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 상식의 탄생과 수난사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이미 묻힌 자의 유골을 다시 파낸다는 것은 공포물에나 어울리는 소름 돋는 얘기다. 그래서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호러소설이거나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읽고 나니, 이 책을 어떤 기준으로 분류해야 할지 참 모호해진다. 이걸 소설이라고 봐야할까? 아니면 인문교양서(역사)로 봐야할까? 모르겠다. 뭐 그런 기준이 뭐가 중요한가! 그냥 흥미롭게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하면 될 일이다. 제목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분실사건’이라는 표현이다.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이 책은 단지 유골이 분실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실제 내용은 유골이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옮겨 다니는 경로를 쫓는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 토머스 페인의 유골을 파낸 사건(분실사건) 자체는 이 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다분히 추리소설의 느낌이 나는 이 제목을 일부러 붙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우선 ‘토머스 페인’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처음 듣는 이름이다. 미국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생소한 이름이라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책날개에 토머스 페인이 어떤 사람인지 상세하게 소개가 되어 있다. 그리고 본문의 앞부분에서도 그의 삶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상식 Common Sense>이라는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이 책은 출간 3달 만에 12만부가 팔렸고, 이후 3년 동안 50만부이상이 팔렸다. 저자에 의하면 당시 미국 인구는 250만이었고, 이들 중에 상당수가 문맹이었으므로, 글을 아는 사람은 모두 이 책을 읽었다고 보아야 한단다. 이 책은 <독립선언문>이 나오는데 큰 공헌을 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의 독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니까 미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혁명가였다. 이후 페인은 프랑스로 건너가서 프랑스 혁명에도 참여했다. 그런 그가 나중에는 미국과 영국과 프랑스의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그가 혁명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이처럼 엄청난 혁명가가 왜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당해야만 했을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책에 의하면 <이성의 시대>라는 책 한권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종교제도와 성서의 정통성을 비판한 책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즉 기독교를 건드렸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외면당했다는 것이다. 책 앞부분에는 마치 작가가 눈으로 본 것처럼 위대한 혁명가의 비참한 말로를 아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엄청난 집중력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며 당시의 수많은 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잠시 방심했다가는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과거인지, 현재인지 헷갈려서, 앞 뒷장을 들춰봐야 한다. 이 독특한 형식에 잘 적응이 되었다면, 그다음부터는 저자의 뛰어난 묘사를 만끽하며, 유골의 행방을 좇는 흥미로운 지적 여행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좀 더 쉽게 읽는 한 가지 방법은 제일 마지막 부분에 실린 ‘더 읽을거리’를 제일 먼저 읽거나, 하나의 장이 끝날 때마다 ‘더 읽을거리’에서 해당부분을 찾아 읽는 것이다. 물론 제일 먼저 읽을 경우에는 뜻을 이해하려하지 말고 그냥 눈으로만 훑어야 한다. 본문을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이 책이 쓰였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본문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지식 중에 하나는 ‘골상학’이라는 학문의 유행과 쇠퇴에 대한 부분이다. 게다가 골상학의 영향으로 소설에서 주인공의 두상을 묘사하는 방식이 등장하기 시작해서 많은 유명한 작가들이 그런 방식의 글쓰기를 따랐다는 점도 재밌는 사실이다. 또 1819년 영국에서 등장했다는 ‘도서자동판매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언젠가 지하철 승강장에서 도서자판기를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근대 영국의 혁명가들이 언론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이 장치를 썼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토머스 페인이 쓴 <상식>을 직접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떠올렸다. 비록 출판될 때에는 다른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집필 당시에는 <상식 Common Sense>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던 또 다른 책이 있었다.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는 출판되기 전까지는 <상식>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났다. 러미스의 책을 다시 들춰보니 머리말에 토머스 페인의 <상식>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러미스는 자신의 책이 페인의 <상식>과 같이 거대한 변혁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하는 마음의 <21세기의 상식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제목을 갖게 되었다. 일본어의 ‘상식’이 영어의 커먼센스와는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고, 익숙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출판사와의 논의를 거쳐 제목을 바꿨다고 한다. 이럴 수가 나는 이미 여러해 전에 이 책을 통해 토머스 페인과 <상식>에 대해 읽었는데, 그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단지 이 책의 원래 제목이 <상식>이었다고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검색해보니 국내에 출간된 토머스 페인의 <상식>은 두 종이었다. 문고판으로 하나가 있었고, <상식>과 <인권>을 묶어서 출간된 단행본이 하나 있었다.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읽을 책 목록’에 넣어둔다. 페인이 이 글을 쓴 1776년의 현실과 2011년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1-03-22 0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감은빛 2011-03-22 15:3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후애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cyrus 2011-03-2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언뜻 추리소설물 같아요,, 먼저 토머스 페인이 쓴 책을 읽고
그 다음에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거 같아요, 참고로 <상식>과 <인권>을 묶어서
나온 책이 영남대 법학과 박홍규 교수가 번역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 분이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도 번역한 적도 있구요,, 아무래도 문고판보다는 <상식. 인권>을 읽어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

감은빛 2011-03-22 15:3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아무래도 일부러 그런 제목을 정한 것 같아요.
그 책이 박홍규 교수님이 번역한 책이군요.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문고판과 단행본은 가격에서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문고판은 정말 소책자던데요. 가격도 아주 저렴하구요. ^^

루쉰P 2011-03-22 21:33   좋아요 0 | URL
박홍규 교수님의 책은 오타쿠 수준으로 모으고 수집하는 히키코모리로서 <상식,인권>도 반드시 출판돼 있음을 증명해 드립니다. 국내 작가 중 강준만 교수와 박홍규 교수 책을 주로 읽죠.^^ 정말 읽어야 할 책인데 우리가 읽지 못한 책에 대해 박홍규 교수님은 많이 번역하셨어요. 읽어 보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웃긴 건 저도 아직 못 샀다는 사실...하지만 전 박홍규 교수님의 서적을 무려 30여권이나 가지고 있습니다. 오타쿠가 확실합니다.

