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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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빛나는 통찰력과 유머 감각,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는 바로 전 세계 4000만 독자가 사랑한 미치 앨봄의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노교수인 모리 슈워츠입니다. 옛 제자 미치 앨봄과 재회해 나눈 이야기를 담은 그 책에서 모리는 '진짜 어른'의 롤모델을 보여줬습니다.


제목부터 가슴 벅차오르는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미치 앨봄의 목소리가 아닌 모리 교수의 육성으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번역한 공경희 번역가가 이 책 역시 유려하게 번역해 눈길을 끕니다.


이번 책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집필하기 시작했지만, 집필 뒤 루게릭병이 발병해 원고는 책상 서랍에 고이 모셔져 있게 됩니다. 그 사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미치 앨봄에 의해 나오게 되었고요.


모리 교수가 작고하고 수년 뒤 가족이 원고를 발견했고, 아들 롭 슈워츠가 집필 당시 아버지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으로 원고를 편집해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모리 슈워츠의 미발표 유고작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사회학자이자 심리치료사로 살아온 모리 교수가 노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삶과 죽음, 나이듦에 대한 깊은 철학을 나누는 모리 슈워츠의 육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모리 교수 스스로 노년의 시기에 집필한 글이어서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위트와 유머는 잃지 않은 채 말이죠.


노년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이라지만, 다가올 내 미래의 이야기이자 내 부모님의 현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금 나이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나이 들면 몸이 아프고 힘이 듭니다. 체력이 달리고 기억력도 가물가물해져 괴롭습니다. 젊은 시절엔 나이 드는 게 싫었습니다. 노년이 되면 세상이 다 끝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세월은 흘렀지만 그 사이 노년기에 대한 마음 준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런데 모리 교수는 노후를 특별한 성장기로 바라봅니다. 삶의 마지막 성장기로 보는 겁니다. 늙어가는 과정은 괴롭고, 고령자를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보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이런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걸까요?


"창의적인 노화에 강제은퇴란 없다."라고 말하며 노년기는 쇠락이 아니라 완성으로 향하는, 누구나 거쳐야 하는 ‘성장기’라고 말하는 모리 교수.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는 어떻게 늙느냐를 이야기합니다.


노후의 목표는 최선의 사람이 되고 잘 나이 들며 문제들과 타협하려는 노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날마나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기에 인생은 이토록 멋질 수 있다고 합니다. 


70대에 접어들기 전 급격히 건강 상태가 취약해지며 위기를 느낀 모리 교수. 질병을 겪으며 노년기에 대한 절망을 몸소 겪었던 그는 노년기에 밀려드는 수많은 난관들에 맞서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희망을 품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이미 그와 비슷한 경험을 거쳤던 수많은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들을 찾아 동기부여로 삼기도 합니다. 절망하면 모든 게 힘들어집니다. 반면 희망을 가지면 계속되는 행동의 물줄기 속에서 삶이 약동하게 된다고 합니다.


스스로를 관찰자 입장에서 살펴보며 언제 어떻게 희망과 절망에 반응하는지 지각합니다. 그러자 신체 상황과 무관하게 절망을 통제할 능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희망을 불러올 수 있는지 모리 교수의 사유가 이어집니다.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에서는 잘 늙고 최대한 멋진 사람이 되는 데 필요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최선의 노후를 만드는 방법을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어보세요.


웃음과 농담이 신체와 심리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알려주기도 하고, 이슈들과 온갖 두려움과 아쉬움에 정신이 팔려 압도되지 말고 현재에 살 수 있도록 긍정성을 유지하는 자세를 일깨우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노년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현재를 잘 살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모리 교수는 잘 늙으려면 죽음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삶과 죽음, 나이듦을 사유하면서 삶의 가치와 의미는 더 깊어집니다.


