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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럭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김세정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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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 소설은 다른 외국 소설에 비해 좀 더 많이 접해본 것 같다. 세련된 보헤미안 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도 기교가 넘치지만  개인적으로는 '물의 가족', '달에 울다'등으로 만난 마루야마 겐지를 더 좋아한다. 그의 시적인 문체에 반해서 한동안 그의 소설을 찾아 헤맨 적도 있다. 몇 달 전에 감동 깊게 읽은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읽다가 콧등이 시큰해져서 좀 울기도 했었다.

최근에 읽은 시게마츠 기요시의 '굿럭'이란 작품은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다.

 1. 첫 번째 이야기 '땡땡'은 무기력한 한 국어교사의 별명인데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아 주인공에게 사람이 아닌 '오브제'로 느껴지는 다나카 선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나카 선생의 수업을 유일하게 듣는 가나에는 아빠의 무기력한 모습과 땡땡의 모습이 겹쳐져 갈등과 고민에 휩싸인다.

그런데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교사 땡땡은 예전에 열정적인 교사였고, 학생들에게 맞은 이후 그렇게 변해 버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평범한 교사로 살고 있지만 여러 학교를 다녀 보았고, 교단에 서서 참담하고 무기력한 순간을 경험해 본 나로서는 땡땡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아 좀 씁쓸해졌다.

'저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다 제멋대로이고, 안 듣는 쪽이 더 잘못이지만 저는 듣고 싶어요. 선생님께서 우리보고 들으라고 하셔야죠. 어리광으로 보일진 몰라도 애들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어른들이 우리에게 똑바로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단 말이에요.

땡땡에게 따지는 가나에, 땡땡과 이야기하면서 아빠와 이야기하는 것 같아 가슴속이 뜨거워지는 가나에를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부모 자식간에 소통이 잘 안되고, 교사와 학생간에도 형식적인 관계만 남아 있는 현대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이 이 소설에서는 가벼운 터치로 수채화를 그리듯 조금씩 묘사된다. 하지만 결말 부분을 보면서 나는 작은 희망을 보고 있었다.

2. '굿 럭'은 아이가 둘인 15년차 부부가 위기에 처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어느 날 아내 유미코가 다카시를 데리고 친정에 가 버린 사실을 안 남편은 인생 게임을 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어디서부터 상황이 잘못 된 것인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사범대 출신인 둘은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성장기를 거친 사람들이라 미래의 교육환경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만 유미코가 아이들의 마음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은 데 비해 주인공은 대기업에 합격하고서도 교사가 된 아내의 마음을 처음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 둘의 벽은 거기서부터 생긴 것이다.

"유미코는 나를 오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오해를 풀어주지 않았다. 반드시 설명했어야 하는 일들을 그냥 지나치는 사이에 그녀가 나를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결국, 서른일곱 살이 된 지금에서야 생각한다. 나는 결혼한 지 15년이 지나서야 겨우, 풀지 못한 오해들이 쌓여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 오해는 둘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서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오해함으로써 둘의 결혼 생활은 파탄 직전에 이르게 된 것이다. 부부는 서로의 정체성을 더 이해하고 아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집을 찾아 온 치매 노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의외로 위로 받는 주인공을 보며 가슴이 따스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3.'레오에게 봄이 오면'은 두 돌도 되기 전에 자식을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임시 교사의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면서도 무섭도록 당돌하고 위협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레오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고 돌파구를 모색하지만 잘 안 되고 레오의 일탈 행위는 더해만 간다.

가정방문을 간 연후에야 레오의 내면의 상처를 알게 된 주인공은 레오에게 조금씩 다가선다.

그리고 자신을 공격하는 레오를 끌어안으며 주인공도 조금씩 상처가 치유될 것이란 것을 우리는 안다!

'굿 럭'에서는 간접적으로 나왔지만 세 이야기 모두 교사가 등장하여 연작 소설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여러 가지 사회 문제 중에서도 중요한 소재로 교육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느꼈다. 특히 '레오에게 봄이 오면'에서 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하여 인상적이었다.

