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라는 것을 처음 익혀 막 둘 때는 비숍을 다루는 게 제일 익숙했다. 지금은 룩이 대미를 장식하는 수를 두게 된다. 룩을 다루면서 제일 예측을 못하는 것은 상대 흑나이트의 진행 방향이다. 요게 폰 다음으로 힘 혹은 비중을 갖는 기물임에도, 상대에게 겁을 줄 때는 요긴하다. 나는 겁을 주는 축이 아니라, 나이트한테 겁박 당하는 쪽... 폰들은 무조건 중앙으로 더 많이 많이 앞으로 나가게 하는 수를 둔다. 전에도 말했는데, 체스에 미쳐서 두다보면, 두 가지 색깔의 정사각형으로 교대로 나오는 패턴의 무엇을 보든 체스판을 떠올리는데, 이제 정도가 더 해진듯 하다. 어제 저녁 친구아이 엄마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데, 그엄마의 눈코입이 기물로 보이는 것이다. 입이 나이트이고,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폰들을 지키고 있는 듯 읽히는 것.  

만약 상대방이 오른 쪽이나 왼쪽 눈의 폰을 룩으로 진격하려 한다면 코 폰으로도 막을 수 있고, 나이트 입으로도 막을 수 있다고 상상하면서... 참나 멀쩡한 얼굴을 하고는, 머릿속으로는 황당한 연상을 다해 ;;;

 

날마다 일기를 쓰듯이 체스에도 일기가 있다. 그것이 기보인데,

 

 

 

 

 

 

 

예를 들어 나이트가 f3로 갔다면  Nf3으로 표시한다.  폰의 경우 약자가 없으므로 폰이 있던 파일(체스판의 세로줄)로 약자를 대신한다. 예를 들면 e파일 폰이 어떤 기물을 잡으며  f5로 갔다면 exf5이다.

여기서 x는 잡는다는 표시이다.

 

찾아보니, 체스에 대한 책도 몇 권 있더라.

 

  2011년 출판된 최근의 책이고, 이 책은 무엇보다 그림이 많아서, 아이들이 재밌게 체스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14년에 출간된, 아예 제목에 어린이를 위한 체스 책임을 표방한 책도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4-12-31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들이 요즘 체스판을 부여잡고 있지요.
저 책들 좀 찾아봐야겠어요.
제가 가르쳤는데, 저는 수가 뻔한가봐요. 맨날 져요...

icaru님, 올 한 해 감사했어요. 내년에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icaru 2014-12-31 10:03   좋아요 0 | URL
올~ 아롱이 어려도 신통방통인데요~ 이 아줌마는 뒤늦게 빠졌는뎅~~
제가 더 많이 감사해요~ 올 한해 보람 찬 일이라면, 단발머리 님께 말 붙인 것,, 그리고 서재에 전에 없던 윤기도 돌고,, 온기도 생기고,, 웃음도 피어나고 뭐 그랬던 거 같아요! 서재 생활이 얼마나 즐거워졌는데요!! ㅎㅎ 덕분으로다가~
우리 내년에도 쭈욱~~ 갑시답!!! ㅎ

2014-12-31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12년 전쯤에 읽었던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가의 각오>가 생각나는 제목이다. 마루야마 겐지의 책에서는 '각오' 씩이나였다. 각오라, 다른 사람의 각오를 듣는 건 좋아한다. 자신의 각오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의 치우친 취향 같은 것일수도..

각오는 각오인데, 다른 것도 아니고 소설가,의 각오를 듣고자 했던 것은 쓰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 생활의 일렁이는 마음의 그림자 같은 것을 보고 싶었나 보다.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가 각오'에서는 자신의 십대 시절 이야기와 망해가는 통신사 회사원으로 생활하면서 업무 틈틈히 몰래몰래 써 내려간 소설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화려한 등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전업 작가로서의 애환 등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굉장히 강경했다. 고독을 이길 힘이 없다면 문학을 목표로 할 자격이 없다고. 세상에 대해, 혹은 모든 집단과 조직에 대해 홀로 버틸 대로 버티며 거기에서 튕겨 나오는 스파크를 글로 환원해야 한다고 했다. 마치 이런 산문(소설가의 각오)을 쓰면서 더더욱 자신의 각오를 벼르는 듯.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 이 책은? 어깨 힘 좀 빼고, 읽어도 된다. 제 2장 그러니까 중간쯤까지 읽었다. 제2부 플롯과 캐릭터이다. 읽다가 자꾸 중단하게 되는데, 책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분량도 265페이지로 가뿐함에도 불구하고, 쭈욱쭈욱 읽어 진도빼는 책이 아니다. 딴 생각을 연신 낚는 책이다.

