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세상에 선과 악의 대결은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악을 경험한 일이 없기에 악이란 표현은 비뚤어진 선의 한 형태요 타인의 정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과 악의 대결구도라 말하여지는 것은 나의 정의와 너의 정의가 부딪히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고에 금이 간다. 악은 분명히 존재한다고...전쟁 미치광이 부시가 주연하고 이라크 무장세력이 조연한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악의 형태가 어떤 식으로 다가오는지 느낄수 있었다. 누군가의 모습에서 악을 느낄수 있었던 것은 <공공의 적>에서 나온 대사였다. [내가 죽였다고 하자. 그런데 사람이 사람 죽이는데 이유가 필요하냐? ] 이 대사를 들으며 섬찟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 그들의 모습에서 훨씬 강도높은 섬찟함을 느꼈다. 그들이 어떤 사상과 가치관과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우더라도 그 근본에 존재해야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처사에는 타당성이 없다.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한 잘 포장한 겉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미친 짓거리를 저지른 그들이 죽어서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널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망각이 강을 건넌다면 그건 분명 신의 어리석은 축복이요 알라의 어리석은 축복이다. 인간이기를 거부한 그들에게 레테는 망각의 강이 아닌 저 밑에 깔린 추악한 기억마저도 끌어낼 고통의 강이어야 할것이다.

부디 김선일씨가 망각의 강을 건너 속세의 짐을 벗고 극락왕생하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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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6-24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공공의 적을 보고 섬찟했었는데.. 점점 사회가 무서워지는 듯해서 씁쓸하네요..
김선일 씨가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국민 한 사람의 생명까지 지켜줄 수 있는 나라에 태어나길 바랍니다...

호밀밭 2004-06-2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생중계되는 세상이 왔지만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선일씨는 망각의 강을 잘 건넜을 거예요.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시기를 바래요.

잉크냄새 2004-06-2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력이나 전쟁 유전자가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부시 부자에게..
 

당신이 진실에 다가갈수록

사람들은 당신을 외면할 것이다.

- 존 레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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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6-2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stella.K 2004-06-20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원이 닫혀서 들을 수가 없네요.^^

Laika 2004-06-2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잘 들리네요...^^

icaru 2004-06-2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메진이라구요...들리지는 않지만...들을 수는 있는...~!

잉크냄새 2004-06-2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오락가락하네요.^^
전 킬링필드에 수록된 imagine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옥의 묵시록에도 삽입된 모양이군요.
말론 브란도, 마틴 쉰의 얼굴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stella.K 2004-06-2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말론 브란도와 미틴 쉰의 얼굴이라도 올려주던가...여전히 안 들려요. 툴툴. 마음이 착한 사람만 들 수 있는건가? 흥!

잉크냄새 2004-06-2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 상태가 영 시원치 않아서 존 레논의 얼굴 올립니다.^^

stella.K 2004-06-21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 캡입니다! 퍼가요. 흐흐.
 
그림자 정부 - 숨겨진 절대 권력자들의 세계 지배 음모 그림자 정부 시리즈
이리유카바 최 지음 / 해냄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케네디 암살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에서 주범인 하비 오스왈드는 호송중 잭 루비에 의해 살해당하고 잭 루비 또한 감옥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암살을 둘러싼 증폭되는 의문점에 대해 진상 조사 위원회는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하여 나선 짐 개리슨 검사가 배후인물로 기소하여 법정에 세운 인물이 쇼 클레이라는 남부지역의 영향력 있는 경제인이다.

쇼 클레이와 같은 어떤 사건의 배후에서 사건을 조종하고 은폐하는 인물들, 즉 보이지 않는 힘 프리메이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사건의 전체적인 배후에 존재하는 프리메이슨은 이집트의 석공 히람 아비프에 기원을 둔다. 프리메이슨의 최종목적은 혼란,반응,해결의 순차적 진행을 통한 세계질서의 재편이고 또한 단일 정부의 수립이다. 죠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BIG BROTHERS 가 현재의 프리메이슨이 추구하는 세계와 일맥상통한다고 할수 있다. 프리메이슨 조직의 구성원으로 묘사된 버트런트 러셀의 표현에 따르면 <누상정부>, 곧 [하나님이 곤란을 겪고 있을때 충고를 해줄수 있는 정도의 정부]이다.

작가가 내세우는 논리적 근거는 그 설득력이 빈약하다. 거부할수 없는 명확한 근거와 증거가 아닌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세부사항과 주변상황과의 연관성에 근거한 추론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손에서 놓을수 없는 것은 과연 우리가 얼마나 아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과연 현재의 역사가 옳다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와 먹이 사이에서 조건반사를 일으키듯이 우리 또한 진실성으로 포장된 허구의 역사와 진실 사이에서 조건반사를 일으키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교육을 통하여 길들여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건반사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조건자극 (종소리)만을 되풀이하고 무조건자극 (먹이)를 주지 않는 상황의 반복이다. 무비판적인 수동적 수용이 아닌 진실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과 갈망이 길인 것이다.

