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그렇듯이 문제의 발단은 사소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친구에게 건 한통의 전화가 이토록 큰 비극을 낳을 줄은 당시에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만약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전화를 하지는 않았을텐데, 라라~ 토요일 오후2시 어찌나 심심하던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주말마다 나가는 영어회화 모임에 가는 길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모임을 가지 말고 나와 놀아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한사코 가야 한다는 것이다(그 모임은 여자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모임이 끝나는 저녁 일곱 시에 만나기로 했다.

 

무조건 집을 나와 만화방에서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은과 금>이라는 만화를 보았다. 예전에 본 작품인데, 주인공들이 마작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는 이해를 못 해서 그냥 넘겼지만, 살짝 배운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다시 본 건데, 감동이었다. 지금 비록 마작을 능수능란하게 돌릴 실력은 못되지만 어느 정도 배운 관계로 그 전에 그냥 지나친 장면들이 모두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 짜릿한 감동이라니. 혹시 마작 만화를 보실 분들은 어느 정도 배우고 난 후에 보실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재미와 느낌이 확 달라진다(이상 마작 홍보였다). 아무튼 약속 시간 일곱 시가 되어 나는 친구를 만났다.

 

돈은 없고 시간만 많은 우리들이 갈 곳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곳은 찜질방! 단돈 5,000원에 찜질 시설과 각종 부대시설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니던가. 우리는 택시를 타고 찜질방으로 향했다. 우리 둘은 국내에 찜질방이 도입된 초창기부터 열심히 찾아다닌 자타 공인 극렬 찜질 마니아였던 것이다. 인천 시 찜질방을 돌아다니며 A부터 D까지 랭크를 매긴 적도 있을 정도다. 우리가 작성한 평가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록 별 영향력은 없지만 그래도 당시 우리는 진지했다. 이번에 간 곳은 시설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무엇보다 편한 건 매점이나 식당 이용시에 직접 현금을 내지 않고 들고 있던 열쇠에 내장된 센서로 나중에 나갈 때 후불 처리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현금을 들고 찜질을 하다보면 주머니 속에 땀이 차 지폐가 오뉴얼 개 혓바닥처럼 축축 늘어지게 된다. 분실의 위험도 있고...이 얼마나 편리한 변화인가. 역시 인간은 진화하는 것이다, 살짝 감동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간교한 악마의 속임수였다. 현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순간 현실감이 없어지고 만다. 주머니 속에 돈이 있다면, 그것을 쓸 때마다 자동적으로 남은 돈을 머릿속으로 계산하겠지만, 열쇠를 센서판에 갖다 대는 순간 일체의 계산이 완료되니 도통 경제 관념이 희박해지고 마는 것이다. 사용자의 편의를 봐준다는 것은 속임수였다. 멀쩡한 인간의 경제 관념을 무너뜨려 최후의 한푼까지 쥐어짜고 말겠다는 자본주의의 치명적 유혹이었던 것이다!

 

우리 둘은 찜질 한 번에 냉면 한 그릇, 찜질 두 번에 팥빙수, 찜질 세 번에 핫바...이런 식으로 자산을 탕진하고 말았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 순간, 우리가 차고 잇던 파멸 시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먹다 지쳐 잠이 든 우리는 10시 30분에 일어났고, 대충 씻고 체크 아웃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계산대에 찍힌 액수는 34,000원. 우리가 가진 돈은 32,000원에 불과했다(많이도 쳐 먹었다). 파멸의 구렁텅이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인생의 절반에 접어든 우리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 속에 던져지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는 다시 찜질방으로 올라갔다. 친구에게 호기롭게 말했다. '우리가 인생을 그리 잘못 살지 않았다면 구출해줄 친구들이 나타날 거야." 우리는 인생을 잘못 살았다. 친구들과의 연락은 되지 않았다. 초조한 마음은 점점 인간의 이성을 무너뜨린다. 우리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 편히 먹고 놀기로 했다. 2층에 있는 무료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왕창 들고 와 토굴방(사진 참조)에 한 명씩 들어가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진심으로 만화책을 즐기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허영만 선생의 <들개이빨>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내가 들어가 있던 토굴에 누군가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 순간 든 생각은 '내 소원은 당신이 햇빛을 가리지 않는 것이 전부요' 했던 디오게네스가 이해가 간다는 것이었다.