 

예를 들면, 장편 소설을 쓸 때, 플롯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전체 원고 오분의 일이 되는 지점 이전에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주인공이 건너간 다리를 불태운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아예 이야기는 3막 구조라는 사실마저도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고. 완벽한 플롯을 짜면 짤수록 그 소설을 끝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플롯이라는 것은 소설을 다 쓰고 난 다음에야 그게 어떤 플롯인지 결정된다는 것. 소설을 다 쓰고 난 뒤에야 플롯을 짤 수 있기에, 일단 플롯 같은 건 하지 말고 토고(토나올 때까지 쓰는 초고)부터 쓰자! 란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20년동안 쭉 좋아할 만한 밴드의 데뷔곡이라는 생각으로 1995년 자신이 라디오헤드의 <크립>을 들을 수는 없는 일을 예로 드는데,(무슨 소리냐고? 물으신다면, 책을 읽고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 예는 하고자 하는 플롯 이야기와 딱 맥락이 맞는다는 생각이 안 든다. ㅠ.ㅜ)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이렇게 들어주는 예들이 그 자체로 깨알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가끔씩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그게 진짜 내 인생에서 일어난 일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예컨대 "취직이 안 되면 택시 운전이라도 하겠어요."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내가 맞을까? .... 그럴 때마다 내가 한사람분의 인생만 살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게 바로 록음악이다. ... 누군가 내게 "잉베이 맘스틴의 < far beyond the sun>은 언제 처음 들었지?"라고 물어보면 된다. 1985년 <황인용의 영 팝스>에서 팝칼럼니스트 전영혁씨가 소개할 때 처음 들었다.

...그 다음에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였다. 그런 음악은 생전 처음 들었다. 무슨 시술을 하듯이 내 몸을 미시적으로 잘게 쪼갠 뒤, 그 조각 하나하나를 흔들면서 거시적으로 단숨에  내 영혼을 붕괴시키는것 같았다. ...이어지는 곡은 뉴트롤즈의 <아다지오>였고, 그게 불타는 다리가 되어서 나는 이탈리안 프로그레시브 록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렇게 멋진 곡들을 처음 듣던 기억은 일관되게 이어지니, 록 음악의 차원에서는 내가 하나의 인생을 산 게 분명하다.

 

나한테는 처음에 드림씨어터가 그랬는데,,, 나는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을 통해 입문했는데,,, 하면서, 책읽다가 내 젊은 날의 롹스피릿을 더듬기 시작함...

 

아무튼, 진도는 잘 안 나가지만 이것은 마치 부러 아껴 읽는 모양새이다. 어떻게 쭉쭉~~ 읽나, 삼천포로 링크링크,,, 하는 구절들이 즐비한데~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해진다는 말은... 이들이 남들보다 감정이입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그건 특히 타인의 좌절에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일 테고, 그렇다면 그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테니, 자기 시간과 돈을 남을 위해 쏟을 일도 많겠지. 이런 사람이야말로 전 세계 모든 할머니들이 걱정하는 , 오지랖 넓은 사람이다. 그런데 동시에 이 사람은 전 세계 모든 작가들이 원하는 바로 그 독자이기도 하다. ...

따라서 소설을 쓰는 작가는 독자가 자신의 주인공에 더 깊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만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2-29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4-12-2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성중 리뷰네요. 저도 이 책 읽었습니다만, 분량이 많지는 않은데, 금방 읽지는 못했어요.

icaru 2014-12-30 11:20   좋아요 0 | URL
ㅎㅎ 작성중,,진득하니 리뷰를 완결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 완성된 걸 올리는 걸 기대하기 어려운,, 패턴으로 살고 있네요 ;;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책세상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장서의 괴로움에서, ‘진정한 독서가는 서너 번 다시 읽는 책을 한 권이라도 많이 가진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 책도 내 속에는 희박한, ‘독서가의 본능’을 깨우는 책인 듯하다. 저자의 이야기에 구구절절 공감해서가 아니고, 재독을 하게 되면,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읽힐 여지가 많아서. 그리고 다소 솔직하고 야시시한 매력도 있고, 이 듣보잡인 독자에게 미국소설 작품에 대한 날렵 촌철살인의 비평을 해댈 때면, 당최 무슨 소리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미지의 그 작품을 번역되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지 조차 파악할 수 없는 그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고, 데이비드 실즈와 같은 느낌을 확인하고 싶어서 안달나게 하는 부분조차 있다.

