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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 세상에서 제일 큰 축복은 희망입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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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나이들게 하소서/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듯/이들처럼 저도 나이 들수록/더욱 아름다워질 수 없나요.' 이 책을 선물 받고 나서 펼쳐본 처음에 들어있는 시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이다. 이 시를 다섯번 정도 묵독을 하고 나니 요즘 나의 고민과 욕심이 저만치 사라져 버리면서  마음속에 평화와 행복이 밀려온다. 아름답게 나이 듦이란 과거에 집착하고, 물질에 현혹되기 보다는 영혼의 아름다움 즉  내 안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이리라. 그리고 주변의 이웃들을 돌볼줄 아는 배려, 여유가 진정한 아름다움이리라.  

장영희 님의 글은 공교롭게도 마음이 산만할때 읽게 된다. 물론 그럴때 안정을 찾고 싶어서 눈에 띄일수도 있겠다. 책을 읽는 순간부터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번 작품은 그동안 눈에 익은 영시들 중에서도 사랑, 희망, 행복에 관련된 시를 장영희님의 시적 언어로 새롭게 번역되었고, 맑고 순수한 느낌의 김점선님 그림과 접목되어  편안하게 다가왔다. 글을 읽으면서 그림까지 감상하는 기분은 참으로 값지고 행복하다. 칼 샌드버그의 시 '창가에서'를 통해서 작가의 병적 고통을 언급할때는 잠시 숙연해 지기도 했지만  이내 '사랑'으로 치유하는 긍정적인 사고는 밝은 웃음을 선사한다. 선천적 장애로, 암과 계속되는 재발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신문에 아름다운 시를 지속적으로 게재하면서 슬픔을 희망으로 승화하는 과정은  우리를 작아지게 한다. 사소한 고통에도 참기 보다는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크게 부풀리어 이야기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다이크의 시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처럼 늘 편안해서 행복조차 알지 못하는 삶보다는 슬픔을 알기에 행복의 소중함도 알고,  실연의 고통이 있기에 사랑이 더욱 값지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고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면 배가 되지만, 기꺼이 가슴으로 안고 가면 반으로 줄어든 다는 말이 새삼 다가온다.  암 투병 와중에도 주옥같은 글을 접하게 해주는 장영희님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불이요 천사다.

'세상에서 제일 큰 축복은 희망이다'라는 고운 말을 늘 가슴에 간직하고 힘들때마다 꺼내어 보면 모든 고통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리라. 오랫동안 멀리했던 영시를 소리내어 읽으면서 뜻을 알아가는 재미도 크다. 이 기회에 영어공부 다시 해볼까? 영어 공부 하기에도 좋고, 지금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어서 좋고, 유명한 화가의 작품 감상하는 재미도 좋고,  당분간 지인들에게 책 선물은 '축복'으로 해야겠다. 주위의 모든 분들이 '축복'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동안 '축복'을 끼고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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