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섬세한, 7세 남아에게 좋은 그림책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림책을 많이 보긴 하지만 나 좋은 것만 골라보았던 터라 맞춤형 책이 뭐가 있을까 고민이 되었어요. 언니한테 문자 한통을 날렸지요. 언니도 난감해 하더이다. 언니가 보내준 리스트에는 내가 아직 읽지 못한 책도 있어서 다 포함시키진 못했고요.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더해 보았어요. ♥
가부와 메이 시리즈는 모두 여섯 권 짜리에요. 참 따스하고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이 생겨버리는 그런 책이지요. 만화영화도 만들어졌는데, 애니는 아직 보지 못했어요. 거칠고 투박한 그림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사랑스럽고 따스한 그림책이에요.





병관이 시리즈예요. 순서까지는 모르겠는데 똑같은 두 남매가 주인공이지요. 딱 고만한 나이 때의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잘 그려냈어요. 보다 어른스럽지만 그래도 아이일 수밖에 없는 누나 지원이와 떼쟁이 남동생 병관이의 아웅다웅 토닥토닥 이야기가 따스합니다. 꼭 이어서 볼 필요는 없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한 권을 골라도 좋겠어요.

미야니시 타츠야는 기발한 발상을 보여주곤 하는 작가예요. 저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나중에는 콧날 시큰하게 만든답니다. 거대 공룡 티라노 사우르스에게 이런 사랑스러움을 부여하다니, 작가님의 세계가 참으로 근사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자매품(?)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도 훌륭합니다.
상식 속의 동물을 벗어났으니, 패러디 그림책도 재밌을 거예요. 7세 아이라면 명작동화를 한참 읽었을 법하니, 책 속에서 등장하는 이야기 속 이야기를 몇 개씩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난 이렇게 조금은 다른 주인공들에게 마음이 많이 끌리나봐요. 이번엔 사자 이야기에요.
동물의 왕 사자가 작아져버렸어요. 커다랗고 무서운 사자라면 아무 말 못하겠지만, 작아진 사자에게는 할 말이 많은 동물들이 있을 거예요. 그네들의 속 이야기를 들어보아요. 참 사과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이라면 감정이입이 더 자유로울 거예요. 사자의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아요~
그 또래 아이들에게 제가 참 많이 선물한 책이에요. 안데르센의 이야기도 훌륭하지만, 김동성 작가님의 그림은 또 얼마나 마음을 설레게 하던지요. 그림책 보는 재미가 솔솔한 인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요. 이 책을 펼쳐들면 나이팅게일의 고운 노래 소리가 내게도 들릴 것 같아요. 욕심많은 임금님이 아닌, 나눌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자고, 교훈도 충분하지요.
이 작품은 정말 놀라웠어요. 작가가 열두 살에 그린 작품을 조금 손 봐서 열 아홉에 출간된 책이거든요. 나와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걸 유쾌하게, 그리고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에요. 작가의 또 다른 책을 수년 째 기다리고 있는데 통 소식이 없네요. 번역이 안 된 건지, 작가님이 더 이상 작품 활동을 안 하는 건지 저로선 알 수가 없네요.^^;;;
나는 '글 없는 그림책'을 참 좋아해요. 데이비드 위스너는 그 분야에서 단연코 최고지요. 이상한 화요일도 글자 하나 없이 사람을 얼마나 신나게 만드는지 몰라요. 저런 이상한 나라의 놀라운 화요일을 만나고 싶어요. 어쩌면 그림 속 할머니처럼 우리가 모르는 새 지나갔는지도 몰라요. 언젠가 우리 차례가 올지도...
너무 감상적이었나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등장하는 이 책도 참으로 수작이에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직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야기도 맛깔나고, 그림은 더 군침 돌지요. 이 책 보고 나면 짜장면이 더 맛있어 질 거예요.
마지막 추천작은 오래오래 사랑받고 있는 '엄마 마중'이에요. 글자는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그림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요. 저 볼빨간 꼬마 아이는 엄마를 만났을까요? 날씨가 추워지는 이때에 더 어울리는 분위기의 책이에요. 이 책은 제목도 참으로 마음에 들어요. 가슴이 차오르는 느낌이랄까요.
삽입된 책은 10권이 넘지만, 시리즈를 하나로 묶어서 내 맘대로 10권의 리스트랍니다. 다정하고 섬세한 아해의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