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월,화,수 3일 동안 중고샵에 책이 미친 듯이 올라왔다. 한 번에 그렇게 몇 천 권씩 올라오는 건 처음 봤다. 

눈도 같이 휙휙 돌아가고, 광 클릭질과 함께 타타타타 주문을 했는데, 그 와중에 같은 책 두 권 주문하는 만행도 저지르고...;;;;(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황금가지판은 표지가 모두 같고 번호로 구분을 해야 해서 좀 헷갈릴만 하다. 핑계는..... 암튼 한 권은 반품했다..;;;;) 

그리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깜깜무소식. 

다시 이번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미친 듯이 올라오는 책들의 향연. 

으아아아아, 이젠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분야별로 클릭질! 

먼저 만화, 역사, 유아, 어린이, 인문에 마지막에 문학... 

그러다 어제 만화 코너에서 에로이카 1권부터 11권까지가 올라왔다. 순간 눈 번쩍! 베르사유의 장미로 유명한 이케다 리요코의 나폴레옹에 관한 책이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역사 만화!

잠시 고민을 했더랬다. 14권 완결인데, 절판된 책이라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지금 놓치면 언제 다시 만날까 싶어 일단 주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품질무보증이라 책은 11,000원인데 배송료를 아끼려면 추가로 다른 책을 더 넣어야 했다. 그래서 나의 야곱의 책 두 권과 패트리샤 폴라코의 동화책도 한 권 추가해서 주문 완료.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나서 슬금슬금 다시 중고샵에 들어가봤더니 아까 안타까워했던 에로이카 12권부터 14권 완결까지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아씨.... 등록할 때 잘라서 올렸나 보다. 시리즈는 몰아서 올려주시지...ㅜ.ㅜ  

앞서 주문한 것을 취소하고 몰아서 같이 주문하면 좋겠지만, 이미 출고 완료 되어주시고.....;;;;

그래서 다시 또 고민 시작. 책은 3천원인데 배송료를 안 내려면 새 책을 포함시켜서 만원을 넘기든가 아니면 중고책을 더 넣어서 2만원을 초과해야 한다. 아놔, 담달 카드값은 어쩌라고....  

그래서 나름의 편법. 보관함에서 배송 날짜가 제일 긴 책을 하나 고른다. 그리고 같이 주문을 넣는다. 금요일에는 알사탕 천 개와 함께 만화 김대중을 주문할 예정이므로 밤 12시까지 버티는 게 목표. 

배송 기간이 긴 녀석을 집어 넣은 탓에 다행히 상품 준비 완료로 안 넘어갔다.  

그리고 12시 땡 치자마자 주문 취소하고 만화 김대중 1권과 에로이카 3권을 주문해서 오늘 당일 배송을 받았다.  

2주 동안 중고책에서 지른 게 너무 어마어마해서 오늘은 하루종일 중고샵에 들어가질 않았다. 들어갔다 하면 살 게 보이고, 욕심이 나고 안 사고는 못 버티니, 안 보는 게 상책이었다. 그 사이 내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책이 올라왔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애써 누르며! 

그리고, 지금 또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 주 창비에서 전화가 왔다. 계간지 정기 구독하시라고. 내가 창비 온라인 회원이어서 무작위로 전화를 한 게 아닐까 싶다. 한참 얘기하는데 둘이 뭔기 핀트가 안 맞다. 그쪽은 계간 창비를 이야기하고 난 계간 창비 어린이를 얘기하고 있었던 거다. 사실 그 무렵 고민을 좀 하고 있었다. 올 한 해는 개똥이네 놀이터를 정기구독했는데 책이 훌륭하긴 하지만 월간지인지라 책값이 장난아니게 비쌌다. 1년 다시 연장해줄 엄두가 안 나는 거다. (내가 읽은 게 아니라 언니가 읽었다. 조카는 몇 개씩 골라서만 읽고...) 

창비 어린이도 평이 좋던데, 계간지여서 일단 값이 싸다는 게 강점! 

그래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제 다시 전화가 온 거다. 버스 타고 집에 오는 동안. 사람도 많고 소리도 잘 안 들리고... 뭐라뭐라 하시는데 사은품 책을 고르라는 거다. 불러준 책들은 엄마를 부탁해, 도가니, 위저드 베이커리인데 모두 내가 본 거였다. 다른 거 없냐고 하니 신간 중에 어떤 책이 좋다고 또 뭐라하신다. 잘 들리지를 않으니 알아들을 리가 없고... 

그래서 집에 가서 고를 테니 메일로 보내 달라니까 일단 택배 보내줄 테니 다시 변경하라신다. 내가 맘 바꿀까 봐 얼른 잡고 보려는 속셈? 

사실 난 2년 정기구독을 할 것인가 1년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분이 너무 급하시다. 

