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거나 숨어있는 지식에 관한 책. 정치, 경제, 의료, 생명, 환경, 역사, 문화, 사회 등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모아놓고 있다.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바하마, 에스파뇰라, 쿠바, 자메이카쯤만 와봤고 이전에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에서부터 걸프전과 코소보전은 핵전쟁이었다는 점, 자녀가 유전적으로 부모와 다를 수도 있다는 점, 사람도 방사선을 방출한다는 것 등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많은 내용들에 비해서 두께는 그렇게 두껍지 않은 편인 듯. (400페이지 남짓)


<공중그네>, <인더풀>, <남쪽으로 튀어>, <라라피포>로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가진 오쿠다 히데오의 2006년 작. 워낙 문제있는 인물들이나 사회를 코믹하게 그려내는 작가이기에 기대가 되지만 다른 책에서는 주로 여자는 부수적인 인물로 등장했다면(공중그네나 인더풀에서는 거의 환자로 등장할 뿐이고, 남쪽으로 튀어에서 지로의 엄마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았고, 라라피포에서도 여자가 중심이 된 에피소드는 몇개 안 되었던 듯) 이번 책에서는 30대 여자들의 삶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니만큼 그가 과연 여자들을 어떻게 그려낼 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20년 넘는 작가생활동안 60여편에 달하는 소설을 펴냈다고-_-;;;)제목인 '환야'는 말 그대로 환상같은 밤을 의미한다. 비록 주변은 낮처럼 밝다고 해도 가짜일 수밖에 없는 밤.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허무한 밤을 의미한다고. 환야는 그 밤길을 걸어가는 여주인공 미후유와 그의 파트너 마사야의 사랑과 배반의 이야기. 백야행의 속편이라기에 아무래도 백야행을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들이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듯 싶다. 나에겐 히가시노 게이고란 이름만으로 기대되지만.



기원전 700년 경 호메로스가 쓴 인류 최고(最古)의 서사시. 초등학교 땐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저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나중에 읽으려고 봤는데 번역본들이 영 시원찮아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건 어떨지 모르겠네. 이 책은 1996년 번역된 책을 10년만에 재번역해서 다시 출간한 것으로 역자인 천병희는 머릿말에서 "1996년 번역본을 우리나라 언어감각을 고려해 대폭 손질했다"며 "그동안 외국에서 나온 번역들과 주석서를 꾸준히 읽어왔고 최근 들어 의미 전달에 공들이는 번역들에 고무돼 직역으로 어색했던 우리말 표현을 의미가 잘 전달되도록 다시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기대해봄직하다.


얼마 전 나온 <경성기담>에서는 주로 식민지 통치 하에서의 살인사건들과 스캔들에 대해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소설가인 저자는 '좌포도청등록', '우포도청등록' 등 당시 조정의 기록과 다산 정약용의 흠흠신서에 있는 살인사건 16건을 골라 소설 형식으로 풀어 엮었다. 시체를 검시하는 방법인 '무원록'에 따라 과학수사를 진행한 조선시대 수사기록, 법의학 세계를 서술한 대목도 있다고 하니 읽는 재미를 더할 듯.

 


워낙 나오키상을 믿고있는지라 되도록이면 수상작들을 다 읽어보려고 하는데 하나 읽으면 하나가 나와서 영 진도가 안나가는 것 같다. 흑.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절명한다. 하지만 딸이 죽어가던 시간에 튀김을 맛있게 먹은 아빠는 그 날 이후 곡기를 끊는다. 딸의 불행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아버지의 정(부정)때문에 아버지는 파멸의 길로 가게 되고 이에 딸은 환생하게 아버지의 불행을 막게 된다는데... 이런 이야기 외에도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대체로 초자연적 현상을 매개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루고 있다고.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1981년 캐츠부터 2005년 빌리 엘리어트까지 뮤지컬 48편을 모은 책.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작품들도 꽤 되지만 기존에 다른 뮤지컬 책들에서 다루지 않았던 최신 뮤지컬들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긴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면서 쓴 작품이라 믿음도 가고 관심도 간다. 다만 3만 6천원이나 하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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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1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쿠다 히데오가 새 책을 냈군요. 이 사람도 다작하네요. ^^

이매지 2006-09-13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팔리는지 많이 나오는거 같아요. 바야흐로 오쿠다 히데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책들의 러쉬.
 




