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 - 후회, 집착, 불안을 멈추는 관계 회복 심리학
장자치 지음, 박소정 옮김 / 유노책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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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관계가 가장 어렵더라고요.” 누구나 한 번쯤 내뱉어본 말일 겁니다.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지치고, 때로는 행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건강한지 한 번쯤 점검해 보셨나요?


명쾌한 심리 처방으로 100만 조회수를 부른 칼럼을 쓰며 화제가 된 장자치 심리학자가 쓴 <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는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또 나도 모르게 상처받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소중한 관계가 서로를 찌르는 칼날로 바뀐다면 스스로를 탓하기도 하고, 상대방 탓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바로 어린 날에 회복하지 못한 나의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는 부정적인 관계 패턴의 여섯 가지 관계 유형을 통해 자기 내면의 어떤 그림자가 관계를 희생양으로 만드는지 짚어줍니다.


절절한 애정과 처절한 고통의 경계에 서서 불안과 집착에 휩싸인 상태를 반복한 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성장 과정에서 겪은 문제가 부정적인 관계 유형으로 이어진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자존감 문제는 희생형, 죄책감 문제는 통제형, 압박감 문제는 증오형, 불안감 문제는 무신뢰형, 권력욕 문제는 다중 연애형, 존재감 문제는 기생형으로 관계 속 나와 상대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 유형이 실제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각 관계 유형이 가진 심리적 문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각 유형별로 속에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봅니다.


희생이 곧 사랑이라는 착각에 빠진 희생형은 내 인생의 무게 중심과 가치를 타인에게 두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쓸모와 관련한 부정적인 가치관이 자라난 내담자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상처를 인정할 때 치유는 시작됩니다. 자신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지 확신이 없는 희생형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자신의 고통을 마주했다면, 그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관계를 회복하고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시도해 볼 수 있을까요?


저자는 관계에서 점점 자기 자신을 잃는 희생형이 스스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들을 소개합니다. '너는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해!'라는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그럴 때 수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왜 너는 내 노력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아야만 쓸모 있다고 생각해?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타인을 위해서만 일하나?', '왜 너는 그렇게 100퍼센트 확신하는 것처럼 말하지? 절대 아닐 거라는 건 또 뭔데? 열 번 시도해서 일고여덟 번을 실패해도 두세 번은 결과가 좋을 수 있는 거 아니야?' 등 맞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희생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으려면  희생에 관한 암묵적 계약을 조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가?', '상대방의 희생에 어떤 느낌이 드는가?', '상대방의 희생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점검해야 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어떠한 희생이 이뤄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묻고 점검해야 한다고 합니다.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넘겼다가 나중에 혼자 서운해할 때가 많지 않았나요? 그렇게 오해는 쌓여갑니다. 


“희생이 없다면 어떻게 내 마음을 표현하지?”, “날 좋아한다면 이 정도는 해야지!”, “네가 나를 아프게 하니까 나도 네게 상처 주는 거야!”, “널 못 믿는 게 아니라 상황을 못 믿는 거야”, “언젠가는 반드시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찾을 거야”, “네 마음에 진짜 내가 있기는 해?”


친밀한 관계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주특기인 희생형 관계 유형, 더 이상 나답게 자유로이 살기 힘들어지고 부담감과 무력감에 지치는 통제형 관계 유형,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품은 채 힘들어하는 증오형 관계 유형, 신뢰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관계에서 모순적으로 신뢰감이 일그러지는 무신뢰형 관계 유형, 상실감을 잘못된 방식으로 채운 다중 연애형 관계 유형, 누군가와의 관계를 마치 자신의 목숨처럼 묘사하는 기행형 관계 유형에 대해 펼쳐집니다.


