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0>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0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한해가 저물어 갈 때쯤이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모두 바쁘다. 한해 계획했던 것을 마무리하며 동시에 새해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기업은 익년 사업계획을 정리하고, 이를 경영자에게 보고하고 승인받아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동향이다. 내년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해야만 정확한 사업계획을 작성할 수 있고, 시장에서 환영받는 신상품개발의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시장, 소비자의 의식변화와 행동변화, 즉 소비의 트렌드 분석이 이맘때면 인기최종가의 아이템이 된다.

트렌드분석. 예전에는 10년 단위의 흐름을 예상하는 ‘메가트렌드’가 인기였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10년 정도의 세월을 바라보며 거기에 기업방향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했다.(좋게 말하면 웅대한 비전을 가졌다는 의미이고, 나쁘게 말하면 게을렀다는 말이다) 또 소비자 의식이나 기술개발, 무역 환경 등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만 갖고도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물론 당시 기업에서는 10년 단위의 메가트렌드를 다시 5년, 3년 단위로 나눠 분석했지만) 그러나 날이 갈수록 변화속도가 빨라지는 요즘에는 5년 아니 3년 단위의 사업계획도 1년만 지나면 휴지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최소한 3년, 더 줄이면 1년 아니면 6개월 단위의 사업계획조차도 몇 번을 바꿔야 한다.

이런 면에서 김난도 교수가 쓴 [트렌트코리아 2010]은 1년마다 출간되는 트렌드 보고서로 무척 의미 있는 책이다. 책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앞부분에는 2009년 트렌드에 대한 평가를 정리하고, 다음 장에 2009년과 연관된 선상에서 2010년 시장트렌드를 정리했다. 이 책을 보면 금년(2009년)의 트렌드가 과거 예측한 대로 맞았는지, 그리고 그 트렌드가 내년(2010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그래서 새해에는 소비행동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과연 2010년의 대한민국 소비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거시경제를 전망하기는 어려워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소비트렌드란 소비가치의 흐름을 집합적으로 파악한 것인데, 이 흐름은 대부분 연속성과 추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2009년 트렌드를 살펴보면, 저자는 2009년을 한 마디로 ‘불안’이라고 정의한다. 이유는,

첫째, 2009년은 2008년부터 지속된 경제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기는 하지만 아직도 향후 더블딥(경기침체 후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로 빠지는 침체현상)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대한민국 경제는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둘째, 사회적으로 강호순 사건처럼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악성범죄가 횡행하고, 하반기부터는 신종 플루가 유행하면서 국민적 불안이 지속되었다. 게다가 김수환 추기경,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국가 지도자들의 죽음은 상기된 불안 심리는 더욱 가중시켰다.

셋째, 사회경제적 불안 때문인지 방송가에서는 막장, 조작, 표절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공중파와 케이블TV의 자극성이 날로 높아져갔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있는데 바로 팬들의 모습이다. 이들은 과거 ‘오빠부대’의 수준을 넘어 팬 자체적인 활동으로, 필요하다면 자신의 선호하는 스타를 위해 직접 법원에 소송까지 내는 직접적인 팬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매우 능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2009년의 소비행태를 발견할 수 있다. 즉 불안으로 인해 소비 형태는 일반적인 ‘불황기의 소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현재와 미래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구매욕구가 위축된 모습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나, 손실 회피성향 때문에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보수적으로 변하며, 이로 인해 잘 설득되지도 않고, 검증되지 않은 신규브랜드는 구입을 꺼리게 된다. 즉 시험구매를 잘 하지 않는다.

둘, 구매욕구가 위축되었다고 해도 사람의 소비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데, 특히 자신이 속한 집단의 소비수준을 버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 기존의 소비수준을 맞추기 위해 소비대상의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 즉 가계부 등 출납일지를 작성하면서 별 필요 없는 것은 줄이면서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품목에만 지출하는 신중하고 취사선택적인 구매를 하게 된다. 단 돈 몇 십 원 때문에 매장을 바꾸기도 하지만 반면에 건강관련상품, 어린이 전용 친환경 가구, 고 사양 노트북, 프리미엄 웰빙식품, 수제버거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군은 지속적으로 구입한다.

셋, 경기침체로 인한 불안감, 지출제한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해소할 방안으로 심각하고 어두운 것보다는 가볍고 밝은 것을 선호하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자존심을 달래줄고 막간의 즐거움을 찾게 된다. 복권, 경마 등의 사행성 오락과 작은 사치, 즉 네일숍, 저가 마사지숍 등이 과도하지 않은 비용으로 오감을 즐길 수 있는 업종으로 성장한다. 불황기에 나타나는 립스틱 효과(비싸지 않은 립스틱 하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달리 표현하고자 하는 심리)도 바로 이런 소비심리의 결과다.