 얼마 전 읽은 이우일의 <옥수수빵파랑>에서 이우일이 자신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좋아한다고 한 제국의 역습을 봤다. 자신의 아내와 딸은 "내가 니 애비다"라는 충격적인 대사가 나오는데 왜 좋아하냐고 그랬다지만 어쨌거나 이우일은 제국의 역습을 최고로 꼽고 있었다. 그리고 본 제국의 역습은 그래픽적인 요소는 4편보다 떨어지는 것 같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의 별을 파괴했지만 여전히 세력이 강한 제국군. 그들은 얼음으로 뒤덮인 호스 행성에 숨어있는 반란군기지를 발견한다. 반란군을 없애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루크 스카이워커를 찾아 자신의 부하로 만들려는 다쓰베이더의 속셈이 있었던 것. 제국군의 공격을 받자 반란군은 직결지점에서 만나기로 하고 탈출하지만 루크는 집결지로 가지 않고 오비완의 지시대로 다고바에 있는 요다를 찾아떠나게 되고 그 곳에서 제다이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 한편, 솔로와 레아공주는 함정에 빠져 다쓰베이더의 손에 들어오고 이를 느낀 루크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요다와 오비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곳으로 떠나게 되는데...



  일단 이 영화에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니 애비다"하는 반전 아닌 반전이다. (사실 저 대사는 스타워즈 얘기가 나오면 꼭 나오는 얘기라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되버렸다랄까.) 이 외에도 처음 등장한 요다의 모습이나 설원에서 펼쳐지는 전투 등의 볼거리가 있었던 영화였다. 따로 떼어놓고만 본다면 별로일 수도 있겠지만 흐름상으로 봤을 때 갈등이 좀 더 심화되고 인물간의 관계도 정립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 듯하다. 이어지는 에피소드 6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이어질지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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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1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파~ 내가 니 애비다~! 슈~파~가 맞는 표현일 껍니다..ㅋㅋㅋ

이매지 2006-09-12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 ㅋㅋㅋㅋ
슈~파~아임 유어 파더~슈~파~ㅋㅋㅋㅋㅋㅋ
이제 제다이의 귀환 보고 있어요~
 














  스타워즈를 처음 접하면서 과연 어떤 순서로 보는 것이 좋을까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보다가 결국 그냥 영화가 개봉된 순서대로 보자!는 생각에 에피소드 4부터 보기 시작했다. 약 30여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지만 구성이나 짜임이 촌스럽지 않아서 놀랐고(물론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한거지만), 그 재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번 편에서는 내란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반란군과 제국 간의 싸움. 반란군 첩보원이 빼낸 죽음의 별의 비밀설계도를 훔치고, 레아 공주는 이를 이용해 제국에 타격을 주고자 한다. 한 편, 은하계 저 끝 타투이에는 루크 스카이워커란 소년이 삼촌과 아주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마냥 평화로운 생활에 지겨움을 느끼던 차에 루크는 우연찮게 마지막 남은 제다이인 오비완 케노비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반란군을 돕기 위해 떠나게 되는데...

