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사랑에 빠졌다. 

오늘 아침만 해도  

지하철에서 그의 글을 읽다 

잠시 멍해져 있었다 

깊은 감정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출근시간이 삼십분 정도 여유가 있길래 2800원을 투자해  

찻집에 들어갔다

오직 조용히 그의 글을 읽기 위해서.  

그가 꼭꼭 씹어 뱉어주는 시들을 보고 

흐렸다 개었다 하기를 수십차례 

심지어 점심시간 잠시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그와 떨어져 있기 싫어 

베고 잤다. 폭신하니 좋았다. 

아... 이렇게 화창한 날 

이 우울해지기 쉬운 때에 

읽는 것도 생각도 조심해야 하는 법인데

어쩌자고 나는 이 책을 빼어들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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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1-05-2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기대가 컸나봐요. 잔잔한 안개처럼 내리는 느낌들, 지난 흔적에서 쌓였던 느낌들을 상기시켜주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수명시인을 다시 보게해주어 다행이구요.
하지만, 첫장 [몰락의 에티카]에서 뽑아 다듬은 구절이 마음자리를 맴돕니다. 이렇게..."...그러니까 어떤 느낌 안에서 두 존재가 만나는 짧은 순간,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너를 사로잡고 있는 느낌을 알 수 있고 그 느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느낌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만난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만이 느낌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 사랑은 능력이다."...

등 뒤로부터 훑고가는 바람이 좋고, 나무에 꽃에 느낌을 기대어도 좋은 계절입니다. ㅎㅎ

pjy 2011-05-2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첩장이 물결처럼 넘쳐나는 볕좋은 봄-_-; 어쩌자고 나는 이 리뷰를 보고 말았단 말인가..

무해한모리군 2011-05-2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이소라의 바람이분다까지 들으면서 완전 우울에 몰입중입니다 --

2011-05-27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8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1-05-2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어쩝니까...전 읽기도 전에 쓰러져 버릴 것 같습니다.ㅠ

무해한모리군 2011-05-28 12:34   좋아요 0 | URL
아 시가 참 이렇게 좋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처럼 때론 낯설고 때론 익숙한 단어들의 움직임을 느꼈어요 ^^

turnleft 2011-05-28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러니까, 이 책이 그렇게 좋나요?

무해한모리군 2011-05-28 12:33   좋아요 0 | URL
시에 대해 쓴 수필인데 글 자체가 시같네요.
연재한 글들이니까 인터넷으로도 읽으실 수 있을거예요.
미문을 가진 사람이예요 ^^

비로그인 2011-05-28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휘님의 숨겨야 할 비밀스러운 페이퍼네욥 ^^
얼마나 좋으셨으면 "푹신" 하기도 하셨을까나..^^ 옆에 두고 있는데 모양새만으로는 그리 푹신해 보이진 않는데요~ ㅎ

무해한모리군 2011-05-28 12:35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의자에 앉아서 베고 낮잠을 자 보시면 아시게 됩니다 ㅎㅎ
정말 폭신해요 ㅋㄷㅋㄷ
그런데 어째 퇴근길에 들고오다가 표지에 흠집이 좀 생겨버려서 속상해요

마녀고양이 2011-05-28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에 대한 리뷰 많이 봤는데
휘모리님 페이퍼에서 그냥 두손 들고, 그로기 상태 되었습니다.
저도 무장 해제 되기 위하여 이 책을 읽어봐야겠군요~

즐거운 주말되셔여.

무해한모리군 2011-05-30 12:25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시를 말한 글들이 제일 좋았고, 정세글은 그보다는 좀 덜하고 그랬어요.

Mephistopheles 2011-05-28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의 표지가...아밀라아제로 뒤덮여 있진 않겠죠...(베고 잤다고 하시길래..)

무해한모리군 2011-05-30 12:24   좋아요 0 | URL
이마로 살짝만 베고 잤어요 ㅎㅎㅎㅎ

2011-05-29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