조지 오웰은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역사를 지배하고 역사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라고 말한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이 그러한 사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역사에 대한 바로보기인지 비틀어보기인지의 판단은 분명 독자의 몫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듯이 진실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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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6-2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네요. 그림자 정부,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더 큰 조직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음모는 음모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알고 싶지만 결국은 누구도 알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 나라만 보더라도 음모와 음모가 끊이지 않는 느낌이에요.

잉크냄새 2004-06-2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집단인 회사만 하더라도 음모속에 도사린 집단이 있잖아요. 하물며 커다란 세상사에 없다고 볼수는 없을것 같아요. 보이는 것, 내가 아는 것만이 옳다라는 것은 큰 오판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인들은 그런 집단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무지몽매한 부속품으로 취급당하고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요일부터 태업, 부분파업, 전면파업으로 이어지던 투쟁이 어제 노사간의 밤샘협의를 통하여 극적인 타결을 이루었다. 뚜렷한 해결책없이 밤늦도록 탁상공론만 벌이던 비조합원들의 소모전도 이제는 정리할수 있겠다. 조합 가입이 불가한 위치라 단순 방관자, 주변인의 멀쓱한 기분에서도 빠져나갈수 있겠다. 대책회의상에서도 이번주를 마지노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어차피 다음주부터 바닥난 재고확보를 위해 정신없기는 매한가지이겠지만, 나아갈 방향도 없이 헤매이던 이번주와는 명분부터가 분명히 다른 것이다.

CLAIM, 공포의 단어이다. 이번주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최악의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CLAIM은 자동차 회사 (현대, 삼성, 대우, 쌍용)에 납품을 하는 회사가 자의든 타의든 자동차 생산 LINE을  끊게 되는 경우 손해배상격으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으로 각 회사와 생산 LINE당 차이점은 있지만 분당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65만원에 이른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영업팀에서 산출한 자료를 참조하면 전체 생산 LINE을 끊을때 발생하는 CLAIM 비용은 하루당 65억원이다. 끔찍한 금액이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화요일부터 CLAIM 비용이 발생했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CLAIM의 성격상 Quality. Cost. Delivery중 우리 회사에서는 최종의 선택은 Delivery이다. Q와 C는 최종선택에서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항상 팀간 논쟁의 발단이 되는 부분이지만 선택은 항상 그러하다. 생산 LINE 문제가 예상되면 영업팀은 일명 "고속"이라는 작업을 하게된다. 정상납품이 아닌 변칙납품으로 표현할수 있는데, 그때는 분당 CLAIM 얼마인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영업팀의 고속도로 평균 주행 속도는 180KM 이상이다. 불쌍한 넘들~ 이렇게 말해도 나도 그 자리에 가면 비슷한 속도로 날라다녔을 것이다.

아무튼 타결이 되어서 기념으로 바베큐 파티를 한다고 한다. 너무 요란스럽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일단 막걸리가 나온다니 사무실을 빠져나가 한잔 걸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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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6-1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없죠! ^^ 이번주는 특근이 없다네요. 담주에는 찬반투표가 있을 예정이구요...점점 본격화되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원하게 한잔 하시길..

icaru 2004-06-1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막걸리 좋아하시나보다...정말 ...시원하게 한잔 하십셔~~!!

호밀밭 2004-06-19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파티 중이신가요? 저도 오늘 뭔가 하나가 마무리되어서 늦은 귀가를 했네요. 님에게는 바쁜 한 주였을 것 같네요. 털어 버릴 것은 털어 버리시고, 좋은 분위기의 회식 하셨기를 바래요.

잉크냄새 2004-06-20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마무리되었으니 다시 시작해야죠. ^^

ceylontea 2004-06-23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결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다시 시작한다는 님의 말씀이 가슴을 울립니다...
 
 전출처 : 水巖 > [퍼온글] 세상에서가장 행복한분

안녕하세요?

저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서른아홉살 주부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저의 다리가 되어주는 고마운

남편에게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한살때 열병으로 소아마비를 앓은 후

장애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기에

멋진 글귀로 글을 쓰지는 못합니다.



제가 남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방송을 통해서입니다.


지난 1983년

우연히 라디오의 장애인 프로그램을 통해

문밖 출입을 못하며 살고 있는

저의 사연이 나갔습니다.



그당시 제주도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던

지금의 남편이 제이야기를 듣다가

들고 있던 펜으로 무심코

저의 주소를 적었답니다.



