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12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지휘자 콩쿨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2회 공연의 권리. 치아키는 슈트레제만과의 연주여행에서 돌아와 진짜 데뷔공연을 위한 준비를 한다. 데뷔곡으로 시벨리우스를 선택한 치아키는 콩쿨 때 오케스트라와 함께 차근차근 연주회 준비를 한다. 한편 노다메는 수업을 들으며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깨닫고는 절망에 빠져 조급해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노다메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새롭게 만나게 된 화가인 무슈 오사다와의 일화를 통해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해 엿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전 오케스트라에서 노다메를 은근 흠모했던 쿠로키도 다시 등장해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이번 책에서는 처음으로 노다메와 치아키의 키스씬이 나와서 괜시리 두근두근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 상황은 전혀 로맨틱하지는 않았지만. 기존까지만해도 치아키에게 노골적으로 애정을 표현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권에서는 치아키가 좀 더 노다메에게 호감을 갖는 듯한 느낌이 풍겨 재미있었다. 드디어 변태의 숲에 발을 디딘 치아키의 운명은 어떻게 될런지. 그리고 더불어 앞으로 노다메의 피아노가 어떻게 발전되어갈 지 궁금해졌다. 기존에는 단순히 음악을 듣고 외우거나 보고 외워서 쳤던 노다메가 악보와 마주하면서 더듬거리면서 연주를 시작하고, 또 한 편으로는 바흐의 대위법 등의 음악 이론들을 공부하는 모습들을 보며 노다메가 유학생활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에 접근하는 것 같았기때문이다. 자신의 해석대로 곡을 해석하고, 한 번 꽂히면 몰골이 될 때까지 빠져드는 모습은 똑같지만 노다메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생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노다메와 치아키의 음악과 그들이 묘한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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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호지 - 고양이로 산다는 것
이본 스카곤 지음, 장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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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개 동물은 호불호가 그렇게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이 아닌데 유독 고양이만은 호불호가 뚜렷한 것 같다.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나는 고양이를 엄청나게 싫어하는 엄마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야곰야곰 고양이의 느낌을 맛보며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이 책은 기존에 나온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과는 달리 릴리와 호지라는 두 마리 고양이의 목판화를 담고, 거기에 어울리는 짧은 문구를 실어놓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목판화는 호지와 릴리의 생애에서 첫 18개월 동안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호지(농부 혹은 농가의 하인)는 이름이 의미하는 바 그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고양이'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다. 그렇지만 릴리(백합)는 이름과는 달리 흰 고양이가 아니라 줄무늬였고, 품행 역시 그 이름의 본래 의미와는 달리 결코 방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의 실제 생활은 목판화를 통해 엿볼 수 있을 뿐이지만 꽤 장난스럽고 귀여운 녀석들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노우캣의 <to cats>나 피터 게더스의 노튼 시리즈를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책 역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다만 책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 듯. 목판화를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짧은 경구를 느낀다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아끼는 마음으로 본다면 그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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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호지 - 고양이로 산다는 것
이본 스카곤 지음, 장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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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것에 심취하다보면 불행은 날아가고 행복이 찾아온다. -23쪽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그저 빈둥거릴 것이다. -45쪽

강렬한 호기심만이 관대함과 고결함의 척도이다. -53쪽

경쟁도 과시도 없이, 오직 고요와 평온 가운데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대화이다.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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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긴 하지만 그리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는데 계속하여 헨렌 미렌에 대한 기사들을 접하게 되고, 며칠 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헬렌 미렌의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을 들으며 호기심에 한 번 봐볼까하는 마음이 들어 보게 되었다. 