감은빛 2011-03-23 14:03   좋아요 0 | URL
루쉰님 / 30여권을 갖고 있다면, 오타쿠가 확실 한 것 같습니다! ^^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만간 장바구니에 담을게요.

노이에자이트 2011-03-2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을유문화사에서 1967년에 나온 번역본(루소의 '사회계약론'과 페인의 '상식' '인권'이 합본되어 있음)을 우연히 헌책방에서 구해서 <상식>을 읽었습니다.2단 세로줄에 국한문 혼용인데, 톡 쏘는 맛이 있더군요.나중에 마르크스나 레닌이 페인의 문체를 모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에드먼드 버크의 보수주의를 비판한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시사평론을 쓰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감은빛 2011-03-23 13:56   좋아요 0 | URL
톡 쏘는 맛이 있다니 무척 궁금해집니다.
어렵고 따분한 책일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불안감을 날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3-2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밌을 것 같아요.
특히 골상학 쪽 흥미로워요.

사실 이 책보다 아래쪽의 박홍규 교수 번역본이 더 흥미롭지만요~^^

감은빛 2011-03-23 14:02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저도 소개해주신 말씀들을 읽고 나니.
더욱 흥미가 생기네요.

골상학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은데,
전혀 몰랐던 분야인데,
의외로 굉장한 유행이었고,
여러분야에 영향을 많이 미쳤더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 적반하장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으로 어이없는 메일을 받았다.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타 단체 활동가로 부터였는데, 작년까지 담당이었던 활동가가 일을 쉬게 되면서, 인수인계를 받은 사람이다. 한때 같은 건물에서 일했었고, 친하지는 않았지만, 나쁜 사이도 아니었다. 처음엔 인수인계를 받을 당시에 세세한 부분까지 전달이 안되어 뭔가 오해가 생긴거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설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처음부터 정확한 상황에 대한 이해없이 그냥 자신의 말만 통보하여 전하는 태도도 예의가 아니었고, 마치 내가 뭔가 부당한 요청이라도 한 것처럼 표현해놓은 부분은 참 어이가 없었다. 이건 대체 무슨 뜻인가 싶어서 한참을 다시 읽고 또 읽어봤다. 아무리 다시 읽어도 이건 너무 도가 지나치다 싶어서, 답장을 보냈다. 그가 잘못 판단하고 있는 근거를 설명하고, 나에게 보낸 글에서 잘못 표현된 부분을 발췌해서, 그렇게 판단한 것이 어이가 없고,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보냈다. 혹 내 감정이 잘못 전달될지도 몰라 꼼꼼하게 다시 살펴보고 발송버튼을 눌렀다.

오늘 아침에 메일을 열어보니 다시 답변이 왔다. 자신의 잘못은 전혀 깨닫지 못한 듯. 계속해서 똑같은 말투와 태도를 반복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도 자신이 할 말이 아닌 주제넘은 표현들. 마치 자신이 내 상관이라도 된 것인양 단정짓는 표현들이 그대로였다. 어제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다른 일도 못하고!) 메일을 쓴 것이 허무해진 꼴이었다. 전화를 할까 하다가, 자칫 언성이 높아지면 더 상황이 나빠질 듯 하여, 그냥 다시 메일을 썼다. 나로서는 상당히 기분이 상했지만,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다시 글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잘못된 표현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괜히 둘러서 말해봐야 또 똑같은 상황만 반복될 것 같았다. 어쨌거나 앞뒤 생각없이 직설적으로 말이 앞선건 그가 먼저였으니, 나로서는 더이상 그의 기분을 배려할 상황도 아니었다. 글을 쓰면서 자꾸만 감정이 앞서는 걸 꾹 누르고 애썼다. 문장 하나를 쓰면서 몇 번을 지웠다가 다시 썼는지 모른다. 오해가 풀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그가 쓴 표현이 잘못이었다는 점만 분명하게 전달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보다 해당분야에서 몇 년 먼저 시작한 선배이고, 그보다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을 분명히 적었다.(이건 나이나 경력에 권위를 부여하는 방식이라, 맘에 안들긴 하지만 다른 표현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게 오전 시간의 상당부분을 보내고나서도 좀처럼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급한 일이 두어건 있는데, 머리도 손도 그쪽으로 흥미를 갖지 못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다시 답장이 와 있었다. '굉장히 불쾌한 글이군요.'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여, 더이상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내용을 짧게 적어놓았다. 이런 상황을 '적반하장'이라고 표현하던가? 불쾌하다고? 사과가 먼저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나는 불쾌하지 않아서 그냥 점잖게 글을 보낸줄 아나? 먼저 불쾌한 글을 보냈던 사람에게 나름 굉장히 예의를 갖춰서 정성스레 답장을 보냈더니, 도리어 먼저 화를 내는 꼴이라니! 이건 뭐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거란 생각 밖에 안든다. 나로서도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러, 다시 답장을 보내야 하나, 전화를 걸어서 시시비비를 따져야 하나, 이런저런 궁리를 해보는데, 도무지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더 나가면 싸움 밖에 안되지 싶은데, 굳이 내가 먼저 그 기본이 안된 인간에게 싸움을 걸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냥 이렇게 넘어가면 왠지 굉장히 손해보는 것 같고, 억울하기만 한데. 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젠장 이틀째 기분이 나빠서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 

둘. 고열 

이번주는 출장으로 시작했다. 작년에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는 가급적 출장을 안가려고 노력했고, 꼭 가야할일이 있어도 그날 안에 돌아오도록 일정을 잡았다. 내가 없으면 밤에 아내 혼자 아이들을 돌보기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꼭 1박을 해야할 상황이었다. 이젠 아기가 제법 자라서 괜찮겠지 싶었다. 그런데 하필 내가 없을 때 일이 생겼다. 

