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상도 사투리 이야기가 자주 나와 또 아는 척 해본다.
두 사건 모두 실화라 당사자들은 죽어라고 웃었지만, 글로 읽으면 어감이 살아날 지 모르겠다.
우선 젓갈 사건.
학교다닐 당시 과방에서 곧잘 술자리를 벌리곤 했다.
그때 가장 선호되던 안주가 오징어 젓갈. 싸고, 양 많고, 안주발을 세울 수 없기에. ^^;;
그러던 어느날 또 술자리가 벌어졌는데 다른 학교 사람이 껴있었다.
그가 스스로 심부름꾼을 자청하길래 과학생회장이 돈을 모아주며 부탁했다.
"전(돈)이 없으니께예, 쐬주 2병하고 되는만큼 젓갈을 사와주이소."
너무나도 싹싹하게 대답하고 과방을 나섰던 그는 한참만에 낑낑대며 돌아왔다.
소주 2병과 "나무젓가락 1박스"를 사들고.
안타깝게도 서울토박이인 그는 전을 부친다는 줄 알고,
왜 이리 젓가락을 많이 사오라는 걸까 의아해하며,
학교 일대의 가게마다 뒤져가며 젓가락을 사모았던 것.
덕분에 우리는 과방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온몸으로 청소했다.
쪽파 사건.
지난해 회사 워크샵의 실화.
일부 관계사 직원들이 뒤늦게 합류하게 되면서 워크샵 장소로 전화를 걸었다.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가는 길에 사갈께요."
하필 전화를 받은 사람은 사투리 심하기로 유명한 모 차장.
"통닭은 샀는데, 쪽파리 없다. 쪽팔 좀 낙낙하게 사온나."
관계사 직원들은 왜 쪽파를 사오라고 할까, 직접 요리를 하는 걸까 의아해하며
여러 차례 되물어봤지만, 아무리 들어봐도 쪽파로밖에 안 들렸고, 맞나 보다 생각했단다.
문제는 한밤중에 쪽파를 파는 곳을 찾을 수 없었던 것.
편의점마다 차를 세우고 물어봤지만 쪽파를 파는 곳은 없었고,
결국 대용품으로 대파를 잔뜩 사들고 워크샵 장소를 찾아왔다.
마침 안주가 다 떨어져 이제나 저제나 후발대를 기다리던 회사 사람들은
이들이 주섬 주섬 대파를 꺼내들며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황당해 했다.
"쪽팔 사오라켔더니 파는 와 사왔노?"
"아무리 뒤져도 쪽파 파는 곳이 있어야죠. 대파론 안 될까요?"
"대파를 우예 묵노. 쪽파리 없으면 딴 걸 사오든지 하지."
"쪽파 파는 곳이 전혀 없던데요. 수퍼는 죄다 문닫고 파도 간신히 산 걸요."
몇 차례의 설전 끝에 결국 모든 이들이 뒤집어졌는데...
"족발" 대신 쪽파도 아니고 대파를 사온 죄로
그들은 다음날 아침 밥 대신 양주를 먹여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