그럼에도 내가 소리내서 웃을 수 있는(그러니까 웃으라고 쓴 글이라는 파악했던) 부분은 부시 대통령과 자신의 공통점을 말하는 부분 중 일부.

“그는(부시) 가난이 어떤 것인지 상상이 잘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감수성이 나와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책을 잘 못 읽는 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응당 그 직함이라면 알아야 할 적어도 아는 척 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음 솔직하는 말하는 사람. 남에게서 보는 경멸스러운 모든 특징이 스스로에게서 경멸하는 특징임을 말하는 부분.

진정, 세상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요’ 라고 답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자신이 브라운 대학을 나왔는데,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고 한다. 자신의 내면이나 외면에 집중하는 쉬운 방법보다는 안팎을 뒤집는 방법을 택하라고, 자신을 조롱하라고, 자신을 진지하게 여기면서도 그런 자신을 허물어뜨리라고. 같은 맥락인 듯하다.

그러면서 그는 

"글을 쓰는 방법은 화살이 바닥났을 때 자기 몸을 과녁에 던지는 것이다."(_에머슨) 라는 말을 인용한다. 에드먼드 윌슨의 '상처와 활'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영웅 필록테테스 이야기. 뱀에 물린 상처 때문에 버림받았던 그는 결국 뛰어난 활 솜씨로 복권된다. 월슨은 작가들이 성장기에 겪었던 심리적 상처가 훗날 훌륭한 글을 남기는 요소로 작용하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이 비유를 끌어다 썼다. 


 “내가 저널리스트 부모에게 가한 사소한 반항은 픽션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더 나중에는, 별스러운 논픽션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저명한 에세이스트이자 소설가인 딘티 무어는 <그린진스 씨의 아들>에서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양가감정을 극복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절실히 딸을 원한다. "남자아이는 조상의 형질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선행의 동기가 쉽사리 악행의 동기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 우리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결국에는 우리를 끔찍한 곤란에 빠뜨린다는 사실.

 

우리가 품은 야망에는 반드시 비극적 결함이 따라 붙는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의 몰락을 가져오는 데 이끌리고야 만다. 실즈는 <달라일러>-이게 작품인지, 뭔지 알 수 없는데, 앞뒤 문맥으로 봤을 때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인듯-를 언급한다. 진행자 달라일라에게 어떤 남자에게 끌리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 눈치 빠르고, 영리하고, 재미있어야 해요. 그리고 연쇄살인범이어야 하고요. 나는 십대 때부터 결국에 내 가슴을 찢어놓을 남자만 고르곤 했죠." (달라일러의 자식들 세명은 직접 낳았고, 아홉명은 입양했다. 그들은 대부분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거나, 아프리카 출신이거나, 히스패닉 혈통이고, 그녀는 세번 이혼했다고 한다. )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판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병들게 한다. 성공은 자기 탐닉을 낳는다. 효과적으로 달콤쌉쌀했던 것이 독으로 변한다. 경계해야 해.

 

관련 명구

프로이트 : " 살아 있는 것은 다시 죽기를 바란다. 그들에게는 삶 충동도 있지만, 죽음 충동도 있다."

쿤데라 : "누구든 더 높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언젠가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현기증이란 무엇일까? 추락을 두려워하는 마음? 아니다. 현기증은 추락을 두려워하는 마음과는 다르다. 그것은 우리 발밑에서 우리를 우혹하고 꾀는 공허의 목소리다. 그것은 추락하고자 하는 욕망이고, 우리는 그  욕망에 대해 겁이 나서 스스로를 보호한다. "

 

자기 눈에 끔찍한 것들 때문에 오히려 남들 눈에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어야 한다고 회상한다.

 

"결혼, 아이, 집, 친구, 경력. 나 같은 사람에게 이런 것은 썩어가는 잔교에 붙은 따개비와 같다. 비밀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비밀의 힘이 어떻게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그가 누리는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는 게 아닐까.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감정적 자산이 많을수록, 비밀을 들켰을 때 잃을 것이 더 많다."

