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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데니오 납치사건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북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전작인 <제인에어 납치사건>도 재미있게 봤던지라 후속편인 <카르데니오 납치사건>도 덥썩 집어들었다. 하지만 전작을 읽은지가 워낙 오래되서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제인에어 납치사건을 읽은지 어언 2년이 지났다) 다시 전작을 읽을만한 여력이 되지 않아 그냥 읽어가기 시작했다. 혹,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제인에어 납치사건>부터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서즈데이 넥스트는 문학조사과의 특수작전요원이다. 전작인 <제인에어 납치사건>에서 <제인에어> 속으로 들어가 제인에어를 구해내고 악당인 하데스를 처치한 덕분에 그녀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부각되어 각종 방송에 시달린다. 한편, 랜든과 전작에서 결혼한 뒤,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느날 누군가 랜든을 소거해버리고 그를 돌려준다는 댓가로 에드거 앨런 포의 <갈가마귀> 속에 있는 잭 시트를 구해오라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책 속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던 서즈데이는 허구사법부에 들어가 미스 하비샴의 도제가 되어 책 속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은 세익스피어의 비발표원고인 <카르데니오>에 대한 것이지만 책의 내용은 '랜든을 구하라'에 더 가깝다. 뱃속에는 랜든의 아이도 있는 서즈데이가 랜든이 소거되고 난 뒤 그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기때문이다. 전작에서처럼 이 책 속에는 많은 작품들이 등장한다. <제인에어>는 물론이고, 서즈데이를 가르치는 하비샴은 디킨즈의 <위대한 유산> 속의 인물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도 등장한다. 이 외에 수많은 작품들이 언급되고 있기때문에 기존에 문학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더욱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언급된 작품을 읽지 않았다하여도 각주를 읽는 것으로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긴 하지만 뭐.
제법 두께가 되는 책인데도 지루할 틈없이 이어진다. 뛰어난 상상력, 때로는 다소 무딘 듯한 상상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광범위한 지식을 습자지처럼 빨아들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독특한 표지도 책의 매력을 한층 더해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만약 후속편을 출간할 예정이라면 이 책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나와주기를 바란다. 굳이 다른 책과 비교하자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처럼 괴짜같지만 유쾌한 소설이었다. 일상이 무료하다면 재스퍼 포드의 수다 한 판 즐겨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