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월의 첫날, 우리 동네에 김장훈이 왔다. 어느 교회가 예배당을 새로 지으면서 '문화 공연'을 표방했는데 예배실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연장으로 개방을 한 것이다. 그 첫 스타트를 김장훈이 끊었다. 알고 보니 기타리스트 함춘호도 그 교회 집사님이라고 한다.

갈까 말까 고민이 좀 됐다. 가까운데 다녀오면 재미나겠지....싶었지만, 개인적으로 김장훈을 좋아하는 것과 달리 그의 라이브는 좀..;;;

그런데 조카가 몹시 가고 싶어했다. 큰 언니도 간다는 눈치길래 가기로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입장을 못하고 로비에서 TV로 봐야 했다. 아, 집에 가고팠는데 조카는 계속 보고 싶어한다. 객석 제일 끄트머리에 가서 서니 내 키로는 보이지만 작은 조카로서는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상황.

아무튼 4~5곡 정도를 들었는데, 마지막에 교회 잘 못 나가고 있다고, 반성한다는 멘트를 날려주신다. 이제부터는 '격주'로 나가겠다고. 김장훈다운 말솜씨다.

2. 영화 굿바이. 잔잔하고 소소한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유명한 여주인공이 나왔지만 역할을 별로 없었고, '납관사'라는 직업을 소재로 다룬 게 신선했다. 옥션 11월 무료 영화권으로 보았는데 10월에 천원주고 결제한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3. 임태경 콘서트.

오랜만에 단독 공연을 보았다. 뮤지컬이 아닌 공연장에서의 그는, 기대보다 덜 멋있었다.

노래는 평이했는데, '공연'이라는 타이틀을 걸기에는 조명은 그저 그랬고 영상은 형편없었다. 화면 가득 둥실 떠 있는 노란 달을 보면서 어찌나 한숨이 나오던지.

공연보다 더 좋았던 것은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눈 다락방님과의 깜짝 데이트! 태경님보다 더 반가웠어효!

4. 지킬 앤 하이드

2년 3개월 만의 만남. 반갑고, 반가웠다. 연출은 약간 바뀌었고 연기는 더 무르익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쏘냐 루시의 파워풀한 목소리를 더 좋아하지만 김선영 루시의 관능적인 연기도 고혹적이었다.

프리뷰 첫날이어서 30% 할인 혜택이 있었기 때문에 날짜를 피할 수 없었던 거지만,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땐 또 다시 쏘냐 루시를 보리라. (김소현씨에 대해서는 원래 기대치가 없어서리...)

1막 시작하기 전에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이기심으로 다른 사람을 방해할 휴대폰을 켜두지는 않으셨는지요."라는 안내 멘트에 급 방긋. 정말 센스 있다니까!

5. 뱅크 잡

역시 옥션 무료 영화로 보게 된 것. 사실은 미인도나 앤티크를 보러 간거였는데 개봉 날짜가 하루 남아 있었다. 예매 사이트에선 10월 개봉이라고 적혀 있더만 뭐가 어찌 된 게야!

원래 뱅크 잡은 언니랑 보러 가려던 거였는데 헛걸음하기가 싫어서 보고 왔지만 언니한테 무지 미안함..;;;

영화는 무척 재밌었다. 실화를 바탕을 했다고 하니 더 흥미진진하다. 예나 지금이나 뒤가 구린 거래는 어찌나 많은지...

6. 클레오파트라.

한국뮤지컬 시상식에도 당첨되어 다녀왔는데, 공짜표도 얻었다. 선착순 1명이었는데 그 한 명에 내가 될 줄이야. 신의 손이라 불러다오!

김선경 주연을 원했지만 애석하게도 박지윤 클레오파트라였다.

노래 예쁘게 부르고 실루엣은 또 어찌나 가느다란지, 정말 연약 그 자체였다. 그래서, 클레오파트라 느낌은 별로.

무엇보다 극의 진행이 촌스럽고, 주연을 뺀 조연이 노래를 너무 못했고, 앙상블의 군무도 별볼일 없었다는 것.