남편은 그 다음날 바로 저에게 편지를 했지만

저는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글을 잘 몰랐던 탓도 있었지만,

남자를 사귄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남편은 답장도 없는 편지를
1년 가까이 1주일에 한 번씩 계속 보내왔고,

저는 여전히 답장 한통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주소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그 먼 곳에서

서울 금호동의 저희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장애자인 제 사정상 반길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먼 곳에서 저를 찾아온 사람이기에

손수 정성껏 식사대접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만나고 제주도로 돌아간 남편은

그날부터 1주일에 한통씩 보내던 편지를

거의 매일 일기처럼

적어 보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포가 하나 왔는데

종이학 1,000마리를 접어 걷지도 못하는 저에게

1,000개의 날개를 달아

이 세상 어디든 날아다닐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보내온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에

남편의 청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결국 직장을 포기하면서

저를 보기 위해 서울로 이사를왔고,

3년에 걸친 청혼 끝에

저는 남편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85년 7월17일,

저희는 마침내 부부가 되었습니다.


★내 삶의 날개가 되어주는 당신께★


여보, 지금 시간이 새벽 5시30분이네요.

이 시간이면

깨어있는 사람보다 아직 따뜻 한 이불 속에서

단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더욱 많을 거예요.


그러나 당신은 이미 집을 나서

살 얼음같은 차가운 새벽 공기에

몸을 맡기고 있겠지요.


그리고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드는 당신.


이렇게 열심히 뛰는데도

늘 힘겹기만한 우리 생활이

당신을 많이 지치게 하고 있네요.


내가 여느 아내들처럼 건장한 여자였다면

당신의 그 힘겨운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질 수 있으련만,



평생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는

그럴 수가 없기에 너무나 안타까워

자꾸 서러워집니다.


자동차에다 건어물을 싣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물건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애쓰는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물 한 방울, 전기 한 등,10원이라도 아껴쓰는 것이

전부라는 현실이

너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불편한 나의 다리가 되어주고,

두 아이들에게는

나의 몫인 엄마의 역할까지 해야 하고,



16년 동안이나

당뇨로 병석에 누워계신 친정어머니까지

모셔야 하는 당신입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는데


어머니께 딸인 나보다

더 잘하는 당신이지요.


이런 당신께

자꾸 어리광이 늘어가시는 어머니를 보면

높은 연세탓이라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 속이 상하고 당신에게 너무 미안해

남 모르게 가슴으로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답니다.



여보,

나는 가끔 깊은 밤 잠에서

깨어 지친 모습으로 깊이 잠들어 있는 당신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생각합니다.


“가엾은 사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한평생 걷지 못하는 아내와 힘겹게 살아야 할까?”

라구요.


그런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서러움이 북받치지만,

자고 있는 당신에게 혹 들킬까봐,



꾸역꾸역 목구멍이 아프도록

서러움을 삼키곤 합니다.

비를 좋아하는 나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가끔 당신을 따라 나섰지요.

하루종일 빗속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게 되지요.



그런데 며칠 전

겨울비가 제법 많이 내리던 날,

거리에서 마침 그곳을 지나던

우리 부부 나이 정도의 남녀가

우산 하나를 함께 쓰고 가는 모습을 보았어요.



서로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비를 덜 맞게 하려고

우산을 자꾸 밀어내는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당신이 비를 몽땅 맞으며 물건 파는 모습이

나의 눈에 들어왔어요.



그때 내가 느꼈던 아픔과 슬픔은

어떤 글귀로도 !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나의 가슴을 아리게 했어요.



그때 나는 다시는 비 내리는 날,

당신을 따라 나서지 않겠노라

나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답니다.



그리고 여보,



지난 결혼 10주년 기념일에

당신은 결혼때 패물 한가지도 못해줬다며

당신이 오래도록 잡비를 아껴 모은 돈으로

나에게 조그마 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주었지요.



그때 내가 너무도 기뻐했는데,

그 반지를 얼마 못가

생활이 너무 힘들어 다시 팔아야 했을 때,



처음으로 당신이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어요.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당신은 그때 일을 마음 아파 하는데,

그러지 말아요.



그까짓 반지 없으면 어때요.



이미 그 반지는

내 가슴 속에 영원히 퇴색되지 않게 새겨놓았으니,

나는 그것으로도 충분해요.



3년 전 당신은

여덟시간에 걸쳐 신경수술을 받아야 했었지요.

그때 마취에서 깨어나는 당신에게

간호사가 휠체어에 앉아있는 나를 가리키며

누군지 알겠느냐고 물었을 때,

당신은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그럼요,


내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사랑할 사람인데요”라고.



그렇게 말하는 당신에게

나는 바보처럼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한없이 눈물만 떨구었어요.



그때 간호사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분이세요” 라고.



