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랑 같이 영화를 봤다. (친구라기엔 좀 뭐한 관계가 형성이 되어 있지만, 비록 3살이 아래지만 친구라 생각한다)
요즘 맘이 편치 않은 친구가 '언니. 영화보자~' 라며 데이트 신청을 해 오길래 뭐 볼래? 물었더니 이 영화를 보잔다. 나도 마침 안 본 영화고 보고싶은 영화였길래 선뜻 그러자 했고 수원에서 봤다. (영화를 보고 점심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돌아오는 호사를 누렸다 ^^)
영화가 개봉된다고 한참 선전할때 김하늘이 시각장애인 역의 영화를 찍는다고 티비 어느 프로에선가 잠깐 본 기억이 났는데 이 영화가 그 영화구나 싶었다.
이미 호평이 넘쳐나는 영화를 볼땐 일단 안심이 된다. 비록 내가 크게 선호하지 않는 스릴러 물이라도 이런 영화는 큰 고민 없이 선택을 받을수가 있다.
선천적 시각장애인이 아닌 중도장애인이 된 민수아(김하늘)의 생활은 예전과는 도저히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불편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보면 사고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 어느정도 앞이 안보이는 생활이 적응이 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여서 김하늘이 특정 시각장애인의 생활을 많이 관찰했나보다.. 하느 생각이 들었다.
불량 유승호의 모습도 처음인듯 싶어 기대를 하며 봤다. 그런데 유승호는 이런 역활이 아직 어색한건지 워낙 착한 아이인건지 내 눈엔 2% 아쉽게 보였다. 조금만 더 거칠게 연기해 주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배우는 아마도 양영조라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나뿐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양영조라는 배우를 새로 인식하고 다시 보게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말 리얼하게 열라 겁나게 연기해 내더라..
같이 영화를 본 친구도 아는 배우냐고 물어보는데 처음보는 배우라고 대답했다;;
'마음이'를 찍은 달이가 이 영화에서도 슬기로 등장해서 여전히 훌륭한 연기력을 또 보여줬고 슬기의 마지막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정말 영화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관객에게 먹혔다.
핸드폰의 진화가 영화에서 저렇게도 활용되는구나 싶기도 했고 지하철역에서의 추격장면은 내 몸도 같이 오그라들어 조마조마했었다.
배경이 진관외동쪽이었는데 유승호의 치킨집은 강남쪽이고, 김하늘이 넘어뜨린 세탁기를 훨씬 덩치좋은 정신나간 남자가 어렵게 밀쳐내는 장면이나, 김하늘이 처음 지하철을 탄 역은 과천역 이었다 구파발역에서 내리는등 나만 트집잡고 본 영화는 '수출해도 먹히겠어' 라는 결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