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 아이, 눈부셔. 햇님이 너무 하얘요. 햇님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 : 햇님이 없으면 꽃도 안 피고, 나무잎도 없고, 벼가 안 자라 쌀이 없어 밥도 못 먹는데?
마로 : 아니, 아니. 하얀 햇님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난 주황색 햇님이 참 좋아.
* 하얀 햇님 : 낮의 햇님.
* 주황색 햇님 : 아침, 저녁의 햇님.
-> 마로가 주황색 햇님을 좋아하는 또 한 가지 이유 : 주황색 햇님이면 엄마랑 같이야. (나: 찌잉... 핑그르르)

마로 : (해가 진 뒤 공원에서) 자, 지금부터 우주로 갈 거에요. 기차 타세요.
나 : 칙칙폭폭 땡~ (이어서 기차깃옆 오막살이 노래 부르고)
마로 : 아니, 아니. 이제는 우주선 타야 해요.
나 : Three, Two, One, Zero!!! 위이이이이이잉~~~
마로 : 부우우우우우우웅. 끼이익. 이제 우주에요. 내리세요.
(둘레둘레 주위를 둘러보는 흉내를 내다가)
마로 : 내가 선생님이에요. 가르쳐줄게요. 우주는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요. 아주 추워요. 그리고 깜깜해요.
엄마 : 어머, 우주엔 바람이 안 불텐데. 그래도 춥고 깜깜한 건 맞아.
마로 : (한심하다는 듯이) 지금 바람이 불잖아. 우주는 밤이야!
엄마 : (우주랑 밤이랑 어떻게 구별시켜주지?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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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9-06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랑 조선인님의 대화가... 찌잉...

Joule 2005-09-0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를 보고 있으면 내가 이 지구상에서 태어나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이라고는 오직 마로와 같은 딸을 낳아 기르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조선인님처럼 아름다운 엄마가 또한 될 자신은 없으면서도.

로렌초의시종 2005-09-0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야, 네가 주황색 태양이란다. 알라딘에서는 말이야.

조선인 2005-09-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그렇게나 멋지게 봐주셔서 고마와요. 하지만 표현의 유래는 어린이집에서 하는 영어학습지에 그려진 햇님 그림의 여파인 듯 싶어요. Good Morning/Evening은 주황색 햇님, Good Afternoon은 하얀색 햇님이랑 줄긋기를 하게 되어 있거든요. ㅎㅎ
치카님, 찌잉... 저도 정말 찌잉했어요. -.ㅜ
쥴님, 전 님이 마로의 대모라고 생각해요. 제맘대로요. ㅍ.ㅍ
시종님, 아, 고마와요. 제가 들어본 가장 근사한 찬사 중 하나에요.

水巖 2005-09-07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야, 할아버지도 주황색 햇님이 좋단다. 할아버지가 주황색 햇님이니까.

호랑녀 2005-09-0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러운 마로... 으아... 꽉 깨물어주고 싶은 마로...

바람돌이 2005-09-0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마로의 표현력이 멋져요.
근데 이 나이때 애들은 유난히 햇빛을 눈부셔 하나봐요.우리집 예린이도 그러던데....

조선인 2005-09-07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저도 주황색 햇님이 좋아요...
호랑녀님, 너무 세게 물지만 말아주세요. 우헤헤헤헤
바람돌이님, 예린이랑 마로랑 놀게 하고 싶어요. >.<

perky 2005-09-07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로의 자연관..참 낭만적이에요. 시인될 기질이 다분해보여요. ^^

비로그인 2005-09-0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아동문학가 한 분이 납시었군요. 으흠..마로의 앙증맞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정말 귀엽습니다!

인터라겐 2005-09-0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다 엄마덕이라고 봅니다.. 마로의 눈높이에 맞춰 쓰리 투 원 제로를 외치고 내리는 냥 둘레 둘레 하시는 조선인님의 모습을 그려 보니 정말 너무 멋진 엄마라고 생각돼요.. 나중에 꼭 본 받아서 그대로 할께요.. ..크흐흐 언제가 되려는지는 모르지만서도요... 암튼 마로는 엄마의 거울 ^^

paviana 2005-09-0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황색 햇님이 좋긴 하지만, 수암님은 아직 하얀 햇님이세요.
주황색 햇님이라니, 글케 말씀하시면 섭섭해요..

마태우스 2005-09-0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님이 여러개가 있군요. 으음...전 해는 하난데 옷을 갈아입는 줄 알았어요^^

水巖 2005-09-0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 저녁부터 하얀 햇님이었죠.(머리 색깔) ㅎㅎㅎ

sweetmagic 2005-09-0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엔 바람이 안 불텐데라는 편견을 버리세요~ 흐흐
마로가 분다면 부는 거라구요

우주가 밤이라~ !! 호호호

2005-09-07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9-07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우주는 밤이에요. 밤은 우주예요.

조선인 2005-09-07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늘 마로편이시군요. ^^
속삭이신 분... 음... ㅜ.ㅜ
스윗매직님, 님은 너무 일방적인 마로편이야. 잉잉잉
수암님, 님의 머리색은 정말 근사한 햇님색깔이에요. *^^*
마태우스님, 님이야말로 진짜 동심을 가지셨군요?
파비아나님, 그렇군요. 수암님은 하얀햇님인 게 맞군요. 예, 저도 하얀 햇님이 좋아요.
인터라겐님, 제가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애랑 놀이하는 수준이 딱 맞는다는. ^^;;
복돌이님, 마로 목소리가 앙증맞긴 하지요. ㅎㅎ
차우차우님, 딸이 시인이라...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멋진데요?

水巖 2005-09-08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댓글들이 재미있어 추천을 눌렀더니 "이미 추천하셨습니다"라네요.ㅎㅎㅎ

진주 2005-09-0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수암님의 저 센스!
<추천은 접니다!>
<추천 하나론 모자라요!>
이런 표현보단 은근슬쩍 얼마나 멋지신가요?

마..마로야^^ (다른 분들이 제가 할 말을 다 해버려...)

조선인 2005-09-3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진주님, 늦었지만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