그리고 어제 책이 도착했다.   음. 완벽한 신간이다. 게다가 작가의 첫 소설.   

온라인 서점을 클릭클릭해 봐도 리뷰가 전혀 없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얼마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줄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거다.  

창비 홈페이지 들어가 보니 내가 보고 싶은 책도 더 있구만...ㅜ.ㅜ 이를 테면... 

요런 책들.  

이벤트 내용을 찾아 보니 2년 정기 구독이면 책 3권을 보내 주고, 내가 추천하는 한 사람한테 1년 동안 창비 어린이를 보내준단다. 오호라, 이건 참 구미가 당기는 선물인걸?  

책도 저렇게 세 권 받으면 딱 좋겠는데, 일단 한 권이 먼저 도착해 있고, 지금 나는 1년 구독을 할 것인지 2년 구독을 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그렇다고 이미 온 책을 다시 보낼 순 없잖은가. 저 작가의 첫 책을 내가 처음으로 읽고 리뷰까지 쓰면 오히려 내게 영광일 수도 있겠는데, 워낙 읽은 책 쌓여 있는 와중에 바로 손이 가질 않는다. 미안하게도. 

오늘 하루 중고샵에 안 들어갔다고 막 대견해 해주려고 했는데 다른 데서 또 책 고민이다. 이 쓸데 없는 욕심. 

그래도 이번에 구해서 다행이었던 책은 요것. 

이미지도 안 뜬다...;;; 침묵의 함대 6권. 수년 전에 내 친구가 이 책 32권을 빌려갔다가 6권 한 권만 집에 두고 나머지만 갖고 온 거다. 정확히는 2년 전 추석 때였구나. 그리고는 곧 장가를 가버려서 자기 원래 집에 있던 책을 갖다줄 생각을 안 하는 거다. 이 책은 절판된 지 오래고 시리즈도 길어서 한 권만 찾아 맞추기 어려웠는데 수요일에 올라와서 이 책 때문에 또 중고책 구매...(책값은 천원. 그러나 얼마치 샀더라??)  

 

그밖에 이런 책들..

 

  

 

갤러리 페이크는 시리즈가 이렇게 길 줄 몰랐다.  

내가 구한 건 이빨 빠진 1.3권 이건만... 검색을 먼저 해볼 걸...;;;; 

모두들 내 보관함에 있던 것들이 위로 떠올랐다.  

오늘은 그동안 모인 상자 중 깊이가 좀 되는 녀석들만 접어서 임시 책장을 만들었다. 켁! 

담주에 홍대 와우 북 페스티벌에 가면 또 욕심이 생기겠지? 

궁금한데, 재밌을 것도 같은데... 참아야 할까?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9-09-1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중고샵 때문에 미치겠어요. 벌서 두 번 왕창 주문하고, 또 장바구니 가득차 있음 ㅠㅠ 전 보관함에 있는것만 비워도 이래요.

마노아 2009-09-18 21:35   좋아요 0 | URL
9월에 알라딘 주문만 13건. 반성 중이에요..ㅜ.ㅜ 중고샵은 헤어날 수 없는 늪이에요...-_-;;;;;

무해한모리군 2009-09-1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갤러리페이크 전질을 사려고 했는데, 이제 절판이라 좌절중 ㅠ.ㅠ

마노아 2009-09-18 21:48   좋아요 0 | URL
헉! 절판이에요? 그런 것도 모르고 이빨 빠진 책을 겁도 없이 먼저 사다니..ㅜ.ㅜ

머큐리 2009-09-1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비슷하군요...여기서 위안을 받습니다...ㅠㅠ

마노아 2009-09-18 22:00   좋아요 0 | URL
우리가 여기서는 '정상'군에 속할까요? 아..ㅠ.ㅠ

카스피 2009-09-1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정말 열심히들 사시네요^^
저는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 솔라리스 양장본을 놓친게 후회되네요^^

마노아 2009-09-18 22:01   좋아요 0 | URL
사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못 쫓아가서 문제지요. 보관도 힘들구요...;;;;
원래 놓친 것은 두고두고 생각나요.^^

꿈꾸는섬 2009-09-18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기훈련, 싫어요.ㅠ.ㅠ 저도 애거사크리스티 올라오는거보고 사고 싶었지만 눈 딱 감고 참았답니다. 마노아님이 챙기셨군요.ㅎㅎ

마노아 2009-09-18 23:34   좋아요 0 | URL
하하핫, 그 사람이 저였네요.6^^ㅎㅎㅎ

같은하늘 2009-09-1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얘기들 때문에 전 중고샵 안들어가요.^^
창비어린이 좋은 내용 많지요? 함 보고싶네요...
창비홈으로 가봐야지...