넷, 불황기에 절실한 문제는 소득감소보다 고용불안 문제인 만큼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 형 소비가 증가한다. 자격증 취득, 어학, 자기계발 등에 대한 비용지출, 취업이나 이직을 위한 미용, 요리, 컴퓨터, 웹디자인 학원의 성행 등, 또 피부미용, 성형, 몸매관리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개인경쟁력 강화시장은 남들이 하면 따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또 남보다 더 나아져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소비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섯, 이런 상태에서 2009년의 흐름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생활, 외부보다는 가정에 대한 관심, 불안과 허전함을 메우기 위한 취미생활 강화, 고급문화의 일상화, 가정에서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 변화, 가꾸지 않은 듯 한 자연스러운 멋을 강조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향 후 전망(2010년 이후)은 어떠한가? 소비긴축은 의류, 신발류, 가정용품, 잡화, 교통비 등 쉽게 절약할 수 있는, 불편하지만 참을만한 비개인적인 것에서 시작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만큼 가치소비가 지속되고, 더 성장하기도 한다. 최근에 전문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나온 ‘Trading Up, Trading Down현상(가치 없는 것은 싼 맛에, 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느끼면 가격이 얼마이든 구입하는 현상)’도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소비자들은 자녀양육, 교육, 자기계발, 의료, 건강, 미용 등 개인적이고 투자성격이 강하며 지금 소비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 예상되는 리스크가 큰 품목에는 지출을 아까지 않는다. 소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에서도 개인의 자존심과 존재감을 고양시켜주는 특별한 상품 수요는 증발하지 않는다.

그럼 2010년의 소비트렌드는 어떠할까? 저자는 2010년은2009년과 달리 ‘희망’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09년 2분기 이후 다른 어떤 나라보다 경기회복세가 빠르며 수출 감소세가 완화되고, 내수도 성장하고 있는, 세계인이 볼 때 경제우등생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세계경제의 회복이 불투명하기에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확신이 커지고 있기에 2010년은 희망적인 면이 많다고 본다.

저자는 2010년 소비트렌드의 특징에 대해 “2010년 10대 키워드는 현재의 흐름으로부터 업그레이드하려는 활발한 변화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의 키워드로 본 2010년의 분위기는 사회 각 분야의 에너지들이 거대한 흐름을 이루며 끊임없이 상승하려는 변혁의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하면서 “2010년의 트렌드의 화두는 ”나날이 새로워짐을 뜻하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으로 나와 너, 우리 모두가 불황의 막바지 고개에서 나날이 쇄신하여 한층 업그레이드된 차원으로 성숙해가는 한해가 된다“고 한다.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한번 기대해 볼만한 한해라는 것이다.

2010년 소비자가 원하는 변혁과 향상의 욕구는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국가 및 지역적 쇄신’ ‘소비자 지향적인 시스템의 변혁’ ‘경계를 허무는 개성의 발현’ ‘내외면의 미적 향상’이다. 이를 세분화하면 다음 표와 같다.






Times for Korean chic

코리안 시크


한국적인 것이 시크(chic)하다. 한국의 기술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수준이 높아지고 세계화되면서 또 한국적, 전통적인 것에 대한 내국인의 자부심이 높아지면서 제 3세대 한류가 시작된다, 한국이라는 브랜드의 블루오션이 열리기 시작한다.


국가, 지역적 쇄신


into our neighborhood

떳다. 우리 동네


내가 살고 있는 거주지로서의 동네와 지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다. 도시는 아이텐티티를 가지고 주거문화에서는 생활가치가 중심요인으로 부상한다. 지역사회, 지역주민과 활발히 공조하는 기업과 자치단체들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it's aqua

물의 르네상스


물의 시대가 온다. 물을 중심으로 도시와 문화, 산업이 재편된다. 서울의 한강 르네상스, 4대강 사업은 물을 중심으로 도시문화의 중흥을 가속화할 것이며, 특히 수변도시의 발전이 주목된다. 또한 2010년에는 해양 레저스포츠와 워터 테라피 등 물을 이용한 각종 서비스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전망이다.


Good to be Geeks

딴 짓의 즐거움


본업 이외 제2, 제3의 딴 짓에 몰입하는 괴짜들이 온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부심과 열정으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돈이 벌리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딴 짓에는 일과 놀이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딴 짓이 늘어갈수록 한 개인 안에서 여러 개의 정체성이 성숙해간다.


소비자 지향적인

시스템 변혁


End of Taboos

금기의 종언


금기의 벽이 허물어진다, 과거에는 말하지 못했던 약점도 스스로 공개하고, 각 영역간의 크로스 오버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성의 표현도 한계를 모르고 노골적으로 변해간다. 솔직하고 융화적인 경영을 통해 금기가 무너지는 시대에 대응하는 작업이 절실한 한 해가 될 것이다.


Challenge your age

나이야 가라!


나이의 장벽이 허물어진다. 의학기술 발달과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나이의 개념과 기준이 변하고 있다. 젊게 살기 위한 소비자의 열망은 미중년, 미노년, 영아돌 등 각종 신드롬을 낳고 있고, 대중문화계에서도 중장년층 연예인들이 활약이 두드러진다. 고령화 추세속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자기 나이보다 젊게 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소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경계를 허무는

개성의 발현


Ready-made to order

made

당신의, 당신을 위한,

당신에 의한


소비자가 주도하는 제품생산 트렌드가 가속화된다. 소비자는 수동적인 단순구매를 넘어 자신의 목소리를 제품생산과 마케팅 전반에 강력하게 반영시킨다.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대량맞춤 생산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자신만의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다. 당연히 크리슈머, DIY족도 늘어나게 된다.


