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라는 것을 처음 익혀 막 둘 때는 비숍을 다루는 게 제일 익숙했다. 지금은 룩이 대미를 장식하는 수를 두게 된다. 룩을 다루면서 제일 예측을 못하는 것은 상대 흑나이트의 진행 방향이다. 요게 폰 다음으로 힘 혹은 비중을 갖는 기물임에도, 상대에게 겁을 줄 때는 요긴하다. 나는 겁을 주는 축이 아니라, 나이트한테 겁박 당하는 쪽... 폰들은 무조건 중앙으로 더 많이 많이 앞으로 나가게 하는 수를 둔다. 전에도 말했는데, 체스에 미쳐서 두다보면, 두 가지 색깔의 정사각형으로 교대로 나오는 패턴의 무엇을 보든 체스판을 떠올리는데, 이제 정도가 더 해진듯 하다. 어제 저녁 친구아이 엄마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데, 그엄마의 눈코입이 기물로 보이는 것이다. 입이 나이트이고,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폰들을 지키고 있는 듯 읽히는 것.
만약 상대방이 오른 쪽이나 왼쪽 눈의 폰을 룩으로 진격하려 한다면 코 폰으로도 막을 수 있고, 나이트 입으로도 막을 수 있다고 상상하면서... 참나 멀쩡한 얼굴을 하고는, 머릿속으로는 황당한 연상을 다해 ;;;
날마다 일기를 쓰듯이 체스에도 일기가 있다. 그것이 기보인데,
예를 들어 나이트가 f3로 갔다면 Nf3으로 표시한다. 폰의 경우 약자가 없으므로 폰이 있던 파일(체스판의 세로줄)로 약자를 대신한다. 예를 들면 e파일 폰이 어떤 기물을 잡으며 f5로 갔다면 exf5이다.
여기서 x는 잡는다는 표시이다.
찾아보니, 체스에 대한 책도 몇 권 있더라.
2011년 출판된 최근의 책이고, 이 책은 무엇보다 그림이 많아서, 아이들이 재밌게 체스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14년에 출간된, 아예 제목에 어린이를 위한 체스 책임을 표방한 책도 있다.