마노아 2009-09-18 23:34   좋아요 0 | URL
오, 현명하신 선택이에요.^^
창비 어린이, 좋은 책이에요.^^

2009-09-19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9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9-1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가 올라왔기에 잠시 눈독을 들였다가 에잉~ 하고 접었는데 마노아님께서 잡아가셨군요 ^^
요즘같이 중고책들 올라온다면 정말 곳곳에서 파산신청 할거에요..
전 위저드 베이커리, 에뷔오네5, 피버4 건졌어요.
으아~ 드디어 피버를 다 채웠어요~~ >_<

마노아 2009-09-19 11:27   좋아요 0 | URL
요즘은 중고샵 폭격이지요. 무섭다니까요. 물량공세가요. 동네 수퍼들이 대형마트 앞에서 긴장하는 그런 분위기랄까요.(응?)
오, 그런데 좋은 작품들 엄선해서 고르셨군요! 축하해요.^^

BRINY 2009-09-19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에로이카 마노아님께서 사셨군요.
이번 달은 잘 참고 있어요..중고샵은 매일 뒤지지만 일단 바구니에 넣어두고 판매완료되면, 그냥 나랑 인연이 없나보다~하고 흘리고 있어요.

마노아 2009-09-19 11:27   좋아요 0 | URL
에로이카가 여러 사람 눈을 반짝이게 했네요.
저와 인연이 닿았나봐요. 앙, 정말 견물생심이 어떤 건지 톡톡히 경험했어요.(>_<)

... 2009-09-1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중고샵에 왜 이리 괜챦은 신간들이 많이 방출되는 거죠? 저는 어제 새벽까지 우선 막 장바구니에 담아대다가 서너번 당장 안 읽을만한 것은 뺐는데도 어마어마 했어요.

마노아 2009-09-19 19:37   좋아요 0 | URL
놀라운 신간들과 기타 눈독들인 책들이 마구 쏟아져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오늘도 아직 한 번도 안 들어갔는데 주말 내내 안 들어가기 결심 중이에요. 작심 삼일을 극복해 보려구요.^^ㅎㅎㅎ

후애(厚愛) 2009-09-1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구매하셨네요.^^
전 50권세트를 눈독 들이고 있어요. ㅎㅎ
50권세트 중고샵에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없네요ㅠㅠ
옆지기한테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이라고 하니까 그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 말이냐고 묻길래 맞다고 하니까 놀라서 애거서 크리스티 책들이 몇 권이 있는지 검색하는 것 있죠.
옆지기도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근데 검색을 해 보니 책보다는 영화로 나온 게 더 많아요.

마노아 2009-09-19 19:38   좋아요 0 | URL
세트로 사면 많아서 더 읽을 엄두가 안 날 것 같아요.
저는 중고샵에서 보이는 대로 조금씩 모을까 해요.
옆지기님도 독서를 많이 하시는군요. 부부가 공동의 취미가 있으니 보기 좋아요.
옆지기님도 한글 책을 읽으시나요? 두 분은 우리 말로 대화를 하나요, 영어로 하나요?
섞어서 할 것도 같구요.^^
아, 그런데 영화로도 있군요. 전혀 몰랐어요!

후애(厚愛) 2009-09-20 09:50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전 세트가 욕심이 나네요. ㅎㅎ
무엇보다 보고싶어요. ㅋㅋㅋ
알라딘us에서 너무 비싸게 받아서 나간 김에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구요.
옆지기 한글 책 못 읽어요.
옆지기는 영문으로 된 책들을 읽어요.
말은 영어로 거의 하고요.
장난칠 때는 우리 말로 하는데요.
옆지기가 우리 말을 잘 할 줄 몰라요.
대신에 제가 언니랑 조카들, 친구랑 대화하는 걸 듣고는 이해는 한답니다.
옆지기가 할 줄 아는 한국말은요. ㅎㅎㅎ
<마누라 밥 좀>, <배고파>, <안녕하세요>, <여보세요>, <나 이뻐?>, <소주 마시자>
<형님>, <임마>, <뭐 먹어?>, <아줌마>, <아저씨> 등등등...입니다. ㅋㅋㅋ
나중에 한국 나가서 살게되면 우리 말을 배우려고 하네요.^^

마노아 2009-09-20 19:13   좋아요 0 | URL
책꽂이에 꽂았을 때 세트의 포스는 정말 황홀하지요.^^
전 값이 너무 비싸서 세트는 엄두가 안 나고 하나 둘 소박하게 모으려고 해요.
옆지기님의 한국말 리스트가 귀여워요.^^ㅎㅎㅎ
한국에 있을 때 한국말을 해야 할 절박함이 없었으니 배우지 못했을 거예요.
나중에 한국 나와서 살 때 한국말 배우는 재미가 클 것 같아요.
우리 말은 쓰기가 가장 어렵고 말하기가 덜 어렵고, 읽기가 가장 쉬운 것 같아요.
외국 사람도 그렇게 느끼는 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