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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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대표 지역 하노이를 중심으로 근교 하롱베이와 사파까지, 베트남 감성 충만 여행지를 소개한 여행 가이드북 <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현대적인 도시와 유서 깊은 유적지,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는 베트남. 그중 베트남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는 문화 중심지 하노이는 베트남의 감성이 듬뿍 담긴 여행지입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곳이라 리틀 파리라고 부를 만큼 하노이에는 프랑스풍 건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특유의 건물과 프랑스풍 건물의 매력적인 조화가 독특하죠. 하노이 시민들이 사랑하는 호안끼엠 호수, 좁은 골목길과 오래된 집들, 감성 충만 카페와 아기자기한 갤러리, 36거리에서 즐기는 맥주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가득한 도시여행지 하노이. 감성 스팟도 소개되어 있으니 인스타그래머블의 핫스폿도 놓칠 수 없습니다.


베트남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쏙쏙 담겨 있으니 로컬을 즐길 수 있는 팁도 가득합니다. 런닝맨 하노이 편, 짠내투어에 나온 장소들도 소개되어 있어요. 베트남의 다른 도시와 다르게 유럽의 도시여행처럼 버스와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여행하기에도 편합니다. 오페라하우스와 수상인형 극장을 방문해 색다른 문화 여행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다녀갔던 분짜 가게도 있는 곳입니다. 비즈니스 고객이 이용하기 편리한 곳, 가족 여행에 좋은 숙소 등 숙소마다 위치적 장점과 특징을 잘 다루고 있어 도움 됩니다.


코로나 이전에 베트남은 나트랑 중심으로 정말 핫했죠. 해변 휴양지를 이미 다녀온 베트남 여행족이라면 새롭게 눈길을 돌려볼 만한 곳이 하노이 또는 베트남 북부입니다. 뉴노멀 시대 여행은 장기여행으로 갈 수밖에 없을 듯한데 그만큼 소도시 및 근교 여행을 적극적으로 포함할 수 있으니 오히려 장기여행의 장점을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하노이 근교 여행으로 3시간여 거리의 하롱베이는 정크라고 불리는 전통 목조 배를 타고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수천 개의 석회암 섬을 배경으로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천국 동굴 탐험, 카약, 대나무 보트 등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유명한 제임스 본드 동굴이 이곳에 있습니다.


사파는 제가 원하던 동남아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고산 지대 휴양지로 프랑스 식민 시절 개발된 사파는 달랏과 함께 프랑스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고 해요. 산악지대이면서 이국적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사파, 어느 마을을 가도 걸을 수 있는 트래킹 코스가 있습니다. 소수민족이 사는 마을들이어서 여행 에티켓만 잘 지키면 즐거운 시간이 될 거라고 합니다. 보통 하노이에서 투어 예약으로 방문하지만, 자유여행을 해도 어렵지 않다고 조언합니다.


혼자서도 쉽게 여행할 수 있는 루트를 소개하는 <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베트남 중남부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곳인데 제가 생각한 베트남다운 베트남의 모습을 맘껏 볼 수 있어 매력 돋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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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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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매력을 가진 근교 여행지 소개도 만족스럽고, 베트남의 천년고도 하노이 장기여행 계획에도 도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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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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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배선공, 25살 주부, 38살 변호사, 42살 전기기계공, 54살 신문 가판대 주인, 61살 재단사 등 다양한 연령대와 사회계층에 속한 남성과 여성들 201명의 편지. 이 편지의 주인공들은 모두 사형당했습니다. 


직업을 막론하고 201명의 레지스탕스들의 생애 마지막 편지를 모은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이 편지가 전해져 오고 있기에 이탈리아의 역사는 망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조국의 영광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친 역사가 있습니다. 1922년 국가 파시스트당의 무솔리니는 검은 셔츠단을 앞세운 쿠테타에 성공합니다. 파시스트당 독재 체제가 구축되었고,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일본과 손잡고 연합군에 맞섭니다.


이후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남부와 파시스트들이 장악한 북부 사이에 내전이 벌어집니다. 익숙한 패턴이지요.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뉘어 싸우던 모습과 닮았습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이탈리아에서도 일어났던 겁니다.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는 외세에 대항한 싸움이 아니라, 내부의 적인 파시즘과의 투쟁이었습니다.


토리노를 중심으로 레지스탕스 투쟁이 전개되었고, 수많은 레지스탕스들이 나치와 파시스트들에게 체포돼 총살당합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는 죽음을 앞둔 그들이 남긴 마지막 목소리입니다. 회사원, 대학생, 막노동자, 사서, 농민, 주부, 요리사, 문학가, 의사 심지어 중학생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게릴라전을 펼치며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저항을 택했던 그들은 평범한 민중들이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소중한 이에게 보낸 편지들. 그 누구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남은 이들이 고통받게 될 것에 대해 위로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에 실린 편지들은 기록을 토대로 인적사항을 실었을 뿐, 그들의 행동을 판단하거나 별도의 주석을 덧붙인 건 전혀 없습니다. 더 꿈을 펼치지 못하게 된 그들이 남긴 편지에 우리는 그저 함께 울어 주면 됩니다. 한글번역판에서는 이탈리아 역사에 낯선 한국 독자를 위해 용어 주석은 있습니다.