 

찜질방 억류 16시간째, 친구는 배고픔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가 원래 대식가이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칭얼대기 시작한다. 사람이란 의식주가 만족되야 예절을 아는 법이다. 우리의 화목한 분위기는 깨졌다. 그는 나에게 공개적인 비난을 가한다. "네가 너무 생각없게 돈을 썼어. 이 머저리야." 나는 '누가 돼지같이 쳐 먹으래.' 하며 맞받았다. 결국 이렇게 가다간 공멸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화해를 했다. 나는 그에게 물을 먹고 오라고 했다. 그는 60년대 고학생처럼 수돗가로 가서 물을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 배고픈 설움을 요즘같이 풍요로운 세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잘 모를 것이다. 사실 나도 잘 몰랐다. 그러나 오늘 좀 배웠다. 물배가 참으로 금방 꺼진다는 것을 요즘 젊은이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찜질방 억류 20시간째, 점점 의식이 흐려진다. 찜질방 특유의 촉수 낮은 불빛에 생각이 흐리멍텅해지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인간의 이성은 이런 식으로 파괴되는 것인가. 그러나 그순간 다른 친구와의 연락이 닿았다. 그는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우리를 극적으로 구원해주었다. 나와 친구야말로 죽음 가운데서 부활한 심정이었다. 우리는 무사히 밖으로 나와 삼겹살 집으로 갔다. 그간 고생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볼이 미어져라 삼겹살을 먹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결국 찜질방 사장으로 대표되는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우리 두 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자유가 억압되었다는 생각에 울분이 끓어오른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우리 세명은 밥을 먹고 PC방 가서 스타 크래프트 3시간 하고, 지금 집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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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4-17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그리고 뜨끔하네요.

jedai2000 2006-04-1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감사합니다. 뜨끔하시다니 혹시 비슷한 경험이라도? ^^;

2006-04-19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dai2000 2006-04-2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이거 지금도 하나요. 빨랑 가봐야겠네요.
 

내가 인천에서 본 일이다.초라한 솔로 하나가 선물 가게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페레로 초콜렛 한 개를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초콜렛이 못 먹는 것인지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선물 가게 주인의 입을 쳐다본다. 선물가게 주인은 솔로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다가 초콜렛의 냄새를 맡아보며,

"먹을 수 있소"하고 내어 준다. 솔로는 그 말에 기쁜 얼굴로 초콜렛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귀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선물 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초콜렛을 내어놓으며,

"이것이 정말 카카오로 만든 초콜렛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선물 가게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 보더니

"이 초콜렛을 어디서 훔쳤어?"

솔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었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초콜렛을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솔로는 손을 내밀었다. 선물 가게 주인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던져 주언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다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초콜렛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바닥이 촌스런 가다 마이 위로 그 초콜렛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초콜렛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큰 초콜렛을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소.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가나 초콜렛이라도 줍니까? 새알 초코렛 한 개 주시는 여자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개 한 개 얻은 새알 초코렛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새알 초코렛 마흔 여덟 개를 키세스 열 개와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페레로 초콜렛 한 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초콜렛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솔로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초콜렛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초콜렛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초콜렛,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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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의랑데뷰 2006-02-14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글프게 시리..^^

이매지 2006-02-1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재미있었어요 ㅋㅋ

jedai2000 2006-02-1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복의 랑데뷰님이야 초콜릿 받을 사람 없는 거 잘 아니까 같이 서글퍼하면 되겠네요..^^;;

이매지님...저는 슬픕니다..T.T
 

간만에 서점을 들렀습니다. 이런저런 책들을 훑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더랬죠. <별자리로 보는 연애운>을 탐독하며 계획을 짰습니다. 6월 생 여자분이 저에게 잘 넘어온다고 하더군요..-_-;;

한창 그러고 있는데 웬 남자애 둘이서 제 근처로 왔습니다. 아마도 형제인 것 같습니다. 보호자격인 아주머니 한 분도 계셨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모였습니다. 형이 초등학교 졸업을 해서 졸업선물로 책을 사주러 온 거였습니다.