함께 출장을 간 이웃 일터의 친구가 한턱 내기로 해서, 맛있게 저녁을 먹으며 술도 한잔 곁들이고 나온 길이었는데, 전화가 왔다. 둘째가 열이 나고 있다는 아내의 전화였다. 모텔 방으로 돌아와서 친구녀석과 맥주를 한잔하고 있는데, 다시 고열이 나고 있다는 아내의 연락이 왔다. 아이가 아프다는데, 옆에 없으니 아무것도 해주지도 못하고, 답답하기만 했다. 해열제를 먹이고,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고 있다고 했다. 밤에 아기가 열이 나면 어른들은 밤새 잠을 못잔다. 계속 이마를 짚어보고, 열이 오르면 미지근한 물을 받아와서, 수건을 적셔서 닦아주어야 한다. 둘이라면 번갈아서 아이를 보면서 잠깐씩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는데, 아내 혼자서는 힘든 일이다. 마침 아이의 큰외삼촌이(아내의 큰오빠)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신다는 사실을 떠올라서, 전화를 드렸다. 아기가 열이 심하다는데, 혹시 근처에 계시면 잠시 들여다보고, 도와주시라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곧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 걱정이 되어 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친구 녀석은 함께 걱정을 해주다가 먼저 잠들고, 나는 하릴없이 틀어놓은 티비로 눈길을 주고 있었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전화기만 주시하고 있었다. 마침내 새벽 늦은 시간에 해열제 덕분에 열이 조금 떨어졌다고, 오빠가 와서 도와주고 있다는 문자가 왔다. 조금 안심하고 나도 눈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뒤척이다가 한참만에 잠이 든 덕분에, 아침에 힘겹게 눈을 떴다. 전화기를 보니, 새벽녁 다시 열이 심하게 올라서 응급실로 달려갔었다고 한다. 큰 아이는 자도록 놔두고, 오빠의 도움으로 아내와 아기만 병원으로 갔다고. 그랬더니 큰 애가 혼자 자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장모님께서 새벽부터 집으로 달려오셨다고 했다. 아기는 막상 응급실에 가서는 다시 열이 떨어져서 간단한 진찰만 받고 돌아왔다고 한다.(그랬는데 병원비는 엄청나게 나왔다고!) 사실 몇 해전 첫째가 딱 지금 둘째만 했을 때에도 고열때문에 밤새 고민하다가 새벽에 응급실로 뛰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별 도움은 받지 못하고, 병원비만 엄청나게 나온 적이 있었다. 어쨌든 다시 상태가 좋아져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문자를 받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날도 아기는 주기적으로 열이 올랐다. 거의 40도까지 열이 오르곤 해서, 아예 아기를 물 속에 담가놓고 열을 떨어뜨렸다. 아기는 계속 울었고, 얼르고 달래가며 열을 내리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도록 아기는 계속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은 열이 오르는 빈도가 많이 줄어들고, 아주 고열이 아닌 39도 수준으로 온도가 조금 떨어졌다. 며칠동안 잠을 못자서 아기의 눈 주위에 다크써클이 생겼다. 10개월된 아기가 다크써클이라니! 아내도 나도 잠 못자고,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다. 큰 아이도 밤에 아기 우는 소리 때문에 자꾸만 깨다보니 역시 피곤해하고 있다. 온 가족이 다 죽을 맛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1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날은 풀려가는데 어려운 몇 일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겪지 않으면 좋은 일들인데...살다보면 꼭 겪게되는 일들이네요.

남자들의 세계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저같음 저 메일을 보낸 사람에게 다시 답 메일을 보냈을 것 같아요.
본인때문에 나 역시 기분이 매우 불쾌하다는 점을 알릴 것 같아요.
겉으론 니가 잘못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자기도 알지 않을까요? 그놈의 자존심이 문제일 수도..

아기는..고열은 사실 좋은 게 아닌데.
응급실 말고 소아과를 가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응급실에서 제대로 된 진료가 이루어지는 걸 못봐서요.
어쨌든, 힘든 시기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래요.

감은빛 2011-03-19 04:19   좋아요 0 | URL
기본이 안된 그 인간은 여성입니다.
제가 '그'라고 표현해서 남자라고 생각하셨나봐요.
저는 왠지 '그녀'라는 표현이 맘에 들지 않아서,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충분히 알아듣게 두 번이나 메일을 보냈기 때문에,
더이상 평범한 방법은 소용이 없는 것 같구요.
뭔가 적당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중입니다.

아, 이 글에는 미처 쓰지 못했는데,
소아과에 계속 다니고 있었습니다.
더디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써주셔서 무척 고맙습니다!

낮에나온반달 2011-03-18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개월 아이에게 다크써클이 생길 정도라면 부모는 온몸이 다크써클이지 않을까 싶네요....힘내셔요, 감은빛 님!

