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에 오는 내내 조윤제의 아내는 심통이 가득 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친정 아버지의 칠순 잔치에 변변한 선물 하나 못했던 것이다. 한 마디도 안 하던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당신도 살 도리를 하세요."

"이번 신작만 나오면 고생 끝이라니까 그러네."

"저번에도 그런 소리 하더니, 막상 책이 나와도 이 모양이잖아요."

조윤제는 남북출판사에서 월급을 떼먹힌 후, 집에서 소설을 쓰는데 열중하였다. 데뷔작인 <부활한 사나이>는 발기부전으로 성클리닉에 들어간 형사가 그곳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추리소설이었는데 딱 2부 팔려 기네스북에 등재 예정이었다.

"막벌이꾼한테 시집을 갈 것이지, 저 따위가 예술가의 처가 다 뭐야!"

조윤제는 심술이 나 받아쳤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래도 아내에게 미안했다.

"급작스럽게 살 도리를 하라면 어쩔 수 있소. 차차 나아지겠지."

"아이구. 어느 천년에..."

조윤제는 그래도 생각했다. 내 언젠간 당신을 호강시켜 주리다.



2. 허름한 전셋방으로 들어간 아내는 컴퓨터부터 켰다. 무엇을 보았는지 반색을 한다.

"어머!"

"무슨 일이오?"

"친정 갔다왔더니 붐베에 올랐네요."

"응?"

"그런 게 있어요."

아내는 희색이 만면하더니 곧 밥을 차린다. 밥상을 물린 후 아내는 다시 나갈 채비를 한다. 아내는 우유를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가 나가자마자 조윤제는 아내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서랍에서 돋보기를 꺼낸 다음 티슈를 한장 뽑았다. 돋보기를 티슈에 갖다 댄다. 조그맣게 불씨가 일었다. 그는 요즘 돋보기 장난에 심취해 있었던 것이다. 한참 장난을 하는데 어느 순간 졸음이 몰려 왔다.

그는 누우려 하다, 정신을 집중해 몸을 일으켰다.

'지금 잘 때가 아냐. 요즘 뭔가 이상해. 자고 또 자도 졸리니..."

조윤제는 아내의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서랍 깊숙한 곳에서 수면제 아달린이 나왔다. 집필을 하느라 머리가 아프면 항상 아스피린을 찾곤 했었다. 그러면 아내는 아스피린과 물을 가져다주곤 했다. 아내는 나에게 아스피린이 아니라 아달린을 주었구나. 배신감에 치를 떨던 조윤제는 아내를 기다리다, 그녀가 돌아오자 앉혀놓고 대뜸 물었다.

"나에게 아달린을 준 까닭이 뭐요?"

아내는 오열하기 시작했다.

"당신을 재운 다음, 저 혼자 몰래 사온 붕어빵을 먹었어요. 용서해 주세요.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

그래, 나는 아내 하나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룸펜이구나, 좌절한 조윤제는 아내를 껴안고 같이 쳐울었다.



3. 조윤제의 전셋집 현관 철문 앞에 강남 경찰서 반장 정용주가 서 있다. 마치 70년대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 그만큼 낡은 문에 낡은 집이었다.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다. 고장났나 보다. 정용주는 철문을 밀어 보았다. 삐걱거리며 문이 열렸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마당이 나왔다. 정면에는 오래된 집이 보였다. 주인집이었다. 마당 오른쪽에 독립된 쪽방이 하나 있는데 그곳이 조윤제가 세들어사는 셋방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셋방은 창문도 없이 종이로 대충 붙여져 있고, 나무 문은 썩어가고 있었다. 주인의 빈곤을 상징하는 듯한 집이로구나, 상념에 잠긴 정용주는 문득 요란한 개짓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소리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마당 한 귀퉁이에 개집이 있었는데 개집 앞 말뚝에 도사견 한 마리가 묶여 있었다. 도사견 앞에는 양철로 만든 개밥그릇이 놓여 있었는데 비어 있었다. 개는 사납게 생겼는데, 생긴 것 만큼이나 엄청나게 요란하게 짖어댔다. 개는 그치지 않고 울어댔다. 개짖는 소리에 스르르 조윤제 방의 문이 열리더니 조윤제가 나왔다.

"아니, 이게 누구야. 용주 아닌가."

