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 이야기 과학은 내친구 10
야규 겐이치로 글 그림, 예상열 옮김 / 한림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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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이 하나인 동물이 누굴까?

바로 돌고래이다.  돌고래의 콧구멍은 머리 위에 한 개 있다.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콧구멍을 닫을 수 있는 동물은 바다표범과 하마이다. 아, 내가 이런 걸 과학 시간에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으면 과학이 좀더 재미있게 느껴졌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도 콧구멍을 약간씩 넓히거나 오므릴 수 있다고 하자 아이들이 저마다 코에 힘을 주어 콧구멍을 넓혀 보려 애쓰고 있었다. 킥킥.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나도 웃는다.

이 책은 알라딘에서 책 구경하다 우연히 건진 책인데 보물섬에서 건진 보물처럼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2년 전에 샀는데 현재도 우리 아이들(6세,7세)은 좋아한다. 사실 7세부터 초등 2학년 정도가 적당할 것 같은데 과학책 같은 경우 미리미리 맛보게 하고 싶은 의도가 있어서 사 주었었다.

책을 걷으면 속표지 제목 밑에 "이 책은 콧구멍을 크게 부풀리고 읽어 주세요."하는 말이 나온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나는 이 책이 내 기대를 결코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었다. 첫 인상이 끌리는 사람이 괜히 호감 가듯이..

이 책에서 재밌는 부분은 어디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대부분 코믹하기 때문이다.

가령 콧구멍의 크기와 구멍을 보여 주려고 고개를 젖힌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콧구멍을 보여 주는 장면도 재미있다. 맨 마지막 들창코 아저씨가 하는 말, "나는 위를 쳐다보지 않아도 잘 보이겠지."

"콧구멍이 막히면 '나냐 너녀 마먀 머며'라고 말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코를 잡고 '나냐 너녀 마먀 머며'를 말해 보세요."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실제 해 보느라고 서로 웃어댄다.

코털이 하는 일, 코딱지가 생기는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해 놓은 부분도 재미있는데 아이들이 가장 재밌어 하는 부분은 고릴라가 나온 장면이다.

"고릴라군, 코가 나왔다. 알고 있어. 휴지 줄까? 일없다. 어쩌려고? 마르면 떼어 내서 먹지 뭐."

아이들은 "으"하는 소리를 연발하며 서로 키득거린다.

이 외에도 콧속의 구조에 대해 보여 주고 콧구멍에 다른 이물질을 집어 넣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 등이 있다.

맨 마지막에 "콧구멍도 이런 콧구멍이 되면 정말 끝장이다."하는 멘트와 함께 해골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해골이 나오고 책 속에 똑같은 책이 나와 아이들은 또 웃으며 책을 덮게 된다.

야규 겐이치로라는 작가가 쓴 동화책인데 작가 소개에 '몸에 관련된 것을 다양하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화가이다'라고 되어 있다.

이 책은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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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8-1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애들은 이런책 너무 좋아해요..물론 저도 좋아라합니당!

비자림 2006-08-1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어른이고 아이고 웃게 만드는 동화책. 정말 근사하지요?

전호인 2006-08-1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재미를 주시는 군여.

비자림 2006-08-1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이 책 진짜 재밌지요?
 
닉 아저씨의 뜨개질 벨 이마주 17
디 헉슬리 그림, 마거릿 와일드 지음, 창작집단 바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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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품을 벗어나 세상의 바람을 쐬면서부터 우리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나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또래 아이, 내가 중시하는 딱지나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이 얼마나 근사한 가치를 지니는 지 맞장구 쳐 주는 아이, 보기만 해도 이 세상의 신나는 음악들이 어디선가 쏟아져 나와 나를 춤추게 할 것 같은 아이..

내 경험으로 십 대까지가 가장 친구와 긴밀하게 교감을 나누는 시기인 것 같다. 그 후로는 각자 자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자신을 담금질하며 취직시험에 몰두하거나 사랑을 만나 또 새로운 인생이 열리기 때문에 친구와 조금은 소원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닉 아저씨와 졸리 아줌마가 친구로 나온다.

매일 아침 도시로 가는 일곱 시 기차 안에서 그들은 뜨개질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둘 다 뜨개질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졸리 아줌마는 장난감을 뜨고 닉 아저씨는 조카 스물 두 명을 위해 점퍼를 뜬다. 그리고 서로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며 뜨개질을 한다. 친구란 이렇게 무언가에 대해 공통점이 있거나 같은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다.

"닉 아저씨는 뜨개질하는 것도 좋고, 졸리 아줌마 옆에 앉는 것도 좋았어요."(p.8)

이 평범한 문장 속에 나는 '친구'의 의미가 다 실려 있는 것 같았다.