  1997년 8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을 한 상태라 엄밀히 말하면 왕실의 일원은 아니지만 그녀의 봉사정신이나 미소를 잊지 않은 많은 국민들은 그녀의 죽음을 슬퍼한다. 하지만 이 죽음 앞에서 엘리자베스 2세는 다이애나 비의 죽음과 관련해 조기도 달지 않고, 그 어떤 공식적인 발표도 하지 않은 채 런던을 떠나 발모랄 성에서 머물 뿐이다. 점점 악화되어가는 여론. 이에 새롭게 총리가 된 토니 블레어는 여왕을 설득하기 시작하는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다이애나비의 죽음을 영화로 만들었고, 영국 왕실을 비롯해 현존하는 인물들을 소재로 다뤘기에 꽤 민감한 주제를 잡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진실성의 여부를 떠나 한 인간으로, 한 국가의 여왕으로 자신의 태도에 갈등을 하는 여왕의 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억누르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여왕이기에 더 외롭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을 대변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새로움을 대변하는 토니 블레어 총리는 입장면에 있어서는 대립하지만 결국은 서로를 보완하는 존재로 자리잡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구세대와 신세대의 화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오히려 억제되고 차가워보이기까지한 모습을 통해 여왕으로, 어머니로, 할머니로 각각의 역할을 잘 소화해낸 헬렌 미렌의 연기가 일품이었던 영화였다. 보기 전에는 지루해보였는데 정작 보고나니 정신없이 빠져들어갔던 영화였다. 긴장감 넘치는 게임 한 판을 본 듯한 느낌의 영화. 



 덧) 나름 영어공부하면서 영국식 발음에는 조금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헬렌 미렌의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 어려웠다.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힐 때는 이정도까지 딱딱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그럼 발음도 결국 연기에 한 부분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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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7-02-2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기 훌륭했다고 하던데. 헬렌 미렌..누군지도 잘 모르겠네요.^^a
영화 괜찮게 보셨나봐요. 구해서 나중에 함 볼래요.

이매지 2007-02-28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큐멘터리같다고 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시상식에서 모습을 먼저 보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잘 매치가 안 되더라구요^^ (헤어스타일의 탓인지^^) 연륜이 쌓인 연기를 맛보실 수 있을 꺼예요^^

세실 2007-03-0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이애나비의 죽음을 다룬 영화군요. 보고 싶네요~~~

이매지 2007-03-0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애나는 거의 티비화면으로만 잠깐씩 나오고 주로 나오는 건 토니 블레어와 엘리자베스 2세예요^^ 다이애나를 다루고 있긴한데 그렇게 오락성이 강한 영화는 아니예요^^
 

 










  9년 전,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진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뿐. 헤어짐이 아쉬웠던 두 사람은 6개월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만을 남긴 채 헤어진다. 그리고 9년 뒤. 남자는 유명한 소설가가 되서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고 그 곳에서 다시 9년 전에 만난 그녀와 만나게 된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둘은 그 짧은 시간을 이용해 서로에 대해 다시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 


  전작인 <비포 선라이즈>가 비엔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작의 배경은 두 사람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는 자유로운 공간이었다면 이번에는 여자의 현실 속의 공간이기때문에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른다. 서로만을 바라보기엔 두 사람을 묶고 있는 현실의 끈이 무겁기만 하다. 서로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룬 상황,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두 사람의 대화를 새롭게 만든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두 사람의 재회시간과 일치한다. 그만큼 짧은 만남인 것이다. 전편에서는 관광객답게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대화를 나눴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관광객이라기보다는 그 곳을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람처럼 익숙한 커피숍에 가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한다. 파리의 풍경보다는 두 사람의 대화에 영화가 초점을 맞추고 있기때문에 두 배우의 연기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세월의 때가 묻은 두 사람의 모습이 왠지 쓸쓸하게도 다가왔지만 엔딩부분의 모습을 보며 두 사람이 계속 만나던, 다시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던 그 하루의 경험을 통해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보다 낭만전인 요소는 많이 떨어지지만 세월에 녹아든 두 사람의 감정도 나름대로 볼만했던 것 같다. 열린 결말에 대해 관객은 제각각의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로맨틱한 선택인지, 냉소적인 선택인지는 제각각의 몫이겠지만 나는 씨익 웃는 제시의 표정을 통해 로맨틱한 상상을 좀 더 해보려고 한다. 전작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이 나름대로 괜찮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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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2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두 영화는 정말 대사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재미가 없을 뻔 하더군요.^^
귀퉁이 작은 서점에서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남자가 생각나요.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쓴 소설이었지요. 세월이 지나 얼굴에 남은 흔적이 전작보다 좀더 편안하면서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이매지 2007-02-2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수척해진 모습에 왠지 막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던^^ 두 사람 모두 삶에 대한 경험치가 높아져서 그런지 뭔가 초연한 느낌도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