그래요, 여보.



나는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예요.

건강하지는 못하지만

당신이 늘 나의 곁에 있기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요.





어린 시절 가난과 장애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했기에

나는 지금 이 나이에

늘 소원 했던 공부를 시작했지요.



적지않은 나이에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야학까지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와 아이들과 어머니 저녁 챙겨주고

집안청소까지 깨끗이 해 놓고



또 다시 학교가 끝날 시간

에 맞춰 나를 데리러 와 주는 당신.



난 그런 당신에 대한 고마움의 보답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할 겁니다.



어린 시절

여느 아이들이 다 가는 학교가 너무도 가고 싶어

남몰래 수없이 눈물도 흘렸는데

이제서야 그 꿈을 이루었어요.

바로 당신이 나의 꿈을 이루어주었지요.



여보,



나 정말 열심히 공부? ?

늘 누군가의 도움만 받는 사람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거예요.



여보,
한평생 휠체어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나의 삶이지만,

당신이 있기에 정말 행복합니다.



당신은 내 삶의 바로 그 천사입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고

늘 감사의 두손을 모으며 살 겁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가. -



***************************************



[취재수첩]“다시 태어나면 제가 당신을 도울 게요”







- 17년째 자신의 발이 되어준 남편에게



‘사부곡’(思夫曲)을 보내온 임영자씨(39)는



서울 금호동의 조그만 주택에서



남편 김석진씨(45)와 중3인 딸 한나,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호세아와 함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집안 거실로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것이 싱크대입니다.



소아마비로 항상 앉아있거나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임씨가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싱크대의 다리를 없애고



바닥에 붙박이로 만든 것입니다.





비록 불편한 몸이지만



병든 어머니와 남편,



자식들을 뒷바라지 하는 주부로서의



알뜰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남편이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해진 사연만으로 알게 된 임씨에게



어떻게 3년에 걸쳐 변함없이 구애를 펼 수 있었는지,



참으로 남편의 천사같은 마음씨가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김씨의 대답은 전혀 뜻밖이었고



오히려 이를 묻는 기자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장애자와 비장애자를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까?



  육체적으로 불편하다고 그게 장애자는 아닙니다.



  장애자 역시 따뜻한 마음이 있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어요.





  저는 아내에게 처음 편지를 쓰고 또 만났을 때도



  아내가 장애자라 생각을 하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아내를



  장애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내가 있어



  더 행복합니다”.





현재 임씨는 매주 3일 정립회관에서 운영하는



'노들장애인! 야학’에 나가



하루 4시간씩 공부를 합니다.





30년이 지난 이제서야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초등학교 과정의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내친 김에 대학까지 진학하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임씨와 결혼하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제주에서 아내가 있는 서울로 올라와



12년 째 봉고차를 몰며 행상을 하고 있는 김씨.





바쁜 와중에도 남편은



뒤늦게 ‘초등학생’이 된 아내가 안쓰러워



늘 아내의 발이 되어준답니다.



정말 이런 남편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그런 남편을 위해



아내는 늘 사랑을 받고만 있는 자신이 미안하다며



울먹입니다.





“여보, 나의 소원이 무엇인지 모르지요?



  내 소원은 높은 구두 신고



  당신 팔짱을 끼고 걸어보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 많지 않아 힘겹게 살고는 있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랍니다.





  다만 한가지 유일한 소망은



  우리 부부가 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 나는 건강한 사람,



  당신은 조금 불편한 장애인으로 만나



  다시 부부가 되는 거예요.





  그때는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인가 해줄 수 있을 테니 말이예요”.





지난 연말 경향신문사로 우송돼온 임씨의 사부곡을 새해



벽두에 소개하게 된 것은,



조그마한 갈등과 불화를 극복하지 못해



갈라섰거나 갈라서려는 많은 부부들에게



이들의 변함없는 러브스토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004년 03월 07일이인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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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6-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기 위해
비는 아침부터 그렇게 내렸나보다.

stella.K 2004-06-1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런 사람, 이런 부부가 있네요.
그런데 세상엔 결혼조건이 왜 이리도 평범한 거죠?
아직도 신체건강, 학력, 학벌, 나이, 재산 정도이 이리도 만감하니...

水巖 2004-06-1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는 오랜만에요. 이 글 참 좋죠? 내 옛친구 옷거리님의 서재에서 퍼 온 글이랍니다. 이인창 장노님, 이분과 저는 초등학교 친구랍니다.

잉크냄새 2004-06-1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 할아버님! 오랫만에 뵙네요.
올리시는 좋은 시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미네르바 2004-06-1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면서 눈앞이 자꾸 자꾸 뿌예지고, 콧등은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울컥해지고...
이런 삶도 있군요. 이렇게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