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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꿔줄 선택
할 어반 지음, 박정길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삶의 질을 결정할 15가지의 선택지
이 책은 할 어반이 쓴 책 중 두 번째로 읽은 책이고, 세번째 책인 [긍정적인 말의 힘]이 서가에 꽂혀 내가 읽어주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그가 쓴 책을 읽다보면 그는 항상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듯한 문체로 글을 쓰고 있고, 책의 많은 부분을 좋은 문구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한 가지 전제를 가지고 책을 쓴다. 그것은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고,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고통이지만, 그 대신 자기 앞에 놓여 진 고통을 헤쳐나가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자유의지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기에 우리는 이 자유의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값진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태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 즉 자유의지라는 단어를 대학교 때 봉사활동을 하던 종교단체에서 처음 들었다. 신이 인간에게만 허락한 최대의 선물로 영혼 상태로는 느껴볼 수 없고 육체를 가진 인간만이 느껴 볼 수 있는, 그리고 그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알게 하기 위해 신이 인간에게 부여해 준 최고의 능력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자유의지가 지금까지 내 삶을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나를 이끌어 갈 것이며, 신 앞에 섰을 때 나에 대한 평가 역시 이러한 자유의지를 사용해 내가 선택한 것들에 의해 이루어 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 후 오랜 시간이 흐른 나이 40이 넘었을 때였다.
나는 지나 온 삶을 되돌아 보며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가지 선택을 생각해 봤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 있었다면, 그것은 17년 전 어느 날, 귀가 안 들리게 된 내 상태를 진찰한 의사의 결론,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할 수 없다, 을 거부하고 나도 남들처럼 살아 갈 수 있다는 의지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살아 왔다.
그리고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바로 그런 삶 속에서 나의 신체적인 한계와 어려움, 그리고 불편함만을 의식하여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겠다고 결정한 나의 선택이었다. 나는 그 당시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나의 신체적인 상황으로는 나 혼자만을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너무 힘든 상황이야. 그래서 난 너를 생각해 줄 여지가 없어. 너는 나처럼 신체에 한계가 없잖아!”
그러나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 보면서 내 가슴을 가장 아프게 만드는 것은, 그리고 지나 온 삶을 되돌아 보며 나를 가장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내가 내린 선택 그 자체의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나도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겠다는 그 결정 자체를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그 당시 그 결정을 바라보며 그것은 내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그리고 하루하루 먼 산만 바라보며 신을 원망하는 내 모습이 보기 싫어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했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다. 그리고 세상 어딘가에 나 만을 위한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곳을 찾기 위해, 그 당시 걸어가고 있는 그 길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결국 내 인생에서 오직 단 한번 밖에는 지나갈 수 없는 그 길을 걸어 오면서 내 곁을 스쳐 지난 간 수많은 기회들을 놓쳤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기쁨과 행복들을 외면한 채, 오로지 그 곳에서 벗어나는 방법만을 고민하며 살아 왔던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 자체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 채, 그 곳에서 도망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뛰고, 뛰고, 또 뛰었다.
나는 나이 40후반이 넘어서야 비로소 중요한 한가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선택한 길을 가는 것과 남이 강제로 시킨 길을 간다고 생각하는 것과의 차이점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라는 의식은 설사 그 길이 어렵고 고생스럽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길가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고, 가끔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길을 가다 지치면 나무 밑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그러나 내가 걸어가는 길이 내가 선택할 길이 아닌 남에게 강제로 떠밀려 나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그 길은 어떻게든지 벗어나야만 하는, 그리고 탈출해야만 하는 삶의 감옥이 되고 만다.
나는 그 당시 그 길이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길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떠 밀려 걸어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곳만이 간직한 삶의 비밀과 의미를, 내가 살아가는 동안 오직 단 한번밖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삶의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지나온 삶 자체가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나는 그것을 되돌아 보며 내가 지나 온 길 속에 숨어 있던, 그 곳만이 간직한 삶의 의미를 다시 느껴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어떤 때는 눈물짓고, 어떤 때는 미소 짓기도 하면서 그 곳에서 자라고 있던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을 만나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되돌아 보면 볼수록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지나가 버린 삶이기에 좀더 나은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지나간 삶이라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애절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알게 된 선택의 중요성과 그것을 통해 알게 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누구에겐가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이런 애절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자는 삶의 선택지로 15개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그가 제시한 하나하나의 선택지들을 보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인생의 방향 지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을 묶어 주는 공감, 그리고 그들에 대한 베풂과 용서, 나와 너를 이해하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인내, 보다 바른 길을 선택해 낼 수 있는 생각의 힘, 그 속에서 하루하루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일신에 대한 의지, 용기, 지혜 등
아마 우리나라에도 할 어반과 같은 좋은 스승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올바른 삶의 가치를 가지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공감과 겸손, 그리고 고통을 인내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유의지, 인생의 모든 길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라는 할 어반의 말이다. 특히 의무교육이라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책가방을 매고 지옥과 같은 학교 문을 들어서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른 채 명문대학이라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 밤을 새워 교과서를 외우는 그들에게. 그리고 점점 더 개인화 되고 물질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삶의 방향타를 상실해 가는 젊은이들에게.
할 어반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15가지의 선택지를 정리해 봤다.
1장. 삶이 가르쳐준 위대한 교훈인 겸손.
2장. 화를 잠재우는 거인인 인내.
3장. 신뢰와 소통의 열쇠인 공감.
4장. 천국으로 가는 디딤돌인 베풂.
5장. 내 마음의 자유를 위한 선물인 용서.
6장. 숭고함으로 이끄는 정신의 힘인 생각.
7장. 좋은 미래를 끌어당기는 주문인 가능성.
8장. 매일 새로워지는 일상의 기적인 일신.
9장. 열정과 꿈의 방아쇠인 용기.
10장. 인생을 멋지게 전력 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탁월함.
11장. 인생의 의미와 목적인 사명.
12장. 영혼은 채워주는 양식인 경전.
13장. 변화를 위한 통로인 기도.
14장. 삶의 주는 최고의 상인 지혜.
15장. 하루하루를 축제로 만드는 레시피로서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