우리네 인생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내일의 나도 달라질 테니까요. 그래서 삶은 늘 흥미진진합니다. 노년기도 그렇습니다.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멋진 인생>을 읽는 내내 오늘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내 인생은 현재진행형이고, 여전히 뭔가를 할 수 있고, 여전히 변화할 수 있고, 여전히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정신 건강을 중요시한 사회학자로서 노인층의 열등감과 소외감에 일찍이 주목했던 모리 교수의 노년층의 삶에 대한 평생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기에 더욱 의미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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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조지아 - 2024~2025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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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는 러시아, 동으로는 아제르바이잔, 남으로는 아르메니아, 서남으로는 터키와 맞닿아 있는 조지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세 나라를 일컬어 코카서스 3국이라 부릅니다.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낯선 나라이지만,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조지아 와인 덕분에 나라 이름을 들어봤을 겁니다.


조지아는 동유럽의 스위스라 부를 만큼 경관이 멋진 곳이에요. 톨스토이는 코카서스 주둔군에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했고, 막심 고리키는 트빌리시에 왔다가 코카서스 산맥의 장엄함과 사람들의 낭만적인 기질이 방황하던 자신을 작가로 바꾸어놓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도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조지아의 특색있는 소도시와 풍광이 아름다운 카즈베기와 메스티아의 매력을 담은 조지아 가이드북으로 조지아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조지아 여행은 트빌리시에서 숙박은 계속하고 1~2일 여행코스로 다녀오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빌리시는 도보 여행하기 너무나도 좋은 곳이더라고요. 길을 잃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는 5세기에 세워진 구시가지  도보여행의 매력도 담았습니다. 쿠라 강 주변으로 유적지가 많은 트빌리시는 거리를 따라 걷기 좋은 도시입니다.


가이드북에서는 동서양 문화의 조화, 고대와 현대의 양면성을 다 보여주는 랜드마크 건축물 등 트빌리시 곳곳을 구석구석 여행할 수 있는 정보를 담았습니다.


조지아의 옛 수도이자 역사적인 마을 므츠헤타, 스탈린의 고향 고리, 독특한 요새 아나누리, 힐링 휴양지 보르조미, 이슬람 문화를 볼 수 있는 아할치헤, 프로메테우스 동굴이 있는 쿠타이시, 작은 스위스 메스티아, 낭만의 도시 시그나기, 조지아 여행의 완성 카즈베기, 현대적 매력을 가진 바투미 등 트빌리스 근교 외 조지아 소도시를 소개합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비주얼을 가진 동굴도시도 눈을 사로잡습니다. 수도원의 기능을 한 동굴 도시, 실제 도시의 기능을 수행한 동굴 도시 등 다양한 동굴 도시가 있어 조지아 여행시 들러야 할 곳으로 기억해두려고요. 


조지아의 메스티아와 카즈베기의 자연이 만든 작품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조지아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경외롭기까지 한 코카서스 산맥 가까이에 있는 우쉬굴리 마을에서의 트레킹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조지아의 만년설과 초원의 조화는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내 편안해집니다.​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맛집과 숙소도 정직한 후기를 더해 실속있는 정보도 실려있어 유용합니다. 오감이 즐거운 여행, 웅장한 코카서스산맥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을 만날 수 있는 조지아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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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사고
폴 슬론 지음, 이영래 옮김, 황성현 감수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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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사고와 해법으로는 풀리지 않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머리가 굳은 것 같은 느낌이 드나요? <수평적 사고>로 굳은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보세요.


세상을 바꾸는 건 아이디어이고, 이 아이디어를 실행시켰을 때 우리는 혁신의 결과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아이디어를 실행시키는 능력이 창의력이라고 합니다.


창의력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우리 뇌는 너무나도 게을러서 익숙한 패턴에 빠지고 항상 해오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에 솔직히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멘사 추리 퍼즐 시리즈의 저자이자 글로벌 기업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리더십 등에 관한 혁신 자문을 하는 폴 슬론은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수평적 사고라고 합니다.