 작가 시게마츠 기요시는 가볍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썼고, 그의 소설은 읽은 후 무언가 우리 일상을 되돌아 보게 하는 힘을 지닌 듯 하다. 가장 가까운 이들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 주며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살포시 전해 준다. 이 책의 제목'굿 럭'을 작가는 소설을 통해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도 외치고 싶다. 모두들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서로의 이야기를 평화로운 눈으로 듣고 참을성 있는 귀로 들어서 서로의 마음에 닿기를! 가장 가까운 그 사람과는 꼭 소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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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6-18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말이라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더라도 듣기 좋은 말이에요..^^
모두들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그나저나 어깨는 좀 어떠신지요..^^)

비자림 2007-06-1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어깨는 많이 나았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더운 여름, 님께도 좋은 일 가득하시길!

hnine 2007-06-19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일본 소설과 친해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저도 며칠 전에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소통의 수단은 옛날보다 발전했는데 왜 사람들은 소통의 문제로 이리 힘들어 하는 것일까요.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비자림 2007-06-19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hnine님 반가워요. '박사가 사랑한 수식' 참 좋죠? 만약 소설을 쓸 수 있다면 그런 소설을 저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따스함을 주는 소설, 한 사람의 마음, 한 사람의 마음의 상처까지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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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끼고 살았던 20대가 정녕 내게도 있었던가 싶게 나는 요 몇 달 간 소설을 읽지 않았었다. 주부와 엄마의 자리를 해 내는 일상의 고단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소설'이라는 것이 더 이상 내게 별다른 감흥을 자아내지 않을 정도로 내 의식의 외피가 두꺼워지고 늙어가고 있는 탓이리라.

'심윤경'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마음 속에 담아 두게 된 소설, 나는 심윤경을 한 번 만나 보리라 마음먹고 소설 속으로 느릿느릿 걸어 들어갔다.

 

사십대의 남자 이현이 여섯 살에 겪었던 첫 사랑의 기억은 놀랍게도 어떤 결혼식의 신부였다.

 

그녀가 허리를 굽혀 그의 볼에 살짝 입맞추었는데, 정확히 그 순간 그의 생애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하나의 감각이 우지끈 부러져 사라지고 말았다. 그 감각은 다시 되살아나지 못했고 그는 이후 일평생 일종의 정신적인 장애 상태로 살게 되지만, 그 순간 그 일이 치명적인 사고였음을 냉정하게 인식하기엔 너무 감미로웠다. 

 

운명적 사랑, 신비로운 사랑, 치명적 사랑과 맞닥뜨린 상황을 작가는 이렇게 표현해 놓았다. 여섯 살에 겪은 그 묘한 감정, 절대적인 사랑의 느낌을 이현은 지하매점 앞에서 다시 느낀다. ‘살구 향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여인’은 바로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비현실적인 감각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이현에게 그녀는 “그분은 제 어머니이십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녀를 낳기 하루 전에 돌아간 이현의 첫사랑, 이제 이현은 불가항력적인 이끌림으로 첫사랑의 딸인 이진과 결혼을 하게 된다. 지하매점에서 사소한 계산도 할 줄 모르는 비현실적인 여자 이진은 어머니가 없고 아버지 이세 공과도 정이 없는 외롭고 폐쇄적인 여자이다. 그녀가 정성을 들이는 일은 단지 타인의 영혼을 기록하는 일 뿐이다. 무당이나 신 내린 여자처럼 미래를 예측하거나 죽은 자와 소통하는 게 아니라 산 자들의 영혼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녀는 그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하루 종일 영혼을 기록하고 그 기록은 ‘이진의기록’이란 타이틀을 달고 네 가지 독립적인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전혀 다른 줄거리를 갖춘 네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모두 삶의 장애물에 치여 허덕이는 가련한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것과 그들의 고뇌,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 소설은 여러 서술자가 등장하게 된다. 이진이 기록한 이야기들의 주인공들과 이현, 이진, 그리고 독특하게도 자신의 영혼을 이진에게 보여 주며 존재의 밑바닥까지 보여 주었던 부총리가 서술자로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첫 만남에서 프로포즈를 하고, 3년 간의 계약결혼을 한 이현과 이진의 결혼은 모래성 같았지만 그럭저럭 잘 유지되었다.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인 이진의 면모라든지 세 번이나 결혼에 실패한 이현의 내력이라든지 하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게 둘의 공존은 균형을 이루었지만, 예기치 않은 곳에서 복병이 숨겨져 있었다.  이현의 입장에서는 아주 사소한 감정적 배신에 불과하다고 한 그 일은 과연 무엇일까? 

