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레인 - 인간 지능의 기원과 미래
게리 린치.리처드 그래인저 지음, 문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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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무엇이며, 어디서 왔는가?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달라지기 시작했는가 라는 질문에 던졌고, 많은 학자들이 그에 대한 답을 찾아왔다. 그만큼 인간의 모습은 알다가도 모를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질문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제는 과학이 발달하여 인간의 뇌 모습을, 그것도 죽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해부하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MRI와 같은 기계를 활용하면 인간의 특정행동이 뇌의 어떤 부분을 활성화시키는지를 눈으로 식별할 수 있고, 이때 우리는 어떤 자극이 뇌의 어떤 부위와 연결되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마케팅에서도 과거처럼 고객들이 직접 답하는 설문조사보다 인간의 의식에 바탕으로 둔 무의식 마케팅, 뇌과학(뉴로)마케팅과 같은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이를 통해 개인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다양한 욕구를 탐지해 내기에 이르렀다. 이런 분야의 결과들을 보면 인간이 내리진 많은 결정들 중 많은 부분, 어떤 저자는 전체 결정의 5%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이 이성이나 사고에 의한 합리적인 판단물이 아니고 무의식적인, 즉 인간이 가진 동물적인 본능에 의한 결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미래세상은 인간의 뇌를 이해하지 않고는 고객이 어떤 결정을 왜 내리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시장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되었다.

이 책은 인간의 뇌에 대한 단순한 개념설명과는 조금 궤를 다르게 구성한 책이다. 책 서문을 보면 독자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있는데, 인류의 조상이라고 하는 크로마뇽인과 거의 동시대에 그들보다, 아니 현존인간보다 두뇌가 훨씬 더 큰 존재가 지구상에 살았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보스콥이란 지역에서 우연히 농부들이 찾아낸 유골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현 인류의 뇌보다 최소 30% 이상의 큰 뇌를 갖고 있는, 하지만 얼굴은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런 인류다. 다만 1900년대 초반의 과학자들이 이들의 존재를 설명할 길이 없어 학계의 관심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따라서 사람들 역시 잊어버린 사실일 뿐이다.

당시 사람들은 왜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뇌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가 뛰어나고, 결과적으로 동 시대 크로마뇽인보다 더욱 찬란한 문명을 발전시켰을 텐데 그들보다 덜 개화된 현 인류의 조상들에게 의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원숭이에 의해 인간이 정복당한 것을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그런 상황이었을 것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오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발굴결과를 두고 원초적인 질문 한 가지를 독자들에게 던진다. 생물의 뇌가 크면 그만큼 영리하고 현명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물론 결과는 ‘그렇다’이다. 뇌가 크면 그만큼 여러 가지 내용을 종합해서 이해할 수 있고, 한 가지 사실에서 다양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또 현재와 과거의 기억을 조합하여 미래를 예상할 수없는 하등생물들과는 다른 결론을 추론해 낼 수 있다. 인류 역시 이와 같은 뇌의 과정과 기능 덕분에 현재 지구를 점령하지 않았는가.

저자의 논리를 간단히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물에서 시작했다. 따라서 어류에서 파충류가 나왔고, 파충류에서 원포유류라는 생물이 생겼으면, 이들이 진화하여 조류와 포유류가 생겼다. 그런데 파충류의 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냄새를 맡기 위한 후각기능의 뇌였는데 이 부분이 점차 발달하여 청각과 촉각기능으로 발달하고, 나중에 시각기능으로 새롭게 발전시켰다. 현재 진화된 생물, 그중에서도 포유류만 두고 봤을 때 이들 간의 큰 차이는 바로 앞에서 말한 몇 가지의 기능과 함께 발달한 피질,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대뇌라는 것인데 이곳의 크기가 사고능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 피질의 크기를 계산해 보면 인간의 피질이 신체와 뇌 간의 비율로 따져봤을 때 타 포유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그것도 무척 많이. 그리고 이곳의 크기가 현재 인간의 두뇌부분을 ‘이마’라는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낸 결정적인 원인이다.