조윤제는 정용주의 부친인 정운산의 처조카로 대학 동기였지만 촌수를 따지지 않고 친구처럼 편하게 불렀다.

"음...지나가는 길에 들렀네."

"우선 들어오게."



4. 조윤제와 정용주는 마주 앉았다. 조윤제의 방에는 세간이 아무 것도 없을 정도로 빈곤해 보였다.

정용주는 친구의 빈한한 살림에 한숨만 나왔다. 그는 안부를 물었다.

"자네, 요즘도 글쓰나?"

"응. 역사소설을 쓰고 있다네. 중국 고전인데 전국시대 가장 뛰어난 사기꾼 사마천의 사기 비결을 다룬 <사기>라는 책이지."

"그렇군."

"그보다 아버님은 건강하신가? 일전에는 큰 도움을 받았네."

"아, 둘리비디오 상습 연체 사건 말인가. 아버지는 자네에게 별 도움이 못 됐다고 가슴 아파 하시네."

"별 말씀을 다 하시는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조윤제의 아내가 돌아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조윤제가 입을 연다.

"여보. 모처럼 친구가 왔으니 대접을 해야겠구려. 집에 쇠고기하고 생선 좀 남았지? 아마 조개도 좀 있을거야."

아내가 웃으며 '예'라고 대답한다. 정용주는 그래도 먹는 것에는 좀 신경을 쓰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일어서 찬장으로 가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정용주가 살펴보니 '쇠고기 다시다'와 '멸치 다시다', '조개 다시다' 였다.



5. 아내가 다시다 국을 끓이고 있는데 조윤제는 일어섰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오겠네."

"화장실은 어디?"

"응. 주인집에 있다네."

조윤제는 시간이 지나도 돌아올 줄을 몰랐다. 정용주는 무료한 나머지 아내에게 물었다.

"이 친구 왜 안 오지요?"

"글쎄요."

정용주는 마당으로 나가봤다. 조윤제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적막만 감돌았다. 정용주는 주인집으로 향했다. 문을 노크하자, 곧 인기척이 나더니 문이 열렸다. 주인집 여자로 보이는 60대 여성이 고개를 내밀었다.

"뉘슈?"

"안녕하십니까. 저쪽에 세들어 사는 조윤제 내외의 친구입니다. 이 친구가 화장실을 가더니 소식이 없어서 찾아뵈었습니다."

"안 왔는데."

"그럴리가요?"

"나 내내 거실에서 TV보고 있었는데 뭘. 아무도 안 왔어."

노파는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문을 열었다. 과연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TV에서는 가 방영되고 있었다.

"방도 보실라우?"

"아닙니다. 아주머니께서 없으시다면 없는 거겠죠."



6. 정용주는 마당에 다시 나가 찬찬히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조윤제는 없었다. 사실 워낙 좁은 마당에 조윤제가 있을 곳도 없어 보였다. 정용주는 현관으로 나가 집 앞에서 서성였다. 아예, 집 밖으로 나간 게 아닐까 하고...그러나 조윤제는 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다시 마당으로 들어간 정용주는 '그거 참 이상한 녀석일세. 친구가 왔는데 인사도 없이 사라지다니." 하고 생각했다.

가을 오후의 제법 따가운 햇살만 내리쬘 뿐 사방은 조용했다. 정용주는 어쩔 수 없이 조윤제의 아내에게 인사하고 집을 나갔다.



<해답편을 기대해 주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번 주는 그야말로 고난주간이다. 월요일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화요일의 회사 회식, 수요일의 친구들 모임, 어제의 동호회 모임으로 이어져 평균 귀가 시간을 새벽 1시30분으로 늦춰놓았다. 하지만 오늘도 동호회 송년회로 새벽 2시쯤 들어갈 것 같다. 인생이 팍팍하다...T.T

 

그래도 수요일에는 건전(?)한 친구들 모임이라 남자 5명이 보드게임을 다섯 시간(!) 하며 재미있게 놀았지만 다른 날들은 전부 알콜을 동반한 모임이어서 몸이 좀 힘들다. 부모님 뵌 시간은 이번 주 다 합쳐도 30분도 안 될듯...엄마~ 그리워요~ 엄마 보고파요~가도가도 끝없는 삼만리! ㅋㅋ

 

여튼 어제는 싸이월드의 <화요추리클럽>이라는 곳의 모임을 다녀왔다. 자주 뵙는 분들인데, 어제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있었다. 팟찌닷컴이라는 여성 포털 사이트에서 설문 조사를 한 것이다.

