련이 있나?
아님 그 문자는 그냥 잘못 온 건가? 궁금한데 물어볼 데가 없다.
신과 함께는 서평단에 당첨됐다. 서평단에 응모한 건 참 오랜만이다. 꼭 되고 싶었고, 안 되면 내가 사려고 했다. 기분 좋게도 당첨이 되었지만. 그러니까 이 책은 2011년에 내가 받은 첫번째 선물이 된 거다.
6. 지난 주에 보충 처음 시작할 때 학생이 재밌게 보고 있다며 내게 추천한 책이 있다.

대한 제국 시절의 첩보 기관이라... 궁금하다.
볼만한 역사소설이 참 많다. 반갑다.
7. 어제 편의점에서 책상자를 찾아올 때, 낮 시간 알바하시는 분이 책 꽂을 데가 있냐고 물었다. 사실, 이젠 없다고 대답했다. 반성하고 있다고... 근데 말로만 반성했다. 구매 리스트를 보니 22개만 더 구입하면 알라딘 구입 물건이 2000개가 된다. 심히 민망하다. 못 읽고 쌓여 있는 책이 너무 많다. 2000개를 넘기기 전에 책장에 여유를 만들어야 하겠다.
8. 보일러가 말썽이어서 기사님을 불렀다. 외관 파이프는 겨울에 담요로 덮어야 한다고 알려주신다. 그 정도도 안 한 건 세입자 잘못이라고 엄마가 혼나셨다나...;;;
9. 기사님이 '예약' 기능도 알려주셨다. 우리 집은 너무 온기가 없단다. 예약 기능을 이용하면 1시간 예약시 15분 돌아가고 1시간 쉬고, 다시 15분 돌아가고 1시간 쉬는 패턴이란다. 오홋! 그런 거구나. 여태 몰랐다. 우린 밤에 자기 전에 보일러 잠깐 돌리고 잘 때는 껐는데 이젠 훨씬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 역시 배워야 된다. 그런데 뭘 모를 때는 뭘 모르는 지도 모를 때가 많아서 묻지도 못할 때가 많다. 안타깝게시리...
10. 드디어 머그컵 이벤트 결과가 발표됐다. 얼라, 내가 1등이다. 급 정색했다. 민망해서 혼났다. 이게 아닌데...
난 즐찾 해놓은 서재의 컵자랑만 보아서 1등한 사람의 컵사진을 보고 싶었다. 무척 궁금했다. 날짜도 적어놓고서 기다렸는데 그게 내가 되어버렸다. 이럴 줄 알았음 꽃팔리게 왜 발표 안 하냐고 자꾸 묻지 않았을 거다. 정상적인 순서였으면 뜻밖의 행운에 감탄하며 기쁨을 만끽했을 텐데 지금 난 속상하다. 이건 내가 에스프레소를 못 마시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뭐, 그것도 속상하긴 하다...;;;) 어쩐지 잔치 집에서 신나게 놀다가 마지막에 접시를 엎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