당시 수천, 수만 명이 사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처형이 아니었습니다. 군대가 즉결심판소를 운영했고, 재판 없이 처형된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1943년 9월 8일~1945년 4월 25일까지 몇 시간 후 맞이하게 될 죽음을 기다리는 동안 쓴 편지. 구타와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들것에 누운 채 재판받아 사형 선고를 받고, 9일 후 들것에 누운 채로 총살을 당한 19살 직공의 사연처럼 처절한 심정으로 읽게 되는 사연도 있고, 사연 하나하나가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만듭니다.


신원불명인 남자의 편지에서는 체포되어 사형되기까지 있었던 일을 꽤 상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무고한 이들이 파시스트에 맞서 싸우다 흘린 피의 대가를 그들에게 어떻게 되돌려 줄 수 있을지 당신이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애국자로서의 자존심을 품고 살라고 당부합니다. 


누군가는 정치적 신념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누군가는 자기 방에 있는 그림 뒤에 돈이 조금 있으니 그 돈으로 추모 미사를 하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말은 바로 "용기를 잃지 마세요."입니다. 사형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질 이들을 오히려 위로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애틋한 마음뿐입니다.


파르티잔이라는 이유만으로 처형당한 민족 간의 살육전.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들의 마지막 편지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와 민주투사의 글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헌신했던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레지스탕스 사형수들. 


마지막 순간까지 신념을 잃지 않은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탈리아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는 그 시대를 살았던 대다수가 고인이 된 현재, 새로운 세대를 위해 재조명하고 역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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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26년 차 라디오 작가의 혼자여서 괜찮은 시간
장주연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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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차 라디오 작가의 혼자여서 괜찮은 시간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유수의 경제 프로그램 전문 작가이면서도 기대(?)하는 것처럼 주식으로 돈을 벌지는 않은, 그 대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나선 혼자 사는 중년 프리랜서 장주연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시간여행연구소'라는 1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캔들을 만드는 '소이캔들 테라피스트'이기도 한, 비경제적인 경제 전문 작가가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26년이라는 세월을 관통한 방송작가로서의 삶. 예전에 무한도전에서도 봤지만 그 유재석조차도 떨게 만들 정도였던 생방송의 긴장감을 안고 사는 삶은 상상이 안됩니다.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도 예측 불가의 변수가 터져 나오는 긴장의 연속. 안줏감이 될 만한 에피소드가 수두룩합니다. 어떻게 방송작가가 되었고, 경제 프로그램에 걸맞은 연사 섭외 과정은 어떤 식인지 들려주는데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어요.


그만두고 싶은 날도 있었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중독성이 강해 최선을 다해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고 합니다. 결국 꾸준함과 성실함이 답이라는 걸 지나고 보면 깨닫습니다. 직접 찾아다니며 기회를 노리면서 발로 직접 뛰어다녔던 장주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려 살아가는 프리랜서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스스로를 비경제적인 경제 전문 작가라고 말하지만, 나를 만족하게 하는 것을 찾아 따라가는 삶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비경제적 선택을 할 때마다 그 기준은 '행복'입니다. 나를 위해 사는 꽃, 네일숍에서 네일 케어 받는 것처럼 자신의 기준에서 가치 있는 투자라면 그런 선택을 해도 후회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는 제목에서부터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다면 장주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꽤 소중한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일하는 즐거움과 힐링 시간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는 캔들 작업은 소이캔들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었습니다.


프리랜서의 삶은 결코 프리하지 않았습니다. 젊었을 때 미처 못 했던 것들이 아쉬움과 후회로 찾아오자 "어떻게 하면 평생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하면서 행복할까?"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마흔이 넘어서도 도전하는 삶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를 위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정작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실속 없는 삶에 매몰된 채 나의 정체성 또한 함몰되어버립니다. 이젠 거울에 주름살만 볼 게 아니라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나에게 소홀한 부분은 없는지 마음을 비춰보자고 합니다. 적어도 나에게 소홀해지지는 않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혼자 살기에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 장주연 작가의 혼자의 삶 예찬을 듣다 보면 그 자유가 진심 부러워지네요. 아낌없이 자신을 태워서 더 아름답게 더 향기롭게 살아가는 것. 어떤 삶의 형태를 살고 있든 간에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할 겁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빛과 향을 가진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다." - 책속에서


