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3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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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푸른곰 선장의 길고 긴 열 두번째 삶과 열 세번째, 그리고 2분의 1의 삶이 이 책에는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앞선 11번째까지의 삶에서는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면서 온갖 생물체를 만나고 곤란에 처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아틀란티스에 도착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거대한 도시인 아틀란티스인만큼 그만큼 독특한 생물체들도 많았다.아틀란티스에 도착하자마자 보게 된 예티와 그라이프에서부터 음악두꺼비, 피도깨비, 볼퍼팅거, 삼라삼, 인력거귀신, 갈대난쟁이, 인도 수도사, 정오귀신, 꼬마용, 두더지용, 가길, 오디새, 큰 발 베르트, 가위눌림 귀신, 냄새귀신, 흡혈귀 등등. 책 초반에는 그야말로 아틀란티스에서 살고 있는 생물체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만으로 머리가 복잡해질 지경이다.  

  생판 아는 사람이 없는 아틀란티스에 도착한 푸른곰은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다가 결국 피자토핑 전문가로 거듭난다. 그리고 우연히 거짓말 검투사의 대결을 관람하고 이후 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자신을 여러번 곤경에 빠트린 갱도도깨비가 검투사로 등장하자 그도 거짓말 검투사가 되기로 하고 스스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공부를 시작하고 대대적인 성공에 이른다. 그러나 성공이 지나쳤던 탓인지 아틀란티스에서 도망가게 되고 예전에 얼핏 지나친 몰록의 배에 타게 되고, 또 다시 하나의 삶은 시작되는데...

  아직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을 읽지 않아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루모가 얼핏 등장한다. 때문에 아직 발터 뫼르스를 접하지 않은 독자라면 푸른곰-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순서대로 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중반에서는 다소 지루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그래도 다른 책들보다는 재미있다), 가면 갈수록 재미있게 느껴졌다. 특히나 푸른곰이 최고의 거짓말 검투사라고 불리는 누쓰람 파키르와의 100회전이 넘는 대결은 이번 책에서 백미라고 할 수 있을 법하다. 나중에 소재가 고갈되서 푸른곰이 실제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의 관중들의 반응이란!

  곳곳에 삽입된 그림이나 활자의 크기를 다르게 한 구성도 이 책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 것 같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거미가 다가올 때 쿵! 쿵!하는 소리가 점점 커져서 마침내 한 페이지 가득 쿵!이라는 글자가 쓰여졌던 것. 어린이들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하지만 어른들도 부담없이,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나 기존에 발터 뫼르스의 책을 읽고 재미있었다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 푸른곰의 삶은 이제 절반만 진행되었을 뿐이다. 과연 그가 나머지 삶들을 어떻게 살아갔을지 그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물론, 이 부분은 푸른곰의 비밀로 남겨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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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9-1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책을 쓴 순서로는 푸른곰-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꿈꾸는 책들의 도시 순인 것으로 아는데요. ^^ 엔젤과 크레테 가 첫번째 인지는 조금 헛갈리네요.

이매지 2006-09-1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군요! 그럼 수정할께요^^ 전 출간된 순서대로인 줄 알았지 뭐예요^^;
근데 푸른곰에 나오는 루모가 그 루로가 맞는건가요?
푸른곰에 부흐링도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가물가물.

아영엄마 2006-09-1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푸른곰 선장을 다 읽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한 인물(?)들이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고 해서 나중되면 좀 헛갈리기도 한답니다..^^;;

이매지 2006-09-16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맞아요. 그 놈이 그 놈같고 그런 느낌. 긴가 민가.
워낙 많은 생명체들이 등장하는지라^^;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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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샤 튜더는 미국 버몬트 주의 시골에 집을 짓고 30만평이나 되는 단지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손수 천을 짜서 옷을 만들고, 꽃과 동물을 주제로 삽화를 그리는 사람이다. 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쓰고, 장작을 지피는 스토브에 음식을 만들며 일년내내 씨앗과 구근을 심고 꽃을 가꾸며 살아간다. 그 뿐 아니라, 염소젖을 짜서 직접 요구르트나 우유를 만들기도 하고, 하루에 한 시간씩 직접 옷감을 짜기도 한다. 아흔 한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타샤 튜더는 정정한 모습으로, 그리고 행복한 모습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웰빙, 웰빙하면서 우리는 잘사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들 관심을 가져왔다. 이런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타샤 튜더의 삶은 웰빙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문명의 혜택과는 한걸음 물러서있어서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면 그런 불편함들은 사소한 것으로 묻혀버리지 않을까 싶다. 물론, 타샤 튜더의 삶은 우리에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고 주위에 말했을 때, '돈이 많나보지'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30만평이나 되는 부지를 비롯해 구근과 같은 것들을 사려면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샤 튜더는 어린 시절부터 외진 농가에서 정원을 가꾸고 애완동물을 보살피고 마당에서 가축을 키우며 살고 싶었고, 동화책의 삽화를 그리고 싶어했기에 천천히 준비를 해오고 노년에서야 지금의 터전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으로 볼 때, 그녀가 마냥 한재산 물려받은 부잣집 여자는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녀는 성공한 삽화가이긴 하지만.)