2535세대의 현실에 관한 조사였는데 약간의 인터뷰도 겸했다.

 

그런데 어제 나간 사람들은 전부 골수소설 추리 마니아에 좀 유별난 분들이 많으셔서(나 포함)

평균적인 2535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든다..ㅋㅋ 어쩌면 평균보다 못할지도....-_-;;

 

설문조사 중에 닮고 싶은 이 시대의 아이콘이 있었는데 남자들은 거의 황우석이나 박찬호 등을 꼽았다. 나는 서태지를 썼는데, 궁금해서 여자들은 누굴 꼽았냐고 했더니 거개가 이효리를 썼다고 하더라...

 

여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게 놀았다. 추리소설 동호회라고 살인, 강도, 유괴 등의 중범죄가 화제냐고? 물론 아니다. 어제 내내 화제가 됐던 건 문근영, 송혜교, 채시라 등이었다...추리소설 마니아면 전부 범죄만 생각할 거라는 편견을 버려 주시길...^^;;

 

그런데 어제 자리가 파하기 직전 김태희 이야기가 나왔다. 김태희의 과 선배라는 사람이 그 과에는 얼굴 이쁜 사람이 하도 많아 김태희는 보이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다른 분은 자신은 울산에서 김태희의 여고 선배였다고 하셨다. 다른 분은 김태희가 과는 다르지만 엄연히 자신은 대학 선배라고 주장하셨다.

 

김태희는 엄연히 나의 걸 리스트에 등록된 여자인데 다른 사람들이 선배랍시고 기득권을 주장하는데 위기 의식을 느껴 나도 한 마디했다.

 

"저도 김태희 선배예요!"

"네?"

"...인생 선배...제가 한 살이라도 더 살았으니까요..."

 

 

김태희는 귀여운 나의 후배다. 인생 후배...반가운 내 후배여~~

잠깐 그러고 보니 서지혜도, 문근영도, 손예진도, 전지현도 내 후배다. 인생 후배...-_-;;;

시선을 돌려 보자! 제시카 알바도, 아오이 유우도, 시바사키 코우도, 장백지도 전부 다 내 후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야~ 이런 식으로 하면 접근하기 쉽겠는걸...

"태희야. 내가 네 선배인 거 아니?"

그리고는 러브러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oldhand 2005-12-02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즐거운 모임이었지요.
그러나 역시 어제의 하이라이트는 "야 이 X아 내가..."가 아니었을까요. ^_^

jedai2000 2005-12-0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들어가셨는지요..^^;; 저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잘 해서 문근영이랑 꼭 사귀겠습니다..^^;;

상복의랑데뷰 2005-12-04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문근영과 사귀더라도 맞지는 마세요 ㅋㅋㅋ 노국지혜는 어떻하시고~!

2005-12-06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느덧 나이가 30에 가까운데 이렇게 <신돈>에 빠져 늦바람이 났습니다..지혜양도 너무 좋아하구요. ^^;; 어떻게든 <신돈> 홍보를 해 드리고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구두 홍보, 전화 홍보를 하다가 심지어 제 개인 블로그(하루에 한 100명쯤 들어옵니다)에 자작으로 다른 사람이 글 쓴 것처럼 사기를 치기도 했죠. ㅋㅋ 아래글은 다 제가 자작으로 쓴 겁니다..ㅋㅋ

신돈조아...안녕하세요. 우연히 랜덤타고 왔어요. <신돈> 좋아하시는 것 같아 너무 방가워요~
지혜언냐, 너무 조아요. 앞으로 점점 더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 님도 재미있게 보세요.