근데 앞에서 발견한 보스콥인의 두뇌가 바로 이 부분이 더 컸다는 것은 결국 인류의 조상들보다 훨씬 더 사고능력이 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생물의 뇌는 뇌 전체의 구조비율이 유사한데, 유전자 덕분에, 뇌가 상대적으로 비대하다는 것은 바로 포유류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감각기능 이외 이들의 정보를 취합, 분석하는 연합조직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들보다 미개한 종족, 현 인류,에게 멸망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은 바로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보스콥인이라는 독특한 인류를 소개하여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뒤, 이들의 뇌가 현 인류보다 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다양한 뇌과학 지식을 동원해 양파껍질 벗기듯이 하나씩 설명해 나간다. 결론은? 보스콥인들은 우리보다 더 높은 사고능력을 보유한 종족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독자는 책에서 몇 가지를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데, 첫째는 두뇌가 어떤 식으로 진화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진화의 순서와 진화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는 뇌구조와 크기가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고, 사고기능이 크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 부분이 결론부분인데 인간의 뇌가 더 진화하게 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연구논문과 실험결과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 언뜻 보기에는 딱딱할 것 같은 논리를 추리소설처럼 풀어냈다. 뇌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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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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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미치 앨봄의 책을 여러 권 봤다. [모리가 함께 한 화요일]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고,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통해 살아온 삶과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가 쓴 책들은 단순한 자기계발서적이기보다는 누군가의 삶을 통해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 주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활용하는 소재, 즉 한 인간이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인생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해 주는 내용이라도 저자의 손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 준다. 처음엔 잔잔한 봄바람처럼 아기자기한 삶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조금씩 한 인간의 깊은 내면을 알게 되고, 마지막에는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게 된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말이다.

이 책은 동일한 시대를 살아간, 저자와 함께 살아간 사람들, 두 사람의 이야기다. 한 사람, 엘버트 루이스는 가족 모두가 대대로 랍비인 가정에서 태어나 자신도 랍비의 길을 걸어간  사람이고 또 한 사람 헨리 코빙턴은 어릴 적부터 불운한 가정에서 태어나 오로지 자기 한 몸만을 챙기는데 급급한 삶을 살아왔지만, 어느 날 신에게 자신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애원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그 날 자신을 살려주면 그 대가로 신에게 자신의 삶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헨리는 어릴 적부터 강도, 마약 판매 등을 하며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결국엔 교도소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신이 그에게 여러 번 삶의 방향을 바꾸도록 기회를 주었지만 그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루는 마약을 찾아 과거 알고 지내던 마약판매상의 집을 급습했고 거기서 돈과 마약을 강탈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는 자신에게 마약과 돈을 빼앗긴 마약 상들에게 죽음을 당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헨리가 어디서 사는 지도 아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이를 갈며 집으로 쫒아오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살아났다. 마약 상들이 보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에게 약속한 대로 그는 목사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두 사람의 차이점이라면 한 사람은 비교적 온화한 환경에서 신의 사랑을 전파하며 삶을 살아갔고, 또 한 사람은 거센 풍랑 속에서 살아왔듯이 신의 뜻인 사랑을 거리방랑자들을 대상으로 전파한다. 어떻게 보면 극에서 극을 달리는 두 사람의 모습이지만, 이것이 저자의 글 솜씨이겠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대립의 내용 속에서 하나의 결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즉 신의 뜻은, 또 우리가 가진 신앙의 진정한 의미는 주변 여건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남에게 조건 없이 준다는 것, 이것이 바로 종교와 종파, 인종과 직위를 떠나 인간으로서 행해야 할, 그리고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베풀어야 할 책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 간의 교리와 그들이 믿는 신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자신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랍비의 말을 통해 무척 강하게 전달한다. 신은 하나이며, 따라서 어떤 종교이든지간에 표현만 다를 뿐이지 결국엔 동일한 신을 믿고 있다는, 그래서 교리가 다르고 의식과 예절이 다르다 해도 신이 인간에게 요구한 임무는 모두 같다는 것이다. 즉 ‘서로 사랑하라’는 말이다.