혹시라도 실수했을까 봐 계속 과거를 곱씹고, 상대의 반응에 일희일비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처럼 ‘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다양한 유형의 이야기 시작점에는 서로 유사한 내면의 불안, 갈등, 충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성장 과정에서 생긴 문제가 인생의 수많은 관계 맺음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걸 알게 되면 단순히 관계의 친밀도만 놓고 볼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덜 오해하고 더 사랑하는 관계는 내면의 나를 마주하는 데서 시작한다." - 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


<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는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문제 상황을 마주하면 분명하게 파악하려고 하는 데 익숙합니다. 게다가 이성적인 이유가 아니라 내면의 감정 문제에서 비롯한다는 걸 간과합니다.


저자는 이성적인 사고가 가장 비이성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짚어줍니다. 더불어 자기인식 문제는 혼자 힘으로는 힘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어떠한지 알아내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내가 나를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과 서로 판단한 내용을 공유하는 게 중요한 거죠. 이때 서로의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 관계는 한결 친밀해질 거라고 합니다.


저자는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해 물어볼 수 있는 질문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공감 언어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결국 <관계가 상처가 되기 전에>는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함께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지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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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전해 드립니다 교양이 더 십대 6
태지원 지음 / 다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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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상상하는 미래는 어떤가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미래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지금의 상식이 미래에도 통할까요?


중고등학교 사회 교사 태지원 저자의 책 <미래에서 온 뉴스>는 훗날 미디어에 비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대했던 이야기도 있을 테고,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도 있을 겁니다.


학벌, 고령화, 양극화, 기후 재난, 정상 가족, 지방 소멸,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AI 고양이 기자 '꿈꾸 냐옹'이 전합니다.


구제 시장 동묘 벼룩시장에서 특이한 점퍼를 찾은 냐옹 기자. 그 정체는 바로 '과 점퍼'입니다. 미래에는 이렇게 소속 대학이나 전공 학과 이름이 큼직하게 적힌 과 점퍼가 뉴스에 등장할 만큼 신기하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냐옹 기자는 서열, 차별, 학벌, 입시 경쟁, 사교육 문제로 키워드를 확장하며 각종 사회문제를 짚어줍니다.


과거 '명문대'라 불린 그 학교들이 냐옹 기자의 시대에는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데요. 놀랍습니다. 대학 평준화가 이루어진 시대인 겁니다.


학비 전액 무상, 누구나 공부 가능. 입학 기준은 느슨하고, 졸업 기준은 까다롭게. 졸업이 어려운 만큼 적성과 진로를 충분히 고민해 대학에 지원해야 합니다.


학벌에 따른 부작용이 심해지자 대학과 기업이 변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고 학문 중심 대학, 예체능 중심 대학, 직업과 실무 중심 대학 등 대학마다 각자의 강점 영역을 키우기 시작한 겁니다. 입시 제도뿐만 아니라 대학 제도, 사회 전반적인 인식까지 함께 변한 미래의 모습이 반갑습니다.


70세 모델의 런웨이 소식을 전하며 시니어층의 활발한 영향력을 전하는 냐옹 기자. 시니어 인턴쉽은 기본이요, 시니어 멘토로 인생 2막을 살 수도 있고, 한 마디로 노인을 위한 나라가 된 미래의 모습을 전합니다. 젊은 세대와 함께 사회를 주도하는 주요 구성원으로서 '노인', '노년층'이라는 말이 지금과는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미래에는 '노숙자', '쪽방촌'이라는 말도 낯선 말이 되었다고 전하는 냐옹 기자. 노숙자 없는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요?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이뤄져야 가능해질까요? 미래에서 전하는 뉴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입니다.


미래에 가장 궁금한 건 지금의 기후 위기가 어떤 상태일지입니다. 과연 미래 세대는 기후 재난으로부터 안전해졌을지... 이런 상상을 하면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지 않도록 각성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가족이라는 의미도 달라질 겁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화가 되었고 1인 가구가 늘어난 현재의 가족은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까요? 생활을 함께하는 동반자를 넘어 가족이 되는 세상. 그 구성원은 결혼을 통한 이성 부부에 한정되지 않을 겁니다.


