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별]배우 박중훈 씨, 최재천 교수를 찾아가다






 이화여대 교정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재천 교수(왼쪽)와 영화배우 박중훈 씨. 박영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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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살인자를 용서할 순 없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극중 인물을, 즉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참된 연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최재천 교수님의 한결같은 생각, ‘알면 사랑한다’를 바탕으로 한 그의 저서들은 그 어떤 연기 이론서보다도 제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주는 이 저자를 직접 만나 온기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보여 준 온화한 미소는 그의 치열한 통찰적 지식과 함께 깊은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온화함과 치열함은 대치되는 개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마치 그가 얘기하는 ‘통섭(consilience)’처럼 말입니다.》
박중훈=(아주 반가운 얼굴로 두 손으로 악수를 한 뒤) 뵙고 싶었습니다.
최재천=(부드러운 미소와 눈웃음을 지으며) 제 책을 읽고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전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좋은 글을 써 주신 교수님께 제가 감사합니다. 사실 교수님 책을 주위 분들에게도 권하고 다닙니다. 영화배우 장동건 씨도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참 의미 있게 읽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예전의 마초 기질을 막연히 반성하고 있었는데 ‘여성의 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를 읽은 뒤 남녀에 대해 구체적인 균형감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평소에 ‘알면 사랑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모르면 덜 사랑하거나 미워하게 되나요?
최=모든 명제에 역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생명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모르는 것에 대해 무작정 사랑하기는 힘든 겁니다. 알려고 노력하고 이해하려 하다 보면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죠.
박=그럼 실제 생활로 돌아와서, 남에게 근래에 화내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최=(잠시 생각한 뒤) 별로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화가 나도 표현을 하면 그 사람을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화를 못 내겠어요. (얼굴이 다소 굳어지며) 사실… 몇 해 전 제가 아끼던 제자가 본인의 이해관계 때문에 저를 공개적으로 부당하게 공격하고 다닌 적이 있었어요. 처음엔 많이 분노했지만 결국 속으로 삭이고 이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전 그 녀석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저와 함께 만날 사람이거든요. 주위에선 뭐 그런 사람을 이해하느냐며 저를 이해 못 하겠다는 사람까지도 있었어요.
박=저는 이해합니다. 교수님과 그런 면이 비슷한 사람을 잘 알거든요. 안성기 씨라고….
최=(다시 환하게 웃으며) 아, 그렇군요. 저는 그분의 큰 팬입니다. 아직 뵌 적은 없지만 참 존경스러운 분이죠.
박=그럼… 인생에서 화내신 적이 한번도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최=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제 아이가 학교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아 입학을 거부당한 적이 있었어요. 학교의 명백한 잘못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아이의 정서가 불안하다는 거짓 이유를 들어 아이가 크게 상처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집요하게 글과 말을 총동원하여 거세게 항의하여 학교 측의 공개 사과를 받아 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괜찮지만 제가 아끼는 사람을 아프게 할 때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화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했으면 최 교수님을 이상하게 생각할 뻔했습니다.)
박=교수님이 힘주어 강조하시는 ‘통섭’이란 쉽게 얘기해 어떤 의미인가요?
최=세상이 숲이라 가정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각각의 분야는 나무인 것입니다.
(아무리 나무의 생김을 잘 알아도 숲이란 전체를 보지 못하면 세상을 볼 수 없듯이, 과학도, 인문학도, 그 어떤 분야도 함께 만나 어울리지 못하면 진리에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이 통섭의 개념입니다. 진리는 하나이고, 결국 만난다는 것입니다.)
박=그렇다면 과학자인 교수님의 저서들이 저같이 예술하는 사람에게 영감을 준 것도 통섭의 초기 단계라고 믿어도 되겠습니까?
최=(웃음) 그렇게 생각해 줘 기쁩니다.
박=좀 느닷없는 질문이지만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최=인간은 동물과 달리 언어와 사고가 결탁돼 있는 ‘설명의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세대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죽지만, 인간은 기록을 통하여 진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실수를 안 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인간이죠.
박=오늘 반가웠고 감사했습니다.
최=(환하게 웃으며) 아 참, 영화인 앞이라서가 아니고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데요, 전 영화광입니다. 대학 때는 프랑스, 독일문화원에서 상영되는 영화 보기가 취미일 정도였죠. 요즘은 사극에 관심이 많이 가는데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왕의 남자’를 보곤 그 만듦새에 참 감탄했습니다.