 

 

  형은 바람직스럽게도 이번에 새로 나온 해문출판사의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을 들었습니다. 나는 속으로 박수를 쳤죠. 그러나 이모는 말했습니다.
"너 추리소설 좋아하니?"
"네."
형이 대답하자 이모는 말하더군요.

"책을 한 번 사면 두고두고 볼 책을 사야지, 한 번 보고 버릴 거면 빌려보는 게 낫지. 뭐하러 사니?"
"버릴 거 아니예요. 책장에 꽂아둘 거예요."
"추리소설은 한 번 보고 마는거야. 이모가 화장실 갖다 올 때까지 다시 골라봐."
이모는 뚱뚱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갔습니다. 나는 화가 났더랬죠. 추리소설을 무시하다니...

 

 동생이 형에게 말합니다.
"형, 뭐로 고를거야?"
"추리소설 사지 말라니까 딴 거 사야지."
하면서 집은 것이 <어린 왕자>였습니다. 저는 슬며시 형제에게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얘,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이 훨씬 재밌어. 이모한테 그냥 졸라."
저의 펌프질에 아이는 그 책을 들었고, 이모에게 조르더군요. 그러자 이모는...알겠다며 항복을 하셨습니다. 아~ 감격입니다. 어린 소년에게 추리소설 한 권을 더 읽힌 저도 큰일을 한 것 마냥 뿌듯했습니다.
그래, 소년아. 열심히 자라서 꼭 듬직한 추리소설 마니아가 되거라.

 

그런데 동생이 이모에게 조르더군요. 자기도 책 사달라며... 이모가 말합니다.
"그래, 생일선물도 못 해줬으니까 너도 사줄게. 너도 골라."
그러자 동생은 자신은 공포소설을 좋아한다며 딱 고른 게...
<렉싱턴의 유령>이었습니다.

 

그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아이는 딱 봐도 초등학교 4학년...제가 말릴새도 없이 아이는 주문하더군요. 얘야~ 넌 이제 죽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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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6-02-14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뭐, 언젠가는 읽겠지요. ^^;;;

제다이님, 십만양병설을 생활속에서 추진하고 계시는군요. ^^ 멋지십니다-

jedai2000 2006-02-14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놔두면 버리기야 하겠습니까. 소년이 커서 읽으면 되죠..^^;;

재야에서 십만양병설을 추진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오늘 한 일은 정말 자랑스럽네요. 쿄쿄쿄~

아영엄마 2006-02-1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니아를 양성하려면 학교며 집, 학원 등등 주변에 추리 소설을 많이 비치해두어야 합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추리소설 접하고 그 때부텀 필 받아서 추리소설 팬으로 성장...^^*

nemuko 2006-02-1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제다이님 멋지십니다^^ 저도 저기 이모님이랑 똑같은 말을 하는 신랑이랑 살고 있습니다만, 가끔씩 재미난 추리소설을 찔러 줘서 조금씩 우리편으로 만들고 있답니다.

물만두 2006-02-14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jedai2000 2006-02-14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그러게요. 자라면서 늘 추리소설을 생활 가까이에 두는 거죠..^^;; 가정에서도 화장실이나 침대 머리맡등에 추리소설을 의무적으로 비치해야겠습니다.

네무코님..감사합니다. 신랑분께서도 조금만 더 펌프질 하시면 추리 마니아로 넘어올 것 같은 분위기던데요. <13계단>도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셨으니까요. 꼭 추리 마니아로 전도하시기 바랍니다.

물만두님..감사합니다..^^;;

페일레스 2006-02-1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뭐 종교의 단계인데요? 흐흐. 저도 제다이님과 물만두님을 비롯한 고명하신 독자분들에 힘입어 추리 쪽에 슬슬 손을 대고 있어용. 감사합니다! ^^

jedai2000 2006-02-1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일레스님을 완전한 추리 마니아로 세례를 드려야겠군요. 제가 대부는 안되고 소부(小父)가 되어 페일레스님을 추리 마니아로 거듭나게 하는 의식을 집전하겠습니다..^^;;
 

Alcohol (주량)