감은빛 2011-03-19 04:20   좋아요 0 | URL
온몸이 다크써클이라는 표현 재밌네요~ ^^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blanca 2011-03-1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도면 어린 아이가 정말 힘들었겠어요. 감기인지 어서 빨리 나아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저도 고맘때 열나면 무조건 벗겨서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계속 닦이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힘내세요;

감은빛 2011-03-19 04:22   좋아요 0 | URL
목에 염증이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그 쪼그만 녀석이 살이 쏙 빠져가지고 고생하는 거 보니, 참 맘이 아픕니다!

마녀고양이 2011-03-18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열나면, 진짜 가슴아프죠. 아이도 힘들구요. ㅠㅠ

감은빛님은 요즘 진짜 바쁘신듯데다 기분 나쁜 메일도 받으시고
아이는 아프고...... 힘드시겠어요.

음.... 예의없는 메일, 본인은 무엇이 잘못인지 모를지 몰라요.
자신의 상황에서만 바라보는게 인간이니까요. 저 역시 화나는 사람이 있는데
어쩌면 제 잘못일지도 모른다는 눈꼽만큼의 주저로 인해 그냥 덮어두고 있어요.
가끔 제 3자에게 물어보고 싶어진다니까요, 누가 잘못 했냐고.

모든 일이 잘 풀리시고, 화창한 봄날 되시기 바랄게염.

감은빛 2011-03-19 04:2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이번주는 말그대로 최악의 날들이었습니다!
기분도, 몸상태도 뭐하나 좋지 못한 상황에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한 주가 지나가버렸네요.

상대가 여자이기 때문에,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주 상세하게 주고받은 표현들을 전달했습니다.
아내 말로는 그 여성활동가가 백번 잘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왠만해선 흥분하거나 화를 내지 않습니다만,
이 경우는 너무 화가나서 분을 삭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조만간 확실하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려고 고민중입니다.

마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로그인 2011-03-1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도까지 올라갔다니... 아이가 걱정이로군요. 지금은 깨끗이 나아서 웃고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은빛님도 편안해지시구요...

감은빛 2011-03-19 04:31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대신 오랫동안 고열에 시달린 탓에,
온 몸에 열꽃이 올라왔어요.
빨갛게 올라온 열꽃을 보고 있으니, 너무 안쓰럽네요.

마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3-19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가 아프면, 것도 말 못하는 아기가 아프면...그것보다 더 힘든게 없죠.
그토록 열이 높다는 건, 그리고 며칠째 지속된다는 건 어딘가 염증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소아과를 한번 데려가 보세요.

얼른 나아서 아기도, 감은빛님도 편안한 주말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은빛 2011-03-19 04:33   좋아요 0 | URL
네, 글을 쓸때 미처 못 썼는데,
소아과에 계속 다녔습니다.
목에 염증이 있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인후염이라고 했던것도 같고..)
이제 열이 나는 증상은 거의 나았는데,
설사를 자주 하고, 온 몸에 열꽃이 올라왔습니다.
엊그제 의사선생님이 열꽃이 올라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더니,
정말 오늘 열꽃이 올라오더라구요.
에휴 아기가 너무 불쌍해서 맘이 아픕니다.

염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3-19 16:43   좋아요 0 | URL
열꽃이 올라왔다는 건, 열이 내렸다는 얘기네요.
설사도 마찬가지구요.
미지근한 보리차 넉넉히 먹이세요.
오늘은 좀 주무실 수 있겠네요~^^

루쉰P 2011-03-2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신경 쓰는 일이 많은 것이 삶인 것 같습니다. ^^ 아파트 경비를 하다 보면 아주 작고 사소한 일로도 세상이 무너지는 듯이 와서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아무쪼록 걱정 없는 삶이 되셨으면 하네요.^^

감은빛 2011-03-21 15:33   좋아요 0 | URL
아파트 경비일을 하시는군요!
어찌 생각해보면 지루할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무척 힘든 일일 것 같아요.
그렇죠. 별것도 아닌 걸로 따지고 드는 사람들이 제법 있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힘든 일이 많으시겠어요!
루쉰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루쉰P 2011-03-22 16:36   좋아요 0 | URL
지루함은 지나가는 사람도, 지나가는 고양이도 단 한번도 시선을 주지 않고 그냥 마치 저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처럼 상쾌하게 배경 취급해 주는 것이고, 힘든 일은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할 때가 힘들죠. ㅋㅋㅋ 근데 힘들지 않은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요? 전 누구나 모두 아무리 잘 살고 잘 나가도 고뇌, 또 고뇌가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음...뭔가 비관적인가요??

감은빛 2011-03-23 13:21   좋아요 0 | URL
아뇨! 비관적이지 않은걸요.
누구나 나름의 고뇌가 있고, 힘겨워하는 일들이 있다고 말씀에 동감합니다.
다만 시선을 어디에 두냐는 것이 다를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남에게 시선을 두고,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시선을 두겠죠.

따라쟁이 2011-03-22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저는.. 그러니까..음.. 아이가 이미 열이 다 떨어진 후에 읽었고..음.. 일도 사과를 이미 다 받은 후에 읽었고..

감은빛 2011-03-23 13:16   좋아요 0 | URL
후후 앞에 먼저 글을 읽고, 읽으셨다니, 재미 없으셨을텐데.
고맙습니다!
 

20대에는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상상과 대화를 더 많이 했다.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무지 많았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더이상 미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늘 지나간 얘기들을 되씹고, 곱씹게 된다. 더이상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 같고, 무엇도 해낼 수 없을 것 만 같다. 

