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통에는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게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걸 자꾸 먹어 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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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2-2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부분 전에도 퍼온적 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왠지 이 책 자체도 궁금해진다는...^^

icaru 2004-03-01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레스트 검프에서도...이 말이 나와요...인생은 초콜렛 상자 속의 초콜렛이다...라는..

비로그인 2004-03-01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러고보니 기억이 나는 것도 같아요. ^^

잉크냄새 2004-03-0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영화를 보았는데도 왜 제 머릿속에는 영상만 남아있는지 모르겠네요.^^; 비스킷이든 초콜렛이든 참 의미있는 말인것 같아요.

불량 2004-03-0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학교숙제로 홈피만들었을 때 대문에 걸어두었던 글이네요..웬지, 힘내야지..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 3월이니..또 힘내야지..

ceylontea 2004-03-03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내 인생의 비스켓통에는 맛없는 비스켓만 있으면 어쩌죠?? ㅠ.ㅜ
웅... 지현이가 내 인생으로 들어오면서 맛있느느 비스켓도 함께 들어왔어요... 히히...
지금은 맛없는 비스켓만 먹고 있으니.. 곧 맛있는 비스켓만 먹는 날이 오겠죠?
 

그 어떤 사건들보다 가장 나를 흥분케 하는 것은 하루의 탄생이다.
하루의 탄생을 지켜볼 때마다 나는 충만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하루는 24시간 동안 매순간 깨어나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나의 눈에는 하루의 탄생이 어린 아기의 탄생보다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태어날 것이다.
내일 나는 다시 한번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 될 것이다.


-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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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은 사카토 켄지의 '메모의 기술'이라는 책에 보면 꿈마저 메모하라는 부분이 있다. 책을 읽고 난 이후 일상생활에서의 메모를 시도할까 하는 생각에 몇권의 작은 수첩을 구하여 책상위에 펼쳐 놓았는데, 습관이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결코 아니듯이 아직은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회사에서의 업무적인 메모는 입사때부터 충실히 해오던 부분이니 별 무리가 없는 편이다.

가끔은 엄청 소중한 기억일것 같은 느낌을 꿈으로 꾸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저런 꿈을 종합적으로 꾸고 아침에 눈뜬 경우가 아닌 하나의 꿈이 너무 강렬해 그 꿈 하나로 눈뜬 그런 시간, 그 느낌을 적어놓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들었다. 베개에서 머리를 떼기전 '아~ 이런 꿈이었어' 하는 생각을 하고 일어나서 펜을 잡는 바로 그 순간, 머릿속은 백지처럼 하얗게 비어버린다. 꿈은 꿈이어야 한다는 무의식 세계의 자기보호 방편일까? 이제는 수첩과 펜을 침대 머리로 옮겨놓을까 생각한다. 베개에서 머리를 떼지않고 그대로 몇자 적는 수법, 성공할수 있으려나...

한번 꿈을 꾸고 깨어서 다시 잠들었을때 다시 그 꿈의 연속선상으로 들어가버려 한밤을 꼬박 그 꿈으로 지새운 적이 있다. 매일 연재되는 일일연속극처럼 며칠에 걸쳐 꿈을 꾸는 경우도 있다. 그런때는 문득 꿈이란 내 속의 또 다른 자아의 세계를 현실 속의 내가 엿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현실의 나로 돌아왔을때 다른 일상보다 순식간에 망각할수 있는 것이라고...내가 꿈 노트 작성에 성공한다면 난 또 다른 인생을 만끽할수 있지 않을까...참, 꿈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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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02-28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 주변에 노트를 두고 일어나자마자 꿈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꿈이 잘 기억난다고 하더군요. 저도 몇번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귀찮아져서..-_-;;

비로그인 2004-02-2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여러번 깼다 다시 잤는데도 꿈이 이어질때,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서 결말이 궁금해진다니까요. ^^ 전 어제 자기전에 '니나'란 영화를 생각하고 잤더니, 꿈에 킬러들이 나오더군요. ㅎㅎ

icaru 2004-03-01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으니까...어제밤 꿈이 생각납니다. 배경은 다니던 고등학교였고요... 일렬로 늘어선 간이 화장실 중 한 곳에 볼일을 보러 들어간 거였죠...생각만큼 볼일이 봐지지 않는다며 초조해하고 있는 찰나에...글쎼..화장실 전체가... 이동하고 있는겁니다. 그니까..내가 들어간 곳은 전체가 칸칸이 화장실로 이루어진 대형 버스였던 거죠... 그런데...이 버스가..얌전이 앞으로만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한 세바퀴 정도를 구르는 거였어요...그래서...(꿈속에서)...약간의 똥물을 뒤집어써야만 했답니다.켁켁...

요는...복권을 사얄까 하고 있어요...로또 복권은 확률을 모르는 국민에게 정부가 매기는 세금에 다름아니다 ....해서...아예 사버릇을 안했눈뎅....

잉크냄새 2004-03-0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장 기억에 생생한 꿈이 고등학교때 친구가 죽고나서 일주일후에 꾼 꿈이랍니다. 그 시절이 그렇듯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잖아요. 괜히 사람이 멍청해지고 몽롱해지는 그런 시기였는데, 그날 꿈에 그 친구가 나오더군요. 고향집 앞 바닷가에서 둘이서 그때 당시 유행하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부르는데 방파제쪽으로 한대의 버스가 서더군요. 친구는 일어나서 그 버스를 타는데, 전 아무리 일어나려고 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더군요. 그리고 버스가 출발할때 슬픈 얼굴을 한 친구가 손을 흔들며 버스는 방파제끝으로 사라지더군요. 그곳이 우리가 그 친구 화장해서 뿌린곳이거든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마지막으로 정 떼고 사라진거라고...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번도 꿈에 나타나질 않은것 같아요. 가끔은 꿈에서 보고 싶은데...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며 웃는다고? 아직까지 별로 그런 류의 책을 접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선뜻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근데, 천하의 게으름뱅이 호어스트 에버스의 기발하고 엉뚱한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웃기 시작했다. 맥주와 소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 딱딱한 독일인의 유머에 킥킥대며 웃기 시작한거다.

