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밤새 잠이 안 왔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가 새벽 5시가 넘어서 잠들었다. 고작 한 시간 자고 출근을 하니, 직장 동료가 잠 못 잤냐고 대뜸 얘기한다. 아, 티가 나는구나. 역시 나이는 못 속여....;;;;;; 

딱히 어떤 잠 못 들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심난한 일들은 늘 있었고, 그날따라 마음이 무거웠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던... 

다행히 어제는 수능 전날이라고 1시 퇴근이 가능했고, 일단 약속이 있었던지라 명동으로 향했다. 누굴 만나려던 건 아니고 티켓을 받으러 간 거였다. 다음 주 토요일에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이승환 미니 콘서트가 있는데, 친구 와이프가 신세계 근무인지라 표를 얻으러 간 것. 기프티 콘으로 구매한 던킨 도넛츠 세트를 사들고 백화점에 들어갔는데, 분명 5층 건물이었건만 12층을 올라가라고 해서 당황했다. 새로 지은 건물이 연결되어 있는 것도 모르고...;;; 

티켓만 받아서 되는 게 아니라 무슨 포인트 카드를 만들어야 한단다. 신용카드가 아니고 캐쉬백 되는 그냥 카드인지라 그 자리에서 만들었다. 사은품으로 쓰레기통도 주더라. 

제법 컸다. 들고 다니느라 좀 애먹기도...;;;; 

그래도 색이랑 디자인은 마음에 든다. 언니 쓰라고 주긴 했지만. 

그리고 이어서 충무로에 있는 대한극장으로 향했다.  

영화 바스터즈를 같이 보기로 한 샘이 배신 때리고 먼저 보고 오셨다..ㅜ.ㅜ 

때마침 포인트로 한 장 예매할 타이밍이 되어서 조회해 보니 모자라는 거다. 이상하다... 알아 보니 시간 여행자의 아내 보았을 때 포인트가 누락되어 있다. 극장에 전화해서 적립 받았다. 근데 미안하다곤 안 하더라. 칫! 

암튼 명동에서 대한극장까지는 한 정거장 거리니까 충분히 걸어갈 수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하필 굽이 좀 높았고, 쓰레기통은 너무 컸고, 바람은 매섭게 불고 있더라는 것.  

게다가 내가 선택한 길이 중간에 남산 쪽이던가... 어디로 빠지는 길이어서 내가 갈 길로 갈 수 없게 되어 있는 거다. 아, 여기서 저 건너로 가려면 어케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더라는.... 그래서, 그냥 지하철 탔다. 고작 한 정거장을....;;; 

그리하여 보게 된 영화 바스터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를 처음 본 것 같다. 소문만 무성하게 듣고.  

영화는, 좋았던 것 같다. 잔인한 몇 장면에선 눈을 돌려야 했지만, 장과 장을 나누는 거라든가, 깔려 있는 음악이라든가, 브래드 피트의 유머러스한 연기가 좋았다.  

시원하다고 해서 나치 녀석들만 다 때려잡고 그걸 도모한 친구들은 모조리 살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어서 좀 당황하기는 했다.  

그리고 잠을 거의 못 자고 나갔던 하루인지라 초반 한 시간은 졸음과 싸우느라 무지 애먹었다. 극장만 가면 조는 나..ㅠ.ㅠ 

결국 어제 집에 와서는 밤 12시 넘기고는 쓰러져 잠들어서 오늘 아침 10시 가까이 되어서 일어났다. 그래서 지금은 잠이 안 오고 있다능...;;;; 

오늘은 다락방님과 맛난 삼겹살과 달달한 캬라멜 마끼아또를 먹으며 멋진 데이트를 즐겼다. 나의 싸랑 다락방님~

너무 웃어서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해진 기분이다. 다른 사람을 이렇게 실컷 웃게 만들다니, 정말 복 받으실 거다.^^ 

그리고, 다락방님께도 자랑질 했던 내 만보계. 



그제 불현듯 만보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는 주문해서 어제 받았다. 그리고 오늘 강남역으로 출발하면서 허리에 차고 갔다.  

황태경색 라임색이다. ㅎㅎㅎ 

그.런.데.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탄 게 내 잘못이다. 10시가 넘었는데 그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ㅠ.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무사히 사당 역에 내려서 넓직한 공간에서 편히 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내 만보계가 없다. 2호선 안에서 마구 치일 때 떨어뜨린 것 같다. 아, 반나절 차고서 잃어버리다니....흑흑... 

저게 2,500원에 배송료 2,500원이어서 5,000원에 샀다. 저렴하니 좋았다. 하나 더 사도 만원이지만.... 

2.500원짜리를 만원에 쓴다는 생각이 들 게 아닌가.  