술이라는 게 마실수록 느는거라...대학교 1학년 때는 소주 반병만 마셔도 폭포(앉은 자세 그대로 입에서 오바이트가 쏟아짐)와 분수(엎어져 있다가 하늘로 오바이트를...-_-;;) 쇼를 보여주었는데 한창 마실 때는 3,4병 마시고도 멀쩡했음. 1학년 때 나 술 못 마신다고 구박하던 사람들을 술 한창 늘었을 때 쫓아다니며 모두 거꾸러뜨리고 흐뭇해 했었음. 문득 복수(?)가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뒤로는 조용히 지내고 있음. 현재는 2병 정도 마시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음 

 

Body size (신체사이즈)

키는 178 정도로 나는 알고 있는데, 이 사실을 공표하자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음. 하도 반란이 거세 위기 의식을 느끼고 그냥 176으로 타협을 보았음. 몸무게는 60을 평생 넘어본 일이 없었으나 요즘 집에서 맘 편히 놀았는지 65까지 급상승. 그러나 취업 압박이 거세지는 요즘 다시 빠져 61 정도로 고정.

 

Character (성격)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려고 노력함. 굉장히 감성적이라 눈물도 잘 흘림. 늘 유쾌하지만 갑자기 깊은 우울에 빠질 때가 있음. 그런데 곧 금방 빠져 나옴..^^;; 



Dance (춤)

대학교 1학년 때, 인기 끌고 싶어 당시 유행하던 '젝스키스' 춤을 녹화까지 떠서 반복 연습 -_-;; 엠티 때 스타(?)된 적 있음. 그런데 몸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뒤로 춰본 적 없음.

Eccentricty (이상한 버릇)

남을 웃기는 데 희열을 느낌. 그것도 잘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들을...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 망가지면 창피하니까. ^^;;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타고 갈 때 친구랑 서서 온갖 재담과 생쇼로 앞에 앉은 처음 보는 아주머니를 웃김. 친구한테 말하는 척 하면서 사실 아주머니를 노리는 것임. 아주머니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끅끅 거릴 때 진정한 희열을 느낌. ^^;; 이런 식으로 택시기사, 샌드위치 가게 아주머니, 편의점 아가씨 등을 웃겨 본 적 있음.  


First Love (첫사랑)


늘 지금 하는 사랑을 첫사랑처럼...그치만 늘 짝사랑이라 슬픔.



Goal (목표)

미스터리 문학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는 것, 내가 쓴 소설로 영달을 얻는 것

 

Hobby (취미)


추리소설, 영화, 컴퓨터 게임, 보드 게임, 플레이스테이션, TV 드라마, TV 연예 오락 프로 등...

IQ (아이큐)

알려지면 파문이 일어나기 때문에 노코멘트

Jinx (징크스)

글쎄...버스 기다리다 지쳐 택시 잡으면 꼭 뒤에 버스가 옴


Kiss (첫키스)

노코멘트

 Loneliness (외로움을 느낄 때)

주변에 친구들도 많고 늘 나를 찾아주기 때문에 외로울 새가 별로 없음. 그런데 가끔 뜻모를 외로움에 휩싸이기도 함. 친구로는 만족할 수 없는, 애인만이 채워줄 수 있는 공허감이 있음.

Music (좋아하는 음악)

국내: 조규찬, 이승환 / 국외: 프린스, 마이클 잭슨, 스팅, 에미넴

그런데 정말 갈수록 트롯 음악이 좋아져 목하 고민중

Nickname (별명)

특별한 것이 없음. 아! 초등학교 때 주윤발을 너무 좋아해 나윤발이라는 별명이 있었음.

대학교 1학년 때, <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이 너무 멋져 나재욱이라고 스스로 부르고 다님

별명이 다 이런 식...자작 -_-;; 친구들이 안재욱이 아니(안)기 때문에 안재욱 맞다고 인정

 

On the bed (잠버릇)

특별한 것은 없음. 옛날에는 귀신이 무서워 새우처럼 옆으로 누워 이불 뒤집어 쓰고 잤는데 요즘은 귀신이라도 여자라면 찾아와라! 하는 식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앞으로 누워 잠.


Profile (프로필)
현직 백수. 미래 출판사 사장

Quandary (매우 당황스러웠을 때)

짝사랑하던 여자를 절친한 다른 친구도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사이 멀어지고 결투까지 했는데...