호어스트 에버스, 이런 엉뚱한 친구가 또 있을까? 유쾌하고 발칙하고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 특히, 충수 제거 사건과 소뇌 운동장에서의 '호어스트 정신처려'팀과 '맥빠져'팀의 경기는 이 소설의 압권이었다. 나의 머릿속 소뇌에서도 항상 일어나는 경기를 우리의 삶과 친숙한 선수들(선수들의 구성은 유혹팀과 절제팀 정도가 되겠다.이를테면 이른새가벌레잡아 선수와 일찍일어나면건강에해로워 선수)로 구성하여 실황중계한 그의 상상력에는 두손 들었다.

다람쥐 체바퀴 돌듯 살아가는 꽉 쫘여진 현대인의 생활속에서 호어스트 에버스가 지나가면서 한마디 하는것 같다. '어이~ 이보게들, 가끔은 나처럼 발칙하고 엉뚱하게 살아보는건 어때?'

아침에 일어나 몸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지는 어느날이 문득 다가오면 내 머릿속에 호어스트 에버스가 나타나 일상에서 한번쯤 벗어나보도록 슬며시 유혹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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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 평들이 좋아서 사서 읽었어요. 부담없이 읽긴 괜찮은데 넘 얇아요. ㅠㅠ
엉뚱하고 재미있지만 전 빌려 읽는게 더 나을 책이란 생각이 들던데...

잉크냄새 2004-04-2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그냥 한번 유쾌하게 읽어보면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몬스터 18 -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세주문화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20세기 소년을 쓴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이기에 주저없이 읽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그의 진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2차 대전의 같은 전범국가이면서도 인간실험의 무대를 일본이 아닌 독일의 511킨더하임으로 설정한 부분에서 비판을 받은적도 있지만 그건 비평가들의 입장일뿐 나에게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자신이 살려낸 악마를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기 위해 악마를 추적하는 닥터 덴마, 인간의 가장 나약한 심성을 파고들어 인간 내부의 몬스터를 불려내는 요한, 요한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오빠의 폭주를 막기위해 노력하는 니나(안나), 닥터 덴마를 연쇄살인범으로 지목하고 그를 추적하는 룽게 경부... 이들이 전체 줄거리의 큰 줄기를 이루면서 거기에서 곁가지 형식으로 에바,글리머,닥터 길렌, 디터, 로베르트, 닥터 라이히와인 등 수많은 인물들이 저마다의 아픔과 삶을 가지고 하나의 커다란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포영화와 첩보영화를 엮어놓은듯한 탄탄한 스토리와 서스펜스, 군더더기 없이 스피디한 전개. 책을 읽는 동안 이 만화를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정감이 가면서도 나를 슬프게 했던 인물은 볼프강 글리머이다. 인간성 말살의 장소 511 킨더하임 출신으로 항상 웃는 얼굴의 소유자이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가지지 못한 인물이다. 그의 웃는 얼굴이 훈련과 학습의 성과라는 그의 말에서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눈물을 볼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하죠'하며 항상 묻던 그의 서글픈 웃음진 얼굴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그는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에 슬픔이란 감정을 스스로 느끼면 죽는다. '슬퍼...내가 죽어서 슬픈게 아니라...내 아이가 죽는게 슬퍼요...사람은 감정을 없애기가 불가능하지...감정은 어딘가 모르는 곳에서 헤매고 있거든...마치 내 앞으로 보낸 누군가의 편지가 수십년이 흐르고 나서야 도착한 것처럼...이게 진짜 슬픔이고 행복이었어' 그의 마지막 말이다.

내안의 몬스터, 자신의 삶을 알려줄 이름이 없고, 자신을 표현할 감정이 없는 삶, 그것이 내안의 몬스터가 노리는 그들의 서식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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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몬스터 넘 재미있더군요.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읽어보니 손을 뗑 수가 없더군요. 만화에 대한 편견을 깨 준 고마운 책이에요, 저에겐.

잉크냄새 2004-04-30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을 접하셨다면 <20세기 소년>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몬스터>를 능가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호밀밭 2004-04-3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봐, 나를 봐, 내 안의 몬스터가 이만큼 커졌어.>
맞나요?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너무 강렬해서. 이런 분위기의 소설, 만화, 영화 모두 좋아하는 편이에요. 어떤 면에서는 이런 작품들이 현실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봐요. 좋은 리뷰네요. 추천하고 가요.
<20세기 소년>도 꼭 읽어 보고 싶네요.

ceylontea 2004-10-0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정말 무서웠어요... 이 리뷰 보고 이 만화 샀는데...
재미있게 읽기는 했답니다.
<20세기 소년>도 읽을라는 거죠? 그래도 몬스터보다는 무섭지 않다 하더군요.. 언제 한번 읽어볼께요.. ^^

잉크냄새 2004-10-0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혹성이나 폭력성이 거의 가미되어있지 않으나 스토리의 긴박감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감이 대단한 만화죠. 제 견해로는 < 20세기 소년 >이 < 몬스터 >를 능가하는 작품이라고 봐요. 절대 후회가 없으실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