 

작가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낱말을 결합하여 문장과 단락과 시와 이야기와 책을 만들어내는 마술을 부린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패턴들을 생성해냄을써 글의 구조를 만든다고 말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버니지아 울프가 장면과 인물을 구상할 때, 그녀는 다음과 같이 패턴을 인식했다.

"따로 떨어져 있는 어떤 것들을 결합하고 있다는것을 강하게 느꼈으며... 쓰면서 나는 내가, 무엇이 무엇에 속하고 있는지 발견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이런 느낌으로부터나는 철학이라고 부를 만한 개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것은 내가 소유하게 된 항구적인 관념이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영위하는 일상사에도 어떤 패턴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나는, 미안하지만, 신경 말단을 노출시키지 않는 책은 전혀 읽지 못한다. "

 

"책의 모든 단어가 저자의 '창작물'이 아니라 인용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런 형태의 책으로 내가 주장하려는 바는 '현실'에 사중으로 인용부호를 치는 것이다.

 

* 앞에서 길게 주저리주저리했지만, 각설하고 강조하면, 이 책은 내 인생의 책에 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에 재인쇄되는 책이 천의무봉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 눈에 걸려 들었던 오타 두 개. 기록한다.

 

136쪽 맨아랫줄     캐나가 출신의 문예 비평가.-> 캐나다 출신의 문예 비평가

165쪽 5째줄      모든 뒤, 각각의 파편이 -> 모은 뒤, 각각의 파편이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2-23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설마설마하는 일들이 참 잘도 일어나고, (늘 그랬던가?)
그럼에도 조용하다는 게, 음, 절망적이네..;;

박근혜가 대통령 되고 나면,, 이정희부터 밟아버리려 하겠구나,  농반진반 이야기하던 게 대선토론방송 때였는데,,
기어이 뒷끝작렬해 주신다. 

정치가 망하기도, 이리 참 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망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 이 간절함은 뭘까? 정치만 망했어.  경제는 아직 희망이 있어...라고 말하기엔 1인당 부채율이 장난 아닌  나라, 정부의 빚은 4대강 사업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던데, 개인 빚은 그보다 훨씬 큰 규모 훨씬 빠른 속도로 커진단다. (의식주의 주,때문이다 ㅠ,ㅜ)
 

국가가 더 이상 개인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명확해진 순간,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 진화할 수밖에 없다..
정치가 망해서, 고스란히 개개인의 신산스러운 삶의 몫으로 부담지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지켜내야 하는데,,, 그건 우리 몫 닿는 데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
각종 카드사에서 앱설치하고, 결재하면 몇천원 할인해 준다고 경쟁적을 문자보내오고 있는데, 심지어 알라딘에서도 카카오톡뭐시기 결재하면 오천원 할인해 준다던데(돈 쓰기도 아주 쉬운 세상), 걍 몇만원 넣는 1년짜리 정기적금이나 알아볼까 보다. 경제학에서의 평생소득가설(예를 들어 도시민 가계평균소득을 대략 4,500만원이라 상정하고, 20대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 대체적으로 30년간 돈을 번다고 쳤을때 평생 버는 돈이 대략 12억 정도. 이 돈 가지고 평생 치르는 게임)에 의거, 그러나 돈을 안 쓰겠다는 것은 아니고, 재무구조를 좀 생각해봐야겠다는 말이다.

 

참 막연한 생각들만 하고 있고, 한숨 나는 현실이다.

 

.............................

사회적 안전망 같은 게 부실한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사회에 대한, 삶과 정치에 대한 고민보다는 나와 내 가족의 안위에 머물 수 밖에 없을터다. 속도감과 줄세우기 문화로 단정지어지는 요따구 시스템 안에서 시간이 걸리는 다른 부분을 발전시키기보단, 비싼 차, 비싼 핸드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더 간편하고, 쉽게 살아가는 방법일런지도 그렇지만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것은 개인의 신념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북극곰 2014-12-2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말예요. 뒷끝작렬이죠. 휴......
저 지난주에 전세계약했는데, (아니 사실은,결국은,반전세지요. 덕분에 부채는 없어진 거? ㅠ,.ㅠ)전세난을 정말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전세물건이 하도 없으니 한 달새 가볍게 3천만원이 또 올라가더라구요.