우리에게 신앙이란 무엇일까? 일주일에 한 번 교회나 성당, 절에 기도하러 가면 끝나는 것인가? 아니 신은 어디에든 있기에 그런 예절조차도 필요 없는, 인간이 만든 형식에 불과한 것인가? 저자 역시 어릴 때부터 유대교의 의식에 따라 살아왔지만 언제부터인가 종교는 인간이 만든 예식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회당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마치면서, 비록 글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그는 다시 회당을 찾아갔으리라 예상한다. 종교란, 또 종교에서 표현하고 있는 신이란 인간이 필요할 때만 찾고 평상시에는 잊어버려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아무리 사랑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라 해도 인간의 사랑은 제한적인 것, 진정으로 신을 믿고 그 분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고귀한 사랑의 의지를 혼자 키워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바로 이 책에 나오는 고귀한 두 사람의 영혼을 통해서.

종교란, 신이란, 신앙이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특정 종교를 주장하지 않지만, 또 신은 존재한다고 강조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두 사람의 주인공의 희생과 봉사정신 속에서 종교와 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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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마케팅 - ‘마음’을 낚는 어부가 되는 법
정성희 지음 / 시니어커뮤니케이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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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경제학에 대한 비판서적을 몇 권 본 적이 있다. 책 내용은 대부분 인간은 생각하는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으며 계산적이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인간의 머리가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극히 논리적이라면 유사한 기능을 가진 물건을 더 비싼 곳에서 구입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논지다. 결국 인간의 가치판단과 의사결정 대부분은 최소의 투자를 통해 최고의 효율을 얻고자 노력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 택시기사 이야기를 해 보자. 그의 입장에서 날씨가 좋은 날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사람들이 걸어 다니니까), 비가 오는 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면 비 오는 날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고, 날씨 좋은 날은 쉬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이다. 마치 공부 안 되는 날은 쉬고, 공부 잘 되는 날 더 열심히 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를 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비 오는 날은 자신이 목표한 돈을 벌면 그냥 집에 들어가고(좀 더 열심히 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좋아 수입이 별로 없는 날은 당일 목표한 수입을 채워야한다는 의식 속에서 더 열심히 일을 한다. 당연히 그 다음날 피곤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아마도 그 동안 인간을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이유는 편리한 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산수를 하듯이 1+1=2의 계산은 특별히 머리 쓸 일도 없고, 컴퓨터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즉 학자들이 원하는 모델, 결과에 대한 해석 및 예측 모델을 쉽게 고안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기계가 아닌 다음에야 예상대로 움직일까?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은, 예전부터 생각한 것이지만, 인간의 의사결정방식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더하고 빼기식의 합리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단지 과거에 주장했던 이성과는 다른 감정,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이란 의미다. 다만 예전에 경제학자들이 본 인간의 모습은 이성에 초점을 두고, 계산을 앞세운 인간이었다면, 이 책과 요즘 나오는 뇌 과학과 관련된 책의 주제는 인간이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적인 인간이라는 논리만 다를 뿐이다. (이리 저리 보나 일정 수준 결정됐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저자는 인간의 판단 중에 이성과 감정의 비율을 5% 대 95%라고 이야기한다. 즉 평소 우리가 열심히 머리를 돌려 결정한 대부분의 것들이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 아닌 본능에 따라, 인간의 진화에 따라 응집된,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결정을 용인하고 합리화시키는 도구로써 이성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합리성을 내세운 이론에 의해 우리 안에 숨겨진 감성의 가치를 미처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이는 이성인가? 감성인가? 누구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많은 경우 감정에 의해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좋고 나쁨이 이성보다는 감정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다). 왠지 모르게 미운 사람을 좋아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그래서 그를 좋아하겠다고 노력할 때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감정이란 우리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지만 그런 노력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좋게 만들 수는 없다.

