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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포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2월
평점 :
제목처럼 이 책은 빅포라는 세계정복을 꿈꾸는 이들이 등장하는 책이다. 이들의 세계정복에 유일한 걸림돌로 느껴지는 에르큘 포와로를 처치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큘 포와로가 이들을 처치하고 빅포를 와해시킨다는 이야기이다. 빅포가 포와로를 처치하기 위해 시도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기 때문에 포와로도 회색 뇌세포를 운운하면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게 된다. 그는 인간 사냥개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몸을 움직이기도 하고 빅포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자신만의 조직을 이용하기도 한다.
빅포의 1호인 중국인 리창옌은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포와로로부터 '나의 유일한 적수'라는 평을 듣는다. 그의 정체는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뒤에서 세계의 여러 일들을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호인 미국인 라일랜드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으로 빅포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맡고 있다. 3호인 프랑스인 과학자 올리비에는 퀴리 부인에 버금가는 뛰어난 과학자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4호인 파괴자는 포와로에 의해 신분이 밝혀지긴 하나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와 기술과 두뇌를 이용해 세계 정복을 꿈꾸지만 포와로의 두뇌 앞에 좌절하고 만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건이 등장하고 있는만큼 다양한 트릭들이 등장한다. 장편이긴 하지만 단편처럼 여러 에피소드가 엮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만, 세계정복을 위해 포와로를 없애려고 한다는 발상 자체가 지나치게 포와로를 영웅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포와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빅포가 어떻게 포와로를 없애려고 하는지, 포와로는 이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해가는지 재미있게 볼 수 있고, 4호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기대하게 만드는 점이나,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보기 드문 기술적 트릭이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웠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