며칠전 아주 오랫만에 한 친구를 만났다. 대학동기이자 초등학교 선배인(엄연히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말을 트고 지낸다.) 나와 아주 독특한 인연을 가진 친구.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내는 유일한 대학 동기이다. 맥주잔을 기울이며, 한치 조각을 씹으며, 옛 추억을 열심히 떠들어댔다. 이름도 얼굴도 흐릿한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지껄여댄다. 그러다 가끔 정신이 번쩍 드는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내가 아주 싫어했던 선배가 커밍아웃을 선언했다는 얘기는 술이 깰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재수가 없었던 것이었을까. 한때 사귀었던 여자후배 얘기가 나올 때에는 그 녀석과 자주 거닐었던 학교 뒷편 산책로가 떠올랐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는 얘기. 그 녀석도 누군가에게 내 이름을 들으면 그 산책로를 떠올릴까? 누군가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돈을 얼마나 잘 번다더라. 누군가는 선을 봐서 만난 여성과 곧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더라. 끝없이 이름들이 거론되었다가 잊혀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대학시절 학과방 구석에서 긴 앞머리를 늘어뜨리고, 기타를 튕기며 여자후배들을 꼬시곤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참 촌스럽게만 느껴지는데, 그땐 그게 멋있게 보일거라고 여겼던 것 같다. 며칠 전 김건모가 모 티비 프로에 나와서 데뷔앨범에 들어있는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불렀던데, 그 노래를 참 좋아했다. 특히 '기타를 튕기며 노랠 불렀지. 네가 즐겨듣던 그 노래'라는 구절을. 

이름모를 꽃잎이 흩날리는 봄이었다. 대학 새내기였던 녀석은 캠퍼스의 봄에 한껏 취해있었다. 수업따윈 제쳐놓고 녀석과 학교 뒷편 산책로를 거닐었다. 한 손에는 통기타를 들었고, 다른 손은 녀석의 손을 잡았다. 큰 나무 아래, 편편한 바위를 골라 앉아서, 밤새 연습한 기타 연주를 들려줬다. 녀석은 내 어깨에 가만히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그 감은 눈 위로 자그마한 꽃잎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떨어져내렸다.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천천히 흩날리며 떨어져내리는 그 꽃잎을 보고 있자니, 마치 시간이 멈춘 듯이 느껴졌다. 그냥 이대로 세상이 끝났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해 가을 나는 잠 못드는 밤, 빗소리를 들으며 기타를 튕기곤 했다. 어느 봄날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던 숲 길, 큰 나무 아래 편편한 바위위에서 들려주었던 그 노래를.


댓글(8)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03-1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렇게 삶이 끝나도 좋겠구나 싶은 순간이 있죠.
그래도 시간은 쉼없이 흘러가고.........
저는 요즘 TV 볼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문득 조동진 님의 나뭇잎 사이로 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엄청나게 불렀었는데 말이죠, 누군가의 자취방에서 누군가의 기타에 맞추어 함께.

감은빛 2011-03-14 14:1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쉼없이 흘러가죠.
붙잡을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게 추억이라 생각합니다.

꿈꾸는섬 2011-03-1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억이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가끔 떠오르는 추억을 생각하며 그때를 또 그리워하게 되니 말이에요. 감은빛님 글 읽다가 저도 모르게 추억에 빠져드네요.

감은빛 2011-03-14 14:16   좋아요 0 | URL
네, 한 사람의 추억은 또 다른 사람도 추억으로 빠뜨리게 되나봐요.
함께 추억에 빠져주셔서 고맙습니다! ^^

따라쟁이 2011-03-1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억이 몰려들고 있는 봄날이에요. 비라도 내리고 나면 추억의 먼지들이 좀 가라앉을까 싶었더니 그것도 아닌가봐요. 네. 봄이에요.

감은빛 2011-03-14 14:18   좋아요 0 | URL
비가 내리면 더 생각나는 것 같아요.
잊어버린 줄 알았던 기억들이 비를 타고 흘러들어요.

양철나무꾼 2011-03-19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억이라는 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종의 굳은살 같아요.
전 추억이라고 부를 20대가 한없이 무미건조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 봄밤 님의 글을 읽으니 상념에 젖는걸요~^^

감은빛 2011-03-19 05:18   좋아요 0 | URL
어쩜 그렇게 늘 멋진 표현을 하실 수가 있나요?
굳은살이라는 말. 공감이 갑니다.
얼마나 무미건조한지는 알수 없지만,
그래도 양철님에게는 소중한 추억들이겠죠?
그래서 저와 함께 상념에 젖을 수 있는 거겠죠?
 

하나. 짜증 

 계단을 오른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매일 겪는 일이지만, 계단 끝에서 시야가 확 트이는 순간은 늘 어떤 쾌감이 든다. 해방감이랄까. 바쁘게 걸음을 옮긴다. 시간은 6시를 막 넘었다.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 퇴근시간이 지났다. 아직 어린 둘째 녀석은 담임선생님이 퇴근하고나면 자꾸 운다고, 되도록이면 6시전에 데리러 와달라고 하는데, 나도 퇴근시간은 6시다. 집에서 일터까지 빨리와도 50여분(걷는시간 포함) 오늘처럼 양해를 구하고 일찍 퇴근한 날이 아니면 7시 전에 도착하는것 조차 쉽지 않다. 다시 한번 시계를 보고 뛰어볼까 생각했다가, 허리와 골반이 계속 좋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그냥 걸음을 좀 더 재촉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한창 바삐 걷고 있는 나에게 어느 여성이 다가선다. 뭐라고 말을 거는데, 무시하고 지나친다. 나를 붙잡으려고 손을 내뻗는다. 만약 옷자락에 손끝이라도 스친다면 화를 버럭 내리라 생각했지만, 손이 닿기 전에 나는 이미 그녀를 지나쳤다. 어차피 귀에 꽂은 이어폰 때문에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그녀가 뭐라고 했을지는 뻔하다. '복이 많으신데...' 라던가 '참 인상이 좋으신데....' 라던가. 질리지도 않는 뻔한 말을 내뱉으며 접근하는 사람들. 정말 하루이틀도 아니고 거의 매일같이 그 사람들에게 시달리다보니 화가난다. 지난번에는 남자 하나와 여자하나가 양쪽에서 나를 막아서듯이 달려들어서 그 사이를 뚫고 지나쳤는데, 남자가 내 팔을 잡았다. 너무 화가나서 확 째려보았더니, 곧바로 손을 놓았다. 만약 손을 놓지 않았다면 욕설을 내뱉으며 바닥에 쓰러뜨렸을지도 모른다. 바쁜 퇴근길에 매일같이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증산도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제발 나 좀 건드리지 말라고! 