Omni-U solution

전지전능 솔루션


소비자를 전지전능하게 만들 수 있는, 소비자의 욕구를 종합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소비자편의성이 극대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인간중심적인 인터페이스의 구현, 소비자지향적인 제품기능의 재정의, 사용의 편리성과 단순성의 극대화 등의 요소를 포함한다. 이는 기술산업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산업의 필수과제다.


Manner matters

매너남녀


매너와 인성이 다른 어떤 스펙보다 중요해진다. 개인, 조직을 불문하고 세련되고 인간적인 매너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전개될 것이다. 2010년 이후 한국사회에서 매너는 단순한 예의범절의 문제를 넘어 성공의 조건으로 떠오를 것이다.


내외면의 미적 향상


Style Republic

스타일에 물들다


그 동안 디자인이 핵심요소가 아니었던 생수, 신용카드 같은 상품도 스타일이 있을 때에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스타일은 이제 상품을 넘어 건물과 거리, 도시 전체로 확신될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은 스타일로 통한다. 진정한 디자인 시대가 온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봤던 트렌드 책과 다른 점을 느끼는데, 특히 저자의 트렌드에 대한 접근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든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참신성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적시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트렌드 분석서를 내 놓기로 의견을 모았다. 즉 시장의 다수를 점하는 대중의 눈높이에서 낮선 단계를 지나 정점을 향하고 있는 트렌드를 추출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트렌드 예측의 범위를 익년의 대한민국으로 특정하고...<트렌드 코리아>시리즈의 몇몇 키워드는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트렌드가 얼마나 새롭거나 진기한가가 아니다. 그보다는 지금부터 향후 1년 정동의 기간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훨씬 더 의미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익년의 트렌드 확인과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저자 말대로, 이런 트렌드가 나에게,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트렌드를 알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며 이를 개인, 또 기업에게 적용시키려면 또 다른 재해석과 응용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막걸리가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치자. 이를 어떻게 내 사업에 활용할 것인가? 막걸리를 제조하는 기업은 물론이고, 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막걸리가 인기 있다’는 내용만 갖고서는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막걸리 제조업자도 막걸리가 잘 팔린다고 해서 내 것도 잘 팔린다는 보장이 없는 판에 타 업종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하나의 트렌드에는 여러 가지 의미와 소비자의 의식구조가 함축되어 있다. ‘막걸리의 인기’ 속에는 저도주, 여성주, 곡주라는 점,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점, 고유의 맛이 있다는 점,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점, 게다가 산지마다 맛이 달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증후가 담겨있다. 자! 이런 다양한 소비요인 중에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아마 패션기획자가 이런 내용 중에서 웰빙 측면에 주목한다면 이는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에 대한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반면에 전통적인 면에 주목한다면 복고적인 컨셉이나 전통의 현대적인 재현에 중점을 둔 기획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들만 봐도 나이든 사람들은 걸쭉한 전통기법의 막걸리에 부침개를 산호할 것이고, 젊은이들은 분위기와 저도주, 웰빙주라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겠는가. 트렌드를 통해 미래시장에 대한 대략적인 흐름은 알 수 있지만 이를 자신의 역량개발에, 기업 발전에 활용하는 것은 당사자 몫이다.

저자는 트렌드의 활용에 대해 에코와 같은 추상적인 트렌드를 예로 들면서 멋진 말을 한다. “에코처럼 추상적인 트렌드는 하나의 프리미엄제품의 표식으로 적용할 때 비로소 소비자의 지갑에까지 힘을 미칠 수 있다....트렌드에 부응하는 히트상품을 창조하기 위한 ‘플러스알파’를 찾고 있는가? 이 글에서 필자는 중요한 ‘P'를 세 번 언급했다. 트렌드의 편익을 ’개인화(Personalize)시켜, ‘프리미엄(Premium)'제품으로 기획하고, 마케팅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소비자라는 자부심(Pride)'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3P를 기억하라.”

끝으로 다양한 트렌드 속에서 자신이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자면,

첫째, 현재 트렌드 결정자들에게서 많이 발견된 징후일수록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트렌드 포착 자체가 바로 트렌드 결정자를 연구함으로써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둘째, 징후 속에서 문제제기 혹은 문제 해결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 앞으로 떠오를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특정한 대응을 필요로 하는 잠재욕구가 대중 속에서 성숙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귀농’을 생각해 보자. ‘귀농’이 현대인들이 직면한 상황 중에서 어떤 것을 갖고 문제를 제기한 것인지, 그리고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방식으로 ‘귀농’이란 해답을 찾은 것인지 나타나는 상황과 문제, 그리고 해결방식 간의 인과관계가 분명하다면, 또 다른 대안보다 더욱 설득력 있는 방식이라면 우리는 이를 트렌드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문제해결방식으로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또 특정계층, 상황에 속한 사람들만의 모습이라면 이는 대중적인 트렌드라기보다 사회변화에 대한 대의명분(그래야 한다는 식)이거나 특정집단의 욕구라고 설명해야 옳다고 본다.

