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읽은 사카토 켄지의 '메모의 기술'이라는 책에 보면 꿈마저 메모하라는 부분이 있다. 책을 읽고 난 이후 일상생활에서의 메모를 시도할까 하는 생각에 몇권의 작은 수첩을 구하여 책상위에 펼쳐 놓았는데, 습관이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결코 아니듯이 아직은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회사에서의 업무적인 메모는 입사때부터 충실히 해오던 부분이니 별 무리가 없는 편이다.

가끔은 엄청 소중한 기억일것 같은 느낌을 꿈으로 꾸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저런 꿈을 종합적으로 꾸고 아침에 눈뜬 경우가 아닌 하나의 꿈이 너무 강렬해 그 꿈 하나로 눈뜬 그런 시간, 그 느낌을 적어놓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들었다. 베개에서 머리를 떼기전 '아~ 이런 꿈이었어' 하는 생각을 하고 일어나서 펜을 잡는 바로 그 순간, 머릿속은 백지처럼 하얗게 비어버린다. 꿈은 꿈이어야 한다는 무의식 세계의 자기보호 방편일까? 이제는 수첩과 펜을 침대 머리로 옮겨놓을까 생각한다. 베개에서 머리를 떼지않고 그대로 몇자 적는 수법, 성공할수 있으려나...

한번 꿈을 꾸고 깨어서 다시 잠들었을때 다시 그 꿈의 연속선상으로 들어가버려 한밤을 꼬박 그 꿈으로 지새운 적이 있다. 매일 연재되는 일일연속극처럼 며칠에 걸쳐 꿈을 꾸는 경우도 있다. 그런때는 문득 꿈이란 내 속의 또 다른 자아의 세계를 현실 속의 내가 엿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현실의 나로 돌아왔을때 다른 일상보다 순식간에 망각할수 있는 것이라고...내가 꿈 노트 작성에 성공한다면 난 또 다른 인생을 만끽할수 있지 않을까...참, 꿈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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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02-28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 주변에 노트를 두고 일어나자마자 꿈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꿈이 잘 기억난다고 하더군요. 저도 몇번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귀찮아져서..-_-;;

비로그인 2004-02-2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여러번 깼다 다시 잤는데도 꿈이 이어질때,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서 결말이 궁금해진다니까요. ^^ 전 어제 자기전에 '니나'란 영화를 생각하고 잤더니, 꿈에 킬러들이 나오더군요. ㅎㅎ

icaru 2004-03-01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으니까...어제밤 꿈이 생각납니다. 배경은 다니던 고등학교였고요... 일렬로 늘어선 간이 화장실 중 한 곳에 볼일을 보러 들어간 거였죠...생각만큼 볼일이 봐지지 않는다며 초조해하고 있는 찰나에...글쎼..화장실 전체가... 이동하고 있는겁니다. 그니까..내가 들어간 곳은 전체가 칸칸이 화장실로 이루어진 대형 버스였던 거죠... 그런데...이 버스가..얌전이 앞으로만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한 세바퀴 정도를 구르는 거였어요...그래서...(꿈속에서)...약간의 똥물을 뒤집어써야만 했답니다.켁켁...

요는...복권을 사얄까 하고 있어요...로또 복권은 확률을 모르는 국민에게 정부가 매기는 세금에 다름아니다 ....해서...아예 사버릇을 안했눈뎅....

잉크냄새 2004-03-0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장 기억에 생생한 꿈이 고등학교때 친구가 죽고나서 일주일후에 꾼 꿈이랍니다. 그 시절이 그렇듯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잖아요. 괜히 사람이 멍청해지고 몽롱해지는 그런 시기였는데, 그날 꿈에 그 친구가 나오더군요. 고향집 앞 바닷가에서 둘이서 그때 당시 유행하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부르는데 방파제쪽으로 한대의 버스가 서더군요. 친구는 일어나서 그 버스를 타는데, 전 아무리 일어나려고 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더군요. 그리고 버스가 출발할때 슬픈 얼굴을 한 친구가 손을 흔들며 버스는 방파제끝으로 사라지더군요. 그곳이 우리가 그 친구 화장해서 뿌린곳이거든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마지막으로 정 떼고 사라진거라고...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번도 꿈에 나타나질 않은것 같아요. 가끔은 꿈에서 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