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지우고 싶은 과거도, 돌이키고 싶은 시간도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모른다.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살아도, 그때 이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후회는 언제나 남기 마련이고,

어쩌면 그런 감정들이 더 인간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때로 감당하기 힘들 만큼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가 해마다 2월이라는 것은 내게 비극이지만, 그 고단함의 무게가 또 해마다 더 가중된다는 것은 더 큰 비극이다.

며칠 전 일년 만에 만난 친구는 나를 보며 혀를 찼다.  영화 같은 얘기지? 라는 말에, 넌 영화보다 더 심해!라고 못 박는다.

요즘엔 그렇게 심난한 얘기는 영화 소재로도 안 쓴다며... 그래, 나같아도 그런 얘기 심란해서 못 본다... 응수했다.

화도 나고, 기가 막히고, 분노와 불안과 설움이 증폭된 가운데, 얼마나 울었던지 거의 탈진 생태로 넋을 놓고 있었다.

귀여운 조카가 재롱을 피워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이젠 미워하는 것도 지치고, 미워한다고 해결이 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고,

날더러 엇디 살라 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그래서......

숭례문이 그렇게 불타버린 것은 너무도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일이지만, 나는 온 마음으로 아파할 수가 없었다.  나 자신을 가엾게 여기는 데에도 벅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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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4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너무 힘들었군요.ㅠㅠ 알라딘에서 님의 흔적이 없어 궁금했는데...
'외로움도 침범할 수 없는 삶의 고단함'에 눈시울이 촉촉~~~~~
이제 '마노아'란 이름에 걸맞게 '평안'이 함께 하기를......

마노아 2008-02-14 17:33   좋아요 0 | URL
평안을 빌어주어서 고마워요. 차차 찾아가고 있어요. 제가 다행히 회복이 빠르거든요. 감사해요^^

turnleft 2008-02-14 0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마노아 2008-02-14 17:33   좋아요 0 | URL
마법처럼,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위로가 되었어요. 고마워요.

다락방 2008-02-14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2

마노아 2008-02-14 17:3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감사해요. 헤엣..^^

hnine 2008-02-14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무슨 일이신지요.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또 좋은 일도 있겠지요.
이 시기를 잘 넘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노아 2008-02-14 17:34   좋아요 0 | URL
그 좋은 일을 기다리는 것이 꼭 희망고문같아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도, 포기할 순 없지만요. 행운을 빌어주셔요. 감사합니다^^

춤추는인생. 2008-02-1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제가 힘들때 마노아님 댓글이 제게 참많은 용기를 북돋아 주었는데. 저는 뭐라 말씀드려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시간이 약이다 이것역시 지나가리라 함은 진리인줄 아나. 곧 그말이 그 힘든시간을 버티여 나가야지 결국 내안에서 지나가는것이라고. 어제 친구와 통화하며 그런 이야기를 씁쓸하게 하고 말았어요.
마노아님 춤인생이 여기서 마음을 다하여 큰소리로 외칠께요. 힘내시길요.

마노아 2008-02-14 17:35   좋아요 0 | URL
때로 시간이 해결해줄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마음이 아팠어요.
시간이 흐르면 상처는 무뎌질 수 있어도, 그 시간만큼의 희생이 따라오기 때문에 그렇지요.
그래도, 지금 이렇게 구겨져 있는 것 역시 아깝기는 마찬가지인 시간이에요.
그래서, 힘내기로 했어요. 제 힘을 북돋아준 춤인생님 고마워요.
정말 마법처럼, 힘이 되었어요. 감사해요^^

프레이야 2008-02-1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토닥토닥 3 *^^*
마음에 평안이 되돌아오길 빌어요.

마노아 2008-02-14 22:45   좋아요 0 | URL
제 이름처럼 평안을 소망해 봅니다. 위로 감사해요. ^^

코코죠 2008-02-15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울먹일 때마다 조선인님은 딱 두글자만 남겨주고 가셔요. 그건 바로 '꼭끼~'에요. 잘 모르겠지만 꼭끼오는 아닌 것 같구요. 아마 마로가 엄마를 껴안아 주면서 꼭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 글만 보면 정말로 심장이 따뜻해지고는 했는데요. 그 말 오늘 마노아님께 빌려줄게요. 자, 나의 마노아님, 꼭끼~

꼭끼...하고 나서
내가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울지 마셔요.
마노아님의 평안을 빌어요...진심으로, 간절하게.


(속삭속삭)글쎄요 살청님이 마노아님한테 관심있대요 어머나...



마노아 2008-02-15 09:35   좋아요 0 | URL
꼭끼~ 마법같은 단어예요. 아마도 그 말을 전해주는 사람의 진심이 전달되어서 그런가 봐요.
좋은 비법 나눠주어서 고마워요. 종종 애용해야겠어요. ^^
간절히 바래주면, 분명 이루어질 거라고, 그렇게 온 우주가 그 사람을 도와줄 거라고 믿어요.
그 시간을 기다리며 힘을 낼게요. 오즈마님 고마워요.
으하핫, 속닥속닥 어머나예요^^ㅎㅎㅎ

전호인 2008-02-15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시기는 항상 오게 되어 있죠
그것을 극복하고 나면 힘든것보다 더 큰 희망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힘든 것은 극복할 만한 걸 겁니다.
힘내시길..............

마노아 2008-02-15 09:36   좋아요 0 | URL
분명 이 시기도 아련한 추억이 될 날이 올 테지요.
그때는 다행스런 미소 지을 수 있을 거예요.
극복! 필사각오로 외쳐봅니다. 전호인님 고마워요. ^^

bookJourney 2008-02-15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아자아자!!!

마노아 2008-02-16 10:32   좋아요 0 | URL
아자아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