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7월1주)
1. 아빠의 화장실
남들 사는거 보면 알콩달콩한데 내 사는건 왜 이리 구질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를 울고 웃기는 건 대체로 너무나 사소해서 이런 페이퍼에다 쓰기도 부끄러운 일들이다. 택시 잔돈 몇백원에 욱하고, 반찬 좀 더 달라는데 무시하는 식당아주머니에게 MB를 향한 것 못지 않은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우크라이나에 사는 찌질한 아버지다. 남한테 큰 피해줄 것 없는 생계형 범죄로 연명 중이고, 겨우 생각한다는 인생역전 프로젝트가 딸을 위해 준비해둔 마누라 쌈지돈으로 교황방문에 맞춰 '유료 화장실'을 여는 것이다.
뭐 그걸로 돈을 벌면 얼마나 벌겠으며, 잃으면 얼마나 잃겠는가. 교황방문처럼 미디어와 정치권의 놀음에 들썩들썩 이며 거기에 맞추어 수지 맞아보려고 발버둥쳐보지만, 우리네 서민들이 그 기회를 잡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신 또 크게 잃을 일도 없는 참 소소한 삶이다. 이런 소소한 삶을 그리며 감독이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 또 우리는 작은 것에 감동도 잘 받으니 기대된다.
하이퍼텍나다 : http://dsartcenter.co.kr/
서울에서 딱 한 곳 상영.. 이 것이 세계화의 핵심인 듯 하다. 왠지 선택권이 다양할 것 처럼 자본가들은 말하는데, 획일화되어가는 것.
2. 요시노 이발관
많은 분들이 이주의 영화로 추천해 준 영화다.
작가의 전작인 카모메 식당과 안경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당연시 되는 남들처럼 사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한 때 귀 밑 3cm 단발머리, 교복, 단화, 흰색양말이 규정이었던 중고교 시절을 보낸 나는 이 두발자유투쟁기가 유머나 은유가 아닌 실재로서 절절히 이해가 되는 바이다.
인생에 남이 안한 '왜'를 한번이라도 던질 수 있다면 내 삶은 그대로 만족스러울 듯 하다.
미로스페이스 : http://www.mirospace.co.kr/01_mirospace/
미로스페이스에선 주말동안 작가의 전작인 카모메식당, 안경도 상영한다.
3. 쉘 위 키스
요즘 내가 원하는 모든 걸 담았다.
길다가 친절한 꽃미남을 만나 차한잔 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다정히 손을 잡고 걷고,
가벼운 이별 입맞춤을 하는 것..
격렬하지 않아도 따듯한 키스같은 사랑이야기..
고단한 삶이지만 사랑이 있어 인생도 때로 봄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씨네큐브 : http://www.cineart.co.kr/wp/theaters/gh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