둘. 두부부침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도착. 역시 담임 선생님은 안계신듯, 보조선생님이 아기를 안고 나오셨다. 아기를 안은 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안으세요' 아기를 조금 앞으로 내밀어줘야 내가 손을 내밀텐데, 그렇게 안고 있는 채로, 어떡하라는 건지. 자칫 잘못하면 선생님의 몸에 손이 닿을텐데.... 아기의 바깥쪽을 먼저 받고, 내 몸쪽으로 아이가 기울어지기를 기다렸다가(자연스레 선생님 몸에서 아기가 떨어지면) 다른 손을 뻗어 아기를 안았다. 힘들다. 이런 걸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내가 아기를 안고 있으면, 선생님이 아기띠를 메도록 도와주는데, 이 보조선생님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자꾸만 시간을 끈다. 어디를 어떻게 끼워야할지 모르겠단다. 아기를 안은 자세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겨우 아기띠를 메고 어린이집을 나섰다. 첫째는 요즘 어린이집을 마치고 피아노학원에 다닌다. 둘째를 안고 첫째를 만나러 갔다. 첫째 녀석은 피아노 공부를 다 마치고 그림을 그리고 놀고 있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집으로 향하면서, 저녁 반찬에 대해 잠시 고민한다. 어제 '제철 꾸러미'에서 받은 두부를 계란에 묻혀서 부쳐야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첫째에게 둘째를 잘 보라고 해놓고 얼른 두부부침을 만들었다. 첫째 아이가 맛있다고 잘 먹었다. 

셋. 내 새끼들! 

 살면서 가장 힘들 때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없을 때인 것 같다. 빨리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워야 하는데, 아기는 울어대고, 첫째 아이는 말을 안듣고 있으면 정말 힘들다. 미칠 것 같다. 반면 가장 행복한 때도 역시 아이들을 돌볼 때인 것 같다. 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아기도 깔깔대며 웃고, 큰 녀석도 깔깔 웃어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찌나 예쁜지 모른다. 한참을 장난치고 놀다가 한팔에 하나씩 두 녀석을 꼭 끌어안았다. '내 새끼들!' 두 녀석의 뺨을 동시에 부비며 장난을 쳤더니, 또 둘이 깔깔 웃어댄다. 이제 씻기고 재워야겠다. 엄마가 돌아오기 전에 셋 다 잠들어 있어야지.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잘잘라 2011-03-1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힘들 때는 아이들을 돌볼 때,
가장 행복한 때도 아이들을 돌볼 때...
인생의 비밀이 숨어있는 문장인듯..
심오합니다! ^ ^

감은빛 2011-03-12 00:46   좋아요 0 | URL
인생의 비밀까지야 모르겠지만,
그냥 요즘 사는게 그러네요.
그만큼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간다는 얘기죠.

cyrus 2011-03-1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도 나름 바쁘시군요. 그래도 애들을 씻기고 재우고 요리까지 하시는 모습이
멋진 슈퍼파파네요 ^^

감은빛 2011-03-12 00:48   좋아요 0 | URL
슈퍼파파라뇨? 요즘 시대에 이쯤은 당연한거 아닌가요?
라고 말하면 여성들에게는 환호를! 남성들에게는 야유를 듣겠죠.
늘 활동가로서, 운동가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노력합니다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네요. 힘들어요!

꿈꾸는섬 2011-03-1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제가 지금 울컥하고 있어요. 하루종일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를 생각하니 안쓰럽고, 그 아이를 좀 더 일찍 데려가려고 잰걸음을 걷었을 감은빛님을 생각하니 또 안타깝고 두 아이 데려다 저녁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까지...보통 주부들의 일상인데, 어찌 이리 공감 백배하게 만드시는지......
아이들과 함께 있을때 행복하다는 감은빛, 너무 좋은 아빠, 멋진 아빠세요.^^

감은빛 2011-03-12 00:52   좋아요 0 | URL
네, 보통 주부들의 일상이기 때문에, 공감하시는 거죠.
저도 일주일에 이삼일은 보통 주부처럼 살아야 하거든요. ^^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순오기 2011-03-1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하루 하루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쁜 '내 새끼들'도 쑥쑥 커갑니다.^^
아이 때문에 힘들고 행복하고~~~ 그때가 좋은 때라고 어른들은 말씀하죠.
힘내세요~~ 감은빛님!!

감은빛 2011-03-12 00:5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점점 커가는 첫째 녀석을 보면서,
아이들 자라는 게 참 아깝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내년이면 학교에 들어가는데,
그럼 또 쑥 커버린 느낌이 들겠죠.
한 발 멀리 가버린 느낌이 들 것 같아서,
벌써부터 아쉽습니다.