많이 비어 있는 객석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

그러나 '뱀'역을 맡은 분의 열연은 아주 인상적.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었다!

7. 피아노 학원 강습 2주 차. 두 번의 레슨을 받았다. 오랜만에 받게 되는 레슨이라 긴장도 되었지만 일단 너무 재밌다.

어제도 혼자 40분 정도 집에서 연습을 했는데 기분이 엄청 업 되더라.

그나저나 피아노를 오랫동안 조율을 안 해서 소리가 엉망이다. 혼자 칠 때는 몰랐는데 가르쳐준 화음대로 눌러보니 소리가 어긋나는 게 확 티가 난다. 아, 얼마를 또 써야 하는 거지???

8. 이유는 모르겠는데, 콧잔등에 작은 사마귀가 생겨버렸다. 호곡! 점도 아니고 사마귀라니! 사마귀는 만지면 옮는다는데 세수하고 화장품 바를 때마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피부과도 다녀와야 한다는 이야기구나. ㅠ.ㅠ

9. 어제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역 의자에 가방을 두고서 지하철을 타는 망극한 사태가 벌어졌다.

몸살기로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과도한 문화생활을 섭취했더니 이런 부작용이 나는구나.

다행히 역무실에서 보관중이었다. 급 감사 모드!

10. 공짜표에 현혹되지 말고 몸부터 사리자. 저질 체력에 감당이 안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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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1-1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것이 완벽한 문화생활인데, 운동이 빠져있나 봐요. 튼튼하셔야 누리죠~ 건강 챙기세요.

마노아 2008-11-14 12:55   좋아요 0 | URL
정답이에요(>_<) 문화생활도 몸 튼튼해야 가능하지요^^;;;

무스탕 2008-11-1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태경 콘서트가 생각보다 재미가 덜 했다니 아쉽네요.. 만, 그 부족한 공백을 다락방님이 채워주셨다니 좋으셨겠어요 >_<
제 몸살기랑 같은 녀석이 마노아님께도 방문한 것인지.. 저도 지금 몸이 내 몸이 아닌것이..

마노아 2008-11-14 21:00   좋아요 0 | URL
콘서트 중간에 인터미션도 있었답니다. 뮤지컬 다녀온 기분이었어요^^ㅎㅎ
2부 시작은 불의 검 '그대도 살아주오'였어요. 이 노래는 다시 들어도 좋았지요^^
아, 온 몸 몸살 기운 작렬입니다. 내일은 놀토는 아니지만 어쨌든 주말이라서 바짝 힘내려구요.
무스탕님도 어여 쾌차하셔요!

2008-11-14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14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11-1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1년 동안 하는 문화생활보다 더 많이 하셨군요 한달 동안. 흑 흑...
지금 저는 영화 <앤티크>가 몹시 보고 싶은데, 과연 봐도 될까 망설이고 있답니다.
왜냐면, 그 영화 보고 나면 몇날 며칠을 밥 안 먹고 케잌만 먹게 될 것 같아서요 ^^

마노아 2008-11-14 21:01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이렇진 않았는데 어쩌다 당첨신이 붙들려서 그렇게 되었어요^^
앤티크 보고 나면 직접 케이크를 굽느라 바빠지실 것 같은데요. 그래도 궁금하니 봐야지요^^

가시장미 2008-11-1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뱅크잡 재미있나요? ^^ 마노아언니가 재밌다고 하시니.. 저도 보고싶네요 ㅋㅋ 저도 이번 주말과 다음주에는 문화생활좀 많이 하려구요. 신랑이 시간이 많아져서요. 못다한 데이트를 몰아서 할까합니다 으흐
그나저나 가방 찾으셔서 정말 다행이네요. 와우~ 아직도 가방을 맡겨두는 사람이 있군요. ^^

마노아 2008-11-14 21:02   좋아요 0 | URL
장미양! 뱅크잡 재밌었어요. 아는 배우 하나 없어도 좋더라구요.
아, 신랑과의 데이트라니, 마구잡이로 부럽습니다^^ㅎㅎ
가방을 공익근무요원이 발견해서 역무실에 갖다놨어요. 정말 다행이었지요^^

웽스북스 2008-11-1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태경 콘서트, 라는 말을 보자마자 어어어엇 다락방님~~~ 했는데 역시나 만나셨군요 ㅎㅎㅎ

마노아 2008-11-15 23:29   좋아요 0 | URL
하핫, 그 다락방님이 아래에 도착해 계세요^^호호홋!!!