톡끼지혜...횽아도 톡끼지혜 눈하 조아하는고시햐~ 나도 ㅈㄴ 조아해. 지난 주 마지막 장면의 포스최강이었어. 이제 발청률 올라갈 일만 남은 거 같아. (이거는 디시 인사이드 분위기를 흉내내서 쓴 거예요..ㅋㅋ)

신돈사랑...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사람입니다. 국사 가르치고 있는데, <신돈> 역사 공부에도 참 좋더라구요. 제가 한국사 전공을 했는데, 고려사가 너무 묻혀 있어요. 요즘은 <신돈>을 보고 학생들과 월요일 수업에 토론을 하는 낙으로 삽니다. 이런 좋은 드라마가 더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신돈폐인...도대체 MBC는 뭐하는 겁니까. <신돈>을 주2회 편성하다니. 매일매일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돈 많이 들였으면서, 홍보도 제대로 안해주고 답답합니다. 드라마 잘 만들면 뭐합니까. 홍보를 제대로 해줘야지. 이렇게 묻혀 있을 드라마가 아닌데 말예요

신돈만세...어머. 안녕하세요. ^^;; <신돈> 좋아하시는 분이 이렇게 많이 모여있다니 반가워요~
강릉에 사는 주부예요. 요즘 남편이 <신돈> 때문에 주말에 집에만 붙어 있어 좋답니다. 그 좋아하는 술도 안 마시고, 친구가 불러내도 안 나가요. 우리 부부 사이도 공민왕과 노국공주처럼 좋아졌답니다. 신돈 만세!

佛心....불심으로 대동단결입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저는 경주 창원사에서 수행하는 불자입니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절에도 TV와 인터넷이 있습니다. 고승 신돈을 다루는 드라마라고 해서, 주지스님 모시고 요즘 한창 잘 보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둡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자비와 생명존중을 강조하는 불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너와 내가 남이 아님을 깨닫는 마음, 이것이 있다면 극락이 멀지 않을 것입니다. 모쪼록 드라마 <신돈>을 보시면서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옷 끝자락이라도 쥐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무아미타불...

찰리....hi~! nice to meet u. 모두 반갑습니다. 여기는 베데스다 분수대가 내려다 보이는 미국의 센트럴 파크 아파트입니다. 벌써 한국을 떠난 지도 5년이 넘네요. 덕수궁 돌담길 생각이 나네요. 홍대도 다시 가고 싶고...쩝. 뉴욕에서도 <신돈>을 즐겨 봅니다. 서지혜 양이 결혼 전에 사귀었던 처자랑 닮았어요. 하하. 이거 마눌이 보면 안 되는데..^^;; 보통 인터넷을 이용해서 보는데, 가끔 끊기지만 볼 만 하더군요. 미국에서도 열심히 응원할테니 더 좋은 연기 보여 주세요. 지혜양~ ^^;;

박병장...충성. 대전에서 군생활하고 있는 박병장입니다. 점점 쌀쌀해지니 이제 야상을 꺼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군대에서도 <신돈> 열풍이예요. <신돈>할떄되면 전 내무반이 조용해져요. 누가 군바리들 아니랄까봐..저도 군바리지만요. ^^;; 전국 50만 장병들의 희망 서지혜양 화이팅~!이런 선임하사 님이 찾으시네요. 그럼 이만...단결!



미유키...はじめ まして. おはよう ございます.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일본 삿포로에서 한국을 배우러 온 미유키입다. 어학당에서 한국말 공부하고 잇는데, 너무 어려요. 저도 요즘 <신돈>을 즐겨바요. 제가 일본에서 공부할 때만 해도, 한국의 옛날엔 남존여비가 심해 여자들이 힘들었다고 들엇는 데 <신돈>을 보니 아니더군요. 노국공주는 완젼 여걸이던데요. 어떠케 된 건가요? さようなら.

악귀...보아하니 나이도 꽤 많은 것 같은데 드라마나 보는 찌질이로군. 쯧쯧...연예인이나 좋아하고 말야. 난 너같은 넘들만 보면 악플을 달고 싶어 참지 못하는 악귀라고 해...너에게도 강력한 악플을 달아주려 했으나, 이런 비뚤어진 나도 <신돈>은 마음에 들더군. 마음이 정화된다고나 할까...제길 갑자기 왜 눈물이...나도 이젠 똑바로 살아야겠어. 이게 다 <신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고마워지는군. 그럼 제다이 자네도 잘 살게나.

이렇게라도 홍보하고 싶었던 제 마음을 알아주시길..^^;; 그런데 사람들이 제가 자작으로 썼다는 걸 금방 눈치채더군요..-_-;; 여하튼 <신돈> 파이팅..^^;;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루(春) 2005-11-27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처음부터 못 본 관계로 약간 흥이 떨어지네요. 지금부터 봐도 재미있을까요?