트렌드는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시간적 지속성의 맥락에서 파악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도 매년 트렌드가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2009년)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를 살펴보면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09년 트렌드는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동시에 미래의 모습을 구성하는 기반으로써 가치가 있다. 아래 [참고]를 앞에서 제시한 2010년의 트렌드와 연관시켜 보면 내년의 소비흐름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참고] 2009년의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Better Me

스펙을 높여라


배움을 통해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부터

대기업CEO까지 동분서주한다.


I'm So Hot

난 너무 멋져


제멋으로 살면서 자신의 감정과 일상을 솔직하게 표현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자기표현중심의 나르시스트는

자기표현, 자기연출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고, 위안추

구형 나르시스트는 감성을 자극하는 대중문화상품을

통해 인정, 위로받고 싶어한다.


Gotta Be Cocooned

다시 집으로


안전, 안정, 재충전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집에서 시간

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진다. 기존의 코쿠닝이 내향적인

성향인 반면, 이들은 집에서도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

려는 활동성향이 강조된다. 홈쿠킹, 가내여가활동 등.


Cross-Internetization

생각대로 인터넷


인터넷, 온라인사용이 가능한 상품들이 서로 연계됨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여가생활을 즐기고 정보취득, 상품

을 구입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특히 디지털 사용이 가능한 중년층이 증가함으로써 모

바일 사용인구가 급증한다.


Alpha-Mom, Beta-Dad

터프한 엄마,

자상한 아빠


자녀교육, 재테크 등 가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해결

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엄마와 부드럽고 자상하게

자녀를 돌보고 항시 가사 일을 도울 수 있는 아빠가

등장한다.


Somply, Humply,

Happily 

소박한 행복찾기


불확실성에 지친 소비자들은 거창한 출세, 성취보다 정

서적, 심리적, 신체적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과 안정에

초점을 두는 소박하고 작은 행복을 추구한다. 느림으로

대표되는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고 불안한 심신을 치유,

위로하기 위한 치유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Hobby-Holic

취미 대한민국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제도적 기반이 탄탄해지

면서 능동적, 참여적인 취미생활의 열기가 높아지고,

전문가수준의 취미생활자도 증가한다. 체험형 취미는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동호회 활동으로 이어진다.


Casual Classics

고급문화, 일상 속으로


소수 엘리트 집단의 전유물로 치부되었던 고전음악, 오

페라. 순수미술, 고전문학, 와인 등의 고급문화가 소비

자의 일상생활을 수놓은 아이템 중 하나로 대중화된다.


Off-Air Attitude

무심한 듯, 시크하게


‘Off-Air’이란 상당히 신경써서 연출한 것임에도 불구

하고 얼핏 보기에는 무심하게 보일 정도로 노력한 티

가 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Off-Air 분위기에서 여전히

쿨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게 자신을 연출하는 트렌드가

급속히 일반화된다.


Wanna Be Star,

Wanna Be Mass

스타와 대중, 자리 바꾸기


스타와 대중의 경계가 허물어져 일반인은 스타가 되고

싶어 하고, 스타는 일반인처럼 보이길 원한다. 스타는

화려한 모습보다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대중

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대중은 스타처럼 치장하고 자기

연출에 매달리며 매체에도 대거 등장하여 스타처럼 행

세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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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실천법 - 미국은 왜 '시크릿 실천학교 매뉴얼'에 열광했는가? 시크릿 실천
존 디마티니 지음, 한수영 옮김 / 길벗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시크릿’이란 책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적이 있다. 오래 전부터 성공한 사람들만 알고 있는 비밀이라는 책 표지 카피도 자극적이었고, 표지도 무척 고급스러웠으며, 느낌 자체도 현대인들은 알지 못하는 뭔가가 들어있는 듯한 그런 책이었다. 게다가 오프라 윈프리까지 좋다고 외치니...몇 권이 팔렸는지는 몰라도 무척 많이 팔렸을 것 같다. 내 기억으로도 1년 넘게 국내 온라인서점가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 덕분에 그 후 시크릿과 같은 류의 책도 무척 많이 팔렸다. 몇 명의 저자는 ‘시크릿’이 유행시킨 논지덕분에 돈방석에 앉기도 했고.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모든 게 다 이뤄진다’는데,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제대로 원하기만 하면 우주가 알아서 만들어준다고 하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것 때문에 하루 종일 땅바닥에 누워 생각만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하니 그건 조금 문제인 것 같다.