 

   시작부터 총격전으로 시작된 영화는 츄바카나 알투나 수다쟁이 통역 로봇, 다스베이더 등의 캐릭터들이 주는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게했다. 특히나 마지막에 동일한 시각에 제국군과 반란군이 서로의 기지를 공격하려고 할 때는 조마조마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이어지는 스타워즈의 이야기들.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사람들이 왜 스타워즈 스타워즈하면서 열광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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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1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9부작이라고 하던 이야기를 들었는데...6부작으로 끝낼려는지
조용하더군요...^^

이매지 2006-09-10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또 한편으로는 더 나와서 실망을 안겨줄바에는
적당한 선에서 물러서는 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해요^^
 

7편의 연작단편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단편에 비하면 경쾌한 느낌은 들지만 그리 뛰어난 단편이라 평가하기는 어렵겠다는 평을 봤지만 그래도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만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소설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가족'이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고. 미야베 미유키식의 코미디는 어떨지 두고봐야겠다.

 

 


요즘 읽고 있는 <우리 겨레의 미학사상>에서는 벗에게 보내는 편지들도 있다. 그 내용들을 보면 정말 진심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그들의 우정이 부럽게 느껴졌다. 이 책은 문헌에 남은 감동적인 일화들이나 편지나 시, 그림등을 소재로 24명의 사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지위의 고하는 물론, 생각과 빈부의 차이, 심지어 남녀를 불문하고 신의를 나눈 24명의 12가지 우정이야기. 나의 진면목을 알아주는 지기. 그런 지기를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한 편으로는 부러우면서 한 편으로는 존경스러운 마음으로 읽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인 피오는 사기를 쳐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그녀는 주로 부자들, 유명인사들에게 무작위로 '우리는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와 같은 편지를 보내 돈을 받아 살아간다. 이러던 중 한 비평가가 돈을 갖다주기 위해서 나왔다가 피오가 그린 그림을 보고 반해서 산 다음 그가 죽은 뒤에 피오의 존재를 공개해서 하루 아침에 피오는 유명작가가 된다. 현대 사회의 사기성에 대해 피오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셈. 블랙 코미디 작품이라고 하는데 마르탱 파주라는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일런지는 잘 모르겠다. 책 표지만 보고는 연애소설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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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국민중사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하워드 진 지음/유강은 옮김/시울

 




1930년대 임금과 노동 조건의 향상을 요구하며 공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는 미국 세탁소 노동자들 

 



하워드 진 Howard Zinn

애틀랜타의 스펠먼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하워드 진은 보스턴 대학으로 옮길 때까지 많은 미래의 민권 운동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만약 인간 진보를 위해 반드시 치러야만 하는 희생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희생당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는 게 가장 중요치 않을까?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포기하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질병이나 건강, 삶이나 죽음처럼 명백하고 당면한 문제가 아닌 어떤 진보를 위해 다른 사람의 아이들, 심지어 자신의 아이들까지도 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 속으로 던져 버릴 권리가 있는가? - 하워드 진-

 

이 책에도 콜럼버스와 '건국의 아버지들 Founding Fathers' 이 비중 있게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콜럼버스 개인이 아닌, 콜럼버스와 미국 원주민들과의 상호작용이 제기한 문제들에 있다. 미국의 창건자들은 뛰어난 정치가임에 틀림없지만,'평등'을 두려워한 부유한 백인 노예주이자 상인, 채권 소유자로서도 그려진다. 여타의 역사서와 마찬가지로 전쟁, 반란, 정쟁 등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 읽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전쟁과 더불어 전쟁에 대한 저항을, 불의와 더불어 불의에 맞서는 반란을, 이기심과 더불어 자기희생을, 폭정 앞에서의 침묵과 더불어 도전을, 무정함과 더불어 연민" 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보려는 하워드 진의 관점에서 비롯된다. 그는 아라와크족의 시각에서 본 아메리카 대륙 발견의 역사를, 노예의 관점에서 본 헌법제정의 역사를, 체로키족의 눈에 비친 앤드루잭슨의 역사를, 뉴욕의 아일랜드인들이 본 남북전쟁의 역사를, 스코트 부대의 탈영병들이 본 멕시코 전쟁의 역사를, 로웰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들의 눈에 비친 산업주의 발흥의 역사를, 쿠바인들이 본 스펜인-미국 전쟁의 역사를, 루손 섬 흑인 병사들의 눈에 비친 필리핀 정복의 역사를, 남부 농민의 시각에서 본 금박시대의 역사를, 사회주의자들이 본 제1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평화주의자들의 시각으로 본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할렘 흑인들의 눈에 비친 뉴딜의 역사를, 라틴아메리카의 날품팔이 노동자들이 느낀 전후戰後 미 제국의 역사를 서술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여러 고전들이 견지하는 역사로서의 '총체성'과 '일관성'을 견고히 유지하며 미국사의 거대한 흐름을 담고 있다. 또한 기존 역사에서 소외당한 파편화된 역사도 놓치지 않고 해체되어 있던 수많은 민중들의 목소리, 지워진 기억, 지배층의 이데올로기를 촘촘히 아로새기며 '유기성'과 '다양성'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미국민중사>는 미국 역사의 총체적인 흐름과 그 속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면서, 과거와는 다른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지침서다.