어느 날, 졸리 아줌마가 기차를 타지 않았다. 닉 아저씨는 졸리 아줌마의 빈 자리를 간절히 느끼게 되고 뜨개질조차 재미가 없게 된다.

월, 화, 수요일까지 졸리 아줌마가 기차를 타지 않았는데 목요일에야 닉 아저씨는 졸리 아줌마가 아파서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기차를 타지 않고 대신 장을 보러 간다. 털실이랑 코바늘을 사서 졸리 아줌마를 병문안 갔다.  그는 아프고 외롭고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졸리 아줌마를 꼭 껴안아 주고는 아줌마를 기쁘게 해 줄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7일 밤낮을 쉬지 않고 닉 아저씨는 뜨개질만 한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목욕을 하면서도, 저녁밥을 지으면서도,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그는 뜨개질을 계속한다. (이 장면의 그림이 재미있어 아이들은 웃었고, 나는 왠지 코끝이 찡해졌다)

8일째 되는 날, 그는 졸리 아줌마를 찾아가 커다란 꾸러미를 내 놓는다.

오오 그것은 기차 안에서 내다 볼 수 있는 바깥의 풍경을 전부 뜨개질 해 놓은 것이었다. 게다가 기차의 모습까지도.

그것은 졸리 아줌마가 가장 사랑하는 풍경이었고, 그 마음을 아는 닉 아저씨가 뜨개질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이제 아침 일곱 시 기차 안에서 닉 아저씨는 혼자 뜨개질을 한다. 옆에 없지만 친구인 졸리 아줌마를 느끼며 그는 평온한 마음으로 뜨개질을 할 것이다.

병원에 있는 졸리 아줌마도 뜨개질을 한다. 그는 닉 아저씨의 작품을 보며 세상의 풍경들과 마음껏 함께 있는 것이다. 병원에 있는 게 아니라..

책을 덮으며 참으로 마음이 뭉클했다. 번잡한 일상 속에서 가물가물하게 잊혀져 가는 '우정'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고, 남녀가 '친구'가 될 수 있는 동화 속의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사람이 갖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우정이 있는 것 만으로도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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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세실 >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축복 - 세상에서 제일 큰 축복은 희망입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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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나이들게 하소서/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듯/이들처럼 저도 나이 들수록/더욱 아름다워질 수 없나요.' 이 책을 선물 받고 나서 펼쳐본 처음에 들어있는 시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이다. 이 시를 다섯번 정도 묵독을 하고 나니 요즘 나의 고민과 욕심이 저만치 사라져 버리면서  마음속에 평화와 행복이 밀려온다. 아름답게 나이 듦이란 과거에 집착하고, 물질에 현혹되기 보다는 영혼의 아름다움 즉  내 안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이리라. 그리고 주변의 이웃들을 돌볼줄 아는 배려, 여유가 진정한 아름다움이리라.  

장영희 님의 글은 공교롭게도 마음이 산만할때 읽게 된다. 물론 그럴때 안정을 찾고 싶어서 눈에 띄일수도 있겠다. 책을 읽는 순간부터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번 작품은 그동안 눈에 익은 영시들 중에서도 사랑, 희망, 행복에 관련된 시를 장영희님의 시적 언어로 새롭게 번역되었고, 맑고 순수한 느낌의 김점선님 그림과 접목되어  편안하게 다가왔다. 글을 읽으면서 그림까지 감상하는 기분은 참으로 값지고 행복하다. 칼 샌드버그의 시 '창가에서'를 통해서 작가의 병적 고통을 언급할때는 잠시 숙연해 지기도 했지만  이내 '사랑'으로 치유하는 긍정적인 사고는 밝은 웃음을 선사한다. 선천적 장애로, 암과 계속되는 재발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신문에 아름다운 시를 지속적으로 게재하면서 슬픔을 희망으로 승화하는 과정은  우리를 작아지게 한다. 사소한 고통에도 참기 보다는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크게 부풀리어 이야기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다이크의 시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처럼 늘 편안해서 행복조차 알지 못하는 삶보다는 슬픔을 알기에 행복의 소중함도 알고,  실연의 고통이 있기에 사랑이 더욱 값지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고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면 배가 되지만, 기꺼이 가슴으로 안고 가면 반으로 줄어든 다는 말이 새삼 다가온다.  암 투병 와중에도 주옥같은 글을 접하게 해주는 장영희님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불이요 천사다.

