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언니가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아이들 셋을 목욕시켰더니 기운이 다 빠져서 쓰러질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날도 더운데 나가기 귀찮아서 다음에 하고 거절했다.... 밤새 언니가 고기못먹어서 억울하다고 꿈에 나를 쫓아 다녔다..

결국 어제 저녁 언니한테 내려오라고 했다..

어디갈까?   당근 고기 좋아하는 조카들은 영빈각을 외친다.. 황토정은 정말 맛없어.. 우웩~

그런데 언니랑 나랑은 이제 영빈각 싫어.. 바꿔보자.. 그리하여 영빈각으로 가면서 안다녔던 황토정에 갔다.. 내가 순순히 응한것은 얼마전 이곳에서 금순이 찰영을 했었다.. 금순이랑 둘째 시아주버님이 술마시던 고깃집... 그러니 사진 한장이라도 걸어 놓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기대(?) ... 그런데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고기가 나왔다...   아니 이게 2인분 맞나?   말도 안돼.... 언니랑은 구경도 못했다.. 조카녀석들은 익기도 전에 찜을 해눟곤 서로 못 가져 가게 한다..

언니) 한 3인분은 더 먹어야 겠다.. 그런데 여기랑 영빈각이랑 가격 같으냐?

나)  엉...

언니) 근데 왜 여긴 입에 들어간것도 없는데 없냐... 그리고 이게 고기냐.. 종이짝이지...

그랬다.. 영빈각 기준으로 2인분을 시켰더니 여긴 반도 안되게 나온것이다.. 정말 2인분 맞나 의심스러울정도로...

옆에서 듣던 둘째 조카.) 거봐요.. 엄마 내가 영빈각이 더 좋다고 했잖아요.. 여긴 된장찌게랑 비지찌게도 안주잖아요..  고기도 영빈각이 훨씬 맛있어요...

나) 야 조용히 해.. 누가 듣잖아..   (일하는 아줌마들이 언니랑 아는 사이다)

큰조카) 엄마 여기서 더 시키지 말고 그냥 나가서 화평동 왕냉면이나 먹어요...

역시 사공이 많다..

고깃집을 나서며  (더 먹을래야 셋째놈이 휘젓고 다니는 바람에 위험해서 눈치를 엄청스레 받았다.. 결국 쫓겨나온거랑 다름없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대학생 넘들이 어찌나 째려 보던지...)

언니... 내 팔자야...

왜?

이젠 고기 한점도 입에 넣기 힘드니 무슨 낙으로 산다니.. 저 나쁜것들.. 어떻게 지들 입에만 넣을 수 가 있냐구... 그래서 내가 혼자 내려온다고 한건데...으어엉...

애 셋달린 여자의 비명이다... 나도 원없이 고기먹고 싶다는...

얼마나 고기가 고팠으면 저런 처절한 비명을 내 지른다냐...

언니... 기둘려봐.... 조만간 내가 애들 다 떼어 놓고 언니 혼자 실컷 먹을 수 있는 자릴 만들어 볼테니깐..

아 언니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우아하게 밥 한끼 먹는게 언니의 소원이 되어 버리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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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2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 2005-07-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물만두님 보고 왔는데요... 물만두님 고르신 책들 이더라구요....

부리 2005-07-2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픕니다... 애 셋이라, 저희 누나 생각이 나네요 아들 셋 키우느라 이마에 주름살이...좌악

비로그인 2005-07-2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저도 애 봐주면서 저한테 밥차려주는 사람이 제일 좋아요~ 흑석동 가야겠당^^

세실 2005-07-2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저희 언니네 애들도 셋~ 우리 애들까지 합하면 애들만 다섯~
고기 먹을땐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 먼저 먹이고 집으로 보냅니다. 그 다음에 어른들끼리 남아 술 한잔 고기 한점 여유있게 먹습니다~ 물론 규환이가 젤 어려요.

파란여우 2005-07-2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먹는 일은 중요한 일인데 그 시간도 정신이 없다니, 참 마음이 아프군요.
하지만 나중엔 효도할래나요? 꼭 그래야 하는데...

클리오 2005-07-21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요즘 세상에 애 셋 낳은 사람이 엄청 신기하고 부유한 사람 아닌가요?? ^^*

인터라겐 2005-07-2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부유는 아니구요.. 형부가 장남인지라 그 무언의 압박과 7년만에 생긴 자슥이라 그냥 낳았더니 아들이라는 믿지 못하는... 그러난 안낳았으면 후회할뻔 했다는 자식이옵니다.. 너무 이뻐요..^^ 지 팔자데로 살게 냅둔다네요... 제일 큰넘이 돈벌어서 가르키라는...ㅋㅋㅋ

파란여우님.. 네 밥먹을때가 가장 정신없어요... 이것들이 나중에 언니한테 카드 만들어 준데요.. 무한정 쓸 수 있는 카드요.. 이게 제일 큰 효도일라나요???

세실님.. 언니가 불안해서 애들 먼저 못 보내요.. 차라리 집에서 고기 사다 궈먹는게 편한데.. 날도 덥고.. 그렇게 하긴엔 더 힘들잖아요.. 이제 3년 정도 지나면 괜찮아 지려나... 빨리 그런날이 왔으면 싶은거 있죠..

별사탕님... 이사오소.. 잘해 드리오리다...ㅋㅋㅋㅋ

부리님.. 정말 마음이 아파요.. 입이 어찌나 무서운지 말이죠.. 누님한테 잘해 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