 



워싱턴 대행진

20만 명이 운집한 워싱턴 대행진. 이곳에서 마틴 루서 킹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은 흑백 미국인들을 전율시켰지만 흑인들이 느끼는 분노가 담겨 있지는 않았다.
 



워싱턴 D.C.의 흑인 빈민가

국가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오래 전부터 다수를 차지했으나 이 나라의 입법가들은 이 도시에서 흑인들이 겪는 차별과 빈곤, 불이익을 방관하기만 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1945년 8월 6일 세계최초로 미국 공군에 의해 원자폭탄 공격을 당해 폭탄이 투하된 중심지에서 반지름 2킬로키터 이내는 전면 파괴 전소되었고, 사망자 수는 20만 명이상으로 방사선과 독성 물질로 인한 사망자는 수년 동안 계속 늘어났다.

 

인디언들은 힘들게 바다를 건너온 콜럼버스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러나 황금에 눈이 먼 콜럼버스와 그의 후예들은 대량학살로 인디언들에게 보답했다. 윌슨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에 개입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세계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전쟁은 기실 ‘부상하는 강국인 미국을 위해 세계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히로시마가 “군사적인 목표물”이기 때문에 원자탄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히로시마에서 사망한 10만 명 거의 전부가 민간인이었다. 베트남전에 대해서 모든 대통령들이 거짓말을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전쟁이 남베트남의 공산화를 막을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실제로는 남베트남에 아시아 대륙의 가장자리에 있는 미국의 전초기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욕심 때문에 희생된 베트남인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가 없다. 아버지 부시는 1991년 쿠웨이트를 지키기 위해, 지금의 부시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라는 거짓된 명분을 앞세워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실제로는 중동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거래되는 흑인 노예들

차꼬와 족쇄를 찬 흑인들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흑인들은 대규모로 사냥되어 낙인이 찍힌 채 유럽인의 노예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수의 흑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역사를 서술하는 진 Zinn 의 관점 엿보기

 

수많은 미국사들 가운데 '미국민중사'가 독보적인 지위를 20년 넘게 유지해온 비결은 바로 '관점' 의 독특함에 있다. 누구 말대로 역사는 곧 '관점'이다. 원제에 '피플스 히스토리 People History' 라고 못 박은 그 '피플'의 시선. 지은이는 '피플'의 '시선'과 이야기를 조합해 이 책을 완성했다. 독자들은 '그들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었다는 전제에서 미국을 읽게 된 것이다.

 

국가의 기억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어떤 나라의 역사가 한 가족의 역사처럼 보이더라도 사실 정복자의 피정복자, 주인과 노예, 자본가와 노동자, 인종 및 성별상의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이해관계의 격렬한 갈등을 감추고 있다. 이런 갈등의 세계,희생자와 가해자의 세계에서 알베르 카뮈의 표현처럼 가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이 생각 있는 사람이 할 일이다.

그리하여 역사에서 선택하고 강조하는 행위로부터 나오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하는 피할 수 없는 문제에 있어서 나는 희생자의 눈에 비친 미국의 역사를 서술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떤 사람이건 아무리 애쓰러라도 한계에 부딪칠 정도까지 다른 이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보고자' 한다.