이 책을 서두를 보면 앞에서 한 말이 잠깐 언급된다. ‘시크릿’이란 책이 많이 팔렸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했지만 많은 독자들이 ‘시크릿’의 명제를 잘못 이해해서 실행이 잘 못되었다는 말이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을 꿈꾸라는 말이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사람을 몰고 가면 도리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예를 통해 고급 자동차를 가지고 싶다면 ‘나는 갖고 싶다. 갖고 싶다’고 생각만 해서는 안 되며 이미 고급 자동차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 운전하는 것과 같은 감정과 기분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과정이라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정은 저절로 실현될 것이니 그저 믿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시크릿’의 핵심 논지는 이성을 통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감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생각을 통제하고 매순간 좋은 생각만 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이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며 이것 자체가 하나의 강박관념이 되어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또 하나의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인지 ‘좋은 기분’이란 들떠서 고양된 상태가 아니라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정도면 된다고 강하게 말한다.

이 책에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원초적인 욕망, 즉 인간의 개별적인 시크릿을 ‘재능’ ‘건강’ ‘영감’ ‘부’ ‘직업’ ‘가족’ ‘리더십’이라고 하면서 이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해 각각 별도의 장을 통해 설명한다. 모든 사람들이 예전에 나온 ‘시크릿’이란 책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면 이 책이 독자 개인이 갖고 있는 시크릿을 이루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별 장을 보면 독자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설명해 놨다. 뭔가를 머릿속에서 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다만 이 부분에서 책 내용을 보면 그 동안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언급했던 내용들이라 예전에 나왔던 ‘시크릿’이란 책이 갖고 있던 신비로운 면을 많이 잃어버리는 것이 아쉽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중요한 것 몇 가지를 고르라면 뒤에 나오는 개별 장의 내용보다 책의 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첫 장이다. 저자는 두 가지 내용을 강조하는데 하나는 두려움이다. 저자는 ‘잡초를 뽑다가는 인생만 허비하게 되니 차라리 꽃을 심으라고 한다’ 즉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문제를 제거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또 하나의 중요한 말과 연결되어 있는데, 인생은 양면을 갖고 있기에 자신에게 어려움이 생길 때는 또 다른 면의 긍정적인 면을 함께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세상은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사고와 환경을 요구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이 긍정적인 상황에서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도 없고. 결국 우리는 항상 평정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비난 속에서 희망을 생각하고, 기쁨 속에서 슬픔을 생각해 낼 수 있는 그런 자세다. 저자는 타이거 우즈의 승리 비결을 설명하면서 항상 삶의 균형을 맞추라는 말을 한다.

그 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끌어당김의 법칙을 일반 자기계발서 수준으로 재구성한 책이기에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세부적인 질문과 양식, 해당 양식에 맞춰 대답한 사례까지 함께 있어 내용을 따라 하기에는 편하게 구성되었다.

하지만 이 책도 다른 책과 같이 동일한 한계를 보이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만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차라리 과거 ‘시크릿’의 책이 독자에게 해석의 자유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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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하인리히에서 깨진 유리창까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보면 무척 재미있는 법칙들이 많이 나와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이란 제목답게 우리가 평소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법칙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독자에게 전해준다. 내용을 보면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도 있고,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것도 있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 알면 어떻고 또 모른 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으면 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저자는 다양한 논리들을 교과서처럼 풀지 않고 여러 곳에 나온 이야기들로 내용을 풀어가기 때문에 일단 재미있다. 이야기책을 보듯이 한 줄 한 줄 읽다보면 저자가 말한 법clr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내용인지 알게 된다.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무척 딱딱할 것 같지만 실제 내용은 ‘법칙’이란 단어의 느낌과는 달리 쵸콜렛 같은 부드러움을 담고 있다.

특히 첫 장에 나오는 도전과 응전의 법칙은 토인비의 저작 속에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도전 없는 삶은 멸망으로 가는 길이고, 끊임없이 다가오는 시련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국가, 기업,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은 기억에 오래 남을 내용 같다.

중국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큰 강, 양쯔강과 황허강, 중에서 양쯔강 유역은 기후가 따뜻한데다가 강물의 흐름이 완만하고 농토가 비옥하여 농사짓기에 안성맞춤인 반면, 황허강 유역은 혹독한 추위로 겨울이면 얼어붙어 배가 다니지 못할 정도였고, 해마다 범람을 반복하여 수많은 생명과 재산을 앗아갔다. 두 강 중에서 거대한 문명이 발달한 지역은? 바로 황허강유역이다.

책 내용 중에 하나 더 살펴보자. 저자가 예전에 썼던 [강자와 싸워 이기는 란체스터 경영전략]이란 책에 나오는 란체스터전략 이야기다. 란체스터는 1,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살았던 영국의 수학자, 과학자, 자동차, 항공엔지니어였는데 영국 최초의 자동차를 개발한 것도,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디스크 타입 자동차 브레이크를 특허 낸 것도 란체스터였다.