icaru 2014-12-23 08:44   좋아요 0 | URL
아..북극곰님~ 그러셨었군요,, 빚없이 살기 얼마나 힘든 세상인가요,,제아무리 연봉이 1억이라 해도, 하우스푸어면,, 의미없다,이죠.. 그런 편에서 현명하신 판단하신 거라 생각되어요!!
정치는 피부로 힘듦을 느끼는 것이, 복지 예산이나, 교육 예산 등이 굉장히 얇팍하게 책정이 되어서, 일테면, 출산휴가 들어간 교사의 빈 자리를 기간제 교사들로 대체하곤 했는데, 그 예산이 없어서,, 기존 선생님들이 조금더 시수를 가져가거나, 하다못해 교감 선생님일지라도 수업에 투입되어야 한다더라고요.. 그리고 기존에 예산이 책정되어 나오던 예를 들면, 영재 수업 운영비 같은 것이 사라져서, 영재반을 운영하려면 영재반에 뽑혀 수업듣는 아이들에게 그 비용이 고스란히 돌아가는데, 아이들 중 누구 하나, 비용 때문에 그만 하겠다는 친구들은 없다고 해요.
돈이 넘쳐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학교 영재반에 들어갔는데, 그거 지원은 없는 돈을 만들어서라도 대겠다는 부모들의 마음일거고...
요는 기존에 나오던 교육복지 예산이 15년부터는 전무해지니, 그 비용이 고스란히 학부모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인가 보더라고요~

북극곰 2014-12-26 11:53   좋아요 0 | URL
우리 삶이랑 바로 닿아있는 것이 정치인데 따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서는 마구 욕하면서 정작 자신은 엄한데 표 던지고. 이카루님 덕에 불황 10년 읽었는데, 왠지 참 답답하고 슬퍼요 ㅎ
 
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지음, 이영기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으로부터 8년전  icaru ㅣ 2006-05-11 ㅣ에 알라딘에 리뷰 썼던 책이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의 책.  

  이 책으로 읽고 리뷰 썼었다.  다음과 같이... 이 책이 지금은 절판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 때 쓴 리뷰가 상품으로 찾으면 뜨질 않아서, 이렇게 내가 따로 불러와 본다.내 서재에서 내가 찾으면 나오지만, 책 제목 넣고, 상품으로는 검색이 안 되는 책 리뷰. 이런 책이 많을 듯 하다. 알라딘은 허술한 데가 참 많다. 스스로 시정할밖에 ㅠ.ㅜ

 ----------------------------------------------------  
꼭 읽어야 할 책 중에 하나지만,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책이다.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을 때는 이 책에 대해 이런 반응이기 십상이다. “또 사랑이야?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뻔한 게 아닐까?” 

물론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진부할 정도로 넘쳐나는데, 이 책의 리뷰를 쓰는 이유는 이 책만큼은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서이지만, 좀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싶다.

저자는 사랑이 지침을 따른다고 완성되는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사랑이란 철저한 자기 반성 위에 싹튼 자기애의 확산이며, 사랑의 본질은 ‘윤리’에 있으며.  자기애에서 피어나 자신과 타인의 정신적인 성장을 돕는 의지라고.

인기 있는 자기 계발서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보면, '남성은 자기 굴 속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남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방해하는 여자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레이는 변화가 필요한 것은 여성의 행동이라고 믿는다.  이런 언급의 상당수가 성차별을 정상적인 것으로 만든다.

흔히 선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존재의 습관들을 남성 지배를 유지하고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만들 뿐이지 않을는지.

저자의 지적 중에 ‘낭만적인 사랑’은 환각제에 불과하다는 말 또한 인상적이다.“소설가 토니 모리슨은 그녀의 첫 번째 책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에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생각이야말로 '인간의 사상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그것이 파괴적인 것은 우리가 아무런 의지나 선택할 능력이 없어도 사랑하게 된다고 믿는 망상 때문이다. 수많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 탓에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 이런 환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방해가 된다.”

우리는 우리의 환상을 지탱하기 위해 사랑을 로맨스로 대체한다. 로맨스가 프로젝트로 그려질 때, 또는 대중 매체, 특히 영화가 우리에게 그렇게 믿도록 하려 할 때, 기획을 하고 계획을 짜는 사람은 여성이다.

이 책은 그 환각에 속아 몇 차례 사랑의 허무함을 뼈저리게 느낀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