그 여자는 다른 사람을 좋아했었음...-_-;

바로 우정 회복. 지금까지 절친하게 지냄. 그래, 남자는 역시 사랑보다는 우정인 법이야...

 

Religion (종교)

없음

Sports (운동)
농구 좋아함. 별명 깜짝슛! 내 슛이 들어가면 상대팀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됨. 아니, 어떻게 저런 슛이, 저런 폼으로...이러면서 극도의 사기 저하. 그 틈을 노려 우리 팀 승리! 그러나 가끔은 우리 팀 사기도 저하될 때가 있음.


Travel (여행)
좋아하지 않음.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과라 집보다 좋은 곳은 없음. 만약 간다해도 아프리카나 인도 같은 곳보다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깨끗하고 발전된 곳이 좋음. 그러나 몽골 여행을 깊이 있게 다녀오고 싶은 꿈은 있음.

 

Ugly (못난 점).

많지만 그런대로 장점도 있기에 어느 정도 커버가 되지 않을까.

Valuables (보물)

소중하게 모아둔 추리소설. 한 800권쯤 되는 것 같다.

Wedding (결혼)

원래 27에 하고 싶었는데 1년을 넘겨 버렸음. 기회가 닿으면 올해라도..^^;;

결혼에 대한 환상이 조금 있는 편이라 꼭 하고 싶음.

 

Xanthippe (바가지 긁는 아내)

아내가 너무 바가지를 긁으면 피곤할 것 같음. 적당한 바가지라면 말 한 마디 안하는 부부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


Yummy (입맛 다시게 만드는 음식)

회. 회나 초밥이라면 상대가 강호동이라도 지지 않을 자신 있음. 내가 사형수라면 마지막 특식 준다고 할 때 회를 요구할 것임.

 

Zzz (수면시간)

많음. 보통 8~9시간. 대충 6시간만 자면 피로회복 된다고 하시는 분들 보면 부러움.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 같아 좀 줄여보려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힘듦. 미인도 아닌데 웬 잠꾸러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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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너의 계절

시원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살

모두가 활기에 가득 차 있어

긴긴 겨울이 끝나고 생기가 피어나는 봄의 어느날

봄을 좋아하는 너의 외출

눈부신 푸른 잔디와 꽃의 향기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코끝이 시릴 정도로 추운 어느 겨울날, 눈이 번쩍 띄였다.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다시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결국 일어나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버릇처럼 너를 잠깐 생각하고는 거실로 나갔다. 가족 아무도 일어나지 않아 사방은 고요한데 엷은 햇살 한 조각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평온한 아침이여...천사의 보살핌이여...

 

커피를 끓여 나른한 졸음의 흔적을 마저 지우고는 눈을 들어 사방을 바라본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 보라색 꽃송이가 나를 보며 인사한다. 이 얼마나 커다란 눈의 호사인가...무엇으로 빚었을까. 아름다운 나의 꽃이여...신의 선물이여...

 

나는 꽃에게 더 큰 생명의 기운을 주기 위해 분무기를 가져다 물을 뿌려주었다. 그게 고마워서였을까. 꽃은 한층 진한 향기로 화답한다. 온세상 가득히 퍼져나가는 꽃의 향기여...고매한 아름다움이여...

 

향기는 더욱 진해진다. 고작 물 몇 방울 뿌렸을 뿐인데 어쩜 이리 짙은 향기를 내뿜을까. 자연이란 이런 것이야. 작은 선물에도 큰 보답으로 은혜를 갚을 줄 알아. 이런 이치를 나는 알지 못했다.

열린 공기 속으로 진한 향기의 입자가 퍼져 나간다.

 

문득 나는 내 손에 든 분무기를 바라보았다.

 

 

나 꽃에 페브리즈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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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6-02-0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 으하하하! >ㅂ< 우째요!

아영엄마 2006-02-0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꽃이 괜찮을까?? @@

거친아이 2006-02-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브리즈...재밌네요...어이없는 실수는 사람을 웃게 만들어주나 봐요~^^

jedai2000 2006-02-0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사합니다. 꽃은 사진처럼 호접란인데 아직 죽지는 않았습니다..^^;;
생전 안 하던 짓을 하려다 보니 그런 실수가 나오네요.
혹시 꽃 기르실거면 호접란을 추천드려요. 참 이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