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샌드위치 주식회사를 차리다 - 스무 살 새내기들의 좌충우돌 주식회사 경영
가메카와 마사토 지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관심이 높을 뿐이지 실제 하겠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이 침체된 데다가 환율문제 때문에 원료가격이 상당히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리 창업, 창업 부르짖어도 막상 하려면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또 이 분야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정부에서 아무리 창업지원을 한다고 해도 “나 하겠소”하고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다. 창업을 하겠다고 창업대학원에 들어온 사람 자체가 창업을 무서워하니 할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런 상황은 나이든, 직장생활하다 정년퇴직한 사람들에게 초점에 두었을 때의 상황이고, 눈을 돌려 젊은이들을 바라보면 반드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이들이 가진 패기와 실험정신을 잘만 살려줄 수 있으면 나이든 사람들은 할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사업을 구상해 낼 수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젊음 덕분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해 보겠다는 의지와 실패했을 때 가장 적은 손실을 보고 철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안전장치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역시 본질적인 문제는 몇 가지 있다. 우선 세상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창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또 창업을 했다손 치더라도 경영이 무엇인지, 마케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몰라 하지 않아도 되는 실수를 할 확률이 높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창업과 기업경영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우선 책의 구성 자체가 전문적인 이론과 실제 스토리가 혼재되어 있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느낄 수 있는 내용 흐름상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경영과 관련된 논리를 논리대로 따로 정리했으면 좋았을 것을 두 가지를 모두 이야기에 집어넣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다음에 이와 같은 책을 만들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이야기와 이론을 완전히 분리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출판사 입장에서는 지금 그렇게 되어 있지 않냐 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뜻 보면 그런 구조로 만들려고 애쓴 흔적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입장에서 내용을 읽다보면 학생답지 않은 전문적인 용어가 이야기 내에서 불쑥 나오는 것이 거북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SWOT분석에 대한 설명과 도표는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 나오는 것보다 이론적인 내용만을 별도로 모아 놓는 공간에서 보다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는 그들만의 단어로 그들 이야기만을 다루고.




두 번째는 책의 내용 자체다. 창업을 할 때 가장 크게 부딪치는 문제는 어떤 아이템을 갖고 창업할 것인가의 문제다. 기업경영과 조직의 문제는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을 때 생기는 문제이지 창업아이템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 말은 아이템을 선정하기 위해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여러 가지 아이템 중에서 어떤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인지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그 내용도 주인공들이 직접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현재 이 책의 내용은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전문가적인 논리가 내용 속에 함께 섞여있어서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현실감이 조금....




하지만 책의 기획은 무척 좋고, 어쩌면 앞으로 이와 같은 책이 많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창업이라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가고 있고, 과거 퇴직자들의 전용물이었던 창업이라는 것이 대학생 수준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을 위한 알찬 내용의 책이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내가 말한 알찬 것이란 의미는 경영, 마케팅에 대한 전문서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각에서 그들이 저지를 수 있는 범위의 실수들을 그들의 입을 통해 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스토리체로 구성된 책을 말한다.




아무리 논리가 정연한 책이 책꽂이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면 뭐 하겠는가. 그들 스스로가 자신에게 대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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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북스 2009-03-23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책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방누수 2009-03-23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 고맙습니다 좋은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