고맙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1-03-12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새끼들! 그거 한마디로 충분하네요.
고운 페이퍼입니다. 감은빛님 건강 챙기시고, 즐거운 한주 되셔요.

감은빛 2011-03-14 14:1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바쁜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마녀고양이님도 즐거운 한 주 되시길~!

hnine 2011-03-1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참 따뜻한 분이시군요. ^^

감은빛 2011-03-14 14:13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따라쟁이 2011-03-1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늘 다는 감은빛님은 애들도 씻겨주고.. 로 시작하는 댓글을 달까 하다가.. 이젠 좀 질릴것 같아서. 패스 하고..
감은빛님, 참 따뜻한 분이시군요. ^^ 2 정도로 하겠습니다.

감은빛 2011-03-14 14:14   좋아요 0 | URL
흠, 저도 그 댓글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만.... ^^
그럼 저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2' 로 하겠습니다.
 

하나. 지난 2월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평소보다 짧은 달인데, 설 연휴까지 있었으니. 그래서 원고 마감에 대한 걱정과 압박도 컸다. 이번 마감은 정말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2월 15일쯤 대략적인 글의 주제와 소재를 잡아놓고, 20일까지는 글을 넘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글이 안써졌다. 일과시간에는 일상업무로 바빴고, 집에서는 각종 집안일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주로 새벽에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으나, 빈 화면에 커서만 깜빡일 뿐. 도저히 자판이 두드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그즈음부터 이유없이(아마 오랫동안 잘못된 자세가 굳어져서) 골반이 아프기 시작해서, 컴퓨터 앞에 오래앉아 있는 것이 힘들었다. 결국 원고 마감일을 넘기고, 두번째 약속시한이었던 25일까지도 글을 쓰지 못했다. 2월의 마지막 날. 28일이 최종 마감일이었다. 이날 오전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글을 넘기기로 약속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오늘 밤에 꼭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일주일동안 쌓인 피로 때문인지. 아이들을 재우면서 잠들어버렸다. 토요일엔 약속이 있어서 나갔고, 밤에 처가에서 잠을 잤다. 일요일엔 집으로 돌아와 집안일을 했고, 밤이 되어서야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써야했으나,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결국 28일 아침까지 단 한줄도 쓰지 못한채 출근했다. 커피 한 잔을 타놓고 맹렬하게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1시간 반 안에 끝내야 했다. 대략적인 틀을 머리속에 잡아놓고 있었기에 그냥 마음가는대로 두드렸다. 1시간 안에 정해진 분량을 채우고 다시 읽으면서 맞춤법을 점검하고, 맘에 안드는 문장을 버리고, 새로운 문장을 채워넣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2시간이 채 안되어, 완전히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원고를 넘겼다. 최단시간 기록이다! 그렇다면 원고의 질은? 모르겠다. 일단은 그냥 잊어버리련다. 

둘. 토요일 모임이 있어서 큰 아이랑 함께 집을 나섰다. 아내는 둘째를 데리고 친정으로 갔다. 모임이 끝날 때즈음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집으로 바로 돌아갈지, 처가로 갈지 물었더니, 처가로 와서 데려가달란다. 출발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겠다고. 알겠다고 하고 지하철을 타고 처가로 갔다. 지하철을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러 가는데, 꼼장어 집이 보였다. 갑자기 꼼장어가 무척 먹고 싶었다. 옛날에 자갈치 시장에서 꼼장어 맛있게 해주셨던 어느 노점 할머니가 생각났다. 그맛이 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꼼장어에 소주 한잔이 간절했다.아내는 지금 짐을 다 싸놓고 기다리고 있을텐데. 전화를 해서 오늘은 자고 가자고 했다. 꼼장어와 장모님께서 좋아하시는 막걸리를 사갈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아이를 먹이려고 일부러 양념이 아닌 소금구이로 샀다. 오랫만에 장모님과 아이와 함께 꼼장어를 참 맛있게 먹었다. 

셋. 골반이 아픈 증상이 쉽게 낫지 않고 있다. 물론 처음 아픔을 느꼈을 때부터 쉽게 나으리란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평소에도 내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드디어 올게 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위 사람들이 자꾸만 병원이나 한의원을 가라고 부추기는데, 원인을 아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럴 수가 없다. 나쁜 자세 때문에 생긴 증상은 자세를 바로잡아야만 고칠 수 있다. 자세를 바로 잡는 건 짧은 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고, 또 아주 어려운 일이다.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의사가 대신 해줄 수 있거나,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 도움을 받긴 했지만,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구체적이지 않다고 해야할까. 친절하지 못하다고 해야할까. 암튼 큰 틀에서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다잡고, 각오를 다지는 데에는 도움을 받았지만, 실제로 아픈 증상을 고치는데에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아무런 기대없이 빌린 한 권의 책이 나를 살렸다! 

  

 

 

 

 

 

  

 

제목이나 표지의 느낌만 보면 보디빌딩이나 운동경험을 쓴 책인 것 같지만,(나는 그런 내용이라 생각하고 빌렸다.) 실제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무술가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몸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을 해왔고, 어떻게해야 고관절과 척추를 바로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제는 이 책을 참고로 하여 바른 마음가짐과 자세로 고관절과 척추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운동을 조금 해보았다. 

며칠동안 아침마다 골반이 아파서 자리에서 일어나는게 무척 힘들었다. 오늘 아침에도 아프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픈 정도가 훨씬 덜했다. 그리고 이을 닦고, 세수하고, 머리를 감으면서도 계속 저자가 강조한 점을 생각하며 움직였더니, 통증이 덜했다. 출근길을 걸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을 만난 것이 대단한 발견이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이번에 골반이 아픈 증상이 당장은 힘들고 괴롭지만,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다. 덕분에 더 늦기 전에 내 몸을 돌아보고,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제부터는 힘들어도 매일매일 실천하는 것만 남았다. 