‘수평적 사고’는 독특하고 색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창의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이 용어는 1967년 에드워드 드 보노의 책 <수평적 사고의 이용>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솔로몬의 재판처럼 의도적으로 전형에서 벗어난 관점을 채택해 비범하고 드문 아이디어가 해법을 생각해 내는 결과를 낳게 되는 걸 말합니다. 해결하기 어렵고 막막한 문제 앞에서는 수평적 사고의 힘을 적용했을 때 놀라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폴 슬론은 <수평적 사고>에서 수평적 사고의 개념과 중요성을 설명하고, 다양한 사례와 도구를 제시하며, 어떻게 수평적 사고를 비즈니스와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우리는 평소 순응, 집단사고, 관습적 사고, 수직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지배적 사상에 따라갑니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해야 창의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되지 않습니다.





<수평적 사고>에서는 '만약'이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합니다. 게다가 그 만약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극단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바보 같은 질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아웃사이더, 이단, 비동조자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발전을 원한다면 집단적 사고의 위험성을 깨닫고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신념에 집착하고 자신의 가정에 확신을 갖고 있는 상태로 머문다면, 세상은 변하는데 나만 멈추게 되는 겁니다. '만약에'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변수를 극단적으로 확장하는 거라고 합니다.


폴 슬론은 건축, 역사, 전쟁, 사회문제, 마케팅 심지어 범죄 분야에 이르기까지 수평적 사고가 활용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혁신을 보여준 사건들은 기존의 지식, 관습으로는 나올 수 없었던 것들이었습니다.


보석의 명가 티파니는 문구, 팬시용품 백화점에서 시작했던 기업입니다. 닌텐도는 일본 화투 생산업체에서 출발했습니다. 변신을 꾀하며 성공을 거둔 기업들 사례를 통해 수평적 사고가 어떻게 완벽한 변신을 이루는 데 도움 되었는지 짚어줍니다.


한니발의 칸나에 전투와 넬슨 제독의 트라팔가 해전 등의 사례를 통해 수평적 사고가 전쟁에서도 승리하는 데 영향을 끼쳤음을 알게 됩니다.


조금 더 일상으로 가깝게 가져와볼까요? 회의할 때 분위기를 떠올려봅니다. 창의적으로 생각 좀 하라고 윽박지르는 상사 앞에서 창의성이 샘솟을까요? <수평적 사고>에서는 회의 시간에 필요한 여섯 개의 생각 모자, 디즈니 방식 등 다양한 수평적 사고 도구를 소개합니다.


이 도구들을 살펴보니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을 모두 경험한다는 게 포인트더라고요. 일반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어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해 보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멘사 추리 퍼즐의 대가인 폴 슬론답게 창의력 개발 관련 게임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상상력, 논리력, 추론 능력, 기억력 그리고 수평적 사고에 도움 되는 게임이 무척 많습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평적 사고를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발상을 전환해라, 창의적으로 생각해라... 말만 내뱉지 말고 어떻게 수평적 사고를 펼칠 수 있을지 뇌를 활성화하는 게임, 수평적 사고 퍼즐 등 여러 가지 도구를 아이들에게 쥐여주세요.


기본적으로 뇌는 게으르지만, 한편으론 낯선 자극을 주면 창의적인 연결은 또 무척 잘해냅니다. 뇌를 깨워보자고요!


우리가 가장 먼저 내놓는 아이디어는 명백하고, 직접적인 해결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명 뻔한 답인 거죠. 게다가 정답은 하나라고 교육받아왔고 말입니다.


이런 관성에서 벗어나려면 관습적으로 사고하던 습관을 깨뜨리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고정관념은 내 생각을 제한합니다. 생각의 틀을 깨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 예시와 실천법을 알려주는 책 <수평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아보세요.


수평적 사고는 해법이 막막한 다양한 현실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 사회, 기업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손쉽게 사고의 틀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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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서울
헬레나 로 지음, 우아름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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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가슴이 시큰거렸습니다. 의사라는 전문직임에도 동양인과 여성이라는 소수자 위치에 놓이면 차별과 혐오가 너무나도 쉽게 뒤따른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전직 소아청소년과 의사이자 한인 2세대 헬레나 로의 삶을 담은 여성 디아스포라 에세이 <아메리칸 서울>. 여성과 유색인종의 차별과 혐오 속에서 '착한 딸'로 생존해왔던 헬레나 로가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낸 에세이입니다.


