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술을 진탕 마시고 흐느적거리며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아침
그런데 하필이면 간만에 연극보고 술마시고 새벽에 귀가한 그 날에
태어난지 50일 정도된 둘째가 하루종일 보채고 밤에도 30분 간격으로 울어댔다고 합니다.
아내는 밥할 짬조차 없어서 밥도 못먹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첫째는 끼니를 모두 우유로 때웠다며 자장면 사다고 조르고 있는 것입니다.
내내 잘 자고, 잘 먹고, 깔끔하게 살림 잘 하던 아내가
하필이면 제가 술을 마시게된 그날,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그 순간,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는 연극보느라 전화기도 꺼놓고, 술마시고 늦게간다는 허락도 받은지라
편안하게 아무 것도 모르고 즐겁게 술을 마셨답니다.
정말 기막힌 타이밍입니다.
지금도 논술수업때문에 잠시 나와있는데 걱정입니다.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