꽃샘추위와 함께 시작한 삼월. 모 서점의 부도로 시작한 삼월. 무엇하나 좋아보이지 않고, 오히려 막막하기만 한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깨달음과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1-03-0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설 때 전 부치고 허리가 아파 애를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허리가 아프니 운동을 못하겠더군요.
물론 운동이래봤자 스트레칭 정도에 불과하지만.
나을만해서 허리를 돌려보면 다시 아프고 지금은 아예 포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조금씩 낫더군요.
사실 지난 가을부터 몸에서 뼈 부딪히는 소리가 나던데
운동을 안하니 그 소리도 훨씬 덜 나더라구요.
그래서 깨달았죠. 아, 지금까지 내가 뭔가 운동을 잘못했구나!
저 책이 저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보고 싶어지네.

근데 모서점이 부도가 났다굽쇼? 어디랍니까?
요즘 오프 서점 안 될텐데. 온라인 서점 때문에. 안 됐네요.ㅠ

근데 살펴봤더니 남자용이네요. 여자용은 없나요? 흐흑~

감은빛 2011-03-11 10:36   좋아요 0 | URL
운동을 하면 적당히 뻐근하고,
딱 기분좋을만큼 피곤하고 그러면 정상인데,
아파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면, 뭔가 잘못된 것 같네요.

이 책은 남자용이라기 보다는,
무술하는 사람이 어떻게 기초체력운동을 하면 좋은가.
어떤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갖는 게 좋은가 하는 내용입니다.
남녀 구분은 없지만, 그리고 일반인에게도 적용은 가능하지만,
일단 무술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랍니다.

2월 말일에 제법 유명한 모 총판이 부도를 내서,
출판계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답이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1-03-0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이 좋아지셔야 할텐데 저도 좀 따스해지면 동네 한바퀴라도 뛸려구요.
서점 어디가 부도가 났나봐요. 하긴 저도 서점에 간것이 한참 전이네요.
그림 잘그리고 예쁘게 웃는 단야에게 안부전해주세요.

감은빛 2011-03-11 10:39   좋아요 0 | URL
자꾸만 몸에 이상이 생기는데,
이런 일이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습니다.
날이 풀리면 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점이라기보다는 납품을 전문으로 하는 총판이 고의부도를 내서,
난리가 났습니다. 자꾸만 이런 일이 생기네요.

단야에게 안부 전할게요. 아마 좋아할거예요.
답이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

잘잘라 2011-03-0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여자 몸 만들기가 필요해요. 그렇쟎아도 '여자 맞아?' 하는 소릴 듣는데 몸매라도 좀 어떻게 여자티 나게 만들어봐야할텐데.. 흑흑. ㅜㅜ

감은빛 2011-03-11 10:40   좋아요 0 | URL
네, 스텔라님께 답으로 적었지만,
이 책은 남자용이 아니라 무술하는 사람을 위해 적은 책입니다.
남녀 구분은 없구요. 일반인도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읽어볼만합니다.
다만 기본 목적은 무술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거죠.

답이 많이 늦었네요. 죄송! ^^

마녀고양이 2011-03-02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두 골반이 아프시네요. 이런.
거기다 여전히 바쁘시구요.

감은빛님... 저도 따라서 언니네 텃밭에서 받기 시작했어요.
지난 주에 첫 상자를 받았는데 너무 기분 좋았답니다. 내일 또 오겠네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팠는데, 늦었습니다.

빨리 나으시고, 좋은 일 가득 하세요.

감은빛 2011-03-11 10:43   좋아요 0 | URL
제철 꾸러미 받으시는 군요!
동지가 또 한명 생겨서 기분이 좋아요!

아프다가 나았다가 또 심해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오래가서 좀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노력을 하는 만큼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cyrus 2011-03-0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달이 워낙에 적은 일수의 달이라서 그런지 저도 금방 지나간거 같아요,^^;;
그리고 아프신 곳 얼른 나으시길 바라요.

감은빛 2011-03-11 10:44   좋아요 0 | URL
요즘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얼른 좋아질 것 같아요! ^^

따라쟁이 2011-03-03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감은빛님은 밥하고 아이들 재워주고 밥도 먹여주고 같이 놀아주고 씻겨주는 등등에다가 처가로 에스코트까지 가시는 그런 남자셨군요~!(도대체..언제까지 이런 댓글을 달려고 이러는지;;;;)

저도 종종 골반이 <틀어>지곤 하는데 실천해보시고 나으시거든 전수하여 주셔요.^^

감은빛 2011-03-11 10:47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 댓글은 늘 재밌습니다. ^^
요건 전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저도 그저 시키는대로 해보는 거라서 말이죠.
원리를 잘 이해해야 설명도 가능할 것 같은데....
조만간 저 책의 리뷰를 써볼 생각입니다.

lo초우ve 2011-03-09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리가 아플때 골반이 아플때... 지네가 좋다고 하는뎅.. ㅡ,.ㅡ;;
지네.. 가끔 우리집에 기어들어오기도..ㅋ
감은빛님 골반아픈거 고질이랍니다.
언넝 치료 받으세용 ^^
홧팅~!

감은빛 2011-03-11 10:49   좋아요 0 | URL
헉! 지네! 그렇군요.
하얀안개섬님 댁에 지네도 잡을 겸해서, 놀러 한번 가야겠네요! ^^
고질병 맞습니다.
자세가 나빠서 생긴 증상은 쉽게 낫지 않더군요.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