하이드 2005-11-2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재밌어요. 저도 신돈 좋아요 ㄱ ㄱㅑ~

nemuko 2005-11-2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악귀 댓글 최곤데요^^ 제다이님의 노력으로 신돈의 시청률이 마구마구 올라가길 바랍니다

jedai2000 2005-11-2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지금부터가 재미있어지는 시점입니다. 제가 서재에다 신돈 관련 글을 좀 올려야겠군요. 대략 어떤 내용인지만 파악 되시면 그 담부터는 그냥 모든 걸 잊고 즐기시면 됩니다. 가히 최고의 드라마입니다!!!!

하이드님...반갑습니다..^^;; <신돈> 좋아하시는 분 뵈면 무조건 반갑다니까요^^;

F.하네노이님...감사합니다..^^;; 30대로 가열차게 향해 가고 있는데, 소년이라니 기쁩니다. 앞으로도 <신돈> 많이 사랑해 주세요..^^;;

네무코님...앞으로 영화 감독, 디자이너, 서지혜 양 동창 등의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할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신돈> 시청률 올라가야 합니다. 현재 11%대에서 맴도는데 이 완성도로 그 정도라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는 첫 회에 16%였는데 말예요..-_-;; 모두 <신돈>으로 대동단결합시당.~~ ^^;;
 



 

어제 오후에는 일 관계로 교보문고를 갔다. 가는 길에는 지하철을, 올 때는 버스를 탔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한 지도 어언 9개월이 지났건만 딱히 버스를 탈 기회는 없었다. 직장 생활 하기 전에도 27년 평생 동안 거의 서울을 가지 않았었기에 서울 버스는 단 한 번도 타보지 않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울 버스(이렇게 쓰니까 서울 버스가 뭐 대단한 거라도 되는 거 같다..ㅋㅋ)

계단에 발을 디뎠다. 내 앞에는 여학생들이 몇 명 서 있었는데, 올라 타면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었다.

 

"청소년입니다."

하는 우렁찬 여자 목소리의 기계음에 들렸다. 오호, 인천 버스는 그냥 삑삑 하고 마는데 서울 버스는 일일이 확인을 해주는구나...난 홀로 생각에 잠겼다. 나는 단말기에서 뭐라고 불러줄까 말이다.

 

'청년입니다.' , '성인입니다.' 내지는 '일반입니다.'

이렇게 해 줄라나 생각하고,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교통카드를 찍었다. 들려오는 소리...

 

"환승입니다." -_-;;

 

그래, 내 나이가 청소년은 아니지...청년에서도 조금 빗겨가고 있고...난 그저 단지 환승일 뿐이야.

청춘, 불러만 봐도 가슴이 뛰는 말이지만...환승, 듣기만 해도 소름이 몰려온다.

 

에헤라~ 이미 푸른 나이는 다 지나가 버렸어. 다만 환승이지. (쓸데없이 자조하고 있다...)

여러분...저는 방년 스물 일곱 살의 나환승이예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야~ 좋다. 돈주고도 못 한다는 환승을 했네그려. 서울에서 환승해서 저 정말 행복해요~ -_-;;

 

네이버를 찾아보니, 환승은

다른 노선이나 교통수단으로 갈아탐...이란다.

 

그래, 나는 이미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갈아탔어. 아이가 신나게 놀다가 어느새 우울한 황혼이 깔리는 것을 보고 문득 쓸쓸해지는 것처럼 별 거 아닌 걸로 괜히 심통나고 우울해졌다.

서울에서 버스는 다시 안 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울보 2005-11-26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왜요,,저는 버스 좋아라하는데 ,,지하철타고 버스타면 돈도 안내고 얼마나 좋아요,,아니면 버스타고 지하철타도,,,

jedai2000 2005-11-2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청소년들이 부러워 심통났던 겁니다..^^;;
 



날씨가 더워서일까 칼 포터가 요즘 이상하다. 늘 성실했던 그가 근무 시간이 끝나자마자 득달같이 스트립바 <비바 라 라싸 Viva la laza>로 달려가는 것이다. 한 두번이야 젊은 혈기에 그럴 수 있다 치지만 그 빈도가 너무 잦았다. 포터의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 카렐라는 그를 붙잡고 충고했다. 하지만 포터는 다짜고짜 <비바 라 라싸>로 카렐라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비바 라 라싸>는 스트립바 답게 무대 중앙에 봉이 기둥처럼 박혀 있었다. 벗기 위해 입는 옷을, 입은 검은 옷의 스트립 걸이 나오자 사람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칼이 말한다.