저자의 논지는 이와 같은 감정, 평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속에서 많은 결정이 이뤄지기에 고객의 진정한 욕구를 찾고자 한다면 겉으로 들어난 모습이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어떤 때는 당사자도 모르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왜 좋아하는지,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는지도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설문지를 들이대고 무엇이 좋은지, 왜 좋은지를 물어봐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책의 가치를 책 뒤에 나오는 ‘Part4. 무의식 마케팅 실천전략’에서 찾았다. 앞부분의 내용은 이미 뇌 과학, 뉴로마케팅과 같은 책에서 많이 거론된 내용이지만 실제 무의식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한두 마디로 정의하는 기법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특히 심층은유파악을 위한 11단계 접근법과 공유개념도 작성하기 부분은 무의식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실제 몇 번 조사를 하면서 공유도를 만들어 봐야만 익힐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무의식, 이제는 단지 심리치료에서만 다루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이는 정신병적인 분야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뭔가를 결정하는 데 무척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은 이미 무의식을 관찰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돈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상황까지 마케팅을 발전시켰다. 뉴로마케팅, 심리마케팅과 같은 이름이 나온지도 꽤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경쟁자들이 인간심리를 오래전부터 마케팅의 도구로써 활용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넛지>라는 책도 바로 이런 종류의 책이 아닌가. 단지 책을 보며 ‘와~~ 신기하네’라고 말하며 책을 덮을 때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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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 타인의 생각 훔치기,‘멘탈리스트’가 되는 길
토르스텐 하베너 지음, 신혜원 옮김 / 위즈덤피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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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힘든 일을 많이 만나지만 일 문제보다는 사람문제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더욱 많다. 세상 모든 일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함께 일하는 사람끼리 화합이 안 되면 일은 물론이고 자신도 무척 힘들어진다. 게다가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잘 안될 때는 정말 죽을 맛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만 있어도 뱃속이 편할 텐데...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마음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드리는가의 문제이고, 상대방의 말 역시 내 마음에 와 닿아야 비로소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 말 자체가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말인지의 여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내 마음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기 타인의 생각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데 마술사로 직업을 시작하여 멘탈리스트(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를 전문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은 어떤 마술이나, 기행이 아니라 남다른 관찰의 노력이라고 한다. 즉 사람은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어 생각하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게 되고, 몸으로 나타나는 것은 마음의 결과라고 한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 사람의 동작과 표정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필자의 흥미를 끈 부분은 눈동자와 입모습의 변화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 부분이다. 이 내용은 어려운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남다른 관찰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라 상대방의 표정을 조금만 신경 써서 보면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사람이 장면이나 그림과 관련된 것을 생각할 때는 눈이 위쪽으로 움직이고, 그 사람이 소리, 잡음 혹은 말소리 같은 것을 의식할 때는 눈이 바로 옆쪽으로 움직이며, 어떤 느낌적인 것, 즉 움직임이 느껴질 때는 눈이 아래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교통신호등에서 빨간 불이 위에 있나요? 아니면 초록불이 위에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사람의 눈은 자연스럽게 오른쪽 위로 움직이고,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생각해보세요.“라고 질문하면 눈은 수평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또 ”당신은 겨울에 따뜻하고 안락한 집에 있다가 추운 바깥으로 나올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라고 질문하면 눈은 왼쪽 아래로 움직인다. 느낌에 대한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는가?