 

극적인 반전이었고 소설다운 반전이었다. 이진이라는 인물의 신비성과 비현실성이 그러했고 이 소설 전체가 그러했지만 비현실적인 결말을 두 번이나 읽으며 나는 내 앞에 놓인 현실과 내가 이루어가는 현실, 인간 관계의 고리, 내 존재의 본질 중 가장 연약한 부분 등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뒤틀린 자아, 소외된 자아들이 많이 등장하는 현대 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 삶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슬픔을 환기하게 되어 나는 어느 날부터인가 소설을 더 멀리 하게 된 것 같다.

 

‘이현의 연애’도 제목이 주는 낭만성과 달리 내게 사랑에 대해, 존재의 의미에 대해 조금은 슬픈 여운을 남겨 주었다.

 

하지만 소설의 재미는 책을 다 덮었을 때의 감흥보다 페이지를 넘길 때, 어떤 구절에 직면했을 때 내 의식의 동공들이 열리고, 내 가슴 속에 알 수 없는 파장들이 생겨나는 것 같은 강렬한 자극을 받았을 때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잊었던 친구를 만난 듯 '소설'이 나의 일상으로 다시 걸어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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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5-25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입니다. 님의 리뷰 첫 부분을 읽으면서 첫사랑에 대한 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에도 종류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처음 나의 마음을 열어서 받아 들이는 첫사랑이 그 중에 진미가 아닐까 합니다. 늘 함께 하는 사랑이 으뜸일진대 왜 첫사랑에 대한 감흥을 잊지 못할 까를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왜일까?

토토랑 2007-05-2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결론 보다는.. 읽을 때 한장 한장 넘기면서의 즐거움이 더 컸던 소설 같아요 ^^

비자림 2007-05-25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리뷰를 간만에 썼지요? 오늘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님은 잘 지내셨는지요?
토토랑님, 어머 오랜만이에요^^ 소설이 그런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주는 것 없는 것 같지만 읽는 내내 무언가 느끼게 만들어요. 침묵 속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기도 하고^^
 
8살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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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해서 결혼 전 조카들도 무지 아꼈었다. 그러다 나도 엄마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여쁜 아기들을 보며 뿌듯한 행복감을 느끼던 날들이 많았다. 길을 가다 아이를 혼내키는 아줌마들이나 식당에서 아이들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많았다.

그런데 어쩌다 연년생 아들 둘을 둔 엄마가 되어 3,4년이 흐르자 내 머리는 늘 수세미처럼 헝클어질 때가 많았고, 돌아서면 돌발 사태가 벌어지기 일쑤였다. 나직한 음성으로 부드럽게 말하던 내가 어느 날부턴가 소리를 지르는 엄마가 되어 버렸다.

이제 아이들은 여섯 살, 일곱 살이 되어 육아에 대해 조금 숨 돌리게 되었지만 가끔 어떻게 해야 가장 현명한 엄마의 모습인지 답답할 때가 있다. 

이 책은 내게 생수를 마시는 것처럼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이따금 보여지는 아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그리고 나의 행동에 대해..

이 책의 제목은 '8살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이지만 자존감의 중요성이 단지 유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인간의 자존감은 그 가정의 행복과 그 사람의 발전, 부부의 의사소통 등 여러 가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라는 걸 여러 각도로 설명해 준다.

또한 부부싸움을 하고 대응하는 방식에서 '투사(남의 탓 하기)'나 '내사(내 탓 하기)' 둘 다 안 좋다는 것, 부부의 언어형태에 숨겨진 심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어 열심히 읽었다.

아이가 어릴 때 자신이 설정한 자아가치에 따라 그의 인생 항로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데에도 많이 공감했다.

'부모는 아이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와 '문제행동은 언제나 옳'를 읽으면서 충격에 빠지기도 하였다.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점,아이들의 문제행동은 내적인 갈등과 충족되지 못한 욕구의 또다른 표출이라는 진단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말하지 않은 아이의 욕구를 읽을 수 있는 부모, 아이의 행동으로 아이를 판단하지 않는 부모, 아이의 고유성을 그대로 긍정하는 부모의 중요성에 대해 일깨워주고, 아이를 조건없이 사랑하라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책임한 아이로 키우라는 뜻은 아니다.  취학 전이나 취학 연령의 아이들에겐 글로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일깨워 주고  자신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한다.

