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세상에서 가장 뜻이 긴 단어가 있다. 동시에 의미가 간명한 단어이기도 하고 또 역시 세상의 그 어떤 말로도 번역하기가 난감한 단어라고 하는데 바로 Mamihlapinatapai(마밀라피나타파이)다. 칠레 최남단 섬에 사는 소수민족인 야간Yaghan족이 쓰는 단어로 뜻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먼저 마음을 앞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이다. 아주 긴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타국의 언어로 번역하기 가장 난감한 단어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이 단어 하나는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나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꼭 맞는 단추를 채워준다. 사랑의 정의는 한 단어로는 어림도 없을뿐더러 저 단어만큼이나 길고도 길다. 적어도 사랑은 '정답'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사랑은 모든 답을 거부한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가장 유일한 '무엇'이 있으니 바로 '이것' 아니겠는가. 사랑.
- 이병률 <혼자가 혼자에게>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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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필요 없겠다. 우리에게 '거시기'라는 기네스북에 등재되고도 남을 가장 의미 함축적인 단어가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