따라서 마치 마술 같은 상황을 만들어 놓고 한 사람을 불러 아래처럼 질문한 후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당신은 지금 숲 속의 새를 보거나, 경보소리를 듣거나, 기름진 피자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이들 중에서 한 가지를 생각해 주세요.” 세 가지 질문의 특징은 첫 번째 질문은 사물을 보는 것, 두 번째 질문은 소리를 듣는 것, 세 번째 질문은 느낌에 대한 것이다. 위의 내용을 보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눈의 위치가 달라질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것.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순간 인간에 대한 신비감은 사라지고,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됨으로써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갖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됨으로써 외톨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영화도 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을 해 주기 위해서는, 그리고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보다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 저자처럼 전문멘탈리스트가 될 필요는 없겠지만 간단한 훈련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제안은 한 귀로 듣고 흘러버리기에는 무척  솔깃한 제안이다. 관심 있으면 책을 한번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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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조사 실무노트 1 - 실무편, 조사 기획에서 보고서 작성까지 이담북스 비즈니스 9
하지철 지음 / 이담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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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빠도 사업을 원하거나 상품을 개발하려면 반드시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있다. 바로 내가 생각하는 시장과 그곳에 있는 소비자들의 움직임과 욕구다. 그러다보니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살다가도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게 되면, 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순간 조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시장조사.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여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돈 많은 기업이나 진행하는 일종의 요식행의 같은 느낌이 많다. 평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고 그 안에 서 살아가고 있는데, 또 신문, 잡지에서 맨 날 나오는 말이 트렌드니 욕구니 하는 것들인데 구지 돈 들여 시장조사라는 것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하는 생각이다.

필자도 첫 직장이 시장조사회사다보니 조사수주를 위해 많은 업체를 많이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들은 이야기는, 물론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뻔한 걸 무엇 때문에 돈까지 써가며 확인하는가라는 대답이었다. 뻔한 것! 그러나 뻔한 것을 아는 수많은 기업들이 신상품을 시장에 내 놓고 성공확률이 10%도 안 된다면 그것 또한 이상하지 않은가. 뻔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뻔한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실패하니 말이다. 물론 예전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비슷하다보니 크게 고민하지 않더라도 괜찮은 상품 하나 만들어서 광고 꽝꽝 때리면 대충 팔리기는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메가트렌드는 이미 한물간 트렌드이고, 마이크로트렌드를 넘어 세포시장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대중만 바라보고 상품을 만들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상황이 되었다. 이제는 소 뒷발질에 파리 잡듯이 운을 바라고 사업하다가는 백발백중 문 닫게 된다.

하지만 기업체 입장도 이해해야 할 것은 조사를 하려고해도 내부 직원으로는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조사라는 게 무척 까다로운 일이고, 학교에서 조사방법을 배웠다하더라도 그 정도 수준 갖고는 시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전문기관에 외주를 줘야 하는데 이때 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간다. 최소한 돈 천만 원은 각오해야 한다. 이유는 시장조사기법 자체가 조사회사만의 대외비다보니 일반사람들은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가 책 이야기한다고 하면서 시장조사 상황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유는 이 책이 바로 조사회사에 근무하지 않은 사람도 시장조사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통계기법과 프로그램은 따로 배워야겠지만 최소한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조사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면 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조사기관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정리해 놨다.

게다가 내용도 무척 쉽게 표현했고, 도표나 그림, 예시도 전문적인 회사에서 사용하는 모습 그대로 정리해 놨기 때문에 평소 조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아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공부한다는 전제하에) 그리고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기 혼자 한두 가지 조사방법을 사용해 간단한 시장조사와 분석, 그리고 조사보고서까지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봐 왔던 조사방법론 책은, 저자도 서문에서 이야기하는데,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가 대부분이라 사회과학방법론적인 시각은 배울 수 있어도 실제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방법은 익히기 어려웠다. 특히 신제품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조사기법과 과정, 양적조사와 질적 조사별 차이, 조사를 실시한 후 보고서 작성법 등에 대한 것이다.

평소 시장조사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하나씩 익혀가다 보면 전문조사회사의 베테랑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소규모 조사는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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