'세상에서 제일 큰 축복은 희망이다'라는 고운 말을 늘 가슴에 간직하고 힘들때마다 꺼내어 보면 모든 고통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리라. 오랫동안 멀리했던 영시를 소리내어 읽으면서 뜻을 알아가는 재미도 크다. 이 기회에 영어공부 다시 해볼까? 영어 공부 하기에도 좋고, 지금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어서 좋고, 유명한 화가의 작품 감상하는 재미도 좋고,  당분간 지인들에게 책 선물은 '축복'으로 해야겠다. 주위의 모든 분들이 '축복'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동안 '축복'을 끼고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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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나의 교육철학
마하트마 K. 간디 지음, 고병헌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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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정신적 스승은 영혼의 깨우침을 주는 사람일 것이다. 내게 있어 간디도 그러한 존재이다.

이 책은 인도교육에 대한 간디의 절절한 애정과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 교육철학에 대한 이론이나 전문적인 식견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실천적인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고 쉬운 언어로 쓰여 있어 비교적 쉽게 읽힌다.


그의 교육의 핵심은 '신체와 정신과 영혼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영혼을 각성시키는 교육이란 '심성교육(education of the heart)'을 뜻한다. 따라서 심성이 전면적으로, 그리고 적절하게 발달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신체적,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과 함께 심성 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p.220)

"또한 영혼의 고양을 위한 심성 교육도 전혀 절제되지 못한, 거친 방식으로 성급하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결국 우리 사회가 도덕적, 영적 파탄이라는 상황을 맞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사람들은 이러한 도덕적, 영적 파탄의 현실마저도 매우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p.222)


그리고 그가 추구한 교육은 노작교육의 모습을 띠고 있다.

"두 번째 단계(9~16세)에서, 모든 어린이는 학비를 스스로 벌 수 있어야 한다. 즉 공부하면서 생산 활동에도 참여하는 것이 좋으며, 그렇게 하면 일해서 번 돈으로 학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p.42)

"그래서 시골 마을에서 주로 필요로 하는 소면(梳綿)이나 직조(織造)와 같은 류의 실과 교육에 기초해서 초등 교육을 해야 한다는 나의 계획이야말로 조용한, 그러나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사회 혁명을 최선봉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p.67-68)


특히 그는 어린이교육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는데 '이야기'를 통해 지식을 전수하고, 문자 교육은 나중에 하라는 것, 놀이처럼 교육하라는 것, 기하학적인 모형을 그리는 것을 배운 후 글자 쓰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 강제로 가르쳐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모든 교육은 모국어로 해야 한다는 것 등을 강조하였다.


간디는 인도 교육체제 중 인도 전역이 외국어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을 가장 비극적으로 인식했다.

"외국어로 하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매우 피곤하게 만들고 지나치게 긴장하게 한다. 또한 우리 아이들을 좋은 것, 나쁜 것 가리지 않고 머릿속에 아무것이나 쑤셔 넣는 사람 혹은 흉내쟁이로 만들어버리고, 독창적인 사고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전혀 길러내지 못하며, 자신이 배운 것조차도 일반 대중이나 가족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만든다. 외국어로 하는 교육이 참으로 우리 아이들을 인도에 사는 '이방인'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현행 교육 체제가 낳은 가장 큰 비극이다. 또한 외국어로 하는 교육은 모국어의 발달을 가로막는다."(p.104-105)

그 외에도 체육교육, 음악교육, 종교교육, 성교육, 여성교육 등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는데 ‘인생을 음악적으로 만들라’는 그의 말이 가슴에 다가왔다. 이 뜻은 ‘신에게 몰입하고 신과하나가 된다는 것’인데 종교가 없는 나이지만 왠지 공감이 가는 구절이었다.

가난과 억압에 짓눌린 민중에 대한 사랑, 아직도 인도 전역에 뿌리깊이 남아 있는 카스트제도의 모순에 대한 깊은 성찰, 모국어를 통한 민족의 부흥을 꿈꾸는 그의 소망이 현재 어느 정도 인도에 반영되었는 지 알고 싶다.

인도 교육에 대한 그의 글을 주로 모아 놓은 책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부디 ‘교육’과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이 땅의 교육자들이 한 번쯤 일독하기를 바란다.

그의 말을 기억하며 이 글을 끝맺어야겠다.

“학생들의 내면에서 최선의 것을 이끌어내는 것, 바로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진정한 교육은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정보를 학생들 머릿속에 억지로 채워 넣는 방식으로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 그런 식의 교육은 오히려 학생들의 독창성을 파괴하고 학생들을 단순한 기계 부속품으로 전락시키는, 참으로 쓸모없는 짓이 될 뿐이다.”(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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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7-2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지막 글귀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비자림 2006-07-2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육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말인데 어렵지요...

달팽이 2006-07-20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내면에서 최선의 것을 이끌어내는 것..
인생에서 그가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
시련을 거치면서도 더욱 성숙해지는 지속성있는 내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
"내면에서 이끌어낸다는 것의 의미를 아는데 온평생이 필요하군요..."