분명 버스는 휠체어로 승하차 하기 쉽게 만들어져 있는데 정작 정류장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을 저는 한 명도 못봤습니다. 이동으로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이 편히 외출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냐옹 기자가 알려주는 미래에는 교통 약자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었던 시간 <미래에서 전해 드립니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를 위한 사회를 꿈꾸나요? 그 길은 길고 험난하겠지만 분명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길입니다.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면서, 우리는 더욱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상상 뉴스'라는 주제로 토론, 논술을 진행해도 좋습니다. 자신만의 상상 뉴스를 만들어보며 이 땅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생각을 펼쳐보이는 겁니다. 그 상상력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여러분은 어떤 상상 뉴스를 만들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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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쫌 아는 10대 - 전기차부터 자율주행, 도심항공, 우주 로켓까지 이토록 새롭고 환경을 생각한 미래 과학이라니! 과학 쫌 아는 십대 17
서성현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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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출퇴근, 여행, 이사.... 아니면 지하철, 기차, 비행기 같은 이동 수단도 떠오르나요? 우리는 끊임없이 이동하며 살아갑니다. 이동할 수 있어야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순이라고 해도 내가 생활하는 데 쓰는 물건들은 이동을 통해 나에게 와야 합니다. 이처럼 이동은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과학 쫌 아는 십 대 시리즈 <모빌리티 쫌 아는 10대>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이 어떻게 변화해왔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모빌리티 mobility는 그저 탈것을 뜻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mobile (이동성이 있는) + ability (~할 수 있는)의 합성어입니다. 이동 그 자체이자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과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엔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마치 이동한 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모빌리티에는 온갖 최신 과학 기술이 들어갑니다. 기계, 전자, 화학, IT 등 우리 삶에 적용된 모빌리티 기술을 <모빌리티 쫌 아는 10대>에서 짚어줍니다. 탈것의 변천사를 비롯해 각종 모빌리티 영역을 다루며 미래 모빌리티를 고민해 보는 시간입니다.


과거에는 이동하려면 동물의 힘을 빌리거나 사람의 두 발이 필요했습니다. 기계의 발명으로 인해 동력을 내는 기계 장치를 이용한 교통수단이 탄생합니다.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자율주행차, 드론, 에어 택시 등 더욱 혁신적인 이동 수단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는 인간의 이동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는 ‘이동에 관한 과학’을 탄생시켰습니다. 과학기술 발달로 이동은 더욱 빨라지고, 안전해지고, 쾌적해졌습니다.


<모빌리티 쫌 아는 10대>에서는 엔진과 배터리의 역사와 함께 작동 원리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합니다. 휘발유 차로 시작해 전기차, 수소차에 이르기까지 모빌리티의 성장은 에너지 활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동 수단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환경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편하게, 더 안전하게라는 이념으로 발전한 모빌리티는 이제 환경을 함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더 다양하게, 더 안전하게, 더 깨끗하게를 추구하는 모빌리티의 발전 방향을 짚어줍니다.


어린 시절 과학 그림 대회에 제출할 그림을 그릴 때면 어김없이 등장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기억나시나요? 여전히 현실화되지 않았다니 서운하지만, 그래서 드론의 활용성이 확장되는 걸 실감할 때면 두근거립니다. 전기 자동차의 등장처럼 앞으로는 전기 비행기의 실용성이 기대됩니다.