다락방 2008-11-15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뱅크잡은 제가 제 홈피에도 리뷰를 썼던 영환데 완전 재밌죠. 그리고 주연배우 '재이슨 스태덤'은 예전에 제가 페이퍼를 썼었나 안썼나 기억이 가물한데 어쨌든 제가 제일로 좋아라 하는 배우에요. 완전 좋아요, 완전 좋아. [트랜스포터 1,2], [이탈리안 잡], [스내치], [셀룰러], [아드레날린],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에도 나왔던 배우에요. 이사람 88서울 올림픽에서 영국 국가대표 다이버로도 활약했었어요. 아 짱멋져요. 막 사랑해요.(음.여기서 뭐하는거죠, 저? ㅋ)

임태경 콘서트는 저도 완전 실망요. 처음에 마이크 없이 노래 부르는 의도도 좋았고, 게스트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그 의도도 좋았지만 결과가 별로...그나마 [그대도 살아주오]와 [지금 이순간]때문에 좀 기분이 나아졌더랬어요. 전 임태경이 부르는 지금 이순간이 가장 좋아요.

신이여, 허락하소서~~


(그래그래 내가 다 허락할게 ㅋ)


마노아님, 뵙게 되서 너무 좋았어요. 마노아님 막 빛이 나요, 빛이! 어찌나 환하시던지. ㅎㅎ

마노아 2008-11-15 23:37   좋아요 0 | URL
뱅크잡 너무 재밌었어요. 오늘 울 언니도 보고 왔는데 재밌다고 해요. 재이슨 스태덤 관련 페이퍼 지금 막 찾아보고 왔어요. 서기랑 찍은 그 사진이요. 아흑, 서기가 막 부럽더군요. 이 배우가 왕년에 다이버였다니 더 근사해 보여요! 근데 제가 본 영화는 뱅크잡 달랑 하나네요. 크흑!
임태경 콘서트를 보면서 느낀 건, '무대'를 장악하는 힘은 아무나 갖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 정도 티켓값에 무대가 너무 성의 없었어요. 음악은 기본으로 갖춰주고 그리고 그밖의 것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노래도 편차가 좀 있었고 무대는 진짜...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이었죠ㅠ.ㅠ
맞아요. 저도 그 두 노래가 좋았어요. 지금 이 순간은 이번 주에 류정한 버전으로 듣고 왔더니 역시나 또 훌륭하더군요. 임태경은 부드러운 목소리인지라 좀 강렬한 노래는 잘 안 맞더라구요. '겟세마네'를 기대했는데 안 불러서 섭섭했어요.
하핫, 제가 안면 면적이 좀 되다 보니 막 빛도 납니다. 호호홋^^;;;
여하튼, 실망스런 공연을 보고도 다락방님이 있어 행복한 하루였어요, 꺄우~

다락방 2008-11-16 21:2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면적 전혀 안되던데요. 전 사진으로만 뵙고 이목구비가 뚜렷하셔서 덩치도 좀 있으실 줄 알았더니 전혀 아니시더라구요. 어므낫, 이렇게 얇은분이셨구나! 했어요. ㅎㅎ

예뻐요, 마노아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쁜셔요.
:)

마노아 2008-11-16 21:25   좋아요 0 | URL
꺄우, 어제도 형부가 살 쪘다고 막 뭐라뭐라 했는데 다락방님은 이렇게 말씀해주시공, 아잉 참 고마워요^^ㅎㅎㅎ
다락방님 사진은 딱 한 개 밖에 못 봤지만 다락방님도 실물이 훨씬 예뻤답니다. 무엇보다도 '지성미'가 있었어요. 넘흐 매력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