물론 이 책을 읽어서 내가 갑자기 바뀌어지진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어제부터 아이들의 대답에 더 성의있게 대답하고, 아이들의 질문 속에 담겨진 욕구를 더 들여다 보게 되고, 더 이성적으로 갈등상황을 읽어내려 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안아주려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느낀다.

이 책을 알게 되어 기쁘고, 나처럼 아이를 키우며 길을 몰라 답답하거나 돌파구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해 보고 싶다. 이런 유형의 책들은 가끔 일부러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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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6-11-0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고 자라는 것이 아니고,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다. 이것은 진리이면서 동시에 많은 부모들이 잊고 사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변의 많은 어른들을 보면서, 그들의 부모의 모습도 함께 보게 되고, 또한 우리 아이들 속에서 내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2006-11-07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09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14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씩씩하니 2006-11-15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님 이런 책들을 읽으면 마음을 조금씩 바꾸면서 다잡게 되는것 같아요...
그나저나 전 나쁜 엄마라 큰일에요.......훌쩍~

해리포터7 2006-11-2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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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비자림님은 언제나 돌아오실런지... 그래도 행복한 하루되셔요^^ 저도 행복하게 기다릴께요.

 
디셉션 포인트 1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옮김, 고상숙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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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댄 브라운의 2001년작인 이 소설은 다빈치 코드에 비해 2년 앞선 작품이다.  <다빈치 코드>에 대한 감흥이 아직 배어 있는 나는 작가 이름 하나만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한 편의 블록버스터를 보는 듯 흥미진진했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 출신인 작가가 이렇게 전문적인 과학 지식들을 잘 섞어 놓은 정치스릴러를 만들었다는 데 감탄을 많이 했는데 두 권의 책을 순식간에 읽은 후의 느낌은 참 시간 때우기 좋은 소설이라는 것이다.

일상이 무료한 사람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대선을 앞둔 대통령 측과 대통령의 정적 세지윅 섹스턴이 벌이는 정치적 암투와 견제,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NASA의 운석 발견과 맞물려 흥미있게 전개된다.

빙하지대에서 벌어지는 혈투와 뉴저지 해안의 고야호에서 벌어지던 숨막히던 총격전 등이 생각난다. 상어에게 잡아 먹히던 장면이 너무 사실감 있게 그려져 끔찍하기도 했고 주인공들이 우연한 행운에 힘입어 아슬아슬하게 살아나는 장면과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권력의 유혹에 휩쓸려 인간적인 판단을 할 줄 모르는 세지윅 섹스턴의 지나친 야심과 탐욕을 보며 권력의 그물 속에서 버둥거리는 인간 욕망의 왜소하고 추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보니 오히려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2권에서 좀 받았고,  마지막 장면에서 잭 허니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으로 묘사된 점이 눈에 거슬렸다. 암암리에 미국적 영웅을 양산해 내는 헐리웃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소설이라는 데 동의를 하고 싶다. 이렇게 방대한 스케일의 소설 하나를 만난다면 영화 한 편 본 것 이상의 풍족한 감흥이 우리 안에 자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 혹은 머리 아픈 현실을 잊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해 본다. 작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따라가며 박진감 넘치는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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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0-23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읽고 별로 감흥이 없어서리 리뷰 못 올렸다지요..님의 리뷰를 읽고 아하~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요.ㅎㅎㅎㅎ

비자림 2006-10-24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 님이 맘에 드실 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흥미진진하게 읽으며 며칠 시간 때웠어요. ^^
해리포터님, 님도 읽으셨네요. 진한 감동은 없지만 그럭저럭 재미있었지요?
 
타짜 1부 세트 - 전4권 - 지리산의 작두 허영만 타짜 시리즈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따지고 보면 사랑도 구라야! 사랑은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상대방을 들었다 놓았다 속이고 자기 자신까지 속이거든... 난 무식한 놈이라 잘 모르지만 사랑보다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 믿소! 의리란 놈은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으니까! 당신이 나와 결혼하면 한 평생 남편으로서 의리를 지킬 거요!"

타짜 고니가 화란이에게 프로포즈하면서 한 말이다. 정말 만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대사이고 전혀 세련되지 않지만 왠지 사랑의 본질을 조금 담고 있는 듯한 그 말에서 나는 묘한 매력을 느꼈다. 심심풀이로 집은 만화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감동을 한 줌 건져 올리는 순간이었다.