  자연의 숲이 아닌 높은 건물숲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들에게 타샤의 생활은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신기루같아 보일지도 모른다. 비록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해도 한번쯤은 타샤와 같은 삶을 꿈꿔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한박자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본문의 자간이 너무 넓어서 휑해보이는 느낌이었다는 점, 본문에 실린 사진에 대한 설명이 끝부분에 붙어있어 다시 들춰봐야했다는 점(뭐 그냥 설명없이 단순히 사진만 볼 수도 있었지만) 등을 들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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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1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서 그런 말들을 하죠. 저렇게 살 자신은 없지만, 저렇게 살아보고는 싶어요. 별장같은 느낌으로.(>_<)

이매지 2006-09-1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장같이 가끔가서 그러면 괜찮을 것 같은데 맨날 가서 그러면 정말 불편할 것 같아요. 이미 저런 곳에서 살기엔 너무 문명에 익숙해져버린 ㅠ_ㅠ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거나 숨어있는 지식에 관한 책. 정치, 경제, 의료, 생명, 환경, 역사, 문화, 사회 등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모아놓고 있다.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바하마, 에스파뇰라, 쿠바, 자메이카쯤만 와봤고 이전에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에서부터 걸프전과 코소보전은 핵전쟁이었다는 점, 자녀가 유전적으로 부모와 다를 수도 있다는 점, 사람도 방사선을 방출한다는 것 등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많은 내용들에 비해서 두께는 그렇게 두껍지 않은 편인 듯. (400페이지 남짓)


<공중그네>, <인더풀>, <남쪽으로 튀어>, <라라피포>로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가진 오쿠다 히데오의 2006년 작. 워낙 문제있는 인물들이나 사회를 코믹하게 그려내는 작가이기에 기대가 되지만 다른 책에서는 주로 여자는 부수적인 인물로 등장했다면(공중그네나 인더풀에서는 거의 환자로 등장할 뿐이고, 남쪽으로 튀어에서 지로의 엄마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았고, 라라피포에서도 여자가 중심이 된 에피소드는 몇개 안 되었던 듯) 이번 책에서는 30대 여자들의 삶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니만큼 그가 과연 여자들을 어떻게 그려낼 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20년 넘는 작가생활동안 60여편에 달하는 소설을 펴냈다고-_-;;;)제목인 '환야'는 말 그대로 환상같은 밤을 의미한다. 비록 주변은 낮처럼 밝다고 해도 가짜일 수밖에 없는 밤.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허무한 밤을 의미한다고. 환야는 그 밤길을 걸어가는 여주인공 미후유와 그의 파트너 마사야의 사랑과 배반의 이야기. 백야행의 속편이라기에 아무래도 백야행을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들이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듯 싶다. 나에겐 히가시노 게이고란 이름만으로 기대되지만.



기원전 700년 경 호메로스가 쓴 인류 최고(最古)의 서사시. 초등학교 땐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저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나중에 읽으려고 봤는데 번역본들이 영 시원찮아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건 어떨지 모르겠네. 이 책은 1996년 번역된 책을 10년만에 재번역해서 다시 출간한 것으로 역자인 천병희는 머릿말에서 "1996년 번역본을 우리나라 언어감각을 고려해 대폭 손질했다"며 "그동안 외국에서 나온 번역들과 주석서를 꾸준히 읽어왔고 최근 들어 의미 전달에 공들이는 번역들에 고무돼 직역으로 어색했던 우리말 표현을 의미가 잘 전달되도록 다시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기대해봄직하다.


얼마 전 나온 <경성기담>에서는 주로 식민지 통치 하에서의 살인사건들과 스캔들에 대해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소설가인 저자는 '좌포도청등록', '우포도청등록' 등 당시 조정의 기록과 다산 정약용의 흠흠신서에 있는 살인사건 16건을 골라 소설 형식으로 풀어 엮었다. 시체를 검시하는 방법인 '무원록'에 따라 과학수사를 진행한 조선시대 수사기록, 법의학 세계를 서술한 대목도 있다고 하니 읽는 재미를 더할 듯.

 


워낙 나오키상을 믿고있는지라 되도록이면 수상작들을 다 읽어보려고 하는데 하나 읽으면 하나가 나와서 영 진도가 안나가는 것 같다. 흑.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절명한다. 하지만 딸이 죽어가던 시간에 튀김을 맛있게 먹은 아빠는 그 날 이후 곡기를 끊는다. 딸의 불행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아버지의 정(부정)때문에 아버지는 파멸의 길로 가게 되고 이에 딸은 환생하게 아버지의 불행을 막게 된다는데... 이런 이야기 외에도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대체로 초자연적 현상을 매개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루고 있다고.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1981년 캐츠부터 2005년 빌리 엘리어트까지 뮤지컬 48편을 모은 책.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작품들도 꽤 되지만 기존에 다른 뮤지컬 책들에서 다루지 않았던 최신 뮤지컬들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긴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면서 쓴 작품이라 믿음도 가고 관심도 간다. 다만 3만 6천원이나 하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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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1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쿠다 히데오가 새 책을 냈군요. 이 사람도 다작하네요. ^^

이매지 2006-09-13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팔리는지 많이 나오는거 같아요. 바야흐로 오쿠다 히데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책들의 러쉬.
 