도심에서 전기 비행기를 활용한 모빌리티를 도심항공교통이라고 합니다. 배터리와 모터를 활용한 친환경적 모빌리티는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입니다. 우리나라도 로드맵을 세운 상태이니 상상으로만 그려졌던 미래가 실현되는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더불어 지구 밖으로 우주를 향하는 꿈이 로켓의 탄생을 시작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NASA가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달 기지를 만들어 사람이 직접 우주 탐사하는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모빌리티 쫌 아는 10대>에서는 이동의 역사와 미래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저 탈것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계되는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우리가 몰랐던 이동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어 청소년들이 술술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학 쫌 아는 십 대 시리즈. 모빌리티 편은 더 나은 이동 수단의 등장 뒤에는 온갖 문제들의 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여정이 담겼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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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시대 -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소속감의 심리학
마이클 본드 지음,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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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팬덤을 가졌나요? 열성 팬들이 스타나 브랜드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팬덤 현상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개인의 시대라고 하지만 같은 취향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똘똘 뭉칩니다.


하지만 팬덤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긍정적인 영향만 끼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팬덤이라는 권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영국 저널리스트 마이클 본드는 <팬덤의 시대>에서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팬덤의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 그 명암을 꼼꼼히 분석합니다. 그동안 팬덤을 대중문화 산업 관점에서만 바라봤다면 이 책은 인간 심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팬덤의 시대>는 우리 사회 전반에 스며든 팬덤 현상을 인문 심리학적으로 탐구하는 책입니다. 정치, 경제, 스포츠, 연예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팬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야기합니다.


오징어게임, 케이팝, 해리포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나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투자하는 소비자인 팬슈머는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러한 팬덤에 이끌릴까요?


"무언가를 아주 많이 좋아하면 그것을 공유하고 싶어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동물입니다. 끊임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합니다. 또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며, 그 인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무리를 짓고, 동질감을 느끼며,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려 합니다.


아주 사소한 계기만 있어도 같은 편을 만들려는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심리는 ‘우리’라는 개념을 만들고, 여기에 속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합니다. 그것이 바로 팬덤이라는 강력한 힘을 만들어냅니다. 팬덤의 일원이라는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되는 겁니다.


팬덤은 단순히 특정 대상을 좋아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기서 나아가 공동체를 형성하고, 서로 협력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합니다. 팬덤은 이제 단순한 취미생활이나 소비활동을 넘어, 사회적 정체성을 획득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팬덤의 시대>는 이러한 팬덤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인해 팬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팬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팬덤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정치부터 음악, 영화, 스포츠, 종교, 게임, 소셜미디어까지... 시대별 문화 코드와 예술 사조, 아이콘들을 동원해 팬덤의 뿌리와 토양을 추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지는 팬덤의 활약상을 통해 인간의 욕구와 감정, 사랑과 혐오, 연대와 분열, 소속감과 차별, 자아와 타자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색합니다.


각 시대마다 특정 장르나 인물에게 집중되는 이유,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각 나라의 문화적 지형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이 모임이 더 나은 곳으로 돌아가기 위한 나의 여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또래 사람들이 제인 오스틴과 시대극, 예쁜 드레스에 푹 빠진 모습을 보자 '세상에, 드디어 내 사람들을 찾았구나' 생각했다." - p150 팬덤의 시대 _ 제인 오스틴이 내 인생을 바꿨어요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위해 돈과 시간, 열정과 에너지를 기꺼이 투자합니다. 또한 강력한 응집력과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저자는 팬덤의 부정적인 측면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특히, 온라인 세상에서 벌어지는 악성 댓글과 혐오 발언, 악성 루머와 가짜 뉴스, 폭력과 범죄 등 팬덤의 어두운 그늘을 비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세력과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다양한 가치관과 이념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팬덤은 우리에게 새로운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팬덤이라는 무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팬덤의 긍정적인 요소를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이는 팬덤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팬덤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팬덤의 속성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와 행동을 존중하되, 그들의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팬덤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는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그만큼 팬덤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던져줍니다. 팬덤을 단순히 소비하는 대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팬덤을 생산하는 주체로도 인식해야 합니다. 팬덤을 단순히 이용하는 대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팬덤을 책임지는 주체로도 인식해야 합니다.