박=(더 환하게 웃으며) 그럼 지금 극장에서 상영하는 제 영화 ‘라디오 스타’도 좀 봐 주십시오. 감독이 ‘왕의 남자’를 만든 이준익 감독님이거든요. 영화가 아주 재밌고 찡합니다. 영화를 좋아하신다니 정말 기쁩니다. 오늘 거듭 감사합니다.
최재천 교수님이 통섭을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수십 년간 한 길을 성실히 파 온 장인만이 가질 수 있는 갈증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만남 내내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을 열심히 가는 것이 진리에 다다르는 첫 단추일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배우 생활 더욱더 열심히 하기로 굳세게 마음먹었습니다.
박중훈 영화배우
■ 인터뷰 상대 바뀐 거 아닌가요?
“저를요? 스타는 박중훈 씨인데 혹시 그 반대 아닙니까?”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영화배우 박중훈 씨가 팬으로서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기자의 섭외 전화를 받고는 놀라더니 “나도 박중훈 씨 팬”이라며 흔쾌히 만남을 승낙했다. 전화로 약속을 정할 때도 두 사람은 서로 깍듯이 예의를 갖췄다. 박 씨가 먼저 “장소는 무조건 교수님 편하신 곳으로…” 하고 양보하자 최 교수는 “대스타를 내 쪽으로 오시라고 해도 되는 건지…. 어디 ‘중립지대’ 정도에서 만나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요”라며 상대를 배려했다. “경험상 인터뷰이(interviewee)의 마음이 편한 곳에서 해야 인터뷰 기사 내용도 좋더라”는 박 씨의 말에 따라 결국 인터뷰 장소는 최 교수의 ‘홈그라운드’인 이화여대 연구실로 결정됐다. 박 씨는 인터뷰 시간인 오전 10시에 정확히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의 호칭은 ‘최 교수님’, ‘박 선생님’.
최 교수의 저서를 거의 모두 읽었다는 박 씨가 최 교수 이론의 핵심인 ‘통섭’을 화두로 삼아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자 최 교수는 “여느 전문가와의 토론 못지않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 교수는 박 씨가 평소 화려한 비유법을 즐겨 사용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비유의 황제’인 박 선생님 앞에서 ‘감히’ 비유를 좀 들어 본다면…” 하는 전제를 단 뒤 풍부한 비유법으로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 이번엔 박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시간 예정이었던 인터뷰는 40분 이상 길어졌지만 두 사람은 “오늘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만나서 하자”고 약속했고 박 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와 e메일 주소를 적어 건넸다. 최 교수는 박 씨에게 자신이 번역한 책 ‘통섭’을 선물했다.
인터뷰가 영화 ‘라디오 스타’ 때문에 한창 바쁜 시기에 이루어졌음에도 박 씨는 원고 마감일에 정확히 인터뷰 기사를 보내 왔다. 원고를 보낸 후에도 박 씨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주는 단어와 토씨 하나하나는 물론 오탈자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일곱 차례나 수정 원고를 다시 보내왔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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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재천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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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먼타임스 | 여성,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글쓰기와 강연으로 잘 알려진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잇따른 협박 편지와 공격성 이메일,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최 교수가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요청에 의해 제출한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 혈통주의에 대한 과학자의 의견’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최 교수는 A4용지 7장 분량으로 제출한 의견서에서 “인류진화에 여성이 남성보다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한다”고 사회생물학자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한 보도가 나간 뒤 “정부에서 뭐 좀 얻어먹었냐?” 혹은 “가뜩이나 ‘똥값’인 우리나라 사내들은 점점 천대를 받게 되었네”라며 최 교수에게 항의하는 전화와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쇄도하고 있다.
최 교수는 ‘병신 **야’, ‘여성호르몬이 많은 것 같다’, ‘동성애자인 모양이다’ 등을 비롯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악의로 가득한 내용의 글이 편지와 이메일에 적혀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과학을 전공한 교수들조차 '여성표 얻어서 국회의원 되려고 하나’, ‘생물학자가 이런 얘기를 굳이 해야 하나’라며 못마땅한 시선으로 본다는 것.
이런 행위의 근본 이유에 대해 최 교수는 “호주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면서 “호주제를 없애고 가부장 문화를 털어버리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 남성의 40~50대 사망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를 만나 최근 심경과 호주제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들어보았다.
“과학의 본질은 가치중립적, 객관적인 견해제공”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하게 된 계기는?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혈통주의의 정당성과 그에 따른 호주제도의 존폐에 관하여 과학자의 의견을 묻는 일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가치중립적이어서 호주제도와 같이 각종 이해관계로 인해 감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견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다. 역사적, 사회적, 법률적 분석은 다른 참고인들이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 생각돼 과학적인 분석만을 제공했다.”