어린 시절 겪은 성폭력, 심각한 우울증을 가진 한국인 어머니의 양육 방식, 의대생 시절 시달린 성희롱, 학대를 일삼던 백인 의사 남편, 인종차별을 일삼는 동료 의사들과 의료기관 그리고 신체적 고통을 안긴 교통사고 후유증까지.


헬레나 로의 굴곡 많은 삶은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의 삶이 보여줄 수 있는 총체적 난국과도 같습니다. 무너질 때마다 그는 어떻게 일어설 용기를 냈을까요?






"나는 파국을 맞고서야 자아 발견이라는 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 p19


미국에서 살았지만 유교적인 가정환경 속에서 헬레나 로는 '착한 딸'이어야 한다는 것에 얽매여 살아 왔습니다. 마음속엔 작가라는 꿈을 가졌지만 입 밖에 내면 안되는 꿈이었습니다. 의대에 진학해서 이민자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 부모의 아메리칸드림이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결혼만큼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다른 자매들 모두 한국인이 아닌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그들은 부모님을 통해 한국 남자 이미지에 대해 이미 질색해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헬레나 로의 결혼 생활은 불행했습니다.


수많은 굴곡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의사 생활을 해왔던 헬레나 로는 마흔에 의사를 관둡니다. 전년도에 겪은 교통사고가 터닝포인트가 되었지만, 그 이전에 쌓여온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았기 때문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경험한 수많은 도시 빈민가 아이들의 사연에 정신적 고통이 심해집니다. 성적 학대당한 아이가 에이즈로 사망했을 땐, 그 자신이 겪은 일들이 떠오르며 상처를 헤집습니다. 성추행이 남긴 상처의 흔적은 자신의 환자였던 아이들에게서 본 흔적과 분리해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울음을 경멸하던 부모 아래서 우는 것도 맘대로 하지 못했던 헬레나 로는 슬픔을 억압하고 짓눌러오기만 했습니다. 그동안 부단히 노력하며 이겨냈다고 믿었던 시간들은 그저 애도를 보류하거나 감추려 하기만 했던 시간이었을 뿐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의사직을 내려놓은 뒤엔 그가 꿈꿨던 작가의 길을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피츠버그대학교 논픽션 전공 석사과정을 마치고, 국립과학재단 프로그램 TWP 글쓰기 펠로십을 받으며 그의 인생을 글로 풀어냅니다.


그 일환으로 <아메리칸 서울>도 탄생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인종 차별, 여성 인권, 가족 문제 등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가 겪는 보편적 문제를 보여줍니다.


글쓰기라는 여정은 상처를 치유함과 동시에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이끕니다. 진짜 나를 찾아 나서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으며 새롭게 출발한 헬레나 로. 큰 파도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스스로 발견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란 게 그런 것 같습니다. 때로는 실패하고 상처받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합니다. 한층 더 단단해질 헬레나 로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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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프랑스 한 달 살기 - 2024~2025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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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도시 파리와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랑스의 소도시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서유럽에서 국토 면적이 가장 넓은 프랑스인 만큼 다채로운 기후와 자연을 가진 도시들이 즐비하더라고요.


 그동안 프랑스 여행은 파리만 생각했다면 이번엔 시선을 돌려볼까요? 물론 파리 정보도 꼼꼼하게 소개되어 있으니 프랑스를 알차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뭉쳐야 뜬다> 프랑스 편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를 찾은 여행기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요. 그 외에도 모네가 살던 집과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도 함께 들리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프랑스 소도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여행을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파리를 포함해 남프랑스 특유의 온화한 분위기가 가득한 프로방스와 해변 휴양도시까지 칸느, 아비뇽, 니스, 몽펠리에, 앙티브, 마르세유, 모나코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여행가이드북도 여행 트렌드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구글지도와 내비게이션 찍어 이동하는 자동차 여행이 잦다 보니 충분히 검색으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것들은 간단히 언급되어 있는 편이고요. 여행 계획 세울 때 필요한 정보에 초점 맞춰 여행자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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