<팬덤의 시대>를 읽으며 사회 현상을 팬덤이라는 키워드로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팬덤은 우리의 거울이자,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집단에 대한 소속감으로 정체성을 형성하는 우리의 심리가 강력한 추진력이 되는 동시에 비이성적인 충성심으로 발현되는 팬덤 문화의 양면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소속감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팬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숙제를 던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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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시 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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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밤, 읽기 좋은 책 <잠시향>. 나태주 시인의 신작 시를 포함해 총 99편의 시와 잠언이 수록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시집이 아닙니다. 책을 펼치면 한서형 향기작가의 '잠 시 향'이 솔솔 풍깁니다.


저는 화장품 냄새를 싫어할 만큼 향에 대한 호불호가 극과 극입니다. 샴푸든 비누든 최대한 자연향이 나는 걸 찾아 헤맵니다. 그런데 한서형의 향기는 자연의 냄새를 느낄 수 있어요.


처음 책을 펼쳤을 땐 낯선 향기에 후각이 바로 발동하며 제 기준에선 살짝 진한 향이 난다 싶었는데, 며칠 지나니 향이 좀 날아가더라고요. 그때부턴 오히려 책에 코를 가까이 대고 향을 음미하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책장을 넘길 때면 책장 바람으로 슬며시 향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잘 때 베개 옆에 책을 두고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좋은 향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향기시집 『너의 초록으로, 다시』를 함께했던 나태주 시인과 한서형 향기작가의 인연이 두 번째 향기시집으로 이어져 저도 반가웠습니다.


잠에 도움이 되는 향도 있는지 궁금해하셨던 나태주 시인 덕분에 한서형 향기작가는 잠에 도움이 되는 향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잠시향의 베이스가 된 향이 무엇인지 에필로그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잠을 자고 싶을 때, 잠시 쉬고 싶을 때, 잠이 오지 않을 때, 잠은 오지 않고 몸도 너무 힘들 때 읽기 좋은 시집 <잠시향>.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과 은은한 향기가 특별한 쉼을 줍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들지 못하는 밤이 찾아올 때면 나태주 시인의 잠언이 위로가 됩니다. 오직 나만의 공간 안에서 평화로움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잠들기 전에는 나의 잘못과 나의 사랑과 내가 잊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잠시 내려놓고 잠시 잊어버리자."라고 합니다. 그저 감사하게 살았노라 만족하며 잠들자고 합니다. 감사, 만족, 기쁨이 결국 행복을 자라나게 하니까요.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잠시향>의 향은 햇볕에 바싹 말라 보송보송한 이불처럼 포근한 향이라고 합니다.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습니다. 거기에 나태주 시인의 글귀로 마음의 고요를 선사받았으니 자연스레 다음날을 희망하며 잠들게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잠언을 보면 '고요', '맑음', '밝음'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입니다. 단어가 가진 긍정적인 메시지의 힘이 크다는 걸 읽으면서 느낍니다.


나태주 시인이 60년 동안 쓴 시가 5천여 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 해서 식은 죽 먹듯 누워서 떡 먹듯 쓰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날마다 서툴고, 날마다 설레고, 날마다 틀리고, 망설이며 썼다고 합니다.


그 여정에서 무엇이든 눈여겨 살피는 마음을 배웠다고 합니다. 부드럽고 겸허한 마음씨도요. 그렇게 깨달은 것들은 독자인 '나'를 진정으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글이 됩니다. 그리고 독자에게도 마음이 괴롭고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는 글로 쓰고 표현해 보라고 합니다.


간결하고 짧고 단순하게. 그러면서도 이해 쉽고 임팩트 있게. 그렇게 향기로운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나태주 시인, '향기로운 잠을 위한 정원'을 평화롭게 거닐기를 바라며 향을 만들었다는 한서형 향기작가의 콜라보가 이번에도 참 매력적입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잠 곁에서 서성거릴 때 <잠시향>을 펼쳐보세요. 은은한 향기와 따스한 글귀가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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