살다 보면 인생을 리셋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지요. 작가도 중년이 되어서야 착한 딸, 좋은 여자인 척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부터 행복하자'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마흔 중반이 넘어서 많이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기에 자신의 모든 경제 활동을 담아낼 하나의 브랜드 개념인 '시간여행연구소'라는 1인 연구소를 만들기도 했고, 소이캔들 테라피스트로 활동하면서 26년 차 방송작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자부심을 가지되 힘을 빼고 편안하게 즐기는 삶을 지향하며 실천하는 것.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장주연 작가의 행복 찾기는 계속 진행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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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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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옹 팬들이라면 스티븐 킹이 필명으로 소설을 냈었다는 사실 아실 텐데요. 그가 만들어낸 가공의 작가 리처드 바크만(Richard Bachman)의 1981년작 소설 <로드워크>가 이번에 새 옷을 입고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리처드 바크만 필명으로 냈던 <롱 워크>는 제가 넘나 애정하는 소설인데 이번 <로드워크>도 묵직한 사회 현실 주제가 담겨 공포의 제왕 킹옹님의 스타일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을 앓던 1970년대 시대상을 바탕으로 한 <로드워크>. 20년간 세탁회사에서 성실히 일해온 바튼 조지 도스는 일과 가정 모두 난관에 봉착합니다. 정부의 고속도로 확장 사업으로 공장을 옮겨야 해서 새로운 부지를 서둘러 확정해서 계약해야 했고, 집도 이사해야 할 신세입니다. 하지만 바튼 조지 도스의 마음은 애초에 정해져있습니다. 이곳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건방진 측량사 놈이 '여기로 도로가 지나가야 됩니다'라고 하면 정부는 그 땅 주인에게 편지를 줄기차게 보내죠. '죄송하지만 이곳으로 784번 고속도로 확장선이 통과하게 되니 일 년 내에 이사 나갈 새집을 찾으세요'라면서요."- 로드워크 


바튼 조지 도스의 심리를 따라가는 흥미로운 여정 <로드워크>. 머릿속에는 프레디라고 불리는 의문의 인격이 또 있어 프레디와 조지 간에 대화가 오갑니다. 겉으로는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조지와 달리 내면에서는 스티븐 킹 특유의 욕설이 펼쳐지는 가운데 오히려 조지보다 더 이성적인 충고를 하는 머릿속 프레디의 정체가 밝혀지는 여정도 흥미롭습니다.


한때 좋은 시절을 누린 조지. 소소한 일상이었지만 그 추억들은 조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들입니다. 이사를 가면 낯선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이 되어버린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게다가 뇌종양으로 3년 전에 죽은 어린 아들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지에게 이건 그저 단순히 고속도로 확장 공사나 이사가 문제가 아닌 겁니다.


20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도로 확장 공사. 회사 부지 계약도 하지 않고 이사 갈 집도 알아보지 않은 결과는 결국 실직과 별거로 이어집니다. 조지는 오로지 도로가 절대 완공되게 놔둘 수 없다는 것에만 몰두합니다. 자기 연민에서 자기 파괴로, 인생이 제대로 꼬인 중년 남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텐데. 조마조마합니다.


<로드워크>는 심란한 조지의 내면을 통해 당시 통화 위기, 인플레이션, 베트남 전쟁, 에너지 위기 같은 문제의 이면을 들춥니다. 에너지를 써라, 쓰지 마라.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난감들을 사랑하도록 만들더니 이제는 증오하도록 만드니, 파블로프의 개처럼 훈련받은 개나 다름없다고 말입니다.


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철거할 건물을 부수기 위해 크레인에 매달고 휘두르는 쇳덩이를 일컫는 레킹 볼은 그 자체만으로도 두려움과 괴로움을 증폭시킵니다. 이 집 벽을 무너뜨리고 창문을 산산조각 내고 파편을 바닥에 쏟아놓을 레킹 볼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조지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시도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절망, 증오, 두려움, 분노, 상실감이 뒤섞인 채 망연자실한 조지. 그동안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이제는 보상금을 받고 집을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목숨까지 바쳐가며 얻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로드워크>가 보여주는 파국으로 몰아가는 과정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철거 사건 사고를 접할 수 있었기에 낯설지가 않습니다. 바른생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던 조지가 공포와 분노에 먹혀가는 모습이 오히려 공감되기까지 했어요.


그 과정에서 조지의 편은 없습니다. "널 구해줄 배 따위는 오지 않아."라며 스스로도 깨닫습니다. 지키고 싶지만 지킬 수 없다는 사실, 그 깊은 상실감에 연민을 갖게 됩니다. 스티븐 킹의 화끈한 몰아치기 공포는 없지만 현실의 삶이 내포한 고통을 보여주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소설입니다. 영화 「그것」의 무시에티 남매가 각색 및 제작, 영화 「클랜」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 영화화까지 예정되어 있다니 영상으로 만나는 조지는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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