'식객'을 읽고 작가 허영만의 장인정신에 감탄했던 나는 요새 개봉한 영화 '타짜'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만화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타짜 2부 '신의 손'까지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화투판. 무언가 꼬이고 뒤틀리고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들이 음지에서 놓고 벌이는 놀이판이라기엔 너무 살벌하고 무서운 화투판. 그 속에서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타짜'이다.

빨치산에게 사살당하는 형의 죽음, 성폭행 당할 뻔한 누나, 가난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라나 성실하게 살아보지만 자전거 하나 사기 힘든 현실에 고니는 좌절한다. 그러다 화투판의 유혹을 알게 되고 종내는 5년 만에 모아온 누나의 전 재산을 하룻밤에 노름으로 다 날리게 된다.

하지만 화투판 생리에 대해 아는 철물점 아저씨가 지게 된 상황분석을 해주고 스승을 소개해 주자 더욱 화투판에 몸을 담그게 된다. 

마치 소림사에 들어가 무술을 배우는 초보자처럼 타짜 평경장에게 사사받으며 화투 기술을 전수 받고 스스로 깨우치는 고니의 노력을 따라 가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화투에 전혀 문외한인 나이지만 안쪽장 달기, 호구, 개평 등등 화투판 속어들의 뜻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속고 속이는 그들의 한 판 승부와 전재산을 다 걸다 나가 떨어지는 그네들의 과욕을 보며 인간의 욕망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되었다.

첫사랑인 은지에게 사랑을 표현할 줄 몰라 전전긍긍하는 고니와, 결혼해서 정착해 보려는 고광열의 눈물겨운 사랑도 이 만화의 한 줄기를 이루었다. 그 세계의 고수 경상도의 짝귀를 알아 보는 고니가 전라도의 아귀를 박살내는 장면은 스릴 만점이었다.

'타짜'는 작가 허영만의 능수능란한 그림과 간결하면서도 정곡을 콕콕 찌르는 김세영의 글솜씨가 잘 어우러져 탄탄한 구성을 갖추었고, 도박판 타짜들을 소재로 하면서도 부유하는 인생살이, 천태만상의 나약하고 비열한 인간군상들의 모습, 인간의 욕망이 빚어내는 무모한 싸움들, 인생의 허무함 등등 인생의 어둡고 음습한 이면을 잘 보여준다.

군데군데 살짝 삽입된 우리 현대사의 일그러진 모습도 놓치지 말기 바라며 심심해 하는 사람들에게 만화 한 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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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1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모닝~~ 비자림님! 만화가 더 재미나겠어요^^

비자림 2006-10-1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좀 속물적인 부분도 있어서리 님께는 안 어울릴 듯 합니다만 저는 재밌게 읽으며 시간 때웠어요.ㅎㅎㅎ

전호인 2006-10-10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한판하실 까요? 저는 타짜랍니다. ㅎㅎㅎ, 영화로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범죄의 재구성만큼이나 스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영화의 구성이 최동훈 감독 답다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답니다. 만화로는 보질 못했습니다. 영화로도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김혜수의 육감적인 몸매로 인해 저는 그날 하루종일 헤메었답니다. ㅎㅎ

마법천자문 2006-10-1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일이하고 조지도 고스톱으로 간단하게 쇼부보면 좋을 텐데요.

프레이야 2006-10-11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저도 속물이랍니다.^^

비자림 2006-10-1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ㅋㅋ 타짜시군요? 영화는 다운 받아야 볼 수 있으니 좀 기다려야 할 거 같아요. 기대되네요.^^
소소너님, ㅋㅋ 댓글브리핑만 봐도 님인 줄 알았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배혜경님, 오마낫 그러신가요? ㅋㅋㅋ 님도 좋은 하루 되세용~~

로드무비 2006-10-1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여해서 재밌게 읽다가 만 책인데......
이상하게 전 영화가 별로 안 땡겨요.
다른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아서 그런가?
아무튼 님의 리뷰는 단숨에 읽힙니다.^^

비자림 2006-10-1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스타일을 좋아하시나요? ㅎㅎㅎ
전 공포영화 빼곤 그럭저럭 다 재밌어 하는 편이에요.^^

씩씩하니 2006-10-1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재밌을꺼 같애요....만화,,한번 이 가을 읽어볼까여?히.
그나저나 영화는 재미있다 그러든대..............볼까,,말까 망설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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