내 말의 요점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가해자들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향해 던져진 눈물과 분노는 현재를 위한 우리의 도덕적 에너지를 고갈시켜 버린다. 그리고 그 구분선이 항상 분명하지만도 않다. 장기적으로 보면 압제자도 결국 희생자이다. 단기적으로 스스로가 자포자기하고 자신을 억누르는 문화에 오염된 희생자들이 다른 희생자들에게 화살을 돌린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이런 복잡한 현실을 풀어나가는 동시에,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장한 거대한 거미줄로 보통사람들을 사로잡으려는 정부의 시도를 회의적으로 바라볼 것이다. 나는 체제의 화물칸에 빽빽하게 갇힌 희생자들이 서로에게 가한 잔인한 행위를 간과하지 않으려 애쓸 것이다. 희생자들을 낭만적으로 그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의 외침이 항상 정의롭지는 않지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가 무엇인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민중운동을 위해 승리의 기록을 날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역사 서술의 목적이 과거를 지배하는 실패만을 요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가들은 끝없는 패배의 순환에서 공모자가 되어 버린다. 역사가 창조적이려면,또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도 가능한 미래를 예견하려면 사람들이 저항하고, 함께 힘ㄹ을 모으며, 때로는 승리한 잠재력을 보여준 과거의 숨겨진 일화들을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가능성들을 강조해야 한다. 어쩌면 순전히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미래는 수세기에 걸친 전쟁의 견고함에서가 아니라 덧없이 지나간 공감의 순간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둔감해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역사를 대하는 나의 접근법이다.

 

 

 아래로부터의 역사, 짓밟히고 빼앗긴 민중들의 수많은 독립선언!

 

인디언 :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비어 있는 땅이 아니라 인디언 부족들이 살고 있는 영토에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유럽인들이 거듭 이야기하듯이, 인디언들은 친절하게 유럽인들을 맞이하며 무엇이든 기꺼이 나누려고 했다. 이런 모습은 로마교황의 종교와 국왕의 정부, 서구 문명을 특징짓는 돈에 대한 열망, 그리고 결코 볼 수 없는 특성이었다.

그럼에도 5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에서 살고 있던 인디언들에 대한 유럽의 역사는 침략과 수탈로 시작됐다. 유럽인들의 행동 이면에는, 또한 인디언 대학살과 속임수와 야만성의 이면에는, 사유재산에 뿌리를 둔 문명에서 태동한 독특하고 강렬한 충동이 있었다.

1900년대에 인디언들과 함께 살았던 미국인 학자 존 클리어 John collier 는 인디언의 정신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정신을 가질 수 있다면 ,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대지에서 끝없이 지속되는 평화를 이루며 살게 될 것이다." 신화라는 것은 결함이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여러 종족을 절멸시키면서 진보가 내세운 구실과 정복자와 서구 문명 지도자들의 시각에서 서술된 역사에 의문을 던지게 서술된 역사에 의문을 던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이다.

 

흑인 : 과연 '인종주의' 가 백인이 흑인에 대해 갖는 자연스러운 반감의 결과였을까? 이 질문은 중요한데, 역사적 정확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자연스러운 인종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사회체제의 책임을 완화 시키기 때문이다. 인종주의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수 없다면, 그것은 어떤 특정한 상황이 낳은 결과이고 따라서 우리는 그런 상황을 제거해야만 한다.

우선하는 다른 요인이 없다면 어둠과 검은색은 밤이나 미지의 것과 연결되어 그런 의미를 띠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기들과는 다른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그런 존재가 어떤 조건 아래 있느가 하는 점은, 단지 피부색에 따라 인간 이하의 존재로 격하시키는 최초의 편견이 어떻게 잔인함과 증오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주는 관건이 된다.