그는 항공기 엔진설계에 깊이 관여했는데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이 설계한 비행기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공중전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때 특이한 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비행기 5대와 적기 3대가 싸우면 상식적으로 2대가 살아남아야 되는데 이상하게 4대가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그가 만들어낸 ‘란체스터 법칙’은 당시 공중전의 사례를 수집하여 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즉 그는 수학의 확률이론을 동원하여 해답을 찾았는데 수학적으로 4대가 살아남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를 전투에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논리가 나온다. 재래식 무기로 싸울 경우의 제 1 법칙: 공격력=무기/병력 수(양)*무기의 성능, 발달된 전략무기를 활용할 때 적용되는 제 2법칙: 공격력=무기/병력수의 자승*무기의 성능이다. 이 말은 무기의 성능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국지전에서는 전투력이 병력 수에 비례하지만, 확률무기인 비행기, 폭탄 등을 사용하는 광역 전에서는 전투력이 병력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말이다.

이를 현대마케팅으로 해석하면 광고, 유통, 판촉이란 확률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기업의 병력 수 , 즉 시장점유율은 자승으로 힘이 강해진다는 말이 된다. 시장점유율 10%인 기업과 시장점유율 20%인 기업이 시장에서 싸우면 10대 20이 아니라 10대 40의 전투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강자와 싸워 이기려면 전면전을 해서는 승산이 없는 것이고, 승자가 싸우기 어려운, 승자보다 약자에게 유리한 고지에서 전투를 함으로써 그의 확률무기를 무력화시키지 못하면 전투승산은 제로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에서 중요시 여기는 시장세분화와 차별화에 대한 수학적 근거다.

이 책을 보면 다양한 법칙이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설명됨으로써 독자들은 특정 이론에 대한 지식 없이도 어떤 법칙이 어떤 원리로 작용되며,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다.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다양한 법칙들이 특정한 분류나 기준 체계 없이 나열되어 있어 잡다한 지식을 의미 없이 받아들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다. 저자가, 또는 출판사가 조금만 더 신경 써서 100여개에 달하는 법칙들 간의 공통요소를 찾아내 한 번 더 정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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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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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느낌이 묘하다. 뭐라고 할까? 회색빛이 감도는 도시를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아니면 안개가 자욱한 런던을 생각할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어쨌든 유쾌하거나 발랄하지는 않다. 하지만 저자의 과거모습이나 우연히 스쳐지나갔던 장면들을 생각하며 적어가는 문장들은 무척 자연스러워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이 쉽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생각과 호흡을 느낄 수 있는 문장력이 이 책을 좋은 에세이라고 평가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의 공통주제는 ‘기다림’이다. 구체적인 뭔가를 기다린다기보다 뭘 기다리는지도 모르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저자는 기다림 속에서 평안함을 찾는 예전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창밖을 내다보며 누군가 올까 하는 설레임(기다림), 커피 한잔 마시며 앞좌석에 앉을 누군가에 대한 기다림. 한적한 언덕에 앉아 누군가 자신과 말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 등,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그저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기다리는 게 오리라 기대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너무 빡빡하게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기다림을 거부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게다가 마음은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항상 무엇엔가 쫒기는 것처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한다.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객에 대한 내용인데 사람들은 기차를 탈 때 어디론가 가겠다는 목적을 갖고 탄다. 그게 두 시간이든 세 시간이든 기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모두가 딴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차피 기차는 승객이 무엇을 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필자의 관심을 끈 부분은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난 다음이다. 아직도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하려면면 오 분 이상의 시간이 남았건만 승객들은 벌써 짐을 싸서 통로에 줄지어 서있다. 마치 조금이라도 어물쩍거리면 내리지 못할 것처럼 말이다. 우습지 않은가.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어차피 내가 서 있으나 앉아있으니 처음에 내리는 사람과 나와의 시간 차이는 기껏해야 5분정도도 차이가 안 나고, 내가 내릴 때까지는 기차는 절대 떠나지 않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자리에 앉아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서서 도착하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것 같았고, 왠지 모르게 할 일없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시간이 남아도는 그런 사람.

저자는 이를 ‘기다림에 지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평생 뭔가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태어나서부터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사는 인생. 오늘은 잊고 내일을 기다리며(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상 속에서 새해가 되면 설날을 기다리고, 설날이 되면 봄을 기다리고, 봄이 되면 여름휴가를 기다리고, 여름휴가를 보내면 다시 추석,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할 때가 되면 서둘러 다음 목적지를 찾는다. 오랜 시간 동안의 기다림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또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기다림 속에서 살아간다. 그곳에 도착하면 조금 여유로워질까? 글쎄다. 아마도 그 목적지가 끝이 아니기에 또 다시 다음 목적지를 기다리게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어디에 도착하든지 서둘러 다음 목적지로 갈 것을 무엇 때문에 그리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걸 애타게 기다렸는지...

저자의 말 중에서 ‘사람들은 현재 이 순간을 항상 최악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무척 인상 깊다. 과거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미래는 보다 나은 삶이 오리라 기대하면서도 현재는 항상 가장 괴롭고 고통스러운 날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 대해서 사람들은 무척 후한 점수를 주는데 과거에 힘들었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괴로웠던 일이나 힘들었던 기억은 잊어버리고 멋진 순간들만을 연결하여 새로운 시나리오 하나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는 “예전에 말이야. 그때...”하면서 행복에 빠진다. 하지만 아름다웠던 그때에도(당시에는 그때가 현재였을 것이다) 그 이전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런 꿈을 꾸지 않았을까. 빛이 바랬기에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에 그리운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지난날을 생각할 때 그리운 게 하나 있다. 하루를 마치고, 일 하나를 끝내고, 한 주를 열심히 보낸 후 맞이하는 일요일의 의례다. 

