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사랑에 빠졌다.
오늘 아침만 해도
지하철에서 그의 글을 읽다
잠시 멍해져 있었다
깊은 감정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출근시간이 삼십분 정도 여유가 있길래 2800원을 투자해
찻집에 들어갔다
오직 조용히 그의 글을 읽기 위해서.
그가 꼭꼭 씹어 뱉어주는 시들을 보고
흐렸다 개었다 하기를 수십차례
심지어 점심시간 잠시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그와 떨어져 있기 싫어
베고 잤다. 폭신하니 좋았다.
아... 이렇게 화창한 날
이 우울해지기 쉬운 때에
읽는 것도 생각도 조심해야 하는 법인데
어쩌자고 나는 이 책을 빼어들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