비자림 2006-07-2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화두처럼 가슴 속에 담아두고 살아야겠지요, 저 말은.
당장 안 되어도, 당장 표가 안 나도 조급해 하지 말고,
가끔은 속아도 주고 가끔은 못 본 척도 하면서
그네들 내면 깊숙한 곳의 진실과 닿고 싶어요.

씩씩하니 2006-07-2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의 내면에서 최선의 것을 끌어내는 것...그런 교육을 위해 열심히 읽고 느끼는 비자림님이 늘 존경스럽답니다..

비자림 2006-08-21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용서하옵소서, 씩씩하니님. ㅎㅎ
근데 님이 절 너무 좋게 봐 주셔서 민망하옵니다. 말씀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간디, 나의 교육철학
마하트마 K. 간디 지음, 고병헌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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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위대한 시인 타고르처럼 자유의 정신을 신봉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늘 노력하고 있다. 나는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고 창문이 꼭꼭 닫혀 있는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모든 나라의 다양한 문화의 바람이 가능한 한 자유롭게 내 집에 불어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 바람에 내 집의 뿌리가 뽑히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나는 집을 잃고 거지나 노예처럼 살고 싶지도 않고, 남의 집에 빌붙어 사는 것도 싫다. 또한 우리 여자들에게도 그릇된 자부심이나 사회적 이득(실제로 이것이 이득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때문에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 나는 문학적 소양을 가진 젊은이들이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도 열심히 배워서, 보스나 로이, 타고르처럼 인도와 세계를 위해서 크게 쓰이기를 기대하며, 제 나라 말을 무시하고 부끄럽게 여기며 심지어 잊어버리는, 혹은 제 나라 말로는 훌륭한 생각을 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한 사람도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의 집은 제도화된 종교와 같은 감옥이 아니다. 나의 집에는 신의 창조물 중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있으나, 인종, 종교 혹은 피부색을 빌미로 한 오만과 자만은 절대로 들어올 수 없다.-p.117쪽

학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매를 들고 나서 후회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뉘우침이 아니다. 게다가 교사가 체벌을 상습적으로 하면 결국 우리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자꾸 체벌을 하다 보면, 은연중에 우리는 '개선은 폭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착각 속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의식적으로 체벌하는 교사는 비폭력 정신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p.169쪽

음악은 분노를 가라앉힐 뿐만 아니라, 현명하게 이용하면 신의 존재를 느끼는 데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인생을 음악적으로 만든다는 말의 뜻은 신에게 몰입하고 신과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라가나 드웨사, 즉 좋아함과 싫어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 봉사의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천상(天上)의 음악을 이해할 수 없다. 이렇듯 성스러운 예술의 바로 그 심오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음악 수업이라면, 그러한 것은 나에게 하등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p.186-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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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7-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은 훌륭하신 선생님입니다. 아니 전호인 당신이 어찌 그렇게 단정할 수가 있다냐? 내가 그렇다면 그런거야!!! 칼 맞고 싶지 않다면 조용히 있어."
이건 강제가 아니다.
정말 비자림님의 서재를 보면 그런 기운으로 가득차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마음을 나누어 주는 선생님의 모습은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만하다.
내가 자랄 때는 그런 선생님이 많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물질만능으로 인해 그리고 인구감소에 따른 부모의 지나친 과잉보호로 인해 이러한 것이 점차 사라지는 듯 하여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직도 과거를 그리워 하고 계시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그 핵심에 서 계시는 분이 비자림님이 아닐까 한다. 선생님들께서 진정한 선생님으로 대접받던 옛날이 그리워 진다. 누구의 책임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비자림님! 아니
선생님!
제자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선생님으로 남아 주시꺼정???

프레이야 2006-07-20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간디 평전을 읽으며 느꼈던 점들이 살아나는 듯한데 이 책은 특히 교육철학에 관한 깊은 이야기 같네요. 169쪽의 글귀 동감입니다. 요즘 체벌이 문제되고 있는데 말이에요.. 간디의 비폭력정신이 여기에도 걸리네요. 신의 존재를 느끼는 음악감상에 대한 글귀도 마음에 와닿아요. 호악의 경계를 허물고 봉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자라면 진정한 음악을 감상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잘 읽고 갑니다..

비자림 2006-07-2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저는 평범한 교사에요. 호호호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세욧!
배혜경님, 님과 제가 사물을 느끼고 감상하는 부분에 있어 교집합이 좀 있는 것 같아 반가워요. 저의 문학적 동지랄까... 저보다 연상일 것 같은데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해용.^^

프레이야 2006-07-20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무신,,, ? 우린 친구잖아요~~ ㅎㅎㅎ

비자림 2006-07-2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