그치만 주홍색도 이뻤는데... 음... 하루 더 고민하고 다시 살지를 결정해야겠다. 아, 내 예쁜 만보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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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1-13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보계 그것 참 잃어버리기 쉽겠더라고요. 다린이도 지금 몇개 째인지 몰라요. 잠을 얼마나 험하게 자는지 온 방을 이동하면서 잔다고 했더니, 요즘은 잘 때도 허리에 차고 자더군요. 정말 그런가 봐야겠다면서요 ^^
어제 밤, 또 잠을 설치지 않으셨길 바래요.
하루만 잠을 못자도 누가 알아볼 때는 그래도 낫지요. 저는 그래도 아마 아무도 못알아볼걸요? 왜냐하면 잠을 푹 잔 날도 잠을 못 잔 날 얼굴 같기 때문에요 흑흑...
얼굴에 주름이 생길 정도로 상대방을 웃게 해주는 사람, 참 좋지요. 그렇게 웃어주는 사람은 또 얼마나 좋아요. 누군가와 만나서 웃음이 끊기질 않는다면 잘 통하는 사이인거예요. 아무리 근사해보이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대화가 자주 끊기고 웃을 일도 없고, 그렇다면 그 사람과 나와는 어딘가 안 맞는다는 것이지요 (이거, 선을 열심히 보고 다니는 결혼 전 후배들한테 제가 자주 하던 얘기인데...^^)

마노아 2009-11-13 12:04   좋아요 0 | URL
여분 포함해서 여러 개를 주문할까봐요. 이렇게 자주 분실할 수 있는 녀석이라니...ㅠ.ㅠ
깊은 주름마저 사랑스럽게 만드는 통쾌한 웃음, 그런 웃음을 줄 수 있다니, 너무 멋진 사람이잖아요.
맞아요. 침묵이 도도히 흘러도 편안할 수 있는 상대라면 정말 내 좋은 사람이지요.
아, 오늘도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푸석푸석하기 이루 말할 데가 없어요.
그래도 일단 수업은 다 끝났다는 것에 위안을...^^;;;;

같은하늘 2009-11-1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쓰레기통 그냥 봐도 좀 커보입니다. 저것을 들고 명동 길을 걸어 다니셨다니...ㅋㅋ
그나저나 아까운 만보기 어쩐답니까? 여기저기 만보기 살 사람을 모집해서 배송비라도 아까면 좀 덜 서운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다락방님과 즐거운 데이트에 한바탕 웃으셨다니 주름살 몇개 늘어났들 어떻겠어요.^^

마노아 2009-11-13 12:05   좋아요 0 | URL
치마 곱게 차려 입고 저 쓰레기통은 정말 아닌 거죠? 아, 구둣발이 문제가 아니라 쓰레기통 때문에 택시라도 타야 마땅했던 거군요.^^;;;
만보계는.. 안습이에요. 수령 확인도 아직 못한 제품을 분실하다니...ㅜ.ㅜ
다락방님 만난 기쁨을 만보계가 약간 훼손했지만, 그 정도는 스크래치지요. 우헤헷^^

후애(厚愛) 2009-11-1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레기통이 정말 크네요.
저걸 어떻게 들고 다녀셨어요.^^
많이 불편했을 것 같아요.
만보계 정말 귀엽게 생겼는데 그걸 잃어버리시다니... 너무 아까워요.ㅜㅜ
저도 마노아님과 단둘이서 데이트 하고 싶어요~~~^^

마노아 2009-11-13 12:06   좋아요 0 | URL
색깔별로 다 구입해버릴까, 막 이런 생각도 들고 있답니다.^^;;;;
잃어버리지 않게 목걸이로 만들면 좀 흉하겠지요? 주머니에 넣어도 제대로 체크가 되는 것일까,
고리를 달아서 그 옛날 삐삐 줄처럼 만들어야 하나... 별 고민을 다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한국 나오시면 우리 오붓한 데이트를 즐겨요.^0^

카스피 2009-11-1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노아님 일단 걸어보세요.저도 요즘 이것 저것 삶의 고민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어제 밤에 찬 바람을 쐐며 한 10키로를 걸었읍니다.뭐 두시간 정도 걸리더군요.다리가 아프고 피곤해선지 곧바로 쓰러져 자버렸읍니다 ^^;;;

마노아 2009-11-13 12:06   좋아요 0 | URL
아이 참, 제 이름은 '마노아'인데 자꾸 '미노아'라고 부르시공...^^
10km면 어마어마하군요. 그 전에 제가 기절할 것 같아요.
암튼, 적절한 운동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만보계 달고 열심히 걸으려고 했는데 파토가 좀 나긴 했지만, 적절한 운동을 기억하겠음돠!!

웽스북스 2009-11-14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왜 둘만 만나고 그래요 ㅜㅜ

마노아 2009-11-15 00:33   좋아요 0 | URL
우리 겨울에 같이 뭉쳐요~ 웬디님 직장이 강남일 때 만났어야 했는데, 그게 좀 아쉽네요.^^
아님 웬디님 자주 가는 불라도 좋구요.^^

antitheme 2009-11-15 20:38   좋아요 0 | URL
제직장은 아직 강남역인데 ^^;;

마노아 2009-11-16 00:10   좋아요 0 | URL
오, 안티테마님은 국내에 계시다는 게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ㅎㅎ

marine 2009-11-1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보계, 완전 예뻐요. 쓰레기통도 왠지 세련돼 보이고... 만보계는 어디서 사셨어요?

마노아 2009-11-15 13:38   좋아요 0 | URL
인터파크에서 샀어요. 저렴한데 이쁘기까지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