"자, 잘 보세요. 블랙 다알리아라고 불리는 여자예요. 여기서 최고 인기죠."

 

블랙 다알리아는 섹시하게 봉에 기대어 춤을 추며 옷을 벗었다. 남자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잘 봤네. 그래, 자네 요즘 이 여자한테 그렇게 미친건가?"

칼 포터는 침울하게 대답했다.

"저..사실 동독 출신이예요.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저와 제 여동생을 데리고 미국으로 망명했죠. 연고도 없고, 재산도 없이 출발해서 저희 집은 무지하게 어려웠죠. 일해도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자 아버지는 알콜 중독에 걸려 어머니와 동생, 저를 학대했습니다. 나중에는 술값을 감당할 수 없자, 14살이던 여동생을 포주에게 팔았어요...전 늘 동생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런...그랬군..."

"그런데 우연히 잠복 근무 중에 춤추는 블랙 다알리아를 봤어요. 전 직감했죠. 그녀가 제 동생이라는 것을...솔직히 닮았잖아요?"

빈 말로라도 칼 포터와 블랙 다알리아는 닮은 곳이 전혀 없었지만 카렐라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매일 와서 닮은 곳을 찾던 중에 마침내 닮은 곳을 발견했어요. 발가락이 닮았더라구요."

카렐라는 마음이 찡해져 거짓말을 했다.

"발가락만 아니라 얼굴도 닮았네."

"그렇죠! 하하. 역시 카렐라 형사님은 눈이 날카로우셔."

 

며칠 뒤, 칼 포터의 성화에 못 이겨 카렐라, 마이어, 핼 윌리스, 버트 클링 형사들은 <비바 라 라싸>로 향했다. 기다리던 블랙 다알리아는 나오지 않았다. 무료한 나머지 형사들은 칼을 재촉했다.

"노래나 한 번 해보지, 그래."

 

형사들의 성화에 칼은 노래를 불렀다. Bread의 를 불렀다.

"If a picture paints a thousand words then why can't I paint you"

(독자의 편의를 위해 더 이상의 영어는 생략하겠습니다. 결코 작가의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분위기는 마치 폭탄이라도 떨어진양 썰렁해졌다. 마이어가 비꼰다.

"오우~ 칼의 노래 끝내주는군."

그것도 모르고 칼은 연방 감사 인사를 한다. 바닥을 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마이어가 총대를 멘다.

"나 나나나 난나나나~ 아일 서바이브~ 솨~ 오 애즈 롱 애즈~ 솨~ " 

 

한참 술을 마시며 떠들석하게 즐기고 있는데 여자 화장실 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직업 정신을 발휘하여 다섯 형사는 여자 화장실로 달려갔다. 여자 화장실 칸막이 안쪽에 한 여자가 죽어 있었다. 혀가 튀어나온 것이 질식사의 흔적이 보였다. 목에 손자국이 있는걸로 봐서 교살인 듯 했다.

 

형사들은 밖으로 급히 나갔다. 버트 클링이 소리쳤다.

"여자 화장실에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음악을 멈춰! 그리고 모두 움직이지 마라..."

그러나 역효과가 발생했다. 살인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자 손님들 모두 당황해 벌떡 일어서며 문쪽으로 달려갔다. 기민한 핼 윌리스가 문 앞으로 다가가며 손에 든 총을 뽑았다. 총을 공중에 발사하며 핼은 소리쳤다.

"이 안에 살인범이 있으니 아무도 나갈 수 없다. 모두 정지하라.."

 

군중들 중 한 남자가 소리쳤다.

"살인이 일어난 곳은 여자 화장실이라고 했잖소. 난 남자니 내보내 주시오."

"그럴 순 없다. 몰래 들어갔을 수도 있지."

"저야말로 내보내 주세요."

