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전철을 타고 한시간 넘게 가야하는데 가져나온 책이 간당간당해서 지하철 구내 서점에서 급히 사 읽었다.
오늘 뉴스에 보니 중년여성이 다른 사람 사체로(앞의 중년 여성이 살해했을 걸로 의심된다함) 사망진단서를 받아 보험금을 타내려다 잡힌 이야기가 나온다. 역시 형사물의 제 1원칙 돈의 흐름을 따라가라를 생각나게 한다.
이 추리소설에서도 돈이 한몫한다. 돈. 이 사회에서 제시하는 '성공한 삶'이 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일까? 돈을 주면 미안함도 감사함도 사라지고 당연한 것이 되는 세상이라 그런가보다.
사회적 인정, 안정, 사랑 뭐 이런 걸 현대사회에서 갖출 수 있는 방법이 돈 밖에는 쉬이 보이지 않아서일까?

이 두꺼운 소설을 퇴근후에 새벽을 지새우며 삼일만에 읽어치웠다.
엄청난 폭력에 노출된 후의 인간이 삶이 처절하게 그려진다.
우리가 육식동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자기 새끼라 할 지라도,
자신이 몰리는 상황에선 약한 놈을 물어죽일 수 있다는 걸 말이다.
부모가 되고 한 아이를 키우는데 무수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어려움을 푸는 법도, 관계를 이루는 법, 대화를 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누구 물어볼 곳도 손내밀어 도움을 청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저 자기가 경험했던대로 습관적으로 자식을 대할 뿐이다.
폭력과 상처는 대를 이어 내려간다.
무수한 책이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예요'를 부르짖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리지어 사는 육식동물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무리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불행해한다.
약자를 잘근하게 밟으려는 욕구와 무리에 협조하고 협력하는 욕구도 상존할 것이다.
요즘 홀로 혹인 매우 작은 가족단위로 떨어져 무한경쟁, 약육강식이 학교나 사회에서 강조되는 돈이 주인인 세상이다. 이러다보니 끊없이 굶주린 헛된 욕망이 주인이 된다. 무리가 행복하려면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 인정받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할 것이다. 지금은 동물의 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