오래 전 일요일. 당시 일주일은 육일동안 열심히 일하고 하루 쉰다는 기분에 늦장 부리던 날이었고, 동시에 가족들과 싸우기에 바쁜 날이기도 했다. 아내는 오래간만에 가족들이 모였으니 놀러가야 한다고 아침부터 짐 싸기 시작하고, 아이는 지겨운 학교에서 해방된 날을 어떻게든지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투정부렸다. 나는? 이런 투정 속에서 내가 일주일을 얼마나 힘들게 보냈는지, 그래서 오늘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지 설득하기에 바빴다. 아무 것도 안 하고 하루 종일 뒹굴 거리려고 말이다.

세월이 지나 지금 나에게는 평일과 일요일에 구분이 없다. 학교 수업이 있을 때는 강의 일정이라도 있으니 강의 없는 일요일은 당연히 휴일기분이 나고, 또 토요일에 수업하는 창업대학원덕분에 일요일은 더욱 값진 휴일이 되었지만 방학 때는 월요일이나 일요일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날자 구분은 미팅이나 강의 있는 날과 아무 일정도 없는 날의 구분뿐이다. 게다가 일요일만 되면 아침부터 수선떨던 아내도 조용하고, 아이는 잠자기 바쁘다보니 일요일이 일요일 같지 않다. 그저 나 혼자 새벽에 일어나 커피 한잔 마시고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것뿐이다. 평일과 마찬가지로. 

가끔 누군가 나에게 주말, 휴일 잘 보내라고 말하면 조금 얼떨떨하다. 평일이나 일요일이나 별반 차이 없는, 하루 8시간 근무와 퇴근 개념이 없는 나에게 평일과 주말 구분은 더욱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순간 허전함을 느낀다. 소중한 뭔가를 잃어버린 그런 심정이랄까.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삶,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시간 속에서 내 멋대로 살아가는 삶을 그토록 원했건만 왜 이런 느깜을 받는 걸까? 예전에 기차나 고속버스를 볼 때마다 어디론가 가 버리고 싶었던 충동이 바로 지금의 모습이었을 텐데 말이다.

사람에게는 뭔가 시작과 끝맺음이 필요한 것 같고, 그때마다 이를 기념할 의례가 필요한 것 같다. 거기서 과거와 미래가 나눠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일요일만 되면 놀러가야 되니 쉬어야 하니 하며 옥신각신했던, 그 싸움 속에서 누가 이기던지 간에 진 사람에게 위로한답시고 별식을 만들어 먹었던, 갈 곳이 없으면 집밖에라도 나가 쇼핑이라도 했던 그것들이 따지고 보면 한 주를 보냈다는 끝맺음의 의례들이었고, 나는 그것을 통해 새로운 한주를 맞이했던 것 같다.

세상이 개인화되다보니 이제는 과거에 존재하던 수많은 의례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간다. 퇴근시간에 동료들과 한잔하던 것도 하루 일이 끝났다는 의례였고, 휴일에 가족과 함께 놀러가거나 교회에 가는 것도, 하다못해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일주일을 마감하거나 시작하는 것을 알리는 하나의 의례였다. 그러나 지금은...

나는 오늘(일요일) 혼자만의 조촐한 의례를 진행하고 싶다. 옥신각신할 가족도 곁에 없고(아내는 바쁘고, 아들은 군대에 갔으니까), 어디론가 가야 할 곳도 없는 휴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아내의 빈방과 아들의 방을 청소하고, 어제 사 온 고구마를 직화냄비에 구워 맥주 한잔 하면서 오늘이 일요일임을 만끽하고 싶다. 그리고 평일과 별 차이 없는 일요일이지만 오늘이 지나면 다시 다음 일요일을 기다릴 것이다. 

기다림. 뭔가를 기다릴게 있다는 것은 무척 좋다. 이는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이 있다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이 이뤄지리라는 기대를 일깨워주는 삶의 지표다. 그리고 길고 긴 세월을 항상 새로움을 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매순간을 기념할 의례가 필요하다. 누군가 결혼생활이란 먼 기차여행 속에서 행하는 중간 역의 이벤트라고 하지 않았던가.

특별히 뭔가를 기다릴 게 없는 일요일. 그러나 나는 다음 일요일을 기다리며 또 다른, 나 혼자만의 의례를 만들 것이다. 일요일이라 해서 평일과 별반 다를 건 없지만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 없이 기다림 자체를 기다리는 모습 속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운 나를 발견한다. 저자처럼 말이다.

기다림과 연관 지어 저자가 꼬집은 현대 사회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가는 세상, “급해. 급해”를 외치며 모든 일을 간단하게 처리해 주길 원하는 현대인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말없는 대화와 일상의 대화가 사라지는 모습이다. 