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2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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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에서 어둠산 학교에서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고 졸업(?)을 하고 갱도를 가까스로 빠져나온 푸른곰. 큰 숲에 들어가 숲거미 마녀를 만나는 것으로 그의 모험은 계속된다. 숲거미 마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별짓을 다하고 거미줄에서 벗어나 마라톤열병을 겪을 정도로 심한 마라톤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연찮게 어둠산 학교의 친구인 쿼크가 말한 차원구멍에 빠지게 되면서 위기를 모면하고 우연찮게 다시 큰 숲으로 돌아와 이후 설탕사막, 회오리바람 도시, 큰머리(볼록의 머리) 등을 겪으며 그가 진정으로 가고 싶어하는 아틀란티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1권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설탕녹음 현상, 샤라흐 일 알라, 영원한 회오리 바람과 같은 독특한 자연현상들과 함께 설탕사막에서는 검푸른 둔치 털실로 몸을 감싸서 마치 미라같은 모습으로 전설상의 도시 아나그롬 아타프를 찾고 있는 둔칠이나 회오리바람 속에 살고 있는 노인들(회오리 바람을 지나면 늙어버리지만 1년에 한 번 1분이 지나기때문에 오랫동안 살 수 있다고),볼록의 머리 속에서 만난 16시라는 이름의 아이디어 등등 독특한 생물체들과 만나기도 한다. 

  아틀란티스를 향한 그의 모험은 빙빙 둘러가는 감도 있지만 한걸음 한걸음 그는 위험과 갖가지 난관들을 물리치고 천천히 아틀란티스로 향하고 있다. 둔칠이처럼 보이지 않은 대상에 대한 막연한 갈망이 아닌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목표의식이 푸른곰의 여정의 하나의 힘이 되주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푸른곰의 열한가지의 삶은 끝났다. 열두번째, 그리고 열세번째, 그리고 마지막 이분의 일의 삶. 그 속에서 과연 푸른곰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찾을 수 있을지 빨리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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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1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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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으며 작가인 발터 뫼어스의 상상력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새로나온 그의 작품인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도 꽤 관심이 갔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나온 <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잠시 노선을 변경하여 이 책부터 접하게 되었다. 제목에 '푸른곰'이 있어서 그럴까? 곤색바탕 표지에 빼꼼히 푸른곰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던 이 책은 푸른곰 선장의 13 그리고 1/2의 삶을 다루고 있다. 모두 스물일곱개의 삶을 가진다는 푸른곰. 하지만 이 책 속에서는 열세개 반의 이야기만 등장한다. (왜냐면 푸른곰도 비밀이 있어야 하니까.)

  어떻게 태어난지 모른 채 바다 한복판에서 호두껍데기에 홀로 누워 거친 바다를 떠돌던 푸른곰. 그는 그렇게 떠돌다가 난쟁이 해적들을 만난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말 작은 그들은 키가 10센치미터만 되어도 자기들 사이에선 거인으로 통할 정도다. 손 대신 두 개의 쇠갈고리와 진짜 다리 대신 나무다리를 하고 안대를 하고 태어났다고 하는 그들은 허풍 기질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을 지경이다. 하지만 푸른곰이 성장하자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었기에 그들은 푸른곰과 헤어지고 푸른곰은 꺼이꺼이 울다가 바다도깨비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사람의 공포를 먹고 사는 바다도깨비들은 푸른곰의 울음소리를 듣고 매혹당했던 것. 매일 밤 푸른곰은 바다도깨비들을 위해 울음공연을 보여주지만 나쁜 마음을 가진 이들과 오래 지내다보니 그 역시 나쁜 마음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느꼈기에 그들은 떠나게 되고 이후 바다에서 수다파도를 만나 말을 배우게 되고, 폭군고래 렉스를 만나 그의 뱃속에 들어갈 뻔도 한다. 이후, 미식가섬에서도 생활하다가 구조공룡의 항해사가 되기도 했다가, 결국 어둠산에 있는 밤학교에 가서 지식을 습득한다.

  이렇듯 갖가지 위기와 함께 모험을 한 푸른곰. 작가가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서 이야기를 이끌어갔기때문에 이 책은 100프로 허구일 수밖에 없다. 혹,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면 우리 주변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해보기라도 하겠는데 푸른곰은 '푸른곰' 그 자체다. 너무 허구적인 내용이라 독자가 상상력이 뒤엉킬 것을 걱정했던 것인지, 혹은 이런 상상력에 현실성을 부여해주기 위함인지 작가는 푸른곰이 새롭게 생물들을 만날 때면 <자모니아 및 그 주변 세계의 기적, 존재, 현상에 관한 백과사전>을 인용하여 독자에게 푸른곰이 만난 그 생물체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며 좀 더 '그럴싸'하게 보이게끔했다.

  총 3권의 책으로 구성된 푸른곰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그가 어떤 새로운 생물체들을 만나 어떤 경험들을 할 지 그의 삶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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