 

블랙 다알리아였다. 여느 때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는 뇌쇄적인 검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러나 한쪽 손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

"전 내내 출연자 대기실에 있었어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도 못해요."

"그래도 앉아 있으쇼."

블랙 다알리아가 쌀쌀맞게 소리친다.

"저는 어제 팔을 다쳐 오늘 공연도 못했어요. 이 팔을 해서 어떻게 목을 조르겠어요."

"그래도 안 돼. 무조건 앉아 있어. 조사가 끝날때까지 아무도 못 나가."

 

핼의 박력에 사람들은 주섬주섬 제 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칼이 입을 연다.

"용의자가 이렇게 많으니 난해한 사건이로군요. 이 사건을 어떻게 풀죠?"

마이어가 대답했다.

"이 사건을 풀 사람은 단 한 사람 밖에 없지"

"예?"

마이어가 소리친다.

"카!"

버트 클링이 외친다.

"렐!"

핼 윌리스가 마무리한다.

"라!"

 

스티브 카렐라 형사는 블랙 다알리아의 팔을 잡았다. 그러곤 입을 열었다.

"아름답지만 가시가 있군. 범인은 블랙 다알리아, 너야. 피살된 여자는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됐다고만 했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무도 말한 적이 없어. 자네는 대기실에 있었다면서 피살자가 목이 졸려 죽었다는 걸 알았지? 이유는 단 한 가지! 네가 범인이고, 네가 목을 졸랐기 때문이야!"

 

블랙 다알리아의 얼굴이 사색이 된 순간, 칼 포터가 뛰어나와 카렐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카렐라는 나가 떨어졌다. 칼의 눈동자는 반쯤 뒤집혔다.

"안돼! 아무도 내 동생은 못 건드려. 내 동생이 범인일 리가 없어. 모두 비켜."

핼이 앞으로 나섰다.

"이봐. 칼. 왜 이래? 아직 범인이 확실한 건 아냐. 그리고 자네 여동생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그럴 리 없어. 내 동생이야!"

광기에 찬 칼 포터는 아무도 막을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핼은 유도의 달인이었다. 재빨리 칼의 품에 파고 들어 엎어치기를 구사했다. 칼은 건너편 테이블에 쳐 박혀 정신을 잃었다.

 

여름내내 시민들을 괴롭히던 더위가 물러간 어느 가을날, 카렐라와 칼은 87관서 건물 휴게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손에 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렐라가 어렵게 입을 뗀다.

"유감이군. 블랙 다알리아가 자네 동생이 아니라니 말이야."

"괜찮습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이미 그녀가 내 동생이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어요."

"그렇다면 다행이지. 한데 경찰은 왜 그만두는 건가?"

"카렐라 형사님. 저는 어렸을 때 동생을 지키지 못했어요. 동생을 지킬 수 있을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했던 거예요...동생을 잃고 저는 늘 한 가지 상상을 하곤 했어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죠.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 밖에 없는 거예요.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죠.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라구요. 애들이란 앞 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지요.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요. 바보 같은 얘기란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입니다."

"하지만...문제가 있네. 호밀밭의 아이들이 자네 얼굴을 감당할 수 있을까? 더 놀라서 울음을 터뜨리지 않을까 싶은데..."

"카렐라 형사님!!!"

"하하. 농담이야. 농담..."

감동으로 카렐라의 가슴이 멍멍해졌다. 어린 동생을 잃었지만, 그는 호밀밭의 많은 아이들을 얻지 않겠는가...자네 인생은 틀리지 않았네. 칼 포터...자네는 일등 경찰이자, 일등 파수꾼이야...

 

몇 년 뒤, 카렐라는 한 장의 사진을 우편으로 받았다. 석양이 지는 호밀밭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있고, 아이들 뒤편에는 칼 포터가 서 있었다. 칼 포터 옆에는 그와 꼭 닮은 여자 한 명이 칼과 어깨동무를 한채 나란히 서 있었다.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11-24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dai2000 2005-11-2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아영엄마님. 감사합니다. 그 부분은 제 실수가 맞습니다. 처음에 한 작품이라 어슬픈 부분이 많았습니다. 2쇄가 나오면 수정이 될텐데 현재로서는 언제 2쇄를 찍을지 기약이 없네요..T.T 서평 잘 봤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2005-11-24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