우리는 순조로운 상황 아래서 백인과 흑인이 서로에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시험해 볼 방법은 없다. 초기 아메리카에서 흑인과 백인이 처해 있던 상황은 적대와 학대의 방향으로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 상황 아래서는 두 인종 사이의 하찮은 인간애의 표시조차도 공동체를 바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보여주는 증거로 간주될 수 있다. 17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흑인의 독특한 예속관계에도 불구하고 백인과 흑인이 공동의 문제,공동 작업,주인에 대한 공동의 적대감을 가지게 되는 곳에서는 서로를 동등하게 대했다는 증거가 있다. 한 노예제 연구자가 지적한 것처럼, 17세기의 흑인과 백인 하인들은 "눈에 보이는 육체적 차이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인종적인 이질감이나 공포감과 수백만 대규모 노예화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전자에서 후자로의 이행은 자연적인 경향으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다. 역사적인 조건의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 합당하다.

우리는 이제 아메리카 흑인들을 노예제라는 함정으로 몰아넎은 역사적으로 복잡한 그물을 보게 된다. 굶주린 정착민들의 필사적인 생존 욕구, 고향에서 쫓겨 온 아프리카 흑인들의 무력감, 노예무역상과 농장주의 강력한 이윤 추구, 가난한 백인들이 느낀 우월한 지위에 대한 유혹,탈주와 반란을 막기 위한 정교한 통제체제, 흑인과 백인의 협력에 대한 법적, 사회적 처벌 등이 그것이다.

 

여성 : 역사책의 비가시성 속에서 여성들은 흑인 노예와 마찬가지인 어떤 존재였다(따라서 여성은 이중적인 억압에 직면했다). 여성의 생물학적 특수성은 흑인의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와 마찬가지로 그들을 열등한 존재로 대우하는 근거가 됐다. 여성들에게 있어 실제로 피부색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중요한 무언가 - 출산자로서의 지위 - 가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이나 너무 어리거나 나이가 들어 임신을 할 수 없는 여성들까지 사회의 모든 여성을 뒤로 밀어내는 전반적인 압력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 하인,성적배우자,친구,자기 아이의 출산자,교사,보호자 역활을 동시에 담당하는 여성의 육체적 특성은 남성들에게 편리한 도구가 되어 버린 듯하다.

여성들은 산업이나 전쟁,사회운동에서 그들의 활동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경우에 아내,어머니,여성,가사노동,외모 가꾸기,고립감 등의 감옥에서 처음으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용적인 이유 때문에 - 일종의 가석방 프로그램을 통해 - 여성들은 변화를 위해 투쟁하게 됐다.

 

노동자 : 미국의 산업 및 정치 엘리트들은, 국가를 장악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경제성장의 행진을 조직하려고 했다. 이것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기계를 만들어 내는 천재적인 발명가와 새로운 기업의 유능한 조직자,또는 관리자가 필요했으며 또한 토지와 광물이 풍부한 국토, 고되고 비위생적이며 위험한 노동을 할 수 있는 엄청난 인력이 필요했다. 엘리트들은 흑인 노동자, 중국인 노동자, 유럽 이민 노동자, 여성 노동자 등의 도움과 희생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또한 그들은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인종, 성별, 출신 국적, 사회계급 등에 따라차별적으로 보수를 주어 분리된 억압 충위를 만들어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칼 맑스가 묘사했던 자본주의 국가와 거의 똑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질서 유지라는 중립성을 가장하면서 부자들의 이해에 봉사했던 것이다. 부자들이 서로 합의를 이루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의 목표는 상층계급의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고 하층계급의 반란을 통제하며 체제의 장기적인 안정을 향상기키는 정책을 채택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은 점점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동료에게 눈을 돌리고 효과적인 저항 수단들을 이용하면서 점점 성장했다. 수많은 도전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도농자들은 짧은 순간이나마 노동과 투쟁과 교우와 자연 속에서 느끼는 기쁨을 통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

 

출처 : http://paper.cyworld.nate.com/damho/1735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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