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이 나온 영화는 <로마의 휴일>만 봤는데 그마저도 워낙에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던 차에 뮤지컬 영화를 찾다가 이 영화를 알게 되어 보게 되었다. 사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모른 채 봤기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이 여자가 오드리 헵번이 맞나 아닌가 혼자 궁금증에 타올랐다. (초반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확실히 오드리 헵번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유명한 언어학자인 헨리 히긴스. 갑자기 비가 쏟아지던 날 거리에서 꽃 파는 처녀인 일라이자의 천한 언어를 듣고는 그는 친구인 피커링 대령에게 자신이 훈련만 시키면 저 여자도 귀부인처럼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냥 지나갈 뻔 했던 내기였지만 일라이자가 히긴스를 찾아가 자신에게 개인교습을 시켜달라고 찾아가게 되고 일자이자의 고달픈 언어 교정은 그 때부터 시작된다.

   독신주의로 살아가는 히긴스와 말버릇은 고약하지만 아름다운 일라이자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 점이 급작스럽게 진행되지 않고 두 인물이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뻔한 내용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또, 연습 도중 중간점검을 위해 일라이자가 경마장에 가서 벌이는 일은 상류층의 체면이나 가식을 풍자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뮤지컬 영화이긴 하지만 별다르게 끌리는 노래가 없었다는 것. 브로드웨이에서 7년동안 롱런한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이라는 데도 이상하게 내 취향에는 맞지 않은 곡들이 많았다. 여기에 여성우월적인 관객이 본다면 굉장히 기분나빠할만한 상황이나 대사가 많으니 그런 분들은 정신건강을 위해 살포시 피해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이 좋을 듯.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오드리 헵번을 이렇게나마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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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판타지영화라는 점때문에 사실 나는 이 영화를 꽤 얕봤다. 해리포터류의 어린이용 판타지물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며 이 영화는 아이들이 보기엔 너무 잔혹한,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만삭의 엄마와 함께 군인인 새아버지의 부대로 떠나게 된 오필리아. 낯선 환경과 냉혹한 새아버지는 오필리아를 막다른 감정으로 몰아가게 되고, 그런 그녀에게 요정이 등장해 부대 근처의 미로로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서 판을 만나게 된 오필리아. 판은 그녀가 지하왕국의 공주라고 하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3개의 미션을 완수하면 다시 지하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더이상 내몰릴 것도 없는 오필리아는 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하나씩 미션에 도전하기 시작하는데...



  판타지 영화이긴 하지만 오필리아가 겪는 모험담보다는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더 가슴을 파고 들었다. 오필리아가 현실을 도피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현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보는 관객조차도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현실을 눈 질끈 감고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잔혹하고, 끔찍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보기엔 너무 잔혹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15세 관람가가 맞는지 확인하게 됐다. 해리포터류의 판타지 영화에서는 요정들도 귀엽고 친근한 모습으로 등장했다면 이 영화에서는 요정들마저도 기괴한 모습으로 등장해 왠지 모르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듯 했다. 특히나 판의 경우에는 그 모습때문에 과연 그를 믿어도 될까하는 의심이 자꾸만 생겨났다랄까? 여튼, 잔혹하고 암울한 현실을 도피하고픈 마음이 오필리아와 관객을 저절로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타지를 기대하고 보는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지만 그런 기대를 버리고 본다면 제법 괜찮은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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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12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인한 장면이 많은가봐요. 그래도 이 영화 꼭 봐야겠네요. ^^

이매지 2007-02-1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위기도 좀 어둡고, 현실이 너무 잔인해요. 오필리아의 아버지로 나오는 양반이 아주 가관이라는. 보시게 되면 밤에 보세요^^;
 
노다메 칸타빌레 3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s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시작한 치아키. 하지만 치아키에게 자신의 하렘을 짓밟혔다고 생각한 미르히는 자신은 A 오케스트라로, 치아키는 S오케스트라로 대결하자는 선전포고를 해버리고 떠나버린다. 그렇게 S오케스트라를 떠맡게 된 치아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과는 자꾸만 엇나가는 S오케스트라를 어떻게든 제대로 훈련시켜보려고 하지만 일은 영 꼬여만간다. 과연 치아키는 S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



  이번 이야기에서는 가난을 짊어지고 사는 소녀인 사쿠라(콘트라베이스를 짊어지고 10키로가 넘게 걸어오는 괴염을 토하고 흙이 묻은 밥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와 드라마에서 어떻게 지휘대에 한 번 올라가보려고 맨날 두번째로 유명하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오오코우치도 등장하고 있어 이야기에 좀 더 양념을 더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치아키의 눈을 뜨게 해주는 노다메가 권한 만화까지. (드라마에선 만화책의 스토리대로 애니메이션까지 따로 만들었다고) 더불어 미네와 노다메의 시험공부를 도와주다가 정작 자신의 실기시험을 놓쳐버린 치아키의 이야기도 제법 재미있었고. 여튼, 보면 볼수록 이 만화의 매력에 푹 빠져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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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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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이야기할 때면 늘 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 소설로 읽어본 후로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겨울이야기>, <한 여름 밤의 꿈>으로 세익스피어 전집을 이어가고 있는 이윤기와 그의 딸 이다희의 번역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가 어린 시절 접한 이야기와는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 (사실 하도 안나오길래 난 전집 번역은 쫑난 줄 알았다)

  어린 시절에는 소설로 접했던 이야기가 이 책에서는 희곡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자칫 익숙하지 않은 방식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희곡에서 이야기에 현실감과 생동감을 불어넣어주는 지시문이 빠져 있기 때문에 희곡이라고 해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단순히 누가 등장한다. 이런 지시문만 있어서 각 인물들이 어떤 느낌으로 대사나 행동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점이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희곡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모습처럼 보이지 않았나 싶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이 물론 인상깊기는 했지만 나도 이제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지 그들이 너무 철없는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난 지 하루 만에 결혼 약속을 잡아버리는 줄리엣의 앞뒤가리지 않는 성급함(좋게 말하면 열정)이나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로잘린에 대한 사랑에 아파했던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는 순간 로잘린은 까맣게 잊고 줄리엣에게 빠지는 모습은 어쩌면 한 순간의 반짝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과연 로미오와 줄리엣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 않고 사랑의 결실을 이뤄냈다면 과연 그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졌을까? 그들은 과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기존의 <겨울이야기>나 <한 여름 밤의 꿈>을 읽으면서도 느낀 점이지만 컬러로 된 삽화를 넣지 않고, 작은 사이즈의 양장본으로 만들지 않으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신화적인 해석이나 줄리엣의 집과 같은 문화재를 소개한 부분이 흥미로웠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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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2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드라마에서는 마스미와 노다메의 대결구도도 나름 볼만했는데 1권에서는 마스미가 등장하지 않아서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지만 2권에서는 마스미가 오프닝을 끊으며 멋지게(?) 등장하기때문에 아쉬운 것도 잠시. 치아키의 옆에 붙어다니는 노다메를 멀리서 바라보며 유치한 방법으로 괴롭히기 시작하는 마스미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등장한다. 여기에 또 하나 세계적인 지휘자이지만 여자를 좋아하고 다소 변태적인 미르히까지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와는 달리 치아키가 만든 곡을 노다메가 편곡해 미네와 마스미와 함께 연주하는 장면이나 미르히가 비에라에게 악감을 품고 있는 이유 등의 이야기가 더 있어서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자꾸자꾸 손이 가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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