-의견서에는 어떤 내용이 실렸나? “인간처럼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모두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는 수정이라는 과정을 거쳐 태어난다. 암컷과 수컷이 각각 자기 유전자의 절반을 넣어 만든 난자와 정자가 만나 하나의 수정란이 되어야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흔히 유전자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개 세포의 핵 속에 들어 있는 DNA를 의미한다. 그 중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에는 핵의 DNA와 다른 그들만의 고유한 DNA가 들어 있다.
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암수의 유전자가 공평하게 절반씩 결합하지만 핵을 제외한 세포질은 암컷이 홀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온전히 암컷으로부터 나온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생물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비교 분석한다. 철저하게 암컷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한다. 부계 혈통주의는 생물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다.”
-최 교수에게 편지와 메일을 보내오는 사람들의 비난과 항의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호주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를 남성중심사회라고 하지만 오늘날 진정으로 부계 혈통주의의 혜택을 보고 있는 남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말로만 허울좋은 가장이지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며 거들먹거리는 남자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 그리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 제도가 여성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몇 년 전 우리 사회는 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겪으며 엄청나게 많은 노숙자들을 만들어 냈다. ‘가정이란 부부가 함께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그런 어려움을 당했을 때 '면목없다'며 혼자 가출을 하거나 자살하는 남자는 적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가부장의 멍에를 어쩌지 못해 그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한다. ‘가부장 계급장’을 떼어내면 정말 편해지는 건 남자들이다.”
“호주제 잘못된 인식탓 비난·항의 쇄도”
-편지를 뜯어보거나 이메일을 열어볼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기분인가? “악의성 발언으로 가득 찬 글을 읽거나 욕설이 대부분인 전화 녹음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매우 씁쓸하다. 뭐 하러 이런 짓 해서 욕을 먹나 싶기도 하고…(최 교수는 잠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최 교수는 욕을 많이 얻어먹어서 오래 살 거야’란 말을 하면서 용기를 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과학을 전공한 교수들조차 ‘여성표 얻어서 국회의원 되려고 하나’, ‘과부촌에서 출마하면 표를 쓸어 모으겠다’, ‘생물학자가 이런 얘기를 굳이 해야 하나’라며 못마땅한 시선으로 볼 때는 괴롭다. 환경과 여성 문제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안사람(최 교수의 부인은 울산대 음대학장인 채현경 교수다)은 집에서는 잘 못하면서 밖에서 떠들고 다닌다며 핀잔을 주기도 했는데, 이 말 듣고 정말 억울했다. 우리는 주말부부라서 서울에 있는 내가 전적으로 아들의 육아를 책임지고 있다. 아무튼 내가 만난 최초의 여성학 지도교수(?)이기도 한 안사람은 ‘자신의 수제자로 성장한’ 나의 장족의 발전에 흐뭇해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지난해 발간한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에서 자손의 번식이란 측면에서 생물학적 권력이 암컷에게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논리가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것인가? “인간도 포유류에 속하므로 이 논리는 당연히 적용된다. 생물의 세계에서 보면 이 세상은 암컷으로 시작했다가 필요로 인해 수컷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컷은 유전자를 보다 광범위하게 퍼뜨리기 위해 만들어진 진화의 산물인 셈이다.
새끼를 낳기 위해서 암컷과 수컷은 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지만 누가 더 투자를 많이 할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한다. 그 결과 암컷들은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반면, 수컷들은 질보다는 우선 양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기네스북에는 평생 69명의 자식을 낳은 어느 러시아 여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이를 많이 낳은 여자로 기록돼 있다. 전부 13번의 임신에 두 쌍둥이, 세 쌍둥이, 네 쌍둥이를 섞어 낳았다. 그러나 이 기록도 남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기네스북이 선정한 역대 최고로 가장 많은 자식을 낳은 남자는 1700년대 사람인 모로코의 이스마일 황제이다. 그는 아들 525명과 딸 342명을 합쳐 무려 867명의 자식을 낳았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의 40대 남자 사망률은 세계 최고다. 가부장의 위압감 때문이다. 40대 남자 가장들은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새끼들을 내가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직장에서 온갖 수모를 참아가며 버틴다. 그러다 병이 생겨서 자기 명대로 살지 못한다. 개인을 뛰어넘어 가정, 사회, 국가적으로도 비극이다. 호주제 없애고 가부장 문화를 털어버리면 남자 사망률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