“요즘 외국인들과의 융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외국인들도 이제 좀 우리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언어를 배워서 누구와 이야기할 지 궁금하다. 누가 시간을 내서 그들과 친근하게 이야기한단 말인가? 현금인출기와 차표 자동발매기가? 어쨌든 융화는 이런 것과는 다르다. 우리 언어를 잘하면서도 융화를 동경하는 외국인들도 많고, 융화를 원하는 내국인들도 점점 많아진다. 융화는 외국인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만을 목표로 삼는 사회의 문제다. 효율은 결국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이 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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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도 있듯이 공짜는 좋은 것이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도 뭔가를 거저 받을 수 있다는데 안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인식이 달라졌는데, 특히 요즘 사람처럼 눈치가 빠르고 많은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결론이다. 누군가 공짜로 뭔가를 준다면 거기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공짜로 주는 사람은 그것을 통해 뭔가를 얻고자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다반사이고. 그래서인지 이제는 사람들도 공짜라고해서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쓸데없는 것을 공짜라고 가져가봐야 버릴 때 돈 드는 상황까지 되었으니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요즘은 날이 갈수록 공짜가 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웹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는 피해갈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특히 디지털세대들은 웹에서 얻는 것은 공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돈을 내야 한다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데 구지 돈을 주고 사야하는가 생각한다. 내가 다운받는다고 해서 원본이 훼손되는 것도 아니고 만든 사람이 추가로 비용들일 것도 없는데 말이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또 다른 면을 보면 위험한 생각 같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은 컴퓨터와 같은 정보통신기기의 저장능력과 전송능력의 발달은 이와 같은 공짜 추세를 더욱 강화시켰다, 물론 이와 같은 행위, 심하게 표현하면 해적행위라고도 하는데, 는 일부러 시간을 들여 만든 사람의 기회이익을 손상시키기에 문제 소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상황이 이런데.....

이제 공짜는 대세다. 우선 생산능력이 높아짐에 따라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과거처럼 비싼 것이 좋은 것이란 등식은 깨진 지 오래다. 내 앞에 있는 물건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도 아닌데, 또 비싸다고 해서 싼 것보다 특별히 나은 것도 없는 상황에서 구지 비싼 것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보니 특별한 이득점이 없는 상품들은 가격싸움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추세는 결국 공짜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물론 완전한 공짜는 아니겠지만.

요즘 신문을 보면 막걸리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어떤 전문가에 의하면 막걸리는 주세가 미비해(5%) 다른 술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저렴하게 팔린다. 그런데 주세가 없어 싸게 판매하는 막걸리가 가격문제 때문에 다른 술에 비해 품질이 안 좋은 것으로 인식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막걸리 판매가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뜻 들으면 일리가 있는 것 같지만, 물론 본인의 생각이지만, 가격이 비싸면 좋은 것이고 싸면 질 낮은 것이란 인식은 조금 시대에 뒤쳐진 생각인 것 같다. 소비자의 수준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 적합한 상품은 과거처럼 가격을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설명하기보다 신문에 쓴 대로 원가는 높지만 주세가 없어 가격이 저렴하니 많이 마셔라 고 설득하는 게 막걸리를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좋은 거 아닌가 싶다. 무척 단세포적인 생각 같다. 

공짜가 활발하게 성행되는 곳은 온라인 세상이다. 거점과는 달리 배송비가 거의 안 들고, 알리는 데도 무척 용이하며, 결재와 같은 시스템도 거의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어 비용적인 면에서 탁월하다. 게다가 디지털화된 상품들은 상품을 판다고해서 기존의 상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본은 그대로 있는 상태다. 또 하나를 복제한 것이지 기존 상품을 가져간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디지털 상품은 일정 수준 이상을 팔고나면 그 이후의 판매는 모두 이익이 되는 묘한 구조로 되어 있다. 소비자가 보기에 무척 재미있는 곳이다. 원가 제로의 시장, 국지적인 곳이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광활한 영토, 게다가 날이 갈수록 가격과 품질이 반비례하는 저장, 이송장치들. 이 모든 것이 공짜를 향해 나아가게 만든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고자 한 내용은 온라인, 웹에서의 공짜상황과 함께 이와 같은 시장구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껴진 거점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돈 받고 팔아야만 사업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상품들이 소비자에게는 공짜, 하지만 제 3의 사람, 기업에게 돈을 받는 구조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기술, 기계의 발달과정에 의존하지 않고도 남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들어낼 수 만 있다면 구지 자신의 상품을 고객에게 돈 받고 팔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공짜는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 더더욱 파괴력 있는 마케팅방식이며, 이와 같은 가격체계가 대세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N세대들이 바로 공짜에 맛들인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공짜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공짜의 힘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필요하며, 이는 기업가 자신의 상상력 문제다. 저자는 남들이 공짜점심을 준다고 해서 그건 거짓이고 속임수라고 비난하기보다는 자신도 공짜 모델을 만들어내라고 한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생각하거나 현재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또 거점사업이지만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나온 공짜 비즈니스 모델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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